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반대편을 보았어요. 붉은 송이흙으로 된 땅이었어요. 해안선을 따라 계속 걸어갔어요. 드디어 비양봉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왔어요. "이제 올라가자." 비양도에 왔으니 비양봉에 올라가야 했어요. 비양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비양봉이거든요. 한림, 협재 등에서 비양도가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비양봉 때문이에요. 비양도 자체가 비양봉이구요. 비양도 왔는데 비양봉을 안 올라가는 건 돈까스에서 고기는 빼서 버리고 튀김 껍질만 벗겨먹는 것과 다를 게 없었어요. 비양도에 온 것 자체가 비양봉 보러 온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비양도 관광은 우도와 이 점에서 많이 달랐어요. 우도는 섬 면적 자체가 어느 정도 되는데다 평지도 많아서 반드시 꼭 우도봉을 기어올라가야 할 필요가 없어요. 해안가 한바퀴 뱅 돌고 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