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밀크티

해피레몬플러스 블랙 밀크티 W 펄

좀좀이 2017. 3. 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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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해피레몬플러스에 갔을 때, 밀크티 메뉴를 보고 순간 당황했어요.


"무슨 밀크티 종류가 이렇게 많지?"


매장에는 블랙 밀크티 W 펄, 슈퍼 밀크티, 오레오 밀크티, 초코렛 밀크티, 티라미수 밀크티가 있었어요. 딱 봐도 가장 무난한 것은 블랙 밀크티 W 펄이었고, 오레오, 초콜렛, 티라미수 밀크티를 주문하면 뭔가 웃긴 결과가 나올 것 같았어요.


그래도 처음 온 곳인데 제일 무난해보이는 걸로 마시자.


밀크티 전문 매장 같았고, 처음 온 곳이니 일단 가장 무난한 것을 마시기로 했어요. 그래서 블랙 밀크티 W 펄 점보로 주문했어요.


해피레몬플러스 블랙 밀크티 W 펄 가격은 레귤러 2700원, 라지 3700원, 점보 5200원이에요. 그리고 당도 기본으로 해달라고 하면 50%로 해줘요. 저는 100%로 주문했어요.


홈페이지에서는 블랙 밀크티 W 펄 Milk Tea W Pearl Sago 을 ''쩐주 나이차'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밀크티 메뉴로 대만과 중국의 블랙 밀크티 맛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최고급 잎차로 우려낸 홍차와 우유가 만나 부드러운 맛을 이루어내는 블랜딩 티(Blending Tea)입니다' 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밀크티는 금방 나왔어요. 빨대를 꽂아주냐고 물어보아서 꽂아서 달라고 했어요.


해피레몬플러스



윗면 포장에는 들판에서 놀고 있는 레몬 소년이 그려져 있었어요.


해피레몬플러스 블랙 밀크티 W 펄은 이렇게 생겼어요.


해피레몬플러스 블랙 밀크티 W 펄



밀크티는 역시 밀크티 전문점에서.


매우 맛있었어요. 공차와 필적할 맛이었어요. 공차와 이것의 차이는 취향 차이에 불과했어요.


마침 매장에 걸려 있는 TV에서 해피레몬플러스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었어요. 정성껏 차를 우리는 장면과 밀크티를 만드는 장면이 나왔어요. 그 영상에서도 역시나 확인이 가능했어요.


밀크티를 맛있게 만들려면 홍차를 박박 달여야 해요. '얼마나 진하게 우려내는'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독하게 달여내는가'가 중요해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우유'에 있어요. 우유의 맛과 향은 생각보다 훨씬 강해요. 어지간해서는 전부 우유향이 덮어버리고, 강한 맛도 마구 중화, 순화시켜버려요. 괜히 매운맛 잡을 때 우유를 살짝 쳐서 잡는 게 아니죠. 우유의 맛과 향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우유와 섞어서 제대로 맛을 내려면 맛과 향이 상당히 강해야 해요.


문제는 홍차에 우유를 붓는 것이 단순한 것 같지만 맛내기 꽤 까다롭다는 거에요. 섬세하게 잘 우려낸 홍차와 맛있는 밀크티 간에는 상관관계가 실상 없어요. 왜냐하면 홍차향을 살리려고 우유를 조금 넣으면 물맛이 나고 홍차향도 죽고, 그렇다고 우유를 왕창 부으면 이번에는 이도저도 아닌 맹맹한 우유가 되어버려요. 즉, 차를 섬세하게 잘 우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유 속에서 맛과 향을 살려낼 수 있을 만큼 독기 품을 정도로 독하게 달여내는 게 중요해요. 애초에 밀크티가 상류층에서는 떫은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우유를 탄 것이고, 하류층에서는 얼마 되지 않는 저질의 차를 그나마 양 불려서 나누어마시기 위해 우유를 탄 것이지요.


단시간에 독하게 우리려면 차를 많이 집어넣어야하니 단가가 올라가요. 단시간에 밀크티를 만들어내면서 단가를 맞추려면 미리 독한 원액을 만드는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진하고 맛있는 밀크티를 만드는 곳들은 원액을 만들어놓아요. 제가 마셔본 밀크티 중 가장 맛있었던 카페 머라이언 역시 가보면 독하게 차를 우려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 점을 생각해보면 진하고 맛있는 밀크티를 마시려면 밀크티 전문점 가서 마시는 게 제일 나아요.


확실히 해피레몬플러스의 블랙 밀크티 W 펄은 상당히 맛이 좋았어요. 진하고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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