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201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6 태국 치앙마이 여행 - 3왕 동상, 왓 인타낀, 왓 차이 프라 끼앗, 왓 판따오, 왓 퉁유

좀좀이 2017. 2. 9. 17:37
728x90

이제 3왕 동상을 볼 차례. 3왕 동상은 란나 민속 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었어요. 길을 건너서 3왕 동상 앞으로 갔어요.



"저 동상 앞까지는 절대 못 가겠다."


3왕 동상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거의 역광이라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어요. 작은 동상이 아니라 카메라 내장 플래시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3왕 동상 바로 앞에 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했어요. 이때 시각이 오후 2시 40분. 바닥은 달구어질 대로 달구어져 있었어요. 3왕 동상 바로 앞까지 가기 위해서는 맨발로 저 반들거리는 바닥을 걸어가야 했어요. 일단 혹시 걸어갈 정도로 바닥이 안 뜨거운지 신발을 벗고 발바닥을 살짝 바닥애 대어봤어요.


저는 즐거움을 위해 여기 왔습니다. 당신들 앞까지 도저히 갈 수가 없습니다.


"앗, 뜨거!"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순간 바로 뜨거워서 발을 바닥에서 떼었어요. 전력으로 달려서 3왕 동상 앞까지 갔다가 제자리 돌아오는 거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거에요. 달려서 갔다온다면 정말 짧은 거리라서 금방 다녀올 수 있었으니까요. 딱 3왕 동상 계단까지 올라간 후 1초의 지체 없이 바로 뛰어내려와서 신발까지 다다다 달려온다면 가능할 거에요. 그러나 그렇게 3왕 동상 바로 앞까지 다녀오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어요. 3왕 동상을 잘 보고 바로 앞에서 사진도 찍으려고 가는 건데, 그렇게 얌전히 서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다녀온다면 분명히 발바닥은 화상을 입을 것이었어요.


태국 치앙마이 3왕 동상


3왕 동상을 줌렌즈로 당겨 찍은 후, 이제 어디를 갈까 보기 위해 지도를 펼쳤어요.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우체국 있구나."


3왕 동상을 보고 있는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길 건너 가면 우체국이 있었어요. 방콕 우체국에서 우표를 보기는 했지만 매우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치앙마이 우체국도 가보기로 했어요. 내일 가도 되기는 하지만 내일은 이쪽 길은 어지간하면 안 올 생각이었거든요. 우체국 때문에 내일 여기를 또 오고 싶지는 않았어요. 3왕 동상에서 우체국까지는 가까웠어요.

치앙마이 우체국


"아, 시원해!"


원래 에어컨 바람을 안 좋아하지만 태국에서는 에어컨 바람이 너무 좋았어요. 참 더웠거든요.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자리에 앉아서 우체국 내부를 구경했어요. 우체국에서는 엽서와 우표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우표는 15바트였고, 엽서는 5바트였어요. 일단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힌 후 더위가 어느 정도 가시자 자리에서 일어나 어떤 엽서를 판매하는지 살펴보았어요.


"여기 엽서 괜찮은 거 많다!"


치앙마이 거리에서 파는 엽서를 보면 10바트는 되어야 사고 싶은 그림이 그려진 엽서가 나왔어요. 그에 비해 여기는 엽서가 5바트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엽서가 여럿 있었어요. 거리에서 판매하는 10바트 엽서에 비해 절반 가격인데 엽서의 사진은 오히려 더 괜찮았어요.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었어요. 중국인들도 우체국에 와서 엽서를 구경하고 괜찮은 엽서를 골라 엽서를 써서 부치고 있었어요.


치앙마이에서 엽서를 구입하려면 거리에서 살 것이 아니라 우체국 가서 사야하는구나! 


괜찮은 엽서와 우표를 몇 개 골라서 구입한 후 다시 밖으로 나와 지도를 보며 절로 갔어요.


먼저 왓 인타낀 Wat Inthakin วัดอินทขีล 으로 갔어요.



왓 인타낀에는 박물관이 있었어요. 박물관 내부에 무엇이 있나 보았지만 별 것 없었어요.


치앙마이 절 - 왓 인타낀


왓 인타낀은 치앙마이 성 안에 있는 절로, 크지는 않은 절이에요. 하지만 위한이 매우 화려하게 장식된 절이에요. 이 절 이름의 유래는 치앙마이를 지켜준다는 기둥인 Sao Inthakin 이 여기에 있었기 때문이래요. 이 지역 설화에 의하면 힌두교의 신인 인드라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악으로부터 이 지역을 지켜주기 위해 기둥 하나를 주었대요. 이후 1296년 란나 왕조의 멩라이 왕이 이 기둥을 이 절 가운데로 옮겼대요. 이후 1800년에 란나 왕조의 짜오 까윌라가 이 기둥을 근처의 왓 쩨디 루앙으로 옮겼대요. 버마의 점령 시기였던 1774년 말에 이 절은 파괴당했었대요.


바로 위의 사진은 이 절의 위한으로, 석조 기단 위에 어두운 색 나무로 지은 건물에요. 참고로 란나 양식 건물은 다단 지붕이고, 조각으로 장식한 박공의 끝에는 나가 뱀 장식이 있으며, 지붕 끝에는 황금빛 초파 (ช่อฟ้า, 치미) 가 장식되어 있어요. 또한 복잡한 무늬를 갖고 있는 박공은 금빛으로 칠해요.


Wat Inthakin in Chiang Mai


이 부처님 상은 루앙 포 카오에요. 이 불상은 1794년 란나 왕조 시절, 당시 아직 왕위에 오르기 전이었던 카윌라 왕의 명령으로 제작되었대요.


왓 인타낀 쩨디


이 쩨디는 15세기에 지어진 것이래요.





왓 인타낀 구경을 마친 후, 왓 차이 프라 끼앗 Wat Chai Phra Kiat วัดชัยพระเกียรติ으로 갔어요.


태국 치앙마이 절 - 왓 차이 프라 끼앗


위 사진에서 왼쪽이 위한, 그 오른쪽 하얀 탑이 쩨디, 그 옆 주황색 지붕이 우보솟이에요.



Wat Chai Phra Kiat




여기는 공사중이라 휙 보고 지나갔어요.


그 다음 간 절은 왓 판따오 Wat Phan Tao วัดพันเตา 였어요.


태국 치앙마이 볼거리 - 왓 판따오


"이건 또 어디 말이야?"


태국어 필기체


왓 판따오 위한 입구 표지판에 희안한 글자가 적힌 팻말이 있었어요. 다가가서 보니 태국어였어요.


"진짜 태국어 글자 희안하네."


태국어 글자를 동글동글하게 써 놓으면 라오어 글자와 상당히 비슷해 보여요. 태국인들에게 라오어 글자로 써서 보여주면 대충 알아는 봐요. 돌아오는 말이 '참 알아보기 어려운 필체로 썼구나'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알아는 보더라구요. 태국어 ด 를 라오어 ດ 로 쓰고, 태국어 ส 를 라오어 ສ 로 쓰면 제대로 읽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두 언어의 글자가 완벽히 호환된다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태국어는 라오어보다 자음이 훨씬 많고, 라오어는 태국어와 달리 받침의 유무에 따라 모음 표기가 달라져요. 라오어를 태국어 문자로 쓰려면 모음 표기에서 문제가 생기고, 태국어를 라오어 문자로 쓰려면 자음 표기에서 문제가 생겨요.


이렇게 태국어를 동글동글하게 써 놓으면 라오어랑 참 비슷해 보이는데, 이 표지판에 적힌 글자는 태국어인데 왠지 스리랑카의 싱할라어 글자처럼 생겼어요. 집중해서 보니 몇 글자는 알아볼 수 있었어요.


왓 판따오는 우리나라의 태국 가이드북에도 소개가 된 절. 바로 위한 때문이었어요. 이 위한은 건물 전체가 티크 목재로 되어 있어요. 치앙마이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전체가 목재로 지어진 건물이에요. 이 건물은 란나 왕조가 몰락해갈 때 왕의 거처로 사용된 적도 있다고 해요. 이 절 자체는 14세기 말에 지어진 절이지만, 위한은 란나 왕조의 왕이 1846년, 왕궁 건물인 호 캄으로 지은 건물이었어요.


위한 안으로 들어갔어요.


태국인의 불심


천장에는 이렇게 돈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어요.


Wat Phan Tao


불상을 기준으로 오른쪽 벽에는 의자가 놓여 있었어요. 의자 위에는 의자에 앉지 말라는 작은 팻말이 있었어요. 얼핏 보면 영락없는 의자이지만, 이것은 의자가 아니에요. 이 안에 불경이 보관되어 있대요.



불상 기준으로 왼쪽 벽에는 동전을 집어넣는 작은 솥이 4열 종대로 늘어서 있었어요.



불상 앞으로 갔어요.



사람들이 불단에 제물을 많이 바쳤어요.


불상 앞에 서서 우리나라에서 절을 하듯 3배를 드리고 불상 사진을 찍었어요.



위한에서 나와 절을 한 번 쭉 둘러보았어요.




"여기는 동자승도 많구나!"


태국 동자승


우리말로 '승방'이라고 하는 꾸띠 Kuti กุฏิ 주변에서 동자승들이 식재료를 손질하고 있었어요.


วัดพันเตา


왓 판따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어요.


"저거 경찰서네?"


치앙마이 경찰서


"여기 한국인 많이 오나보다."



경찰서 입구를 가리키는 표지판에는 한국어로 '치앙마이 경찰서'라고 적혀 있었어요. 경찰서를 찾아가는 한국인이 많은 것인지, 한국인이 정말 많이 와서 한국어도 병기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표지판에 한국어가 적혀 있는 것을 보자 신기했어요. 이때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태국 간다고 하면 주로 방콕 및 파타야 등을 갔지, 치앙마이 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 다음 간 절은 왓 퉁유 Wat Thung Yu วัดทุงยู 였어요.


치앙마이 불교 사찰  - 왓 퉁유


여기는 가볍게 쭉 훑어보았어요.






"오늘 지금까지 절 몇 개 보았지?"


아까 란나 민속 박물관 가기 전에 왓 쌈파오를 보았고, 박물관을 둘러본 후 지금까지 왓 인타낀, 왓 차이 프라 끼앗, 왓 판따오, 왓 퉁유를 보았어요. 벌써 절 다섯 곳을 구경했어요. 전날 절을 4곳 보았으니 지금까지 치앙마이에서 본 절은 총 9곳.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