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 제품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밀크티는 딱 세 종류에요. 말레이시아 알리티와 타이완 춘추이허, 우리나라의 동원 우바홍차 밀크티에요. 이것 두 개 외에는 전부 밍밍한 맛이 있더라구요.
제가 밀크티를 상당히 좋아하나 항상 밀크티 사먹고 실망하는 것을 본 저와 친하게 지내는 히티틀러님이 타이완 여행을 다녀오신 후, 제게 선물을 주었어요.
그것은 바로 타이완의 춘추이허 밀크티 중 얼그레이 밀크티였어요.
'이것은 전혀 못 본 건데?'
춘추이허 밀크티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얼그레이는 본 적이 없었어요. 얼그레이 밀크티를 받고 정말 신났어요.
이 통은 병아리색이에요.
이렇게 연한 노란색 통이에요.
뒷면을 보면 한국어로 '춘추이허', '얼그레이 밀크티' 라고 적혀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우 많이 좋아해서 아예 한국어를 통에 인쇄해 놓았더라구요. 히티틀러님 말에 의하면 저것이 일본어로 적힌 것도 있어요.
제품 설명은 하얀 한자로 적혀 있었어요. 타이완은 우리와 똑같은 한자를 써요.
매우 기대하며 마셔보았어요.
이건 진짜로 독특하다!
일단 춘추이허 밀크티는 맛있는 밀크티에요. 하지만 다 맛있는 것은 아니고 오리지널이 유명하고, 나머지는 평이 많이 갈리는 편이에요.
이 밀크티에 대해 기대를 한 이유는 바로 '얼그레이'라는 점이었어요. 춘추이허 밀크티 오리지날이 맛있고, 나머지는 입에 안 맞았기 때문에 이 얼그레이는 입에 맞지 않을까 추측했거든요.
맛은 있었어요. 그런데 향이 진짜 독특했어요.
향이 향나무 향과 비슷했어요. 처음에는 꽃향기인가 싶은데 살짝 떨떠름할 것 같은 향과 나무 냄새로 향이 바뀌었어요. 이 향기는 너무 익숙했어요.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보니 향나무 냄새였어요.
이런 향이 나는 밀크티는 지금까지 먹어본 적이 없었어요. 중국여행 때 그렇게 밀크티 제품 종류 보이는 족족 골라서 마셨지만 이런 향은 못 느꼈어요. 우리나라에서 파는 밀크티 제품 중에도, 말레이시아 및 태국 여행 중 맛본 밀크티에도 이런 향은 없었어요.
아름답고 향긋한 꽃밭의 밀크티가 아니라 깊고 울창한 숲속의 밀크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