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201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8 태국 아유타야 왓 프라 몽콘 보핏 Wat Phra Mongkhon Bophit

좀좀이 2016. 1. 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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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벌써 11시 되어가잖아!"


왓 마하탓을 다 보고 나오니 10시 45분. 왓 랏차 부라나를 다 보고 나왔을 때가 9시 30분 조금 넘었을 때였어요. 왓 마하탓을 둘러보는 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각을 확인해보니 한 시간 동안 둘러보았어요. 왓 랏차 부라나는 그렇게까지 볼 게 없었고, 왓 마하탓도 나무 뿌리가 품고 있는 불상 머리 외에는 그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람의 발을 묶어놓는 곳이 없었어요. 날이 워낙 더워서 천천히 걸어다니며 보기는 했지만 한 곳에 지나치게 오래 서 있었던 곳은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규모가 크고 하나하나 잘 살펴보고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왓 마하탓에서만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그 부처님 머리가 무슨 시간을 축지법으로 날려보내는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왜 거기에서 무려 한 시간이나 보내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시계가 잘못된 것 아닌가 확인해보았지만 시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원래 계획은 두 곳 다 보고 10시쯤 나와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었어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서 널널하게 구경했더니 원래 계획보다 45분이나 더 걸려버렸어요.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크게 조급해지지는 않았어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자전거만 빠르게 밟으면 45분 정도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게다가 아유타야에서 방콕으로 돌아가는 기차가 매우 적은 것도 아니었구요.


"이거 진짜 자전거 불량인 거 같은데..."


자전거에 올라타 페달을 밟는데 역시나 똑바로 자세를 잡으면 자전거가 약간 삐뚤어져서 앞으로 나아갔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제 잘못이 아니라 자전거 바퀴와 몸체가 일자가 아니었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바퀴가 휘어진 것이 아니라 약간 삐딱하게 모는 기분으로 몰면 어쨌든 똑바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었어요. 차량도 사람도 많지 않아서 자전거를 모는 데에 크게 불편한 점도 없었구요.


자전거를 타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다음에 갈 곳은 왓 프라 몽콘 보핏. '위한 프라 몽콘 보핏'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절이에요.


"저기도 무슨 유적 있다!"


왓 랏차 부라나 옆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는데 길 건너편에 유적이 보였어요. 그냥 지나쳐도 될 것 같았지만, 일단 있으니 가서 보기로 했어요. 나중에 그 유적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면 답이 없으니까요. 차라리 조금 피곤하고 덥더라도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보고 지나가는 게 나중에 보면 낫더라구요.


차도를 건너 유적 앞으로 갔어요.


Wat Chum Saeng


이 유적의 이름은 왓 춤 쌩. Wat Chum Saeng. 거의 다 부서져가는 탑과 하반신만 남은 불상 뿐이었어요. 이곳이 유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그저 팻말 뿐이었어요.


이 유적 바로 옆은 웅덩이였어요. 웅덩이 위에는 푸른 수초가 빽빽하게 자라서 얼핏 보면 그냥 풀밭 같아보였어요.



다시 길을 건너가서 자전거를 세웠어요.


"여기도 유적 꽤 많이 몰려 있다고 나오던데..."


왓 랏차 부라나 뒤쪽으로 공원 비슷한 것이 있었어요. 여기에도 유적이 매우 많이 몰려 있다고 지도에는 나와 있었어요. 여기도 유적이 많다고 하니 여기를 빨리 보고 다음 목적지인 왓 프라 몽콘 보핏으로 갈 계획이었어요.



멀리 왓 랏차 부라나가 보였어요.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어요. 날이 선선하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가볼 수 있는 거리였지만, 이날 아유타야는 무지무지 더웠어요. 그냥 더운 정도가 아니라 습하고 더웠어요. 진짜 대책없는 더위였어요. 이때 저기까지 다시 걸어가라고 한다면 진심 온 마음을 다해 짜증을 한 바가지 퍼부어주었을 거에요.


모자를 벗고 땀을 손으로 닦아낸 후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어요. 물을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어요.


물을 마시고 안쪽으로 조금 걸어가자마자 유적이 하나 나왔어요.


아유타야 유적


유적의 이름은 왓 랑카 카오 Wat Langkha khao วัดหลังคาขาว 였어요. '왓'으로 시작하니 분명 절이었을 텐데,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탑 한 기 뿐. 탑을 대충 살펴보고 안쪽으로 걸어들어갔어요.



냇가를 건너자 표지판이 하나 나왔어요.



"이건 대체 무슨 말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분명 뭔가 오래된 것이 있다는 것인데, 클롱 klong 이 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클롱 khlong 은 태국 도시에 건설된 운하를 말하는 것이었어요. 저 하천 같은 것은 예전 아유타야가 버마군의 침략으로 파괴되기 이전에 아유타야에서 운하로 사용되었던 하천이었어요. 지금은 운하 역할은 하지 않고 하천 역할만 하고 있구요.


뒤로는 계속 왓 랏차 부라나가 보였어요.



"또 유적이야?"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유적이 또 나왔어요.


วัดหลังคาดำ


이 유적의 이름은 왓 랑카 담 Wat Langkha dam วัดหลังคาดำ 이었어요.


Wat Langkha dam


"이것도 절이었구나."


아유타야 지도에는 아유타야에 절이 매우 많다고 나와 있었어요. 그래서 이곳에 올 때 매우 기대를 하고 왔어요. 매우 많은 절을 제대로 보고 감상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거의 다 폐허였어요. 그것도 모자라서 우리나라 암자에 해당할 법한 작은 법당 크기의 절터도 전부 절로 나와 있었어요. 벌써부터 이 유적들이 고만고만해 보이기 시작했어요. 유적이라고 해봐야 벽돌로 된 건물 부분 조금, 탑 한 기 - 이런 식이었어요. 이쪽 양식과 역사를 매우 잘 알았다면 하나하나 진지하게 감상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지식은 제게 거의 없었어요.


"이거 다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지도를 보며 고민에 빠졌어요. 많이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강행군을 해야 했어요. 문제는 일단 날씨. 하늘에 대기권이 싸악 날아간 것처럼 햇볕이 무섭게 퍼부어내리고 있었어요. 이렇게 뜨겁게 타오르는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예전 가파도 갔었을 때 이후 처음이었어요. 즉, 거의 1년 만에 겪는 일이었어요. 살이 까맣게 타가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어요. 인도네시아에서 적당히 한 번 탔기 때문에 햇볕에 의해 화상을 입지는 않고 있었지만, 전날에 비해 피부가 검어졌다는 것이 보이는 듯 했어요. 이건 먼지를 뒤집어써서가 아니었어요. 진짜 피부색이 확실히 진해졌어요. 소매 경계선이 뚜렷히 보일 정도였어요. 지도에 나와 있는 절을 보기 위해서는 이 뙤약볕 아래에서 강행군을 해야 하는데, 유적이라고 해서 가서 본 것들이 정말 탑 한 기, 벽돌담 약간 뿐이었어요. 왓 랏차 부라나, 왓 마하탓 외에 오늘 본 유적만 벌써 세 곳. 왓 랏차 부라나, 왓 마하탓 외에는 이것을 꼭 일일이 다 찾아가며 보아야하나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드는 유적들이었어요.


"이건 무슨 태국의 운주사야? 뭐 이렇게 절이 많아?"


얼마 되지도 않는 넓이의 섬에 절이 대체 얼마나 들어차 있었던 걸까요? 큰 절, 작은 절, 동네 법당 등등 진짜 아유타야가 멸망하기 전에 여기는 온통 절 투성이였을 거에요. 여기가 아유타야 왕조의 수도였는지 아유타야 왕조의 불교 대학교였는지 분간이 안 갈 지경이었어요. 그렇게 무수히 많은 절터를 일일이 다 둘러본다? 원래 계획대로 하다가는 이도저도 안 될 것 같았어요.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고 온통 탑, 벽돌만 잔뜩 본 하루가 될 것이 뻔했어요.



멀리 보이는 거대한 탑.


"그래, 딱 저거까지만 보고 간다."


안으로 힘을 내어 걸어갔어요. 얼마 걸어가지도 않았는데 유적이 하나 또 나왔어요.


วัดสังขปัด


이번 유적은 왓 상카팟 Wat Sangkhapat วัดสังขปัด 이었어요. 이건 부서진 탑이 전부였어요.


왓 상카팟을 뒤로 하고 안으로 계속 걸어갔어요.


"어? 왜 길이 안 이어져있지?"


멀리 보이는 그 탑으로 갈 방법이 없었어요. 순간 허탈해졌어요. 한참을 안으로 들어왔는데 멀리 보이는 큰 탑으로 갈 길이 없었어요. 안쪽으로 계속 걸어들어간 것은 오직 그 탑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멀리서 보았을 때 뭔가 그럴싸해서 저것만 보고 갈 생각이었거든요. 지도를 펼쳐서 그 탑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그 탑은 바로 왓 프라 람이어었어요. 왓 프라 람은 반드시 가기로 점찍어놓은 유적 중 하나였어요.


"어휴...일단 쉬었다 가야겠다."


너무 더운데 기껏 왓 프라람 볼 생각을 하며 걸어갔던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허탈해서 걸을 수가 없었어요. 마음 같아서는 어떻게든 뚫고 가보고 싶었지만 입구에 자전거가 있었어요. 어찌 되었든 간에 왔던 길을 전부 되돌아가야 했어요. 기운내서 걸어보려고 했으나 이대로 쉬지 않고 다시 되돌아나가기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일단 쉬면서 물을 마셨어요.


"나 지금 아유타야 구경중이야."


아유타야 출신 태국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어디 보았어?"

"왓 마하탓, 왓 랏차 부라나."

"아유타야 어때? 좋아?"

"응, 너무 좋아. 그런데 매우 더워."

"555"


친구는 태국인답게 '하하하'를 '555'로 써서 보내었어요.


"아유타야에서 어디가 좋아?"


친구는 사진 두 장을 보내주었어요.


"왓 프라 몽콘 보핏과 수상시장."


친구가 보여준 사진 두 장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보았던 폐허들과 달리 번쩍이는 곳이었어요. 아유타야에 이렇게 번쩍이는 곳도 있었다는 거야? 특히 수상시장 사진을 보니 거기만큼은 꼭 가보고 싶어졌어요.


"수상시장 오늘 열어?"

"응. 그런데 토요일, 일요일에 크게 열어. 그리고 자전거 타고 갈 때 조심해."


친구가 알려준 수상시장을 지도에서 찾아보았어요. 지도에 수상시장은 나와 있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아유타야 수상시장은 태국에서 수상시장이 관광명소로 인기가 높아지자 만든 곳으로, 아유타야 유적이 몰려 있는 섬에서는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 곳이었어요.


수상시장을 가기 위해서는 늦어도 3시까지는 섬에서 보기로 한 곳을 모두 보아야 했어요. 그리고나서 지도에 나오지도 않은 그 수상시장을 찾아서 가야 했어요.


'가능할까?'


물을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왓 프라 람을 보러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기 시작했어요. 왓 프라람 앞에 도착해서 자전거 세울 자리를 찾아보았어요. 응달은 이미 다른 관광객들의 자전거가 다 차지하고 있었어요. 양달에 세우자니 구경하고 나와서 자전거 안장에 앉는 순간 햇볕에 달구어진 안장이 엉덩이를 직화구이시켜버릴 게 뻔했어요. 마땅히 자전거를 세울 자리를 찾지 못해 계속 어디 세워야하나 고민하며 자전거를 끌며 서성이고 있는데 태국인이 다가왔어요.


"자전거 세울 곳 찾아?"

"예."

"그러면 여기 세우고 저기부터 다녀와."


태국인이 제 자전거를 응달과 양달 경계선 부근에 세워주고는 먼저 왓 프라 몽콘 보핏부터 보고 왓 프라람으로 와서 본 후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라고 알려주었어요. 자전거가 응달에 세워진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한 상황이었어요. 두 손을 모아 합장 자세를 취하면 '코 쿤 크랍'을 외치고 왓 프라 몽콘 보핏을 향해 걸어갔어요.


Wat Phra Mongkhon Bophit


"다 왔다!"


11시 50분. 왓 프라 몽콘 보핏 Wat Phra Mongkhon Bophit 에 도착했어요.


"물 좀 마시고 가자!"


물은 이미 바닥난 상황. 자전거를 타고 갈 때도 더웠는데, 왓 프라 람에서 왓 프라 몽콘 보핏까지 그 얼마 되지 않는 거리를 걷는 것은 더 더웠어요. 이제 태양은 머리 꼭대기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어요.


"이러다 진짜 더위 먹는 거 아니야?"


더위에는 상당히 강한 편이에요. 더위를 먹은 적은 지금까지 딱 한 번 - 일산에서 예비군 훈련 받으러 갔던 날 뿐이었어요. 그날은 갑자기 더워진 것도 있고, 며칠간 계속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피로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였어요. 지하철에서 쏟아지던 식은땀, 그리고 현기증과 메스꺼움을 잊을 수가 없어요. 여기서는 무조건 물을 마셔야 했어요. 지금 물을 마시지 않으면 제대로 더위먹을 것 같았어요.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물을 안 마시고 모자만 믿고 계속 땡볕 속에서 돌아다니다가는 분명히 더위를 먹을 것이었어요.


더위에 찌들어 기어오는 관광객이 많은 것인지 왓 프라 몽콘 보핏 앞에서는 음료수를 파는 장사꾼이 있었어요.


"콜라 하나에 물 2개 주세요."


콜라 500cc 한 통, 물 500cc 두 통을 구입했어요. 구입하자마자 인기척을 느껴 구석으로 도망치는 바퀴벌레처럼 응달을 찾아 발발발 기어들어갔어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먼저 콜라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트림 끄윽끄윽 해가며 한 통을 그 자리에서 다 비웠어요. 그래도 갈증이 가시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생수 한 통을 땄어요. 갈증이 가시지 않아 한 모금, 두 모금 홀짝거리며 마시기 시작했어요.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그 생수 한 통도 깔끔하게 비어 있었어요. 내가 마신 것인지 물이 증발해 사라진 것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어요. 마치 섭씨 50도의 타슈켄트에서처럼 이건 마셔야겠다고 생각하고 마시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일단 마시고 나서 '아, 내가 물을 마셨구나'라고 깨닫는 선조치 후보고 상황이었어요.


한 자리에서 액체 1리터를 위장 속으로 부어넣은 후 슬슬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드디어 친구가 가보라고 추천한 곳을 가는구나!"


아유타야 왓 프라 몽콘 보핏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안으로 들어갔어요.



거대한 불상이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안에 있는 태국인들은 매우 엄숙하고 진지했어요. 방콕의 에메랄드 사원에서 느꼈던 그 소란스러움이 끼어들 틈이 감히 보이지 않았어요. 여기는 진짜로 매우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곳이었어요. 절에서 몰지각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서양인들도 여기에서만큼은 조용히 보고 나가고 있었어요.


이 절 안에 있는 불상인 프라 몽콘 보핏은 1538년에 제작되었어요. 처음부터 여기 있었던 것은 아니고, 원래는 왓 치 치앙 사이 Wat Chi chiang sai 라는 절에 있었다고 해요. 이 왓 치 치앙 사이는 오늘날 완벽히 파괴된 상태랍니다. 왓 치 치앙 사이가 벼락을 맞아 파괴되자 거기에 있던 불상을 쏭땀 Songtham 왕의 지시로 1610년부터 불상을 오늘날 왓 프라 몽콘 보핏 자리로 올리고 mandapa 건물을 그 위에 세웠어요. 그런데 수아 Sua 왕 재위 시절 (1697~1706) 어느 날, 벼락이 만다파를 때리면서 만다파 지붕이 무너졌고, 불상 목이 땅으로 떨어져버렸어요. 이후 목을 다시 붙이고 건물을 다시 세웠는데, 1767년 4월, 아유타야 왕조가 버마의 침입으로 무너질 때 이곳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무너져 내린 천장 때문에 이번에는 오른팔이 떨어져 나갔어요. 이후 라마 6세 재위 시절인 1920년, Phraya Boran Rachathanin 이 부서진 목과 팔을 다시 복구시켰고, 1931년에는 Khunying Amares Sombat 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건물을 복구했어요. 1955년 복구 작업을 통해 왼쪽 어깨 모양이 완벽히 복구되면서 오늘날 불상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어요. 1956년에 아유타야를 공식 방문한 버마 수상이 복구작업을 위한 기부를 했고, 1957년, 드디어 저 사진 속 건물까지 완성되었어요. 1992년에는 시리낏 왕비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몽콘 보핏 재단에서 이 청동 불상을 개금했어요.


이 불상은 집이 두 번 홀라당 불탔고, 머리도 떨어져 나갔고, 오른팔도 떨어져나갔던 수난을 다 겪은 불상이었어요. 화끈한 동남아시아처럼 정말 화끈하게 재해를 두 번이나 입은 불상이었어요. 참고로 이 절은 완벽히 다 복구된 것도 아니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입구에 있던 절터가 바로 위한 끌랩 Vihan Klaep 으로, 여기까지 원래 하나의 거대한 절이었어요.






이 절 내부에는 과거 이 절의 모습 사진들이 걸려 있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불두도 있었어요. 이 불두 위에는 사람들이 금박을 붙이고 있었어요.


절당 안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마침 사람들이 거대한 청동 불상 앞에 없어서 재빨리 다시 사진을 한 장 찍었어요.



구경을 마치고 절 주변을 둘러보는데 순간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있었어요.


"요일별 불상이다!"


이번 요일별 불상은 아래에 요일이 영어로까지 잘 적혀 있었어요.



일요일 불상.



월요일 불상.



화요일 불상.



수요일 불상.



수요일 밤 불상.



목요일 불상.



금요일 불상.



토요일 불상.


수요일에 태어난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시각까지 알아야 되는구나! 그런데 다행히 저는 수요일에 태어나지 않았어요.


요일별 불상 사진을 찍고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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