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겨울 강행군 (2010)

겨울 강행군 - 21 체코 프라하

좀좀이 2012. 2. 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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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새해.


아침 먹고 다시 자다가 아주 늦게 나왔어요.



무슨 건축 디자인 대상인가 탔다는 유명한 건물을 보고



구시가지를 향해 갔어요.



카를교를 건너 바투스 성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거 찍는데 사람들이 계속 밀려들어서 꽤 찍기 어려웠어요. 저게 다 은이라고 했어요.



정말 크고 웅장한 바투스 성당.


친구와 저녁을 먹었어요. 저는 이날도 꼴레노를 먹었어요. 저녁을 먹고 카를교를 건너 돌아오는데



오늘도 불꽃놀이...알고보니 오늘 것은 정부에서 하는 불꽃놀이라고 했어요.


지난 번 프라하 왔을 때 인형극 돈 조반니를 못 보았기 때문에 인형극을 보러 갔어요. 민박집에서 할인된 가격에 표를 구해주어서 다른 투숙객들과 함께 보러 갔어요.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도 재미있었어요.



돌아오는 길.


돌아오자마자 골아떨어졌어요.


다음날 아침.


"아놔...눈 또 내렸네!"

민박집에서 실내금연이라 담배를 태우기 위해 나갔는데 눈이 잔뜩 쌓여 있었어요. '소복히'라는 좋은 표현이 절대 나올 수 없었어요. 눈이 많이 쌓인데다 눈을 원래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형도 담배를 태우러 나오셨어요.

"여기도 눈 쌓이네."

형께서도 '날씨 뭐 이따위냐'라는 듯한 표정이셨어요. 형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되었어요. 형께서 체코로 넘어오기 전 폴란드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거기는 체코에 눈 쌓인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쌓여 있었어요. 사진 보니 회색은 하늘이고 시허연건 땅이고 군데군데 얼룩진 것은 뭐 건물, 풀, 나무 같은 것이었어요. 사진 한 장만 잘못 찍혀서 그런 게 아니라 형께서 실외에서 찍으신 모든 사진이 다 그랬어요. 뭐 다 시허얘서 그게 그거 같았어요. 형께서도 '눈 밖에 보고 온 게 없는 거 같다'고 하실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 있었어요. 아우슈비츠고 크라코프고 뭐고 다 흰색 떡칠.


아침을 먹고 나서 형께 다음날 체스키 크룸로프에 같이 가자고 말씀드렸어요. 형께서는 흔쾌히 동의하셨어요. 그래서 셋이서 일단 버스 터미널에 갔어요. 성수기라 버스표가 툭하면 매진이니 미리 예매하는 게 아주 좋다고 민박집 주인아저씨께서 알려주셨기 때문이었어요. 주인아저씨께서는 빈까지 가는 것도 버스로 가면 싸고 금방이라고 알려주셨어요.


버스정거장을 찾아가는데 눈이 하도 많이 쌓여있어서 빨리 걸을 수도 없었어요. 그리고 분명 주인아저씨께서 알려주신 대로 갔는데 버스정거장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버스정거장을 찾을 수 있었어요. 버스정거장에서 체스키 크롬루프행 표와 비엔나행 표를 구입했어요.


"형, 바투스 성당 다녀오셨어요?"

"난 아직 안 갔어."

"그러면 구시가지 가죠."


그래서 다시 구시가지행.



바투스 성당을 또 들어갔어요.



개인적으로 바투스 성당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조각이에요.



바투스 성당에서 나와 뒤로 갔어요.



눈 덮힌 프라하.



정말 형님 사진기 속 폴란드만큼은 눈이 안 쌓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눈이 내렸다 안 내렸다 했어요. 음침한 프라하.



저는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상징물은 화려한 것보다 이렇게 수수한 것이 훨씬 아름다워 보이고 좋아요.


다음에 간 곳은 스트라호프 수도원. 프라하 성에서 나와 무슨 개구멍 비슷한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 금방 갈 수 있어요. 이 곳은 저도 안 가본 곳.



안에 들어갔어요.



어?!


여기 왔었잖아!


두 번째 프라하 왔을 때 스트라호프 수도원에 가려고 했지만 그때 한심하게도 길을 못 찾아서 못 갔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스트라호프 수도원은 못 갔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내부를 보니 생각났어요. 처음 프라하에 왔을 때 어느 교회 비슷한 것에 들어갔는데 저 구불구불한 천장 벽화를 구분한 것을 보고 상당히 징그럽다고 생각했었어요. 무슨 벌레의 내장이나 척추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절대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게 바로 스트라호프 수도원이었어요. 그게 스트라호프 수도원인지 이때까지 모르고 있었어요.


스트라호프 수도원을 본 후 화장실에 갔어요. 볼 일을 보고 손을 씻으려고 비누를 칠하는데 화장실 관리 할머니가 물을 끊었어요.


"할머니, 물 안 나와요!"

"물 너무 많이 써! 안 돼! 나와!"

말이 안 통했지만 할머니의 손짓과 표정을 보고 알아들을 수 있었어요.


이런 망할 할망구를 봤나...진심 욕 나오는 순간이었어요. 이 할머니는 손 씻을 때 물에 한 번 찍으면 끝이라는 거야? 물 틀고 손 한 번 비빈 후 비누 칠하고 다시 손을 헹구려는데 물을 많이 쓴다는 이유로 물을 잠가버린 것이었어요.


"물 틀어달라구요."

"나와! 나와!"

"손에 비누 묻었다구요! 나 물 많이 안 썼어요!"

할머니는 계속 나오라고 했고 저는 계속 버텼어요. 버틸 수밖에 없었어요. 손이 비누 범벅인데 가기는 어디를 가요. 계속 버티고 있자 할머니가 물을 다시 틀어주었어요.


"아놔...진짜 개거지같은 할머니네."

물을 많이 썼으면 말도 안 해요. 물을 좔좔 틀어놓은 것도 아니었어요. 물 잠그고 비누칠하는데 그 짓거리를 한 거에요. 공짜 화장실이면 말도 안해요. 화장실 요금도 비싸게 받아먹으면서 이런 짓을 하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스트라호프 수도원을 본 후, 전철역으로 갔어요.



급경사에 속도도 매우 빠른 프라하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 예전에 이용한 적이 있어서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느린 서울의 에스컬레이터에 적응되어 있다 보니 속도가 꽤 빠른 것처럼 느껴졌어요.


전철을 타고 바츨라프 광장 근처로 와서 다른 성채를 보려고 트램으로 갈아탔어요. 하지만 트램을 잘못 타서 엉뚱한 곳으로 가 버렸어요. 돌아오니 밤. 저녁을 먹고 다시 구시가지로 갔어요. 그 이유는 프라하 야경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바투스 성당.



프라하성에서 내려다본 야경이에요. 역시 야경은 부다페스트!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부다페스트는...뭐 할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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