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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언어학 - 남성과 여성의 언어 사용 차이

좀좀이 2016. 9. 19.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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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성이 상호작용하는 관계는 매우 다면적.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언어와 성' 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질 때 보통 언어의 각 층위에서 어느 성별의 화자가 어떤 언어 형태나 말투를 더 많이 사용하는지, 각 성별에 대한 언어적 기술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음.


언어마다 남자다운 말투, 여자다운 말투로 여겨지는 언어 형태, 말투, 이에 대한 가치 판단이나 언어 사용자들의 추정적 믿음, 언어에 담긴 성에 대한 이미지가 있음. 이는 어떤 공동체든 그 구성원들이 출생에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 문화적 영향으로 인해 자신의 사고나 언어 형태 및 행동양식을 구축해가는 일정한 사회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임.


성별 간의 차이는 한 개인의 생득적 정체성은 물론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의 사회적 지위, 역할, 각 성별에 대한 사회 및 문화적 규범이나 기대감에 언어 사용자가 반응한 결과물. 그리고 언어는 언어 사용자의 감정과 사고의 표출인 만큼 불가피하게 각 성별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언어에 반영됨.


성별 언어 사용에 대한 인류언어학적 관찰


- 언어 사용에서의 성별 차이에 대한 본격적인 사회언어학적 연구는 1960년대 중반에 시작됨.

- 1960년대 중반 이전에도 성별 언어 사용에 대한 연구 및 고찰이 없었던 것은 아님. 단지 대부분 인류학적 관찰이었을 뿐임.

- 과거에는 성별에 따른 어형 차이에 집중했으나, 오늘날 성별 언어 사용에 대한 연구는 특정 언어 형태나 말투를 어느 쪽 성이 더 많이 사용하는지에 대한 상대적 성별 차이에 대한 연구가 주축을 이루고 있음.


1. 성별 언어 변이에 대한 계량적 연구


- 본격적인 계량적 연구는 라보브가 미국 뉴욕 시를 대상으로 한 음운 변이 연구에서 시작됨. 라보브의 접근 방식에서 애초 근간으로 여겨진 요인은 사회 계층과 격식성에 따른 말투였고, 성은 사실 부차적인 것이었음. 라보브 연구의 핵심 전제는 한 언어 공동체의 사회적 분화가 계층이나 성별, 인종, 연령 등과 같은 다양한 변인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언어 변이도 이 사회적 분화와 체계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

- 언어 사용자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정체성 (group identity) 에 대한 표지로서 특정 어형을 선택할 뿐 아니라, 그 특정 어형과 말투에 대한 태도까지도 공유하는 경향이 있음.

- 계량적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여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위세형 (표준형) 과 언어 공동체에서 아직 잘 인식되지 않은 비표준 개신형을 다 선호한다는 모순적인 결과가 나옴.

- 여성의 표준형 선호 양상은 안정적 언어 변이 stable variation 이거나 현재 변화 중에 있으면서 사람들이 잘 인식하고 있는 경우에만 해당됨. 사람들이 잘 의식하지 못하는 변화에서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새로운 변이형을 더 사용함.

- 먼저 여성이 표준형을 선호하는 것은 대체로 타인으로부터 긍정적 평가와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임. 라보브는 여성이 육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므로 지위에 민감한 언어 행위로 자식들의 사회적 상승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거나, 상대적으로 물질적 자산을 덜 가진 여성이 남성보다 표준어와 같은 상징적 자산에 의존하여 자신의 지위를 주장하는 것이라 피력한 바 있음. 트럿길은 남성이 비표준형을 더 많이 사용하는 사실에 대해 비표준형은 남성성과 같은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각시켜 유대감을 표현함으로써 숨겨진 위세 (covert prestige) 가 일상어 (vernaculars)의 사회학적 가치가 되는데, 남성들은 이 숨겨진 위세를 통해 표준형 사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 반면 고든은 여성이 표준어를 선호하는 것은 여성이 중류 계층 규범을 소망해서라기보다는 하류 계층의 언어로써 연상되는 부도덕함이나 성적 방종 등의 이미지를 회피하고자 함이며, 남자들은 하류 계층의 이미지인 남성다움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

- 변이론자들은 대체로 의식 위로부터의 변화 change from above the level of consciousness 는 여성이 위세형을 좇는 경향이 있고, 아직 인지되지 않은 변화 change from below the level of consciousness 에서는 개신형인 일상어 vernacular target 을 여성이 남성보다도 더 잘 이해하고 선도적으로 사용한다고 설명.

- 그러나 서구나 도시 지역이 아닌 언어 공동체에서도 이와 같은 일반화가 적용되는지 의문이 제기됨.

- 계량주의적 연구 방법의 모순은 이 뿐만 아니라 표준어 위세형은 중산층 남성이나 엘리트 집단과 연관되는 것으로 기술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표준어가 여성과 결부되는 것이고 일상어는 남성과 결부되는 것이라 주장하기도 함.

- 계량적 연구의 방법론은 특히 여성주의 feminism 시각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음. 먼저 계량적 연구가 일부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를 모든 여성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함. 계량적 연구 방법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세형을 선호하는 쪽과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비표준 개신형을 선호하는 쪽이 다 여성이라는 일견 모순된 일반화를 도출하지만, 언어 기술에서 변이형의 사용 비율을 성별로 평균내어버리면 표준형의 고수자들이 개신형에 대한 선도적 수용자 early adopter이기도 한 것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게 되므로 이같은 문제점은 결국 서로 매우 다른 상황에 처해 있고 성향도 다른 개인들을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묶어놓고 설명하려 한 방법론적 문제가 지적됨.

- 라보브의 연구에 대해 남성의 언어가 규범이고 여성의 언어가 이로부터의 일탈 deviation 이라고 전제하는 기술이나 성 편견적 결과를 산출할 수 밖에 없는 연구 설계의 결함, 여성의 사회 계층을 남편의 사회, 경제적 지위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도 지적됨.

- 계량적 변이 연구의 결과중에는 '안정적 변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표준형을 더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명제에 대한 반례들이 발견되기도 한다는 점, 여성의 언어 사용이 여성의 지위 상승 욕구나 언어적 불안정성 외의 요인이나 개념으로 설명이 더 잘 되는 사례들이 발견된다는 것 또한 문제임.


사회연계망

- 제임스 밀로이와 레슬리 밀로이가 주축이 된 일련의 연구는 상호작용을 하는 개인 차원의 사회 조직인 사회 연계망 social network 에 초점을 맞추고 언어 변이를 기술함.

- 사회에는 계층과 연계망이라는 서로 다른 층위의 매우 다른 유형의 인간관계가 존재하며, 계층의 구조가 갈등, 분화, 불평등을 본질로 한다면 사회 연계망은 합의를 통해 결속된다고 함.

- 연계망은 조밀성 density 와 다중성 multiplexity 라는 두 가지 개념을 핵심축으로 함. 조밀한 연계망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가족간의 유대나 일터 등을 공유함으로써 집단의 규범을 준수하도록 강한 압력을 행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하류 계층의 특징임. 반면 지리적 이동성이 높고 친족 관계가 약하며 교류 관계가 넓은 느슨한 연계망은 주로 중류 계층의 특징이 됨.

- 사회 연계망을 연구에 적용할 경우 성별 패턴에 대해 더욱 세부적인 설명이 가능해짐.


- 단, 여성에게 위세형 (표준어)을 배울 기회가 충분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위세형을 덜 사용한다. 또한 특정 변이형에 대한 사용 권한이 있는지, 혹은 사용 권한에 대해 주장을 하는지의 여부도 언어 사용에서 성별 차이를 초래함.


매개 변인과 언어 시장

- 여성의 표준어 선호 경향에 대해 생코프 등은 서구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이었던 주부로서의 일이 근대 이후 유모나 가정교사 등의 직업으로 확장되면서 규범과 도덕, 세련됨을 아울러 교육해야 하는 그들의 직업적 특성 때문에 여자들이 언어의 기술자 technicians of language 가 되었고 언어의 성별화가 이루어졌다고 해석한 바 있음.

- 사회적 기대감과 접근 가능한 직업의 성별 분화라는 경제적 현실이 상호작용해서 여자들이 표준형을 선호하게 됨.

- 직업이나 경제적 이득으로 중재되는 언어 사용은 '언어 시장' linguistic market 이라는 개념으로도 설명됨. 언어 자본이란 문법적으로 완벽한 표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 뿐만 아니라 특정한 언어 시장에 맞는 적절한 표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 따라서 언어 사용자는 말을 할 때 자신이 사용하는 표현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물질적, 상징적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암묵적인 목표를 가지고 언어 자본을 투자함. 이렇나 목표에 대한 기대는 그 표현의 수용 가능성과 그로부터 나오는 이익에 대한 예상에 기초함.

- 언어 시장에서 발화의 가치는 어떤 발화가 선택되고 주목받는지 또는 반복적으로 사용되는지 등의 여부에 좌우됨. 적절한 변이형의 선택은 사회적 힘과 관련된 지위와 상황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그렇지 못함. 그러나 특정 변이형이 어느 공동체에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해도 다른 언어 공동체에서는 더 큰 사회적, 물리적 자원을 누리게 해 줄 수도 있어서 모든 변이형은 이들이 사용되는 공동체 안에서 나름대로 긍정적이고 상징적인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간주됨.


2. 성별 발화어 연구


- 언어 사용에서의 성별 차이에 대한 연구 갈래로 성별 발화어 연구도 있음. 언어 변이 연구의 틀이 주로 음운적 층위에서 실재하는 여러 사회언어학적 변이형에 대한 성별 선호를 밝히고자 한다면 성별 발화어 연구는 주로 각 성별의 화자들이 선호하는 어휘나 문법, 담화적 특질이나 대화 스타일상의 차이에 관심을 가짐.


레이코프 가설

- 레이코프의 Language and Woman's Place 는 남녀 평등을 위한 정치적 저항을 골자로 하는 제 2의 여권운동 물결과 맞물리면서 여권주의 언어학 feminist linguistics 형성에도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줌.

- 레이코프는 미국 백인 중류 계층 여성의 언어적 특질에 대해 1. 여성 특유의 색채어, 형용사 사용 2. 상스러운 어휘보다 온건한 표현을 사용하고 농담을 잘 안함 3. 빈번한 강조어 사용 4. 자신의 발활르 약화시키는 언어 형태나 기제의 빈번한 사용 5. 부가의문문을 빈번하게 사용 6. 다양한 억양 및 평서문을 의문문의 억양으로 말하는 경향 7. 과도한 문법 교정 8. 지나치게 공손한 언어 사용 을 들음.

- 레이코프는 스스로 여성어 female register 라고 명명한 적은 없음.

- 레이코프의 해석에 의하면 남성어가 단정적이고 어른스러우며 직설적인 성격인 반면 여성은 사회적 역살이 불리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자신의 의사를 단정적으로 제시하는 데 취약하고, 애매하거나 완곡한, 또는 공손한 표현으로써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다소곳한 여성으로서의 자세를 보임.

- 레이코프는 이러한 여성어의 특질로 인해 여자들이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행위자나 효율적인 언어 사용자로서의 지위를 갖기 어렵다고 주장하고자 했음.


- 여성어 연구 결과들을 해석할 때 주의할 점으로는 남녀의 언어 차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상대적 빈도의 차이지 공통되는 부분이 훨씬 크다는 점임.

- 많은 연구가 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언어 현상을 성 정체성과 양성 관계 전체에 대한 일반적 특질로 간주하거나, 서구 사회가 양성 간의 언어적, 사회적 심리 차이를 과장해 온 측면도 있음.

- 단, 일반화나 정형 stereotype 이라는 것이 실제 행위에 근거한 부분도 있지만 정형의 존재가 이에 맞추어 언어 행위를 일치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사실임.


성별 어휘 사용과 관심어

-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특정 어휘 부류들은 한쪽 성별에 의해 더 자주 사용되거나 정교하게 분화되고 다듬어져 있다고 많이 느낌.

- 이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각 성별에 따라 언어 사용자들의 활동 영역이나 역할을 구분해온 데에서 비롯된 관심이나 호불호를 반영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성별 관심어는 언어 사용자들이 처한 현실이나 관심사에 따라 다를 수 있음.

- 특정 부류에 한정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형용사와 부사를 비롯한 감탄사 사용은 많은 공동체에서 여성이 좀 더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보고됨.

- 여성의 지위 변화에 따라 여성어와 남성어의 차이 정도는 달라짐.


성별 대화 스타일


- 애매하거나 공손한 말

= '글쎄', '뭐랄까', '왠지', '~더라구요' 와 같은 울타리 표현 hedge 은 화자의 확신이나 비판을 상당 부분 약화시킴. 이 같은 표현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울타리 표현은 화자가 자기가 한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거나 우유부단하고 명시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을 자아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상대방과의 마찰을 피하고 비난이나 비판의 힘을 약화시켜 공손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낼 수 있음. 이와 비슷하게 여자들은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지 않는 표현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

= 평서문의 끝을 올리는 상승 어조나 공손한 표현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말투도 대략 자신의 결정에 주도권을 갖지 못하거나 자신없음을 반영하게 된다고 함. 상승 어조는 상대방의 동의나 확인을 구한다는 느낌을 주어 도의 확인성 부가의문문을 붙인 부가의문문 구조로 치환 가능한데, 상승조는 바로 그러한 부가의문문 구조를 생략시키고 상승조로 대치시켜 흔적만 남긴 것으로 볼 수 있음. 여성의 지위가 낮은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거나 확인을 하는 의문문이 많을 수밖에 없음.

= 여성의 대화 스타일 특징으로 미완성 문장을 많이 사용한다거나 '~더라구요', '~거 같아요'와 같은 표현의 사용이 있음. '~더라구요'는 회상, 경험의 보고 성격을 띄는 어법으로 남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거나, 책임 회피적 무소신의 어법으로 비칠 수 있음. 최근에는 자기 느낌을 이야기할 때도 '~거 같아요'를 남발하는 경향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한편으로는 여지를 남기는 공손어법으로 활용되기도 하며, 요즘에는 남성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음.

= 여성은 무슨 일을 요청할 때도 명령문보다는 화자와 청자가 함께 포함되는 형식인 청유문 형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음. 이는 여성이 전통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밝ㅎ시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방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함. 페이코프는 이와 같은 간접 표현에 대해 여성은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명령문을 사용할 때도 가능하면 정중하고 화자의 의지가 담기지 않은 명령문을 사용하도록 교육받기 때문이라 주장함.


- 부가의문문

= 여성어법으로 주목받아 온 부가의문문은 그동안 가장 논란이 많았던 언어 형식 중 하나임.

= 레이코프는 여성들이 부가의문문을 사용하는 근본적 이유가 단언적 주장을 피함으로써 화자와 갈등 관계에 놓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함. 이는 긍정적으로 보면 남을 배려하는 화법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자신의 의견에 확신이 없는 애매한 태도를 드러내기도 함.

= 그러나 레이코프의 주장과 해석은 이내 반박을 받음. 그리고 홈스는 부가의문문 기능을 담화상에서 화자가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정보 획득이나 승인의 획득을 위해 쓰이는 경우는 확인적 부가문 modal tag 라고 칭하고, 화자가 청자에 대해 관심이나 흥미를 드러내는 경우는 정의적 부가문 affective tag 라고 구분함. 그리고 정의적 부가문의 기능은 다시 명령이나 비판의 힘을 약화시키는 완화 기제 softener 와 대화에 청자를 참여시키고자 하는 촉진 기제 facilitative 로 구분함. 홈스에 따르면 부가의문문 사용에서 남녀 차이는 이들 기능별 사용에 따른 차이임. 남성은 확인적 부가문을 더 많이 사용하고 여성은 정의적 부가문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여성이 대화에서 교류 지향성을 보임.

= 한편 캐머런 등은 이 같은 구분에 더해 부가의문문 사용에서 힘의 작용을 살펴보았고, 성별보다는 힘이 더 중요한 요인임을 지적했음. 그러나 성별 요인 역시 작용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님.


- 말 많이 하기

= 여성이 말을 더 많이 한다는 추정적 믿음은 꽤 보편적인 듯 하지만 실제로 언어 자료를 분석해 보면 이 믿음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음.

= 여성이 말이 더 많다는 정형이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 크레이머는 사회에서 대체적으로 남성이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반면 여성은 남성 대화자를 존중하도록 사회화되었기 때문에 남성들이 이 권리를 행사한다고 해서 수다스럽다고 여겨지지는 않지만 여성은 적당히 말을 해도 수다스럽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고 설명.

= 양성 간의 지배와 종속이 개입된 상황 맥락에서는 말을 하는 것 못지 않게 침묵도 큰 의미를 가짐.

= 실제 언어 자료와 문학 작품에서 대화를 분석한 사텔에 따르면 동성간의 대화에서 여성은 감정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를 좋아하고 남성은 운동이나 시사 같은 일반적 문제를 논하기를 좋아했다고 함. 한편 이성간의 대화에서 여성이 감정을 표출하면 남성은 충고를 주는 식으로 응대했는데 남자들은 감정 표현을 자제함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숨기고 적어도 감정을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임. 사텔은 그 결과로 빚어지는 이미지가 남성의 여성에 대한 힘의 행사를 돕는다고 해석함.


- 대화의 주도권 잡기

= 대화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론느 남의 말을 방해하거나 끼어드는 일이 있음.

= 웨스트와 지머만은 일련의 연구를 통해 대화의 주도권 잡기 현상을 연구함. 웨스트와 지머만은 발화에서 종료 경계가 될 수 있는 '추이 적정 지점'의 마지막 단어 이전에 화자의 말 속으로 끼어들어서 현 화자의 말할 권리를 침해하는 일은 말 끼어들기 interruption 로, 다음 말 순서로의 전이 지점에 대한 판단 오류로 인한 동시 발화는 말 중복 overlap 으로 정의하고 자료를 분석함. 그 결과 동성 간의 대화에서는 말 중복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동시에 말 끼어들기든 말 중복이든 화자간에 차이가 없었으나 이성 간의 대화에서는 말 끼어들기와 말 중복이 대부분 남성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결과가 나옴.

= 남녀간에 안면이 있든 없든 남성 화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말 끼어들기를 해서 여성 화자의 말을 무시하고 화제를 전환하거나 통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

= 대화의 주도권 잡기는 성별 요인이 지위 요인을 압도한다는 결과가 있음.

= 심지어는 화제 도입 및 이동은 남성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으며, 화제를 도입할 때도 여성은 주저하면서 제시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남성은 자신이 생각한 화제는 그 즉시 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함. 또한 화제의 진행 과정에서 배경지식이 대화의 주도적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여성은 배경지식을 단지 대화의 자원으로 제공할 뿐 대화의 주도권은 남성에게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


- 협력하고 공감하기

= 태넌은 여러 언어 공동체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의사소통 사례의 예시를 통해 여성의 다양한 협력적 태도를 기술한 바 있음. 그 내용은 남성은 경쟁적이고 자유와 독립성을 중시하고 충고나 해결을 지향하며 발언권을 독점하거나 주도권을 위한 말 끼어들기가 많은 반면 여성은 대등한 협력 관계를 추구하고 관계와 친교를 중시하며 충고나 해결보다는 이해나 동정 자체를 좋아하고 상대 이야기에 호응이 많다는 것임. 여성은 발언권을 고루 나누며 동시발화의 경우에도 협력적 목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함.

= 여성은 주의 끌기와 질문하기, 상대방의 말에 응답하고자 하는 노력을 더 많이 함. 남자들은 종종 최소 응답을 자신의 말 순서 대신에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여자들은 상대방의 말 도중에 사용해 현 화자의 말에 계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상대방을 격려함. 여성 화자와는 달리 남자들의 최소 응답은 상대방의 말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말을 더 해달라는 것도 아니어서 현 화자를 위축시킴.

= 피시먼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양의 화제를 도입하는데 이것이 실제 받아들여지는 비율은 1/3에 불과한 반면 남자들의 화제는 대부분 받아들여짐. 여자들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도우나 남자들은 대화에 비협조적이고 때로는 방해하기까지 함.

= 맞장구치기는 여성이 더 많이 하는데, 일반적 형태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대화에의 참여와 관심을 나타내는 반복 및 재구성된 형태의 맞장구일수록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사용함.

= 공감에 대해서도 여성은 남성과 다소 차이가 있음. 가장 널리 알려진 예로는 문젯거리 이야기 troubles talk 가 있음. 여성은 문제가 발생하면 동정과 재확인을 원해서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자신이 가진 '대응하는 문제' matching troubleds 를 제시하면서 나도 그런 기분 안다거나 같은 느낌이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지만, 남자들은 대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지위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독립적 성향을 보임으로써 동등한 친근 관계를 잘 유지하지 못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킴.


- 성별어에 대한 설명

= 성별 차이를 결손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시각이 있음.

= 성별어 중에서도 특히 대화 스타일에 대해서는 지배 접근법 dominance approach 과 차이 접근법 difference approach 라는 설명 방법이 서로 열띤 공방을 벌임.

= 지배 접근법은 양성 간 스타일의 차이가 기본적으로 남성 우위의 힘이 존재하는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봄. 지배란 통상 개인간의 사회 계층이나 지위, 성별, 인종, 대화에서의 역할상 관계가 불균형할 때 발생되는 힘의 행사인데, 지배 접근법은 양성 간의 여러 언어적 특징들이 결국은 일상생활에서의 성별 위계가 언어에 반영된 결과이며 이를 전승, 강화해온 문화적 정형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함. 지배 접근법은 대다수의 사회가 남성 중심의, 또는 남성 우위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전통적으로, 그리고 현재에도 매우 설득력 있음.

= 차이 접근법은 양성의 대화 스타일의 차이가 기본적으로 언어에 깊이 뿌리박힌 대화 규범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석함. 대화상 규범 차이란 원래 문화간 혹은 인종간 의사소통에서의 오해를 분석하며 지목했던 요인인데 후에 더욱 정교화하여 양성의 언어 사용에 대한 설명에 차용됨. 여아들은 사회화 과정에서 또래집단 내에서 평등하고 친근한 관계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일과 타인을 완곡하게 비판하는 일, 그리고 타인의 말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일 등을 배우는 반면, 남아들은 자신의 지배적 입장을 주장하고 자기 말을 들어줄 청자를 모으고 유지시키며 자기를 내세우는 방법을 배움. 차이 접근법은 이제껏 남성의 언어가 중심축 neutral 이고 여성의 언어는 이로부터의 일탈 deviation 이라는 기존 견해에 반하여 여성의 언어뿐만 아니라 남성의 언어도 아울러 기술하고자 함. 그리고 여성의 문화가 이전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기술됨.

= 성별어에 대한 설명을 둘러싼 문제점은 무엇보다도 너무나 다면적인 언어 사용 맥락에서 비롯된 언어 행위를 하나의 단일한 설명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데서 찾아야 함. 이 시각은 성별 언어 사용에 대한 일반화에 의해 남는 예외적 현상을 그대로 예외로만 남겨두게 되면 상황 맥락 속에서의 언어 연구라는 사회언어학적 탐구의 본령에 충실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됨. 이와 같은 자각은 또한 성별 언어 사용을 분석한 연구 결과들이 종종 상반된다는 사실에 의해서도 지지를 받음.


3. 실행공동체

- 1990년대 들어서 양 성 범주 내에서의 변이 현상 - 즉 일반적 경향에 예외적인 사례들을 발견하면서 언어와 성에 대한 연구는 또 하나의 시각이 생김.

- 에커트와 매코넬-지넷은 성에 대한 라보브식 결정론적 시각을 단호히 거부함. 왜냐하면 성별 언어 변이의 의미가 단지 서로 다른 언어 변이형을 빈번히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좌표 social address 나 사회 구조에서의 특질만으로 설명될 수 없기 때문. 이 주장을 실현시킬 수 있는 유용한 개념으로 채택된 것이 바로 실행공동체 community of practice 임.

- 실행공동체는 학습의 사회적 이론의 기초로 성립된 개념으로, 한 무리에 속해 학습해나가는 과정은 참여와 상호 개입 mutual engagement 로 인해 구현되고 이 상호 개입과 공동 활동 joint enterprise 및 공동 목록 shared repretoire 라는 3가지 차원이 실행공동체의 핵심임. 실행공동체란 구성원들이 어떤 집단에 어느 정도로 소속되어 있는지를 드러내주는 실행 내지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개념이며 이때의 실행은 언어 구조의 전체 혹은 세부적 측면, 담화, 상호작용 패턴 등을 포함하는 언어 행위의 제 측면을 포함함.

- 실행공동체는 동성 집단 내의 변이는 물론이고 이성 집단 간 변이 중복에 대해서도 설명을 가능하게 해줌. 또한 중류층 여성에 의해 언어가 국지적으로 선도되고 점진적으로 언어 공동체로 퍼져 나간다고 보았던 견해에 대해 반박함.


4. 언어에 나타난 성 이미지

- 성차별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성에 대한 특징적 묘사가 종종 여성의 행동을 다소 가볍고 하찮은 것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음.

- 문화에 따라 언어가 특정 성과 관련된 중요한 가치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음.

- 언어에 나타난 성 이미지를 보면 전통적으로 대다수의 사회가 남성 중심의 문화 모형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남성형이 양성 전체를 대표하는 경우가 많음.

- 여성에 대한 명칭이나 경칭은 이와 짝을 이루는 남성형 대응어와 달리 의미 손상을 입어서 하찮은 의미나 성적인 함축을 나타내는 예들도 많음.

- 이러한 성차별적 언어 표현은 언어 사용자의 인식을 정형화하고 이를 재생산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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