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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타격입은 제주도 관광산업과 그 해결책

좀좀이 2017. 3. 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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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명동에 대한 글을 썼어요.


한산한 서울 명동 거리 - 예견된 참사와 본질적 문제 http://zomzom.tistory.com/1990


위 글에서 명동과 제주도는 그 특성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명동에 적용할 해결책을 제주도에 적용하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어요.


이번에는 제주도 관관산업의 특징과 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먼저 제주도 관광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이것부터 꼭 기억해야 해요.


제주도에는 일자리가 없다!


예, 그래요. 제주도에는 일자리가 없어요. 정말 절망적일 정도로 없어요. 이는 비단 제주도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나라 지방 도시 거의 다 해당하는 문제에요. 요즘 공무원 열풍이라고 하는데, 지방은 2000년대 중반에 이미 공무원 열풍이었어요. 왜냐하면 '직장'이라고 부를 일자리 자체가 별로 없었으니까요. 그나마 괜찮은 '직장'이라 할 만한 게 공무원 밖에 없어서 지방에서는 10년도 훨씬 전부터 청년들이 너나 할 거 없이 공무원 준비를 했어요.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직장을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으로 나누어서 좋은 직장이 별로 없으니 공무원에 몰리지만, 지방은 그 '나쁜 직장'조차도 별로 없어요.


여기에 제주도는 문제가 하나 더 있어요.


여러분, 제주도에 왜 가시나요? 여행 목적이 뭔가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힐링을 하고 싶기 때문에 갈 거에요. 이 점은 제주도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서 딜레마가 발생해요.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개발을 해야 하고, 개발을 하면 환경 및 풍경이 훼손되요. 게다가 제주도는 '도서지역'이라는 특징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지하수 오염에 상당히 민감하고, 대부분의 물자가 자급자족이 되지 않아 타지로부터 항공, 선박을 이용해 들여와야 해요.


타지역은 공장 유치라도 해보겠지만, 제주도는 그거조차 못 해요. 그래서 제주도 관광산업은 '일자리 창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에요.


관광객은 크게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그리고 개인인지 단체인지에 따라 나누어볼 수 있어요.



이러면 A는 내국인 개인, B는 내국인 단체, C는 외국인 개인, D는 외국인 단체가 되지요.


일단 개인과 단체로 나누어서 보면 개인 관광객과 관련된 것은 게스트하우스, 렌트카, 소형 식당 등이에요. 단체 관광객과 관련된 것은 관광호텔, 버스, 관광 식당 등이에요.


그리고 국적으로 나누어서 보면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있어요. 가이드와 면세점이지요.


관광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정적으로, 대규모로 관광객이 들어와야 해요. 그래야 안정적으로 고용이 되니까요. 그리고 아르바이트보다 나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화된 관광산업이 필요해요. 동네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규모가 작더라도 호텔에서 일하는 것은 분명히 그 처우 및 임금에서 차이가 있지요. 냉정히 이야기해서 그래도 규모가 좀 있는 '회사'에서 일해야 최저임금이라도 규정대로 받으니까요.


요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없어져서 매우 깨끗한 제주도가 되자 내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로 몰려가고 있어요. 분명히 이는 제주도에 큰 도움이 되요. 하지만 내국인 개인 관광객들이 절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공백을 채울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해요.


먼저 단체 관광객과 관련된 관광호텔, 관광 식당, 관광 버스가 있어요. 관광호텔과 관광식당은 어떻게 홍보하고 프로모션 걸고 하면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개인 관광객이 관광 버스를 대절할 일은 정말 거의 없죠. 그나마 다행이라면 수학 여행 시즌이 돌아와 관광 버스 업계는 그나마 6월이 오기 전까지 버틸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외국인과 관련된 부분은 아무리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간다 해도 답이 없어요. 불필요한 가이드를 고용할 건 아니니까요. 더욱이 면세점은 내국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들어갈 수가 없지요.


제주도 관광산업에서 단체 관광객이 꼭 필요한 이유는 오직 일자리 창출 때문이 아니에요.


내국인 관광객의 특징은 시즌별 방문자수 편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에요. 내국인 관광객은 비수기와 성수기가 아주 확실해요. 성수기야 장사 잘 되니 좋지만, 비수기는 정말 파리날려요. 게다가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국내 이슈에 따라 갑자기 방문자수가 뚝 떨어져버릴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 참사에요.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제주도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어요. 이 당시 각급 학교마다 수학여행 자제 및 취소를 하면서 제주도 관광산업은 절망적인 수준으로 망할 뻔 했어요. 이 시기를 그나마 간신히 넘긴 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어쨌든 이때 제주도를 방문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비수기 및 돌발적인 이슈로 내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때에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아 관광산업을 안정시켜야 해요.


명동과 제주도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명동은 서울의 한 지역이고, 제주도는 본토와 완벽히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점이에요. 서울 인구가 천만이고, 수도권까지 합치면 우리나라 인구의 거의 절반이에요. 게다가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또한 많기 때문에 명동은 내국인 유치를 위한 노력을 조금만 하면 금방 살아날 수 있어요. 하지만 제주도는 달라요. 제주도는 정말 '제주도'라는 곳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면 올 사람이 없어요.


이렇게 매우 쾌적해진 제주도에 대해 제주도민의 입장은 크게 두 부류에요. 하나는 깨끗하고 상쾌해져서 너무 좋다는 반응. 관광업과 관련되지 않은 사람 및 내국인 관광객과 관련된 사람들의 반응이 저래요. 두 번째는 정말 죽을 맛이지만 메르스 때 겪어본 일이니 이 또한 지나갈 거라는 반응. 이 반응은 외국인 관광객과 관련된 업종 및 단체 관광객과 관련된 업종 종사자들의 반응이에요.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현재 제주도는 이렇게 매우 한산해요. 아래 사진은 중국의 사드 보복 전에는 중국인들로 바글바글했던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및 그 인근이에요. 제주도 사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받았어요.








명동과 달리 정말로 많이 한산해요.


위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제주도는 발전시킬 산업이라고는 관광산업 밖에 없기 때문에 단체 관광객을 많이 유치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에요.


제주도가 지나치게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의존하는 행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많았어요. 다양한 외국인을 유치하겠다고 제주특별자치도만 전세계 대부분 국가 국민들이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게 했는데, 그 후속 조치는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뚝 끊긴 지금, '내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던 것과 달리 제주도 관광산업을 위해 제시할 해결책은 아주 명확해요.


1. 동남아시아 저가 항공 노선을 많이 유치할 것

2. 할랄 인증 식당을 확충할 것

3. 중국인 무비자 폐지


먼저 동남아시아 저가 항공 노선을 많이 유치해야 해요. 방콕, 쿠알라룸푸르 노선을 꼭 유치해야 해요. 여기에는 이유가 있어요. 먼저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제주도로 유치해와야 하고, 이뿐만 아니라 방콕 및 쿠알라룸푸르로 온 서양인들도 유치해와야 해요. 유럽 및 아랍 국가 사람들은 한국으로 바로 오기 힘들어요. 이동 거리도 먼 데다, 하필 서쪽에서 동쪽으로 오는 것이라 바로 오면 시차 때문에 며칠 고생해요. 방콕에 중국인 단체가 엄청나게 몰리면서 방콕에 실망한 관광객들 꽤 많은데, 이들을 제주도로 끌고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가 항공 노선이 있어야 해요. 즉 동남아시아 저가 항공 노선을 유치해서 '동남아시아인+동남아 방문중인 서양인, 아랍인'을 제주도로 데려와야 한다는 거에요.


두 번째로 할랄 인증 식당. 최근 말레이시아 무슬림 관광객이 확실히 늘어나고 있어요. 이들의 특징은 할랄 식당을 찾는다는 것이며, 가족 단위 단체로 잘 온다는 것이에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손자, 손녀까지 모여서 단체 여행을 잘 해요. 무슬림 관광객들은 할랄 식당이 있다고 하면 매우 좋아해요. 사실 여행하면서 먹는 것이 가장 신경쓰이는 문제인데,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면 정말로 좋아하죠. 무슬림 관광객들은 이 할랄 식당이 없어서 한국에서 고생을 종종 하거든요. 말레이시아를 타겟으로 하기 위해서 뿐이 아니에요. 말레이시아는 아랍인도 많이 와요. 즉, 말레이시아 무슬림 및 말레이시아 방문 계획인 아랍인들을 끌고 오려면 할랄 인증 식당을 확충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제주도에 대한 중국인 무비자는 폐지해야 해요. 단체 관광객을 많이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단체 관광객의 '다양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해요. 전세계적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모두가 피하려 해요. 차라리 중국인이 아예 없다고 하면 오히려 그게 프리미엄이 되요. 이것은 반중 감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실이에요. 서양인들이 제주도로 많이 오면 중국인들은 기를 써서라도 제주도에 와요. 무비자여도 사드 보복 때문에 안 오는데 무비자까지 폐지하면 어찌 하냐고 중국 눈치보며 부들부들 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상황에서 더욱 대범하게 나가야 해요. 개나 새나 샤넬, 에르메스 백 들고 다니면 굳이 그 가방을 탐낼 이유가 없지요.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것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오면 그 관광지는 망해간다는 거에요. 그리고 중국인들 사이에서 희소성이 없는 관광지라면 과연 중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오려고 할까요? 중국인 스스로도 자기네 나라 땅 넓고 볼 거 많고 각 지역마다 자연적, 문화적 모습 매우 다양하다는 거 정말 잘 알고 있어요.


제주도가 관광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 되어야만 해요. 그럴 거라면 여기저기에서 골고루 관광객을 받아들여 단순히 자연경관만 보러 가는 곳이 아니라 '다양성'도 구경하러 가는 곳으로 탈바꿈해야만 해요.








바쁜 현대인을 위한 간단 요약


1. 제주도는 관광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내야만 한다.

2. 관광산업에서 내국인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 개인 관광객과 단체 관광객은 서로 대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3. 내국인 관광객은 시즌별, 그리고 돌발적인 이슈로 인해 관광객 수가 큰 폭으로 변한다. 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체 관광객을 어느 정도 받아야 한다.

4. 단체 관광객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5. 명동은 서울의 일부분이며, 서울 인구만 1000만에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또한 많다. 반면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애초에 목적이 확실히 '제주도 방문'인 관광객 밖에 없다.

6. 제주도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동남아시아 저가 항공 노선 유치, 할랄 인증 식당 확충, 제주도에 대한 중국인 무비자 폐지가 필요하다.

7. 제주도는 관광산업으로 일자리 창출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단순히 자연경관만 보러 가는 곳이 아니라 '다양성'도 구경하러 가는 곳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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