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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글자 아브자드, 모음부호 사용 방법

좀좀이 2015. 4. 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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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교과서 리뷰를 올릴 때마다 반드시 맨 아래에 달아놓는 멘트가 하나 있어요. 그것은 제발 아랍어 글자 보고 해괴하다느니 못 알아보겠다느니 하는 댓글은 제발 달지 말아달라는 멘트이지요.


사실 한국인 입장에서 아랍 글자를 처음 보면 참 놀랍기는 해요. 거기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는 것까지 알게 되면 더더욱 놀라게 되지요.


물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글자들이 많고, 아랍어에서 사용하는 문자인 아브자드보다 더 해괴한 글자도 많아요. 하지만 1980년대 중동으로 파견나갔다 오신 분들로 인해서인지 유독 아랍어 글자에 대해서만 악명이 자자하고, 어떤 글자든 간에 못 알아보고 거부감이 느껴진다 싶으면 일단 '아랍어 글자'라고 해버리는 것을 흔히 목격할 수 있지요. 심지어는 딱 봐도 전혀 글자가 다른 히브리어, 태국어 글자 보고도 '저 희안하게 생긴 아랍어 글자'라고 하는 것을 직접 여러 번 목격했었어요.


사실 익히려고 하면 비교적 어렵지 않은 글자에 속하지만, 일단 겉보기에 너무 다르다보니, 게다가 예쁘게 쓴다고 꾸며놓고 흘려쓴 것이 더욱 한국인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오다보니 보자마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꽤 많지요. 생각해보면 뭐가 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해요. 공부한 적이 없는데 보자마자 안다면 그건 정상인이 아니라 '제 정신이 아닌 인간'이지요. 정말로 귀신 씌였거나요.


이번 글에서 나온 글자 사진들은 전부 http://www.omniglot.com/writing/arabic.htm 에서 가져온 것들이랍니다.



출처 : http://www.omniglot.com/writing/arabic.htm


일단 아랍어는 기본적으로 28글자에요. 제일 아래 가장 왼쪽에 보이는 숫자 2 좌우 반대로 한 것 같은 'hamza'는 글자이기는 하지만 보통 글자를 외울 때 집어넣지는 않는답니다.


참고로 이 글자들 역시 순서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보아야 해요. 맨 처음이 제일 윗줄 오른쪽 alif, 제일 마지막이 제일 아랫줄 제일 왼쪽 hamza 이지요.



출처 : http://www.omniglot.com/writing/arabic.htm


아랍 문자인 아브자드는 글자를 기본적으로 이어써요. 그렇다고 죄다 이어 쓰는 것은 아니고, 단어별로 이어쓰지요.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라오스어와 달리 띄어쓰기는 해요. 위의 표에서 initial, Medial 에 _ 로 되어 있는 것은 뒷글자와 이어서 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랍어는 모음을 표기하지 않아요. 하지만 꼭 모음을 나타내야할 경우에는 바로 위에 있는 것처럼 모음부호를 사용해서 나타내요.


아랍어를 아예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랍어는 대체 어떻게 읽나요'를 물어보고, 아랍어 글자를 떼고 막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은 '모음부호 없으면 아랍어를 어떻게 읽나요'라고 물어봐요.


먼저 모음부호를 사용하는 방법.


1. 샷다 (같은 자음이 연속 2번이라는 표시) 는 어지간하면 써줍니다. 샷다는 자음을 줄여놓은 것이다보니 정확성을 기할 때에는 반드시 써줘요.


2. 수동태는 어떻게 보아도 능동태와 구분이 되지 않을 경우 첫 번째 글자 위에 첫 모음을 표기해줘요.


모음이 없으면 어떻게 읽냐고 하는데, 아랍인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추측하는 것 정도로 그렇게 심각하게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아랍인들은 말을 아는 상태에서 글자를 배우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아랍어는 단어들이 일정한 패턴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패턴만 잘 익히고 있으면 어지간한 것들은 대충 읽을 수 있지요. 더욱이 문자 체계에서도 나타나지만, 아랍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음이지 모음이 아니랍니다. 아랍어 자체가 자음으로 된 어근에서 파생되어 나가는 형태이거든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음의 중요성 = 모음의 중요성'이 아니라 '자음의 중요성 >>> 모음의 중요성' 이지요.


예를 들면 x,r,j - 이 자음 세개로 된 순서는 기본적으로 '나가다'를 의미해요. 여기에 어떤 모음과 어떤 파생접사들을 붙이느냐에 따라 '나가다' 라는 의미와 연관이 있는 단어들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출구', '졸업' 등 '나가다'와 관련된 다양한 단어를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아랍어와 아랍 문자의 관계 이야기에요. 몇몇 튀르크 언어들, 이란어는 이런 체계를 갖고 있는 언어도 아닌데 아랍 문자를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당연히 이쪽은 정말로 읽기 어렵답니다. 물론 말을 안다면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지만 처음 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아랍어보다 몇 배 더 맞추기 어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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