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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새벽에 출발해서 인천공항에 왔어요. 11시 5분 비행기이니 수속은 9시에 할 것 같았는데, 친구가 온 시각은 8시 15분. 친구는 아침을 먹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으로 가서 햄버거를 시켰어요. 친구는 햄버거를 먹고 있었고, 저는 그냥 앉아 있었어요. 아까 인천공항 도착하자마자 햄버거를 먹었기 때문에 딱히 햄버거를 또 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김밥천국이 있다면 가서 김밥이나 돈까스를 하나 사먹을텐데 인천공항에 김밥천국은 없었어요.


"너, 뭐 빠뜨린 건 없지?"

"응. 그리고 나 핸드폰 충전기 안 가져왔어."

"왜?"

"어차피 나는 거기에서 핸드폰 안 쓸 거라서."


생각해보니 친구는 핸드폰을 크게 쓸 일이 없었어요. 저는 가자마자 핸드폰 심카드를 사서 끼울 것이었지만, 이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제가 현지에서 친구들을 만날 것이었기 때문이었어요. 만약 베트남에서 친구들을 만날 것이 아니었다면 저 역시 베트남에서 핸드폰을 사용할 일이 없었어요. 게다가 디지털 카메라를 가져가기 때문에 굳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야할 이유도 없었어요. 친구가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하면 제 충전기 빌려주고 충전해서 쓰라고 하면 될 일.


"친구랑 연락 해 봤어?"

"아까 밤에 잠깐 이야기했어."


베트남 가서 중요한 것은 먼저 최대한 빨리 공항을 빠져나오기. 그 후 공항 환전소에서 환전을 한 후, 핸드폰 심카드 사기. 그 다음 호엔키엠 호수 근처에 있는 신카페로 이동. 공항 환전이 호구라지만 일단 당장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100달러를 공항에서 환전할 생각이었어요. 일단 후에에서 호텔을 찾아들어가야하고, 저녁도 먹고, 버스에서 먹을 음료와 간식도 사야 했거든요.


8시 55분. 친구와 비엣젯 항공 수속 카운터로 갔어요.


이것은 대체 무슨 일이지?


비엣젯 항공 수속은 8시 45분부터 시작이었어요. 불과 10분 만에 수속 카운터 앞은 사람들로 미어차 있었어요. 아침 이른 비행기에서 사람들 줄이 너무 길어서 수속 카운터 너머까지 쭉 나와있던 것을 보기는 했는데, 이쪽도 이렇게 몰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불과 10분인데?'


정말 성수기이기는 했어요. 베트남 비행기표 남아 있던 게 없는 것을 확인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설마 만석이겠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눈앞에 구렁이처럼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니 그게 진짜였다는 것이 확 와닿았어요.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중 베트남인은 한 가족 보였어요. 나머지는 전부 한국인. 그리고 개인으로 가는 경우는 별로 없는지 한 무리씩 앞으로 나가고, 한참 걸린 후 또 한 무리씩 나가고 있었어요.


9시 45분이 되어서야 수속을 할 수 있었어요. 부치는 짐은 없고 기내수하물 1개에 보조가방 1개. 저보다 뒤에 있는 무리는 거의 없었어요. 표를 받자마자 혹시 몰라서 여행자 보험을 만들러 갔어요. 가장 싼 것으로 만들었는데, 이것 역시 은근히 시간이 걸렸어요. 이제 드디어 출국심사를 받아야할 때.


"여기 이름 잘못 되었네요."

"예?"


출국심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위해 비행기표 검사를 받는데 잡혔어요. 여기에서 - 그것도 우리나라 공항에서 잡힌 일은 처음이라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했어요. 직원은 제 여권에 적혀 있는 영문명과 비행기표의 영문명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속 카운터 가서 이름을 수정받고 오라고 알려주었어요.


"제 이름이 표에 잘못 기입되어 있어요."


이제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수속 카운터는 이미 철수 분위기. 제 이름 영문명 마지막 알파벳이 티켓에 빠졌음을 보여주었어요.


비행기표에 적힌 영문명과 여권상의 영문명이 다른 것이 별 것 아닌 것 같을 수 있지만, 약관을 읽어보면 이게 절대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만약 이것이 고객쪽 과실이면 글자 수정 갯수당 돈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그 이전에, 표를 발권받아보았자 출국장을 통과할 수가 없어요. 거기에서 여권상 영문명과 비행기표상 영문명이 다르다고 통과시켜주지 않거든요.


그래요, 이것은 분명 까다로운 문제에요. 그렇기는 한데...해결방법은 간단했어요.


나의 비행기표 예약 서류 (e-ticket)를 보여주면 끝.


제 의무는 비행기표를 구입할 때 제 개인정보를 정확히 입력하는 것까지에요. 그 이후부터는 여행사 및 항공사 책임. 일단 제 비행기표 예약 서류에 개인 정보가 정확히 입력되었으니 저는 잘못이 없어요. 그래서 긴 말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직원에게 표에 이름이 잘못 올라가있다고 말한 후, 제 비행기표 예약 서류를 보여주자 바로 정정해주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무언가를 확인해 보는데...


제 실수는 확실히 아니었어요. 어쨌든 표는 발권된 상태이고, 이것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표에 이름을 수정하고 도장을 찍어주면 된다고 했어요. 문제는 이쪽에서 그 도장을 안 챙겨 나온 것. 책임자 아저씨께서는 도장을 찾다가 도장을 안 가져온 것을 알고 빨리 가져오라고 지시했어요. 그리고 제게 비행기 못 탈 일은 없으니 걱정말라고 하셨어요. 수속 밟을 때 책임자 아저씨께서 잘 해주셨기 때문에 저도 그냥 웃으며 있었어요.


"혹시 늦게 되면 전화나 한 통 걸어주세요. 한 명 늦게 간다구요."

"예. 걱정하지 마세요. 비행기 못 타실 일 없을 거에요."


옆을 보니 옆에서도 무슨 문제가 생겨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직원들 간의 대화를 들어보니 오늘 몇 개 빵꾸가 있었어요. '직원들 오늘 사무실 돌아가서 대박 깨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출국심사를 통과한 친구에게 전화가 오자 친구에게 면세점에서 베트남 친구들에게 줄 작은 선물 좀 대신 사달라고 한 후 계속 카운터에서 기다렸어요. 직원이 도장을 들고 오자 바로 표의 잘못된 이름을 정정했어요.


"베트남에서 한국 돌아오실 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거에요."


창구에서 책임자 아저씨 다음으로 높아 보이는 여직원이 제게 베트남에서 출국할 때도 확인해보아야 할 거라고 알려주었어요.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창구 직원의 실수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충 알았다고 한 후 출국심사를 받으러 뛰어갔어요.


"아직도 멀었어?"


친구에게서 전화가 또 왔어요. 이때 드디어 보안검색을 위해 줄을 서 있었기 때문에 보안검색대 앞이라고 말한 후 바로 전화를 끊었어요. 면세점에서 특별히 살 게 없었기에 망정이지, 있었다면 조금 짜증이 났을 거에요. 한편으로는 그 책임자 아저씨께서 참 노련하고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록 도장 챙겨오는 것 확인이 안 되어 있기는 했지만, 노련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 상황에서 저 역시 짜증이 확 났겠죠. 역시 고객 응대는 이론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느끼며 보안검색을 받고 출국심사대 앞에 섰어요.


"여권에 도장 찍어주세요."


여권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하지 않으면 인천공항에서 한국인에게는 도장을 찍어주지 않기 때문에 여권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했어요.


철컹


도장을 받고 바로 비행기를 타러 달려갔어요. 탑승시각 완료까지 얼마 남아있지 않았어요. 인천공항 내부 열차를 타고 터미널을 이동해서 탑승 게이트에 도착하니 역시나 이번에도 거의 마지막이었어요.


비행기 좌석에 앉아 있는데 책임자 아저씨께서 '무사히 타셨네요' 라고 웃으며 인사하셨어요. 비행기를 무사히 탔으니 일단 베트남 땅을 밟아보기는 하겠구나! 게다가 다행히 비행기는 연착되지 않고 딱 정시 출발이었어요.


무언가 살짝 꼬인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잘 되었다.


좌석에 앉았는데 간격이 너무 좁았어요. 진짜 이렇게 좁은 좌석 간격은 처음이었어요. 뒷사람이 의자를 뒤로 젖힌 것도 아니었는데 무릎이 앞 의자에 닿을 정도. 그나마 다행이라면 제 좌석이 복도쪽이라 몸을 어떻게 비스듬하게 틀어서 다리를 복도로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지금까지 타보았던 비행기 가운데 이정도로 좁은 좌석은 없었어요. 이 나이 먹고 키가 컸을 리도 없고, 이것은 정말 그냥 좌석이 좁은 것.


비행기 좌석에 앉자마자 핸드폰에 꽂혀 있던 한국 심카드를 뽑아버렸어요. 이제 이 한국 심카드는 한동안 안전한 곳에 처박혀서 절대 나올 일이 없을 것이었어요.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내식이 나왔어요. 비엣젯 항공의 기내식은 쇠고기를 선택해야 한다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쇠고기를 골랐어요. 기내식은 먹을만했어요. 사실 저가항공인데 기내식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에 놀랐어요. 아무래도 비행시간이 짧지는 않아서 나온 것 같았어요.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이유 없이 튜브형 고추장이 같이 나왔다는 것. 정 먹을 수 없으면 맨밥에 고추장을 뿌려먹으라는 것인가? 하지만 기내식이 고추장 뿌려야 먹을 수 있는 정도는 절대 아니었어요. 그냥저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정도. 다른 항공 기내식들을 생각해보면 맛 자체는 꽤 준수한 편이었어요. 일단 입맛에 크게 벗어나는 맛은 아니었거든요.


이 비행기가 저가항공 비행기라는 것은 음료에서 차이가 드러났어요. 일단 기본적으로 주는 음료는 생수 작은 것 한 통. 그 외의 음료는 모두 사먹어야 했어요. 참고로 국제선은 모든 제품에 1달러가 추가된 가격. 처음에는 그냥 가려고 했지만, 커피가 나오자 비행기 안은 향긋한 커피 냄새로 가득해졌어요. 게다가 커피 가격은 1달러.


베트남 하면 커피인데 한 번 마셔봐?


향기가 너무 좋았어요. 게다가 비행기에서 음료 한 잔 있고 없고 차이는 천지차이. 음료 한 잔 있고 없고에 따라 체감 비행시간은 큰 차이가 났어요. 이 차이를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 처음 저가항공이 도입되었을 때였어요. 당시에는 비행기도 작고, 소음도 심한 데에다 음료수 한 잔 주지 않았지요. 국내선에 저가 항공사 비행기가 운항되기 전에는 무조건 제주도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가야 했는데, 이때는 음료수 한 잔은 주었어요. 그러다 음료수를 주지 않는 저가항공을 타니 1시간이 그렇게 긴 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것은 국제선. 그것도 4시간을 타고 가야하는 국제선이었어요. 원래 가격은 1달러이지만 국제선이라 1달러 추가되어 2달러인데, 2달러라면 약 2천원. 이 향긋한 베트남 커피를 2천원 내고 한 잔 마신다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어요. 일단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줄어들고, 우리나라 카페에서 커피 한 잔 가격 생각하면 이것 역시 싼 가격.


"커피 두 잔 주세요."


복도 너머 바로 옆에 있는 친구 것까지 제가 샀어요. 잔돈은 달러로 거슬러 주었어요. 친구 몫까지 제가 샀지만 제가 쓴 돈은 고작 4달러.


"오! 이거 진짜 맛있어!"


진짜 카페에서 먹는 것 같은 커피. 비록 평범한 종이컵에 담긴 커피 한 잔이 2달러였지만, 2달러의 가치를 했어요. 친구를 보니 친구도 아주 만족해하고 있었어요. 단순히 공짜로 마셔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뒤를 돌아보니 비행기 안에 진동하는 커피 향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커피를 사마시고 있었고, 그 때문에 승무원들은 카트를 밀며 천천히 뒤로 이동하고 있었어요.


'여기 진짜 커피 팔아서 버는 돈으로 본전 뽑겠네.'


커피를 다 마시고 눈을 붙이려는데 자리가 너무 좁아서 쉽게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이등병 시절 내무실에서 각잡고 앉듯이 앉아도 무릎이 앞에 닿을 지경인데다 의자는 낮아서 고개는 뒤로 넘어갔어요. 이렇게 좁으니 의자를 뒤로 젖히면 오히려 몸이 더 앞으로 쏠려서 불편했어요.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돌려서 다리를 복도쪽으로 내놓고 자려고 했지만 사람이 지나다닐 때마다 다리를 치워줘야 했기 때문에 기껏해야 무릎 살짝 밖에 나오는 정도였어요. 야간 비행기면 모두가 자니까 한쪽 다리라도 복도쪽으로 쭉 뻗고 자겠지만, 대낮에 뜬 비행기라 사람들이 자지 않고 계속 왔다갔다거렸어요.


결국 잠자기는 포기하고 친구가 준 여행회화집을 펼쳤어요. '~주세요'라는 '쪼 또이'는 원래 알고 있었고, 이제 외워야하는 것은 숫자.


"못, 하이, 바, 본, 남, 사우, 바이, 땀, 찐, 므어이, 짬, 응인..."


기내식 먹고 커피 마시고 베트남 숫자 외운 후 앉아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착륙 예정 한 시간 전이 되었어요.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갔어요. 비행기가 착륙에 들어가서 안전밸트 표시가 점등되면 화장실을 갈 수 없는 데다 입국심사에서 걸리는 시간도 있기 때문에 국제선은 착륙 한 시간 전에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오는 것이 편해요. 입국심사는 일단 줄을 빨리 서는 것이 최고이거든요. 괜히 화장실 간다고 어버버 거리다가 다른 비행기 탑승객까지 몰려나오기 시작하면 입국심사 대기에서만도 꽤 기다려야 해요.


'7박 35일 여행 당시 아타튀르크 공항의 기적은 일어날 것인가?'


7박 35일 여행 당시,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내렸을 때, 외국인들은 모두 도착비자 받으러 빠져버렸어요. 그리고 터키인들은 내국인 전용 심사대로 갔는데 그쪽은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 혼자 독보적 1등으로 입국심사 받고, 짐도 바로 찾아서 공항에서 빠져나왔던 기적같은 일이 있었어요. 그런 기적이 다시 한 번 벌어진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어려울 것 같았어요. 일단 이 비행기에 탄 모두가 한국인이었거든요. 그냥 적당히 빠져나오기만을 바랬어요.


드디어 비행기가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착륙했어요. 비행기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는데 버스에 일정 인원을 태우고 멈추게 시킨 후 다시 버스에 태우는 식이었어요. 예상했던 동남아시아와는 달리 매우 질서정연했어요.


"여기 한파 맞아?"


후에 사는 친구가 베트남이 지금 한파라고 알려주며 옷 따뜻하게 입고 오라고 충고했어요. 하노이는 10도 아래로 떨어져서 눈이 올 수도 있고, 만약 눈이 내린다면 눈구경하러 하노이 갈 거라고까지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밖에 나와보니 따뜻하다 못해 더웠어요. 외투 내피를 벗지 않은 상태이기는 했지만, 빨리 외투와 셔츠 소매를 걷어부치고 싶었어요. 한파를 잠깐 맞고 온 것도 있었지만, 확실히 남쪽 나라라서 그런지 따스했어요. 우리나라 9월~10월 정도였어요.


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빨리 입국장을 향해 걸어갔어요. 이제부터 승부의 시간.


이번 여행 모든 것이 바로 여기에 걸려 있다!


비장한 각오로 임했어요. 여기서 삐끗하면 완전 망하는 것이었어요. 어떻게든 후에행 야간 슬리핑 버스를 타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하노이 신카페에 오후 5시 반까지 도착해야 했어요. 사전에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택시를 타고 가면 15~18달러이고, 승합차를 타고 가면 손님이 다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약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기는 하는데 목적지까지 4달러였어요. 5시 반까지 도착해야 하니 남은 시간이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었어요. 여기에다 공항에서 환전도 해야 했고, 당장 다음날 친구와 만나기 위해 연락을 취해야 했기 때문에 베트남 심카드도 공항에서 구입해야 했어요. 어리버리댈 시간이 없었어요.


'아이구...이 줄은 뭐야!'


일단 보이는 줄에 섰는데 사람이 매우 많았어요. 앞에 있는 사람들이 거기에 줄을 서기에 저도 거기에 줄을 섰어요. 줄은 매우 길었고, 공항 입국장 안은 그냥 사람들로 바글바글거려서 정신이 없었어요. 대체 어떤 줄이 어떤 줄인지 하나도 알 수 없었어요.


그때 공항 직원이 한국인들에게 오라고 하더니 이상한 방향으로 데려갔어요.


'뭐지?'


일단 오라고 해서 가기는 했는데 뭔지 알 수가 없었어요. 한국인들이 우왕좌왕하자 공항 직원이 입국심사대로 바로 가라고 알려주었어요.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외국인들은 도착 비자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고, 베트남인들은 베트남인들대로 무슨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느라 줄을 서 있었던 것이었어요. 베트남인들이 무슨 서류를 열심히 적어서 제출하고 있었던 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들이 줄 서 있던 것은 도착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였어요.


참고로 일반여권에 대한 베트남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들은 다음과 같아요.


30일 무비자 :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21일 무비자 : 필리핀

15일 무비자 : 대한민국, 일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러시아

14일 무비자 : 브루나이


베트남 입국시 귀국편 비행기표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비행기표를 들고 갔는데 비행기표는 확인하지 않았어요.


철컥


물어보는 것도 없고 바로 도장을 찍고 볼펜으로 무비자 체류 허가 기간을 적어주고는 여권을 돌려주었어요. 친구도 저처럼 매우 간단하게 통과했어요. 입국장의 그 세 줄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지만, 그곳은 절대 사진촬영 금지 구역이기 때문에 차마 찍을 수 없었어요. 백인들은 줄 서서 서류 쓰고 창구에 허리 굽히고 있는데 한국인들은 하이패스 달고 뱅 돌아서 바로 입국심사대 가서 통과.



여기까지 모든 것이 순조로웠어요.



이제 공항에서 환전을 하고 베트남 심카드를 구입해야 했어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니 환전소가 보였어요. 예정대로 여기에서 일단 100달러를 환전했어요. 환율은 1달러에 21034동.



210만 3천동을 받았어요. 처음 제게 준 돈은 만 단위에서는 20만동 10장에 10만동 1장. 이건 너무 큰 액수 지폐만 있었어요. 그래서 20만동 5장을 작은 돈으로 바꾸어달라고 했어요. 그러자 10만동 10장으로 바꾸어 주었어요. 더 작은 돈으로 돈을 부수고 싶었지만 이미 만 단위급 지폐들이 16장. 더 작은 돈으로 부수면 반지갑 두께는 2배 이상 불어나므로 더 부수는 것도 불편한 결과였어요. 어차피 친구가 환전을 안 했기 때문에 이날은 모든 돈을 제가 결제하고, 차후에 친구에게 돈을 받기로 했어요. 이렇게 하면 20만동을 헐 기회가 충분히 있을 듯 싶었어요.


환전을 하자마자 공항 안에 있는 통신사 부스로 갔어요.


"핸드폰 심카드 사러 왔어요."

"통화가 되고 데이터가 제공되는 것이 있고, 20일 3G 데이터 무제한이 있어요. 어떤 것으로 할래요?"

"20일 데이터 무제한이요."

"20만동이요."


어차피 제가 전화통화를 쓸 일은 없었어요. 베트남인 친구들 모두 라인으로 연락을 계속 주고받던 사이. 라인에서 제공해주는 무료통화를 이용하면 통화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었어요. 한국에 전화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제전화카드를 사든가 해서 해결할 생각이었구요.



이것이 viettel 심카드. 원래 이것보다 큰 심인데 직원이 알아서 잘라주었고, 자기 폰으로 요금 충전까지 다 해서 제 폰에 끼워주었어요.



비싼 로밍을 할 이유가 전혀 없지. 20만동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인데. 게다가 최대 20일간 3G를 펑펑 쓸 수 있구.


"3G 돼?"

"응, 잘 돼!"

"어디 한 번 구글맵 켜봐!"


친구의 말에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제 베트남은 지도 들고 다니며 여행할 필요 없어! GPS까지 켜서 다니면 돼!


갑자기 여행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제 길을 헤맬 일은 전혀 없을 것 같았어요.



공항 출국장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자 승합차가 있었고 승합차 기사가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어요. 계획대로 승합차 기사에게 목적지인 신카페 주소를 보여주었어요.


"5달러."

"4달러요."

"5달러."

"2명에 8달러요."


기사는 타라고 했어요.


"앞에 앉아도 되죠?"


승합차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았어요. 앞에서 시원하게 전망을 보고 싶어서 앞자리에 앉아서 가도 되냐고 물어보자 그러라고 했어요. 가방은 뒤에 싣고 앞자리에 올라탔어요.


Noi Bai airport


이때가 베트남 현지 시각 오후 3시 10분. 노이 바이 공항의 모습은 왠지 제주 국제 공항 모습과 너무 많이 비슷해 보였어요. 육지에서만 있었다면 종려나무 때문에 이국적이라고 느꼈겠지만 제주 공항은 백 번도 넘게 보아왔기 때문에 이렇게 종려나무가 심어져 있는 풍경은 전혀 이국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참고로 비행기를 많이 타서 제주 공항을 100번도 넘게 본 것은 아니고, 공항 버스를 타면 제주 공항 앞을 지나가거든요. 그래서 100번도 넘게 본 것이에요. 제주도에서 있을 때 200, 300, 500번 공항 버스를 많이 이용했었기 때문에 100번도 넘게 본 것이죠. 그 외에 제가 비행기를 타러 가거나 가족들이 다른 곳 가는 것을 배웅해주고 맞이하러 나간 것도 있구요.


3시 30분. 드디어 승합차가 출발했어요.


"어? 신청사네?"


노이 바이 공항 신청사가 건립중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었어요. 그 신청사가 모습을 드러냈어요. 차는 신나게 달렸어요.





베트남 오기 전에 읽은 바로는 노이 바이 공항에서 하노이 시내까지는 약 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어요. 한동안은 시골 같은 풍경이 보였어요. 정말 베트남 관련 책에서나 보이던 물소도 보였어요. 하지만 저는 한가운데에 앉아있었고, 차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물소 사진을 찍지는 못했어요.


오후 4시. 드디어 도시다운 풍경이 등장했어요.



도시다운 풍경이 등장하면서 오토바이도 덩달아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이건 장난 아니다!


워낙 오토바이들이 정신없이 달려서 사진상으로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오토바이가 정말 많았어요. 그리고 무질서하게 달리는 것 같았어요.


"분명히 박닌 사는 친구가 출퇴근 시간에만 많다고 했는데? 이게 뭐 출퇴근 시간에만 많은 거야?"







traffic jam in Hanoi


차는 그래도 정상적으로 달리나? 싶었는데, 오토바이는 정말 정신없이 달렸어요. 일단 틈만 난다 싶으면 무조건 끼어들고 들이밀고, 칼치기도 서슴지 않고 했어요. 차가 신호 때문에 서 있으면 차들 사이로 스믈스믈 기어들어와서 차선 맨 앞으로 기어나왔어요. 신호가 열리면 무슨 마라톤 대회 시작하듯 무수히 많은 오토바이가 부아아앙 달려나왔어요. 예전 대학교 근처에서 자취할 때 한동안 밤마다 폭주족이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활보했었어요. 그 폭주족들도 여기서는 얌전하게 타는 수준. 차도 역주행도 하고 적당히 신호도 어기고 그랬지만, 오토바이에 비하면 정말 안전운전, 모범운전이었어요. 타이완도 오토바이가 많다고 하는데, 그건 절대 많은 것이 아니었어요. 사진으로 제대로 못 찍어서 그렇지, 태어나서부터 타이완 여행 포함해서 베트남 도착 직전까지 본 오토바이보다 노이 바이 공항에서 신카페 가는 길에 본 오토바이가 더 많을 것 같았어요.


'아...여기서 진짜 길 어떻게 건너냐...'


무단횡단이라면 나름 아랍 유학파인데, 여기는 진짜 답이 안 나왔어요. 아랍에서 무단 횡단을 배울 때, 한 차선씩 건너고, 지나가는 차 꽁무니에 옷깃이 스친다는 느낌으로 지나가라고 배웠어요. 이렇게 무단횡단을 하면 어지간히 빨리 달려드는 차가 아니라면 웬만한 곳에서는 모두 무난히 무단횡단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그 '차선'이라는 것 자체가 오토바이 떼거지 때문에 없었어요. 차들은 그래도 차선에 따라 가는 편인데 오토바이는 그냥 틈만 있으면 죄다 조금이라도 앞으로 가려고 끼어들고 틈새를 파고들다보니 길을 건널 공간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신호등이 켜졌다고 해서 오토바이가 얌전히 서 있는 것도 아니었구요.


오토바이 태풍에 얼떨떨해진 상태에서 거리에 있는 한국 제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니스프리, 미샤 등등의 화장품 가게에 롯데리아까지 보였어요.


'선물 준비 잘못 해 온 것 아냐?'


특히 박닌에서 저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하노이로 올 친구를 생각하니 선물을 너무 부실하게 가져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친구가 면세점에서 작은 선물로 무언가를 샀다고 하기는 했지만, 저와 친구를 데리고 돌아다니기 위해 친구도 같이 나온다고 했어요. 친구에게 주는 선물 이전에, 박닌에서 저를 보러 오는 친구는 저의 베트남어 선생님. 이것은 선생님께 드리는 선물이기도 했어요.


신카페에 도착할 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차는 그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일종의 택시처럼 여기저기 들려서 손님들을 내려다주다보니 차는 시내를 뱅뱅 돌고 있었어요.


'이거 대체 언제 도착하는 거야?'


설상가상으로 퇴근 시간까지 되었는지 길이 꽉 막히기 시작했어요. 지도를 보니 드디어 그럭저럭 가까이 왔는데 이제는 거리가 차와 오토바이로 꽉 막혀서 차가 힘겹게 오토바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상황.


'이거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거 맞아?'


호엔키엠 호수 비슷하게 생긴 거라도 보여야 하는데 그런 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이미 시각은 5시. 앞으로 주어진 시간은 30분.


'이렇게 모든 것을 계획대로 맞추었는데도 무리였던 건가...?'


애초에 택시를 타야 했던 걸까? 아니면 그냥 오늘은 하노이에서 머물러야 했던 걸까? 이 계획 자체가 애초에 글러먹었던 걸까?


벌벌 기어다니는 승합차. 내려서 택시라도 타고 가고 싶었지만 그냥 도로 전체가 꽉 막혀 있다보니 내려봐야 뾰족한 수도 없어. 지금부터라도 하노이에서 머무를 숙소라도 알아보아야 하나? 그래도 10분 정도 늦는 정도라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근처에 다른 늦게 출발하는 슬리핑 버스가 있나 물어볼까? 정 안 되면 내일 밤 출발 표라도 사야되는데...그보다 이러면 후에 일정 다 망가지는데...


차는 어떤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제게 내리라고 했어요. 차에서 내리자 짐을 건네주고는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된다고 알려주었어요.


"한국에서 오셨어요?"


제대로 내렸나 안 내렸나 판단이 서지 않는데 한국어가 들렸어요. 베트남인이었어요.


"숙소 때문에 여기 오셨어요?"

"아니요, 신카페 가려구요. 여기 제대로 내리는 거 맞나요?"

"예. 맞아요. 조금만 걸어가면 신카페 있어요. 버스비는 얼마 주었어요?"

"4달러요."

"그러면 맞게 주었어요."


베트남인은 제게 한국어로 된 하노이 지도를 무료로 주었어요. 그 지도는 하노이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만든 판촉용 지도였어요. 하지만 대충 어설프게 만든 게 아니라 꽤 잘 만들어서 딱 보아도 매우 유용하게 생긴 지도였어요. 일단 똑바로 내린 게 맞다는 것을 확인한 후 기사에게 돈을 주고 알려준대로 걸어갔어요.


걸어가는데 사진에서 보았던 신카페랑 너무나 비슷하게 생긴 여행사 간판이 보였어요.


"여기 신카페인가요?"

"예."

"슬리핑 버스 예약했는데요."


이미 예매한 슬리핑 버스 표를 보여주자 여기가 아니라며 조금 더 걸어가라고 알려주었어요. 길을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변종 신카페가 우글우글거리고 있었어요. 정말 여기에서 신카페 찾는 사람이 매우 많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 거리는 누가 뭐래도 관광객을 위한 거리였어요. 온통 관광객들이었어요.


"찾았다!"


오후 5시 10분.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던 그때. 드디어 진짜 신카페 앞에 다다랐어요.



들어가서 후에 가는 오후 6시 출발 슬리핑 버스표를 보여주었어요. 그러자 직원은 미리 알려주었던 규정 대로 예매자의 여권 및 예매할 때 사용한 카드를 제출하라고 했어요. 버스표는 제가 구입했기 때문에 제 여권과 제 체크카드를 제시했고, 직원은 여권과 체크카드 앞면을 복사하고 돌려주었어요.


이왕 온 김에 호이안에서 하노이로 돌아오는 버스표에 대해서도 물어보았어요. 직원은 호이안에서 하노이로 돌아오는 버스는 저 아래에서부터 출발하는 버스이기 때문에 중간에 갈아탈 필요 없이 호이안에서 타서 바로 하노이까지 가는 버스라고 알려주었어요.


'그냥 호이안에서 하노이 가는 버스표를 지금 살까?'


하지만 만약의 경우를 고려해서 호이안에서 하노이 가는 버스표는 호이안 도착할 때까지 결정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어요.


"5시 45분까지 돌아오세요."


시간이 쌀국수 한 그릇 후딱 먹을 정도의 시간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어요.


Vietnam




Hanoi


진짜 정신 없네.


좁은 도로에서 오토바이가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어요. 숨 좀 돌리고 거리도 구경하고 식사도 간단히 해결하고 싶었지만 오토바이 때문에 전혀 그럴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큰 거리보다는 오토바이가 당연히 매우 적었고, 이 정도면 우리나라 좁은 시장 골목 급이었지만 우리나라 시장에서 오토바이가 두 발로 미는 것처럼 가는 것과 달리 여기는 '달렸어요'.


결국 돌아다니다 시간만 날리고 그 유명한 베트남 샌드위치 '반 미'를 두 개 사서 신카페로 돌아갔어요.


신카페로 돌아가자 직원이 우리와 외국인 여성 하나에게 따라오라고 했어요. 직원을 따라가서 큰 길에서 조금 기다리자 승합차 한 대가 멈추어섰어요. 직원은 승합차에 타고가면 된다고 알려주었어요.


한 외국인이 앞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물어보았는데 운전기사가 안 된다고 뒤에 타라고 했어요.


'저 떡대 좋은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타고 싶지 않은데...'


딱 봐도 분명 뒷자리는 꽉 찰 것이 분명했어요. 그런데 기사는 일단 뒤에서부터 차곡차곡 손님들을 집어넣으려고 앞자리에 앉지 말라고 했던 것. 그래서 짐만 일단 차에 싣고 슬쩍 뒤로 빠져 있었어요. 떡대 좋은 서양인들이 꾸역꾸역 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적당히 뒤가 찼을 때 기사에게 가서 말했어요.


"씬 짜오."


나를 쳐다보는 운전기사. 인사는 일단 하고 봐야지.


"앞에 타도 되죠?"

"응. 타."


뒤는 떡대 좋은 외국인들이 서로 낑겨 앉아 있었는데 저는 앞에서 아주 넓고 여유롭게 앉았어요.


승합차는 거리에 사람들을 모두 내려주더니 10분 뒤에 버스가 올 거라고 알려주었어요. 그리고 이때 표 검사를 먼저 했어요.




이것이 베트남인가...


밤거리를 달리는 오토바이. 비록 베트남 도착한지 불과 몇 시간 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너무나 많은 일을 겪은 것 같았어요. 정말 오토바이만 아니라면 그다지 크게 이국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 분위기. 날이 따뜻한 것이 왠지 육지에서 한파 맞다가 제주도로 내려갔을 때 그 느낌 같았어요. 고작 종려나무 정도로는 제게 이국적 느낌을 줄 수 없었어요. 가끔 지나가는 베트남 삿갓을 쓴 사람들과 오토바이 만이 여기가 전혀 다른 세계임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진짜 11시 5분 비행기 타고 바로 야간 슬리핑 버스 타는 건 절대 권하지 말아야지.'


만약 수하물이 있었다면 그 승합차를 놓칠 수 있었어요. 수하물이 없었고, 입국심사를 빠르게 통과했기 때문에 예상했던 1시간 안에 공항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공항에서 빠져나와 승합차가 출발하는 시각까지는 거의 제 계산과 맞아떨어졌어요. 예상 외의 변수는 바로 승합차가 여기저기 들렸다 가고 길이 꽉꽉 막힌다는 것이었어요. 이 때문에 예상 도착시간보다 30분이 늦었어요. 어쨌든 성공하기는 했지만요. 정말 가벼운 배낭 하나 짊어지고 올 게 아니라면 이렇게 이동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나만 삐끗해도 망쳐버릴 수 있으니까요. 만약 비행기가 연착했다면 베튼남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망쳐버렸을 거였어요.


슬리핑 버스가 도착하자 슬리핑 버스에 올라탔어요. 슬리핑 버스 계단에 다 오르기 전에 신발을 벗고, 버스에서 주는 비닐봉지에 신발을 집어넣어서 자리 잡고 눕는 식이었어요. 버스 안에는 3열로 2단 침대가 배치되어 있었고, 맨 뒤에는 화장실이 있었어요. 저는 창가 자리가 없기에 버스에서 유일하게 사다리가 없는 2층칸에 백팩과 노트북 가방 모두 짊어매고 올라갔어요. 아직 백팩과 노트북 가방 속 짐을 완벽히 분리해놓은 것이 아니고 둘 다 해봐야 부피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갖고 자도 상관 없겠다고 예상하고 있었어요.


sleeping bus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곧 가방 둘 다 들고 탄 것을 후회하게 되었어요. 자리는 정말 사람 하나가 딱 누울 정도였어요. 거기에 가방 두 개를 쑤셔넣을 공간이란 존재하지 않았어요. 가방 하나도 매우 거추장스럽게 느껴질만큼 사람 한 명에게 딱 맞는 좌석 겸 침대였어요. 하지만 버스는 출발해 버렸고, 어떻게 백팩을 잘 세우고 우겨넣으니 대충 잠을 잘 만한 공간은 만들어졌어요.


내일 아침부터 진짜 베트남이 시작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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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여기서 다루는 노이 바이 공항은 구청사이며, 올해 (2015년)부터는 비행기가 신청사로 들어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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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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