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잣 좋아하냐?"
"응. 왜?"
"잣 줄까?
친구가 잣을 구했는데 잣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제게 먹겠냐고 물어보았어요. 당연히 저는 대환영. 견과류라면 햄스터처럼 쉴 새 없이 먹어대거든요.
친구가 준 잣은 강원대 백령잣이었어요.
이 귀한 잣! 강원대학교 학술림에서 생산된 신선한 잣이래요.
용량은 180g이고, 생산회사는 에코포리스트래요. 그리고 가공은 한영 농산이래요. 설명을 보면 잣에 붙어 있는 흰 가루는 건조상태가 양호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나와 있어요. 산지는 국내산으로, 춘천시와 홍천군이래요.
잣알은 이렇게 생겼어요.
잣은 가평이 유명해요. 그렇지만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춘천은 붙어 있어요. 잣은 수확량도 적을 뿐더러 수확하기 엄청나게 어려운 견과류에요. 나무가 쭉쭉 위로 곧게 잘 자라고, 꼭대기쪽에 많이 열려요. 문제는 이것을 수확하려면 나무에 기어올라가야한다는 것. 헬리콥터로 바람을 일으켜 떨어뜨려보려고 했으나 나무가 다쳐버렸고, 원숭이를 훈련시켜서 수확하려 했으나 이 또한 실패했어요. 원숭이의 경우, 실패 원인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어요. 하나는 원숭이가 털에 송진 뭍는다고 안 기어올라가려 해서 실패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숭이가 잣 맛이 들어버려서 따는 족족 자기가 먹어치웠다는 것이에요. 어떤 것이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패한 것은 맞아요.
이것이 맛있기는 했는데 유독 맛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왜냐하면 당연한 이유지만, 잣은 매우 비싸요. 골고루 먹어보고 자주 먹어보아서 맛을 잘 아는 종류가 아니에요. 기회가 생길 때 얼씨구나 먹기는 하지만 그 기회 자체가 매우 희귀해요. 흔히 먹는 게 아니다보니 이것이 다른 잣에 비해 유독 더 맛있는지 덜 맛있는지까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친구 덕에 정말 오랜만에 잣을 잘 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