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피자는 피자스쿨의 아이리쉬 포테이토 피자에요.
그냥 포테이토 피자를 먼저 먹을까, 아이리쉬 포테이토 피자를 먼저 먹을까 고민하다가 포테이토 피자는 예전에 먹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이리쉬 포테이토 피자를 먹기로 했어요. 그리고 사실 저는 포테이토 피자를 잘 먹지 않는 편이에요. 이것을 싫어해서 안 먹는 것은 아니에요. 포테이토 피자 또한 좋아는 해요. 단지 이상하게 포테이토 피자만 먹으면 배가 금방 부르고 쉽게 꺼지지 않아서 혼자 먹을 때는 포테이토 피자를 잘 안 사먹는 편이에요.
이 피자는 가격이 9천원. 포테이토 피자가 7천원이니까 일단 가격만 보면 포테이토 피자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피자스쿨의 피자가 제일 저렴한 5천원짜리 치즈피자부터 11000원짜리 피자까지 있으니 이 가격은 피자스쿨에서 중상위권이라 할 수 있어요. 피자스쿨이 저렴할 거 같아도 의외로 만원, 11000원짜리 피자들이 꽤 있거든요.
상자를 열자마자 외친 한 마디.
이것은 무슨 강원도 감자밭이야?
포테이토 피자가 각 조각마다 커다란 감자 한 조각씩 올라가 있는데에 비해 이것은 아주 감자가 수북히 올라가 있었어요. 진짜 눈에 보이는 게 감자 뿐이었어요. 하얀 것은 사워크림이라고 해요.
고기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전부 감자였어요. 치즈가 안 보일 정도로 수북히 쌓인 감자.
이 피자는 1회 제공량이 2조각에 176g 이고 열량은 460kcal에요.
이거 가격만큼 맛도 업그레이드된 맛이구나!
이것은 상당히 맛있었어요. 일단 가장 중요한 것. 안 짰어요. 먹는 동안 짜서 콜라를 계속 부어라 마셔라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진짜로 담백했어요. 피자 중 안 짠 피자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놀라운 일.
사실 사워크림은 존재감이 없었어요. 저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감자가 치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여 있는데 저렇게 살짝 스치고 간 사워크림이 존재감이 있을 리 없었어요. 감자가 맛이 약한 것 같지만, 이것도 떼로 몰려들면 맛이 강해져요. 음식 세계에서도 매에는 장사 없고, 쪽수 앞에는 장사 없지요. 저렇게 한 재료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면 웬만큼 맛이 강하지 않는 한 그냥 뭍혀버려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감자. 소금을 뿌리지 않은 패스트푸드의 감자튀김을 먹는 맛이었어요. 이렇게 감자튀김을 먹는 맛이 느껴지다가 때로는 짜지 않은 감자깡을 먹는 맛으로 느껴지기도 했어요. 패스트푸드 감자튀김과 감자깡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맛이었어요.
감자가 피자에 잘 붙어있어서 계속 베어먹는데도 감자가 바닥에 우수수 떨어지지도 않았어요. 이것 또한 그냥 포테이토 피자에 대한 확실한 장점이었어요. 게다가 아예 감자가 위를 덮어버리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고른 맛이 났어요.
만약 케찹이나 마요네즈를 뿌려먹는다면?
패스트푸드의 소금 치지 않은 감자튀김을 먹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집에 케찹과 마요네즈가 있다면 케찹 뿌려서 먹고, 마요네즈 뿌려서 먹어서 세 가지 맛을 먹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쉽게도 저는 집에 그런 것을 키우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순수한 아이리쉬 포테이토 피자를 먹었지만요.
안 짜고 고소해서 정말 맛있었어요.
단, 이게 확실히 양은 많았어요. 감자를 저렇게 수북히 쌓아놓았으니 양이 당연히 많을 수 밖에 없었어요. 먹는 양이 적은 분들은 아마 두 번에 나누어 드시는 것이 좋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