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먹거리

중국 카스테라 the voice of China 中国好声音

좀좀이 2015. 12. 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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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할 때, 이것저것 외국 간식을 여러 가지 맛보았어요. 손님들이 주고 가기도 하고, 놓고 가기도 하거든요. 게스트하우스 근무하며 좋은 점은 뭐니뭐니해도 좋든 싫든 외국 문물을 많이 접하게 된다는 것.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중 중국인, 타이완인, 홍콩인 비중이 높다보니 중화권 문물과 많이 접할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 문물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중국인들이 매우 많이 방문하기 때문이에요. 애초에 수가 많으니 확률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이지요. 10% 확률이라 해도 10명 중 10%면 1명이지만, 100명 중 10%면 10명인 것처럼요.


두 번째로 중국인들은 쇼핑을 상당히 많이 해요. 단순히 쇼핑만 많이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여행 목적으로 온 중국인들은 돈이 궁한 외국인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중국인이 한국으로 여행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이들은 버리고 가는 게 엄청 많아요. 이것저것 중국에서 싸왔다가 한국 음식도 먹을만하다는 것을 알고 죄다 놓고 가버리는 것이지요. 중국인이 머무른 방에서는 쓰레기가 '무조건' 많이 나온다고 해도 될 정도인데, 쓰레기 종류를 보면 여행자인지 보따리상인지 알 수 있어요. 참고로 보따리상이라고 옷을 거지처럼 입고 오지 않는답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그런 사람들은 한국에 오기 정말 어려워요.


여담이지만 밀입국도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에요. 진짜 약하고 돈 없는 사람들은 외국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못해요. 상대적으로 못 사는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온 외국인들은 그게 불법체류자든 정식체류자든 간에 본국에서는 어느 정도 되는 계층이에요. 이건 단순한 고정관념이 아니라 이쪽으로 조금만 들여다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랍니다.


물론 머무르는 동안 진상짓하는 사람과 예약사이트 평점을 좍 긁어놓는 사람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건 또 다른 이야기이므로 다른 글에서 이야기하도록 할께요.


어쨌든 이것도 게스트하우스 일하며 구한 것이에요.


중국 카스테라


전에도 말한 적이 몇 번 있지만, 저는 어지간해서는 제 돈 주고 중국제 과자를 안 사먹어요. 중국에 대한 불신이나 반중 성향이 강해서가 아니라, 정말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서 안 사 먹는 것이에요. 미각에서 오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과자를 사먹는 것인데, 중국 과자는 심지어 내용물을 보고도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빈번하다보니 과자를 사는 것인지 복불복 게임을 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라서 웬만해서는 보다 안전한 다른 나라 과자들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이것 역시 처음 받아들고는 뭔가 싶었어요. 일단 무게는 매우 가벼웠어요. 겉은 반들반들거리는 것을 보아 바삭한 느낌이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 그런지 살짝 눌러보고 싶었지만 봉지 안에 공기가 빵빵하게 채워져 있어서 그럴 수 없었어요.


포장지에 적힌 한자 중 몇 글자는 읽을 수 있었지만 읽는다 쳐도 뭔 말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어요. 중국 과자를 안 사먹는 이유 중 하나가 이 '한자'에 있어요. 영어라면 바로 핸드폰으로 인터넷 사전을 뒤져보아서 뭔지 알아낼텐데, 중국어는 한자를 쓰다보니 그게 어려워요. 뭔지 컴퓨터를 이용해 사전 접속하고, 필기입력기 이용해서 한자 입력후 검색할 바에는 그 시간에 그냥 먹어버리고 말지요.


봉지를 뜯자 왠지 익숙한 달콤한 냄새가 났어요.


'이거 또 예상과 크게 벗어나는 거 아니야?'


찹쌀떡만한 크기였기 때문에 한 입 베어물어야 했어요.


"오! 이거 나름 예상과 일치한다!"


이건 외관, 냄새, 맛 모두 거의 일치했어요. 중국 과자들 먹었을 때 외관, 냄새, 맛 - 이 세 가지가 불일치해서 충격받았던 적도 여러 번이었거든요. 단순히 이름 보고 뭐가 뭔지 몰라서라기보다는 이쪽 때문에 안 사먹는 것이기도 하구요. 냄새까지 맡아보고 '좋아, 이건 맛있겠어!' 하고 입에 넣는 순간 예상을 완벽히 벗어버리는 중국 역사 5천년의 신비를 몇 번 겪어보고나서부터 중국과자는 보여도 사먹지 않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건 진짜 '껍질에 약간 바삭한 느낌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 외에는 제 예상과 거의 완벽히 일치했어요. 정말 부드럽고 가벼운 카스테라였어요. 식감도 괜찮았어요. 가볍게 눌리는 느낌이 매우 좋았어요. 크게 특별히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개당 300원이라면 종종 사먹을 맛이었어요.


이것은 제가 먹어본 중국 과자들 중 드물게 예상과 맛이 일치하고, 맛도 꽤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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