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201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28 태국 방콕 후아람퐁역, 야왈랏 차이나타운

좀좀이 2015. 9. 7. 08:19
728x90

아침 8시 30분. 잠에서 깨어났어요. 정말 깊게 잘 잤어요. 종아리 근육 속이 불이 난 것처럼 아프기는 했지만, 그 통증도 확실히 좋아졌어요. 허리도 별로 아프지 않았어요. 정말 기분좋게 일어났어요. 전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그냥 잠이나 푹 자자고 생각하고 드러누웠는데 정말로 푹 잤어요. 어떻게 보면 본의 아니게 이틀을 푹 쉬어버린 셈이었어요. 하루는 정신줄 놓고 하루종일 잠을 자 버렸고, 전날은 이동한다고 거의 대부분을 앉아서 시간을 보냈거든요.


방콕


2015년 6월 8일. 태국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이었어요.


'이제 다시 시작이야!'


여기는 태국 방콕. 멀리 보이는 고층 빌딩들. 인도네시아와는 다른 곳이라는 것이 미묘하게 느껴졌어요. 멀리 고층건물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방콕'에 왔음이 느껴졌어요. 그만큼 경제적으로 발전한 도시라는 뜻이니까요. 도대체 얼마나 좋기에 사람들이 '방콕'을 그렇게 추천하는지 궁금했어요. 일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면 저 고층 건물들이 있는 곳에 무언가 있을 것 같았어요.


'천천히 보면서 돌아다니다보면 무언가 보이겠지.'


태국 일정은 길었어요. 게다가 태국에서 가기로 한 곳이라고는 방콕, 아유타야, 치앙마이가 전부였어요. 태국 남부 및 파타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만약 아유타야 출신 친구가 없었다면 그나마 아유타야도 계획에 없었을 거에요. 그만큼 태국에 무지했어요. 보고 싶은 것은 역사 유적 및 태국 문화와 관련된 곳이었는데, 어디가 좋은지 제대로 아는 게 없었어요. 게다가 사람들이 워낙 방콕은 보고 즐길 것이 많다고 해서 방콕 일정을 무턱대고 짧게 잡을 수도 없었어요. 게다가 짜뚜짝 주말시장은 꼭 보고 싶었는데 일요일에 태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짜뚜짝 주말시장을 보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어요.


방콕 일정을 무한정 길게 잡는 것은 별로였지만, 그렇다고 짧게 잡으면 봐야 할 것도 제대로 못 볼 것 같았어요. 게다가 태국 아유타야 출신 친구와는 주말에 만날 계획이었어요. 주말에는 방콕에 있어야 하는데, 방콕에서 일주일 머무르면 아유타야 및 치앙마이 일정을 크게 줄여야 했어요. 그래서 머리를 굴려서 짠 일정은 바로 방콕에서 일주일 머무르되, 그 일주일간 이틀을 1박2일 일정으로 아유타야 다녀오는 일정으로 돌리는 것이었어요. 아유타야는 방콕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많이 다녀오는 곳. 아유타야를 당일치기로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어보니 당일치기로 쉽게 다 볼 곳은 아니었어요. 아유타야 주요 관광지는 섬에 다 있는데, 섬 밖에도 볼 것이 몇 곳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과 체력 문제로 인해 섬 밖에 있는 유적은 거의 생략하고, 섬 안에 있는 볼 곳도 딱 중요한 몇 개만 보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지도를 보며 어디를 얼마나 갔는지 보니 섬의 절반 정도 보고 가는 정도였어요.


아유타야 출신 친구도 제게 아유타야는 당일치기로 가도 충분하다고 알려주었어요.


나는 1박2일로 가서 널널하게 돌아다니며 싹싹 다 보고 오겠다!


친구 말로는 당일치기로 충분하다고 하는데 실제 다녀온 사람들 글을 보면 당일치기는 무언가 부족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1박2일이라면? 당일치기로 보기에 조금 빠듯한 정도인 것 같으니 1박2일이라면 매우 널널하게 다닐 수 있을 거야. 섬 바깥에 있는 유적도 다 찾아서 가고 말이야. 어차피 방콕 일정이 너무 쓸 데 없이 긴 것 아닌가 싶었는데 아유타야에서 적당히 이틀 즐겁게 돌아다니다 오면 너무 늘어진 방콕 일정도 조금 줄어들고, 아유타야도 제대로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어요.


그렇다면 지금 해야하는 것은? 바로 아유타야 숙소를 찾아서 예약하는 것이었어요. 아무리 널널할 것으로 예상되는 1박 2일 일정이라고 해도 숙소 잡으러 돌아다니면 진빠져서 힘들테니까요. 게다가 숙소 잡느라 시간도 허비해야 하구요. 비수기라서 방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가서 구하려 하면 구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꼭 미리 예약해야 하는 기간은 아니었지만, 경험상 예약할 수 있다면 예약하고 가는 게 여러 모로 좋았어요. 방 찾아 돌아다니는 일 자체가 일단 피곤했고, 여기에 흥정은 더 피곤하고, 기껏 흥정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더 싸게 머무를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거든요. 숙소가 몰려있는 곳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한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숙소에 머무르는 수밖에 없구요.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계속 괜찮은 방을 찾아보았어요. 노트북을 들고 오니 검색을 시원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유타야 출신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숙소를 찾다보니 어느덧 11시가 되었어요. 이제 슬슬 밖에 나갈 때였어요.


오늘 일정은 먼저 환전. 환전한 후에는 바로 왕궁으로 가서 왕궁을 보고, 어려서부터 그렇게 꼭 보고 싶었던 에메랄드 불상을 보는 것이었어요. 일단 오늘 일정은 여기까지. 시간이 남으면 근처에 있는 부적시장까지 보고 올 계획이었어요. 그 다음에는 마땅히 정해놓은 일정이 없었어요. 그냥 될 대로 되라였어요. 굳이 간다면 시암 쪽으로 가서 밥이나 먹고 조금 둘러보다 돌아올 생각이었어요. 이것도 어디까지나 이따 상황 봐서 결정할 것이었어요. 힘들게 다닐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남는 건 시간이고, 여기는 방콕이었어요. 애초에 전투적으로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구요. 전투적으로 다닐 거라면 이렇게 11시까지 숙소에서 느적거리며 친구와 채팅하고 숙소 알아보며 시간을 날려버리고 있지 않았을 거에요.


은행에 가서 환전을 했어요.


"진짜로 소액권과 고액권의 환율이 다르구나!"


사람들이 태국에서는 달러 소액권과 고액권의 환율이 다르다고 할 때 그 글을 읽으며 반신반의했어요. 새 달러와 헌 달러를 차별하는 경우는 종종 겪었어요. 헌 달러가 새 달러보다 환율이 낮거나, 아예 헌 달러를 안 받아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서가 아니라, 헌 지폐는 아무래도 손상되어 화폐가치를 잃어버릴 확률이 크니까요. 개발도상국 국가들의 지폐를 보면 이게 돈인지 걸레쪼가리인지 분간이 안 가는 돈이 매우 많아요. 진짜 안 찢어진 게 신기한 지폐도 많고, 찢어진 것을 테이프로 붙여서 사용하는 경우도 흔히 있어요. 게다가 이렇게 헌 달러 지폐를 차별하는 지역 사람들 사이에는 헌 달러 지폐 속에 위폐가 숨겨져 있을 확률이 높다는 믿음이 있어요. 이유를 살펴보면 꼭 이해 못할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같은 미국 달러인데 소액권과 고액권을 차별하는 것은 뭐지? 무슨 동전을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지폐인데 소액권과 고액권의 환율이 달랐어요. 고액권의 환율이 소액권의 환율보다 더 좋았어요. 태국은 왕국이고 신분 비스무리한 것이 있다고 하던데 그게 그대로 반영된 거야? 고액권은 귀족이고 소액권은 평민이야? 아니면 관광객들이 하도 소액권을 많이 뿌려대는데 고액권은 별로 들어오는 게 없어서 고액권이 귀하신 몸인가? 똑같은 미국 달러인데 단지 소액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 이유를 대체 이해할 수 없었어요.


환전을 하고 다음날 아유타야행 기차표 및 6월 15일 치앙마이행 야간 열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후아람퐁역으로 갔어요.


후아람퐁역


역에 들어가서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바로 불상이었어요.


태국 불상


역시 여기는 불교의 나라구나.


왕의 초상 및 불상이 눈에 매우 잘 들어왔어요. 이 둘이 여기가 태국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어요.


일단 표를 구입하기 위해 매표소로 갔어요.


"사왓디 크랍."

"사왓디 크랍."


태국어로 인사가 '사왓디 크랍'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인사는 태국어로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영어로 말했어요. 다행히 직원이 영어를 잘 알아서 의사소통에 큰 무리는 없었어요.


"내일 아유타야행 기차표와 15일 치앙마이행 기차표를 구입하고 싶어요."

"내일 아유타야행 기차표는 오늘 구입할 수 없어요. 내일 기차 출발 30분 전에 와서 구입하세요."


이것은 무슨 말이야?


"그러면 치앙마이행 기차표는요?"

"그것은 구입할 수 있어요."


창구 직원의 말에 의하면 바로 다음날 기차표 예매는 불가능했어요. 하루 전에 예매를 하러 오면 결국 허탕치게 된다는 것. 일단 열차표는 아유타야행이 15바트, 치앙마이행 야간 열차 2층칸이 791바트였어요. 다음날 아유타야행 기차는 오전 9시 25분. 다음날 아침 일찍 나와서 아유타야행 기차표를 사기로 하고, 일단 치앙마이행 기차표를 구입했어요. 치앙마이행 기차표가 매진될 경우 일정 전체가 엉망으로 꼬여버릴 수 있었어요. 치앙마이를 포기하면 방콕에서 비엔티엔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러면 비엔티엔에서 루앙프라방을 다녀와야 하는 참사가 발생할 것이었거든요. 더욱이 방콕-치앙마이 야간 이동 구간은 매진이 잘 된다는 말이 있었어요. 비록 다음날 아유타야행 기차표는 구입하지 못했지만, 15일 치앙마이행 기차표를 구입했다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했어요.


Hua Lamphong station


기차표를 사고 기차역 밖으로 나오니 오후 12시 45분이었어요.


"이제는 진짜 왕궁으로 가야겠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53번 버스를 타면 후아람퐁역에서 왕궁으로 갈 수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사람들이 알려준 대로 후아람퐁역에서 길을 두 번 건너 위의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갔어요.



지도에 표시된 곳은 패밀리마트 앞이었어요. 버스 정류장처럼 생긴 곳은 아니었지만 버스들이 서 있어서 일단 제가 타야 하는 53번 버스를 기다렸어요.


"여기 맞나?"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지 않았어요. 여기가 맞나 틀리나 긴가민가하고 있는데 눈앞에서 53번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냥 달려갔어요.


"얼레? 여기 아닌가봐!"


당황해서 옆에 있는 태국인 아주머니께 여기에서 53번 버스를 탈 수 있냐고 여쭈어보려고 했어요. 제가 물어보려고 '커톳'이라고 말하자마자 아주머니께서는 바로 손사래를 치셨어요. 무슨 의미로 손사래를 치는지 바로 알 수 있었어요. 자신은 영어를 모른다는 신호였어요. 아주머니의 손사래를 보고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려고 했지만 주변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그 아주머니 뿐이었어요.


"티니, 롯 바스 하씹쌈?"


'티니'는 '여기', '롯 바스'는 '버스', '하씹쌈'은 '53'. 제대로 된 문장을 만들어서 물어볼 수준은 아니었어요. 급한대로 외웠던 생존 태국어 단어들을 조합해서 말하고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어요. 아주머니께서는 뭐라고 대답해주셨어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물어보는 것은 어찌어찌 했지만 대답을 알아들을 능력은 없었거든요. 아주머니께서는 길을 따라가라고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켜주셨어요.


'아우...내 이럴 줄 알았어. 눈 앞에서 53번 버스가 지나갈 때 알아봐야 했는데...'


아주머니께서 알려주신 방향으로 쭉 걸어가보니 진짜 버스 정류장이 있었어요.


bus station in bangkok


햇볕은 쏟아지고 길은 정신없었어요. 정류장 의자에 앉아 멍하니 버스를 기다렸어요. 의자에 앉아 드는 생각이라고는 그저 '세수를 하고 싶다', '샤워를 하고 싶다' 뿐이었어요. 많이 걸은 것도 아니었는데 벌써 온몸이 땀범벅이었어요. 사진을 찍고 싶다는 의욕도 없었고, 차량과 오토바이의 매연과 대기 중 날아다니는 먼지를 보니 카메라를 꺼내면 렌즈 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콕 거리


멍하니 앉아 있다가 버스가 오자 버스에 올라탔어요.


태국 버스


왜 다른 사람들 여행기를 보면 버스를 타지 않고 뚝뚝, 택시를 타는지 알겠다.


버스 요금은 6.5바트. 1바트를 매우 높게 쳐서 40원이라고 쳐도 6.5바트면 250원. 가격이 너무나 저렴했어요. 이것은 태국 물가를 감안해도 저렴한 액수였어요. 코카콜라 500ml 가 17바트였으니 정말로 저렴한 가격. 그러나 이렇게 저렴한 데에는 이유가 당연히 있었어요.


바닥이 나무야!


이것 하나로 충분히 어떤 버스인지 말할 수 있어요. 아주 어렸을 적 탔던 버스도 바닥이 나무인 버스는 없었어요. 차장 누나에게 돈을 건네주었을 때에도 바닥이 나무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것은 바닥이 나무. 에어컨 따위 최신 문물이 이 버스 안에 있을 자리는 없었어요. 버스 천장에는 조그만 선풍기가 털털털 돌아가고 있었어요. 이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존재를 알 수 없는 것이었어요. 바람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전혀 느낄 수 없을 지경이었거든요. 이 버스에서 믿을 것이라고는 창문 뿐이었어요. 창문을 열어야만 바람이 들어와서 그나마 시원했어요. 엔진을 보면 왠지 새까맣게 기름때와 먼지에 찌들어 있을 것 같았어요. 엔진 부품을 동네 철물점에서 만들어서 끼우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그저 굴러다니는 것에 감사해야할 것 같은 버스였어요. 어쩌면 저보다 나이가 더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장에게 돈을 내니 차장이 대나무로 만든 통에서 표를 꺼내 뚜껑으로 표 일부를 잘라내고 표를 뜯어서 건네주었어요.


"뭐야? 이 버스 아까 그 정거장 지나가잖아!"


버스는 제가 처음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 앞에서 정차했어요. 그냥 거기에서 얌전히 기다리면 되었어요. 괜히 걸어서 땀만 더 났어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버스 창문을 닫아야 했어요. 밖은 먼지와 매연투성이였거든요. 그러나 창문을 닫을 수 없었어요. 닫을 수 있기는 했지만, 그러면 찜통 더위였거든요. 어떻게 보면 충분히 불만을 가질만한 상황이었지만, 이런 상황이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일단 가격이 6.5바트였고, 이렇게 낡은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녀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거든요.


버스는 야왈랏 차이나타운으로 갔어요.




"여기가 태국이야, 중국이야?"




온통 한자로 된 간판들이었어요. 태국에도 화교가 많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호텔 주인 및 직원들도 화교였고, 이 버스가 왕궁으로 가는데 차이나타운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태국 차이나타운


이쯤되면 내가 지금 방콕에 있는 것인지 타이페이에 있는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지경.





버스로 차이나타운을 쭉 지나가는데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방콕의 태국적인 모습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차이나타운부터 감상하게 되었어요. 태국적인 모습을 보고 차이나타운을 보았다면 나름 새로운 느낌이 있었을 거에요. 그런데 태국적인 거리 모습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차이나타운을 보니 뭔가 구경 순서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차이나타운과 카오산로드는 정말 관심 없었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나마 카오산로드는 그쪽에도 볼 게 있다고 하고 워낙에 사람들이 '카오산로드'를 외쳐대서 진짜 시간 남고 할 것 없으면 한 번 잠깐 구경이나 갔다와 볼까 하는 막연한 구상 정도는 있었어요. 그렇지만 차이나타운은 정말 가볼 생각도, 시간이 남는다 해도 갈 생각이 전혀 없었던 곳이었어요. 타이완을 다녀왔기 때문에 차이나타운을 가야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동물원 사파리 관람하듯 버스를 타고 방콕의 차이나타운을 구경하고 있었어요.





뭐 그런가 보다...


아직 차이나타운의 매력을 느낄 수준이 아니었어요. 이건 어쩌다 먹는 별미처럼 다녀와야 딱 좋을 것 같은데, 저는 이제 방콕 여행을 시작했거든요. 해외여행 시작한 날 한식당 가서 한식 먹었을 때의 느낌이랄까요. 무엇이 현지화된 화교의 모습인지 제대로 느낄 능력이 없었어요. 그저 우리나라 인천 차이나타운보다 진짜 중국인들 사는 곳 다워 보인다는 것 정도를 느낄 뿐이었어요. 중국 음식 먹으러 대림역 갈 때마다 느끼는 그 느낌 이상의 것은 없었어요. 창밖 풍경을 볼수록 오히려 대림역 주변이 더욱 이질적이고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후 1시 28분. 드디어 버스가 왕궁에 도착했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