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Tip2016. 5.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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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비행기표? 숙박? 이동경로? 볼거리? 먹을거리?


이런 고민에 빠지게 하는 근본적 원인은 바로 '돈' 이에요. 돈이 무한대면 저런 고민은 안 해도 되요. 돈이 많다면 굳이 저렴한 비행기표 찾기 위해 눈동자에 핏줄이 설 때까지 인터넷 검색을 할 필요도 없고, 일정이 꼬일 것 같으면 돈으로 해결하면 되요. 진짜 극히 예외적인 상황만 아니라면 - 예를 들어 극초성수기가 아닌 이상 웬만한 문제는 돈으로 해결 가능해요. 단지 이렇게 돈이 풍족한 상태로 여행을 갈 수 있는 경우가 너무나 없는 것이 문제이지요.


그래서 여행에서의 문제 대부분은 돈과 관련있어요. 돈이 쪼들릴수록 문제도 엄청 많이 터져나와요. 괜히 싼 게 비지떡이 아닌 것이죠. 저렴한 이동방법 찾았더니 사람 다 차야 출발한다고 몇 시간이고 출발하지 않고 죽치고 있다든가, 싼 거 먹는다고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 함부로 먹었다가 배탈난다든가, 저렴한 곳에서 잠을 자겠다고 들어갔더니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 벌레의 왕국이라든가요. 이건 그나마 양호한 편이고, 지나치게 경비를 아끼려고 하다가 범죄로 인해 자신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과 마주칠 수도 있어요.


여행 경비를 계산하고 준비하는 것은 진정한 여행 준비의 시작이라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잘못되면 여행 전체가 엉망이 되요. 여행중 돈 몇 푼 아껴보겠다고 자기보다 훨씬 가난한 사람들에게 빌붙어 기생하며 다니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치에요. 비윤리적인 짓은 하지 말아야지요. 예를 들자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집에 찾아가서 라면 얻어먹고 와서 '저 공짜로 라면 얻어먹었음. 저 여행 잘 하죠?' 라고 하는 짓은 하지 말아아 한다는 거에요. 그러나 자신의 목구멍이 포도청이면, 그것도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여행 경비가 부족해지면 '도덕'이라는 지켜야할 선을 넘어버리고 싶다는 유혹이 크게 들어요.


돈을 아끼는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경비를 부족하지 않게 계산하는 것이에요.


상상보다 안 좋은 현실을 목도하게 되었을 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요. 그리고 계산보다 안 좋은 현실과 마주하게 되면 의심과 불신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해요. 그러면 여행 경비 계산에서 언제 계산보다 현실이 안 좋을 때를 마주칠 확률이 높을까요? 도시로 갈 때일까요, 시골로 갈 때일까요? 이를 좀 더 확장시켜서 선진국으로 갈 때일까요, 후진국으로 갈 때일까요?


정답은 시골로 갈 수록, 그리고 후진국으로 갈 수록이에요.


우리들 머리 속에는 막연히 '시골은 물가가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요. 대체로 도시가 시골보다 경제적으로 발전해 있다보니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시골에서 비싼 물건 살 사람이 어디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론적으로 꼭 틀렸다고 할 수는 없어요. 돈이 있어야 구매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가격이 감당이 안 되면 구매를 포기하기 마련이니까요.


도시로, 그리고 선진국으로 여행가서 물가가 예상보다 비싸면 '여기는 잘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격이 비싸구나' 하고 쉽게 수긍해버려요. 그리고 경비 계산 단계에서 아예 많은 지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충분히 생각하구요. 그런데 시골, 그리고 후진국으로 갈 때는 '못 사는 곳으로 가니 물가가 저렴할 거야' 생각하고 터무니없이 적게 경비를 준비했다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물가를 보며 기겁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요. 진짜 시골, 후진국 여행기 보다 보면 이런 레파토리가 거의 한 번은 등장해요. 이런 상상 속 계산과 현실의 불일치를 대하는 자세는? 대체로 '바가지'라고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요.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유형의 여행기를 꽤 보셨을 거에요. 사실 외지인에 대한 바가지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바가지란 어디까지나 현지인보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파는 게 바가지이지, 원래 가격 자체가 비싼데 그 가격 그대로 부르는 것이 바가지는 아니에요. 제대로 정직하게 가격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물가에 무턱대고 외지인에게 바가지 씌운다고 상상하면 결국 본인만 피해에요. 여행지에 대한 인상을 스스로 제대로 망쳐버린 셈이니까요.


그러면 왜 시골, 후진국은 물건값이 비쌀까요? 그리고 시골, 후진국은 뭐가 저렴할까요?


왕복 한 시간 걸리는 가게에 가서 빵 한 봉지 사오라고 시켰다고 가정해 봐요. 한 시간 걸렸으니 시급 6030원을 주어야하고, 이 시급 6030원은 빵 한 봉지에 그대로 반영되요. 그런데 만약 2봉지 사오라고 시켰다면? 시급 6030원이 두 봉지에 반영되니 한 봉지당 3015원씩 반영되는 셈이에요. 3봉지라면? 2010원씩 반영되는 셈이지요. 이렇게 물량이 많을 수록 운송료는 내려가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거리와 운송료는 비례하지요. 왕복 한 시간 걸리는 가게에 갔다 오라 하면 6030원을 줘야 하지만, 왕복 두 시간 걸리는 가게에 갔다 오라 시킨다면 두 배인 12060원을 주어야해요. 즉, 생산지와 거리가 멀 수록, 수요가 적을 수록 가격은 올라가요. 이건 중학생들도 아는 사실.


그렇다면 시골은 과연 생산지와 가까울까요? 수요가 많을까요? 이미 답은 나와 있어요.


시골에서, 후진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가격이 싸요. 그러나 시골에서, 후진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것은 가격이 비싸요. 시골 및 후진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제품들은 오히려 도시 및 선진국에서 구입하는 게 훨씬 이득일 때도 많아요. 도시에서 모든 것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시로는 많은 물건이 많은 양으로 모이거든요. 특히 공산품은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요.


가격은 생산지 및 물류의 중심지에서 저렴하고, 여기에서 벗어날 수록 기본적으로 가격이 올라가요. 단, 엄청난 수요가 존재한다면 운송비의 상대적 감소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져요. 실제 예를 들자면, 참치캔은 서울의 청량리 도매시장 및 그 주변에서 구입하는 것이 다른 시골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싸요.


시골, 후진국에서는 거기에서 생산되는 것은 저렴하다고 했어요. 그러면 시골 및 후진국에서 생산된 것을 가지고 만든 것들의 가격은 어떨까요? 이 경우는 계산이 좀 많이 복잡해요. 이 문제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면 김치찌개를 생각해보세요. 배추 산지에서 배추야 당연히 생산되는 것이니 가격이 저렴할 것이고, 고춧가루도 시골에서 알아서 키워서 수확한 고추라 해봐요. 당연히 도시보다 싸야겠지요? 그런데 돼지고기가 들어갈 것이고, 끓이기 위해 가스도 써야해요. (도시의 배추, 고춧가루값 - 시골의 배추, 고춧가루값) 이 (시골의 돼지고기, 가스값 - 도시의 돼지고기, 가스값) 보다 작다면 시골의 김치찌개 가격은 도시의 김치찌개 가격보다 비쌀 수밖에 없어요.


즉, 산지에서 생산된 것이라 해도, 그것을 가공하거나 다른 것과 합쳐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할 경우 (한정식 등) 반드시 산지라고 가격이 저렴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숙박 경비 문제. 시골 및 후진국으로 가면 시설은 쓰레기인데 가격은 터무니없는 경우를 목격할 수 있어요. 바가지니 아니니 문제를 떠나서, 이 경우는 공급보다 수요가 너무 많은 경우라 볼 수 있어요. 도시에서는 이렇게 수요가 공급보다 너무 많은 경우를 보기 어려워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경우를 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대체재도 많고 공급 자체가 많은데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해서 없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구할 수도 있어요. 명동에서 머무를 방을 구하지 못하면 동대문, 신촌으로 가도 된다는 거에요.


숙박요금에 대해 바가지를 씌우고 담합을 해버리는 것이 가능한 것은 공급 자체가 적기 때문이에요. 그에 비해 수요는 꽤 많구요.


시골 및 후진국으로의 여행할 때 경비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요. 만약 동일한 질을 선택한다면 경비가 상당히 높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고, 돈을 아끼고자 한다면 많이 아낄 수 있지만 대신 질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에요. 인건비 및 임대료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요.


그렇다면 시골 및 후진국으로 갈 때 경비는 어떻게 짜야 좋을까요?


먼저 시골은 무조건 전부 저렴할 거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그것만으로도 여행할 때 받는 스트레스와 잘못된 시각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어요.


두 번째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세요.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만 저렴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아요. 그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은 도시에서 구입하는 게 좋아요. 특히 공산품은요. 외국여행의 경우, 그 나라가 경공업이 발달한 나라인지 아닌지도 미리 체크해야해요. 만약 후진국에 경공업이 발달하지 못한 나라라면 쓸 만한 제품은 터무니없이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저렴한 대신 질이 쓰레기인 물품 - 이렇게 소비재가 양극화되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시골 및 후진국으로 여행갈 때는 무조건 예산을 짜게 잡을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예산은 도시와 비슷하게 잡으세요. 그리고 그 지역/국가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은 너무 무겁지 않다면 준비해서 떠나세요. 무턱대고 짐 무게를 줄이기 위해 모두 현지구입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세는 불필요한 지출증가로 이어져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시골/후진국 물가를 절대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에요. 시골일수록, 후진국일수록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만 저렴하고 그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은 터무니없이 비싼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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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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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끄덕끄덕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저는 여행을 가더라도 주로 관광이 발달한 곳으로 가다보니 크게 생각해본 적 없는 주제인데 상대적으로 관광지가 아닌 곳으로 여행을 갈 때에는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경비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2016.05.09 09: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시골, 후진국이 무턱대고 물가가 저렴할 거라는 생각이 여행 전체를 망쳐버리는 경우를 상당히 쉽게 목격할 수 있어요.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해외여행의 경우 태국, 베트남은 경공업이 발달한 나라다보니 질을 추구해도 물가가 저렴한 편이지만, 경공업이 발달하지 못한 라오스 같은 경우는 저런 소비재의 양극화 현상을 아주 확실히 목격할 수 있답니다 ㅎㅎ

      2016.05.09 15:22 신고 [ ADDR : EDIT/ DEL ]
  2.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었습니다 ㅎㅎ

    2016.05.09 1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저도 여행을 다녀보면 은근 시골에서 비용지출이 더 큰 경우가 많아요
    도시의 경우 선택의 폭이 그나마 조금 넓은 편인데 시골에서는 그게 어렵거든요.
    숙소의 경우도 그렇구요,,
    이래저래 비교해보면,, 거의 비슷하게 쓰는것 같아요^^ㅎ
    저는 먹거리들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요~ㅎㅎㅎ

    2016.05.09 14: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 대학교 가기 전에 서울 물가 비싸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막상 서울 와보니 또 그렇게 큰 차이가 없어서 깜작 놀랐었던 기억이 있어요. 분명 서울이 물가 비싸다고 사방팔방에서 들려와서 정말 살인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꽤 의외였어요. 그 후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니 저게 보이더라구요 ㅎㅎ

      2016.05.09 16:59 신고 [ ADDR : EDIT/ DEL ]
  4. 여행정보..잘 알고 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6.05.10 06: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녁노을님께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6.05.10 20:0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