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복습의 시간 (2016)

복습의 시간 - 69 중국 여행기 - (섬서성) 산시성 8대 풍습 제1경 뱡뱡면

좀좀이 2016. 12. 12. 09:33
728x90

"이 근처에 은행 하나 있다. 거기로 가자."

"그래."


친구가 앞장서서 걸어갔어요. 서원문 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은행이 하나 있었어요. 은행 안으로 들어갔어요. 친구는 안내 직원과 중국어로 뭐라고 이야기했어요. 안내 직원은 나가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친구는 툴툴대면서 저와 B에게 은행에서 나가자고 말했어요.


"무슨 일인데?"

"여기에서는 환전 안 된대. 외국인은 환전 중국은행에서만 된대."


외국인은 환전을 중국은행에서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어요.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이것은 친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어요.


"일단 중국은행쪽으로 가보면서 다른 은행 있으면 한 번 들어가보자."


친구가 바이두 지도를 보며 중국은행쪽으로 걸어갔어요. 친구를 따라 같이 걸어갔어요. 은행이 하나 또 나왔어요. 은행에 들어가보았어요. 쫓겨났어요. 외국인은 무조건 중국은행에서만 환전을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예전에 외국인은 외환 교환표를 받아서 중국에서 돈처럼 이용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도 환전을 특정 은행에서만 해야 하는 것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어요.


"나는 분명히 아까 환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구를 보니 친구 목구멍까지 '오늘 꼭 환전해야하냐?' 라고 말이 기어올라와서 나올까 말까 하는 것이 보였어요. 분명히 가만히 놔두면 온갖 불만을 다 쏟아낼 것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아까 점심 먹기 전, 그리고 점심 먹은 후에 은행 가서 환전해야 한다고 친구에게 말했어요. 만약 제 말을 듣고 환전부터 하러 갔다면 아무 문제 없었어요. 종루에 중국은행이 있었거든요. 서원문 거리가 오늘 꼭 올 곳은 아니었어요. 기념품은 여기저기에서 다 팔고 있었으니까요. 진작에 아까 밥 먹고 나서 바로 환전하러 갔으면 별 문제없이 해결할 일이었는데 중국은행이 근처에 없는 곳으로 와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걸어가야 했어요.


남쪽으로 성을 빠져나와 계속 걸었어요.


"여기 중국은행 있다고 나오는데?"

"여기 중국은행 없다."


남문을 나와서 조금 걸어가면 중국은행이 있다고 지도에 나와 있었어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중국은행은 보이지 않았어요. 간판은 보이는데 입구가 아예 없었어요. 친구가 다른 중국은행 지점을 찾아보았어요. 한참 걸어가야 했어요. 매연과 먼지를 맛있게 먹으며 계속 걸었어요. 더위는 덤이었어요. 친구는 지도에 속았다는 사실에 상당히 화가 나 있었어요. 자업자득이었어요. 처음부터 종루로 갔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이었으니까요. 친구는 짜증을 내고 싶어했지만 자기가 아까 환전해야 한다고 할 때 아무 데나 가서 하면 된다고 말해서 이렇게 쓸 데 없이 걷게 된 제가 짜증난 상태였기 때문에 딱히 뭐라 하지 못하고 꾹 참고 있었어요.


서원문 거리에서 30분 넘게 걸어서야 중국은행에 도착했어요. 중국은행 안에 들어가니 그렇게 시원하고 쾌적할 수가 없었어요. 친구는 환전하러 왔다고 안내 직워에게 이야기했고, 안내 직원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친절하게 서류 작성을 하는 법을 알려주었어요. 친구가 제 여권을 가지고 서류 작성을 했어요.


"야, 안내 직원 진짜 예쁘다!"

"어. 저런 여자가 왜 여기서 일하고 있지?"

"쟤는 진짜 한국 오면 바로 캐스팅되어서 탤런트하겠다!"

"그러니까. 진짜 저런 애가 여기에서 일하다니..."


친구가 짜증이 잔뜩 난 상태로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동안 저와 B는 은행 의자에 앉아서 안내 직원을 바라보았어요. 안내 직원은 정말로 엄청난 미녀였어요. 그동안 중국의 미녀라고 보아왔던 사진들 속 여자와는 아예 차원이 달랐어요. 더욱 놀라운 것은 화장한 얼굴이 아니라 화장 안 한 얼굴이었다는 것이었어요.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몸매도 정말 좋았어요. 정말로 보자마자 '이런 미녀가 왜 탤런트나 모델로 발탁되지 않았지?'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었어요.


친구는 뚜껑이 덜그럭 덜그럭. 그러나 자기가 잘못해서 저와 B까지 덩달아 땀범벅, 먼지범벅 되어가며 한참을 걸어야 했기 때문에 속으로 꾹 참고 있는 중이었어요. 친구가 짜증내려고 할 때 제가 그러니까 아까 점심 먹고 은행 가자고 하지 않았냐고 따졌거든요. 친구는 중국은 무슨 환전도 중국은행에서만 해야 하냐고 툴툴대었어요. 하지만 저와 B 둘 모두에게 자기만 믿고 오라고 했기 때문에 이 역시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


"진짜 중국에 미녀가 많기는 한가봐."

"화장 안 한 얼굴이 저 정도면 화장하면 완전 대박이겠는데?"


저와 B가 은행 안내 직원을 보며 계속 너무 예쁘다고 극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는데 친구는 옆에 앉아서 아무 말 없이 창구만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어요.


안내 직원이 저희 차례가 왔다고 알려주었고, 서류와 여권을 들고 창구로 갔어요. 100달러를 환전했어요. 651위안이 손에 들어왔어요.


'이 정도면 한국 돌아갈 때까지 널널하게 쓸 수 있겠다. 먹고 싶은 거 실컷 사서 먹어야지.'


먹고 싶은 거라고 해봐야 음료수 - 그 중에서도 밀크티가 전부였어요. 길거리 음식은 그 꼬챙이 재사용 때문에 차마 못 먹겠고, 날이 더워서 과자를 먹고 싶은 생각도 별로 들지 않았어요. 게다가 중국의 과자는 대체 어떤 맛일지 종잡을 수 없다는 점도 있었구요. 한국에서 중국 과자, 라면 등을 먹어보았다가 종종 포장을 기반으로 한 예상과 아주 다른 엉뚱한 맛 때문에 매우 당황해한 적이 많았어요. 중국 것을 사면 거의 항상 그랬어요. 여기에 날이 너무 더워서 씹어먹는 것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그저 마실 거나 실컷 마시고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밀크티가 비싸니까 밀크티나 실컷 마시자는 생각 뿐이었어요.


'마지막날 상하이에서 이것저것 많이 사야지.'


분명히 돈이 꽤 남을테니 상하이 돌아가서 귀국 전에 과자, 음료수 같은 것을 잔뜩 사기로 마음먹었어요. 어차피 중국 관광 기념품은 우리나라에 너무 많이 퍼져 있어서 뭘 주어도 식상해하니 차라리 우리나라에 아직 많이 수입 안 된 과자와 밀크티 같은 것을 주는 것이 훨씬 반응이 낫거든요.


환전하고 은행에서 나왔어요. 저와 B는 웃으며 안내 직원에게 인사했고, 친구는 그냥 건성으로 인사했어요. 안내 직원은 잘 가라고 인사했어요.


"우리 택시 타고 가자."


은행에 올 때는 지도에 속아서 걸어왔지만 이게 더위와 먼지 속에서 걸어올 거리는 아니었어요. 이제 아까 냉장고 자석을 팔던 그 가게로 돌아가야 했어요. 굳이 힘들게 거기까지 걸어갈 이유가 없었어요. 바로 택시를 잡아탔어요.


"아까 그 직원 진짜 예쁘지 않냐?"

"그니까. 야...그런 미녀가 왜 저기 있지?"

"내가 기획사 사장이면 바로 스카웃해왔다. 중국 예쁜 배우들보다 훨씬 예쁘네."


택시 뒷좌석에서 계속 B와 아까 본 그 은행 안내 직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친구가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너 아까 은행 안내 직원 못 봤어?"

"어. 별로 신경써서 안 봤는데?"

"그래? 진짜 예뻤는데! 화장 안 했는데 탤런트보다 더 예뻐!"

"진짜? 그렇게 예뻤다구?"

"농담 아냐! 진짜, 진짜! 무슨 몰래카메라나 체험 삶의 현장 찍느라 거기 있는 줄 알았다니까."

"거짓말할래?"

"뭔 거짓말이야? 아까 은행 안에서부터 계속 그 직원 엄청 예쁘다고 둘이 이야기하고 있었구만."


친구가 아까 그 안내 직원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어서 저와 B 모두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얘가 이틀 연속 한 침대에서 남자와 자면서 갑자기 숨겨졌던 성정체성을 찾은 것은 분명 아닐텐데 그런 미녀를 보고 돌하루방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 신기했거든요. 알고 보니 친구는 상당히 짜증나 있어서 안내 직원 얼굴을 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었어요. 은행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저와 B가 안내 직원의 미모를 극찬하고 있는 것도 전부 흘려듣고 있었구요.


"아, 막 궁금하네! 너네 둘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니까..."

"왜? 택시 돌려? 돌아가서 볼래? 너는 중국어 되잖아. 말 걸어보든가."

"뭔 또 말을 걸어?"

"누가 바로 사귀자고 하래? 그냥 시안에 아는 친구 하나 만들면 좋잖아?"

"혹시 알아? 너는 중국어도 하고 중국에서 일도 하니까 시안 또 올 수도 있잖아."

"아까 짜증나서 못 봤구만. 우리는 네가 '숨겨왔던 나의~' 하는 줄 알았지."

"진짜. 어떻게 그런 미녀를 보고 저렇게 초연할 수 있나 했다니까. 내년에 너 퀴어 축제 가는 줄 알았다."

"그건 또 뭔 소리야! 내가 퀴어 축제를 왜 가!"


B와 낄낄 웃었어요. 친구는 그만 놀리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어떻게 생겼길래 저와 B가 그렇게 예쁘다고 극찬하나 계속 궁금해했어요.


택시가 시안성에 도착하자 아까 그 냉장고 자석을 파는 곳을 찾아 걸어갔어요.


중국 마작


중국인들이 마작을 즐기고 있었어요. 이 사람들이 마작을 어떻게 하나 살짝 들여다 보았어요. 역시 중국 마작답게 버린 패는 마구 던지고 있었어요. 중국 마작과 일본 마작은 룰과 족보가 꽤 다른 편이에요. 이 둘의 가장 큰 시각적 차이라면 일본 마작은 자신이 버린 패를 자기 앞에 잘 정리해놓지만 중국 마작은 대충 던져요. 마작에 대해 모르더라도 마작 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는 드러난 패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지 마구 흩어져 있는지 보면 대충 분간할 수 있어요.


첫날밤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마작방이 있는 으슥한 골목을 지나갈 때만 해도 마작하는 모습이 매우 무서워 보였는데 이렇게 백주대낮에 보니 그냥 노는 모습이었어요. 저도 마작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그냥 보드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놀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족보와 점수 계산이 심히 복잡하기는 하지만 이것을 무시하고 치면 그냥 더도 덜도 아닌 보드게임이거든요. 어떤 놀이에 대해 게임으로 볼 지 도박으로 볼 지의 차이는 판돈 없이도 게임이 성립되느냐의 차이인데, 마작은 판돈이 없어도 게임이 성립되요. 훌라, 바둑, 장기 등은 이런 점에서 게임으로 분류할 수 있고, 포커, 섯다는 빼도박도 못하는 도박이죠.




제가 보아둔 냉장고 자석을 파는 가게로 돌아가서 냉장고 자석을 구입하고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거리에서 중국인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중국 서안 골목길


주변을 천천히 구경하며 계속 돌아다녔어요.






너무나 조용하고 한적했어요. 저와 친구, B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너무 큰 거 아닌가 계속 신경쓰일 정도로 조용했어요.




다시 서원문 거리로 나왔어요. 거리는 여전히 한적했어요.



부채를 팔고 있는 가게가 보였어요.



중국 부채


한때는 저런 것을 선물로 주기도 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중국 부채가 우리나라에서 너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보니 선물로 주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얼핏 보면 참 예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거든요. 정말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또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어요. 지금도 우리나라 어딘가에서는 저런 중국 부채가 우리나라 관광기념품으로 버젓이 팔리고 있을 거에요.





거리를 구경하다 재미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어요.



잔에 빠진 꿀벌이 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계속 뱅뱅 돌고 있었어요. 굳이 걸어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날개짓하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데 계속 기어서 빠져나가려고 부질없는 노력을 하고 있었어요. 기어서 빠져나가려고 아무리 노력해보았자 계속 미끄러져서 잔 바닥으로 떨어질 뿐이었어요. 정말 지능이 떨어지는 꿀벌이었어요. 한편으로는 꿀벌이 안에 빠져서 못 기어나오는 것을 보고 유약이 고르게 잘 발라진 좋은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것은 우리나라 국악기 중 '훈' 塤이라는 흙을 구워서 만든 관악기와 거의 비슷한 중국 전통악기에요. 훈이 고려 예종 시절 송나라에서 들어온 악기라고 하니 훈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카리나처럼 판매하고 있었어요. 얼핏 보면 오카리나처럼 생기기도 했구요. 국악기 중 그렇게 잘 알려진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 악기로 연주한 곡이 의외로 꽤 많은 편이에요. 대부분 오카리나로 연주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지요. 저도 오카리나와 훈의 소리를 구분하지 못해요. 정말로 많이 닮았거든요.


중국 붓





서원문 거리에는 도장을 파는 가게도 많이 있었어요.




도장은 눈으로 구경만 하고 서원문 거리를 빠져나와 맞은편을 향해 쭉 걸어갔어요.



"저거 무슨 사원 아니?"

"아, 종교 시설 싫어!"



친구가 또 종교 시설 싫다고 징징거렸어요. 그래서 일단 오늘은 안 들어가기로 했어요.


"우리 삐양삐양면이나 먹을까?"

"삐앙삐앙면?"

"어. 저거."



시안의 명물 중 하나는 바로 삐앙삐앙면이었어요. 뱡뱡면이라고 하기도 하고 삐앙삐앙면이라고도 하는 면요리인데, 이 요리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면요리를 나타내는 한자 때문이에요. 이 한자가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한자 중 획수가 가장 많다고 해요. 단, 공식적으로 채택된 글자는 아니라서 컴퓨터로 입력할 수는 없어요. 정식으로 인정된 글자는 아니지만 이 면요리 이름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한자라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실제 사용되는 한자에요. 그리고 이 삐앙삐앙면은 섬서성 8대 특징 중 첫 번째에요. 그만큼 이 지역에서 매우 유명하고 외부인들이 보았을 때 희안한 것이라는 것이에요.


"저거 많지 않을 건가?"

"2개 시켜서 셋이 나누어먹게. 여기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는데 먹어는 봐야지."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뱡뱡면 2개를 시켰어요.



창밖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어요. 창밖을 보며 땀을 식히고 있는데 섬서성 8대 특징 중 첫번째인 뱡뱡면이 나왔어요.


섬서성 8대 특징 - 뱡뱡면


시안 뱡뱡면


맛은 무난했어요. 조금 밍밍한 것 같기는 하지만 맛이 없지 않았어요. 화려한 맛을 기대했다면 별로라고 할 수도 있는 소박한 맛이었어요. 그런데 이 면요리가 유명한 것은 맛보다 넓적한 면발 때문이에요. 다른 지역과 달리 혁대처럼 매우 넓적한 면을 먹는다고 해서 유명한 것이거든요. 사실 면발이 넓적하다는 것 외에는 그렇게까지 특색이 있는 면도 아니었어요. 그냥 생긴 것이 신기해서 먹어볼만 한데, 저와 친구는 이런 면발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쿠차에서 이미 먹어보았어요. 그때 먹은 것보다 훨씬 더 넓적하기는 했지만요.


그렇게 특색있는 맛은 아니었지만 맛이 없지는 않았기 때문에 잘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제 어디 가지?"

"종루 쪽으로 가자."


갑자기 친구가 오늘 축구 볼 만한 술집이 있나 살펴보자고 했어요. 오늘 축구는 봐도 그만이고 안 봐도 그만이었어요. 일정 끝내고 시간이 남으면 보는 거고 아니면 안 보는 거구요. 사실 승부가 충분히 예상되는 경기들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열광할 그 무엇도 없었어요. B도 보면 좋고 아니면 말고였어요. 친구는 혼자 신나서 축구 볼 만한 술집이 있나 열심히 찾아다녔어요. 친구가 축구 경기를 중계해주는 술집을 찾아다니는 동안 저는 거리를 둘러보았어요.



시안에서도 거리에서 장기를 두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어요.






괜찮아보이는 술집이 있기는 했어요. 하지만 숙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다음날 B가 한국으로 돌아갈 것도 고려해야 했어요. 이따 상황 봐서 올 수 있으면 오고, 아니면 적당히 과일과 맥주 사서 숙소에서 보기로 했어요. 스페인 대 체코는 무조건 스페인이 이길 것이 뻔했거든요. 그나마 그 스페인도 2010년 월드컵의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아니다보니 관심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었어요.



"이제 어디 가지?"

"여기 맛있는 만두집이 회족 거리에 있다더라."

"거기? 거기 이름만 유명하고 맛은 그 유명세에 못 미쳐. 가격도 비싸구."

"거기 말고 다른 곳 찾았어."


시안 여행 정보를 찾다가 알게 된 만두집이 하나 있어서 거기에서 가볍게 만두를 먹는 것으로 저녁을 대신하자고 했어요. 친구는 자기가 알고 있는 그 만두 맛집인 줄 알고 거기는 맛은 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가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제가 찾은 곳은 그곳이 아니었어요. 위치도 제가 검색해서 찾아낸 곳은 회족거리에 있었어요. 어차피 회족 거리쪽으로 갈 것이었기 때문에 가는 길에 먹으면 딱이었어요.



드디어 종루로 왔어요. 아까 은행 때문에 헛짓한 것을 생각하니 '여기를 이제야 오다니'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