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의 튀르크 언어들과 페르시아 언어들은 키릴 문자로 문자개혁을 당했어요. 초기에는 라틴 문자로 문자개혁을 했지만 1940년대 들어와서는 문자 개혁을 한 번 더 해서 키릴 문자로 전부 문자를 바꾸었지요. 중앙아시아 언어 뿐만이 아니라 카프카스의 아제르바이잔어 역시 이와 같은 두 번의 문자개혁을 거쳤답니다. 아제르바이잔어의 경우, 키릴 문자로 문자개혁을 한 후, 이 키릴 문자를 다시 한 번 문자개혁을 했어요.


이 가운데에서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 우즈베크어는 소련 붕괴 후 라틴 문자로 다시 문자개혁을 했고, 나머지 언어들은 아직도 키릴 문자를 사용하고 있어요. 튀르크 언어들 사이에서는 공통된 라틴 문자를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진척이 잘 되고 있지 않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공통 라틴 문자의 기준이 터키어의 라틴 문자라는 데에 대한 거부감이지요. 두 번째로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의 경우 소련 붕괴 후 단 한 번의 문자개혁을 통해 라틴 문자로 바뀐 것이 아니라 아제르바이잔어는 두 번, 투르크멘어는 세 번의 문자 개혁을 통해 현재 사용하는 라틴 문자가 결정되었어요. 세 번째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러시아인의 비율이 높다보니 당장 카자흐어, 키르기스어 보급이 큰 문제이고, 이런 특징을 고려하면 러시아어와 비슷한 키릴 문자로 적어서 보급하는 것이 아무래도 효율이 훨씬 높다는 점이 있지요.


소련 시절, 소련은 각각의 언어의 차이점이 더욱 두드러지도록 보이게 하기 위해 같거나 비슷한 발음도 다른 키릴 문자를 사용하게 문자 개혁을 실행했어요. 그래서 서로 비교해보면 기본적 키릴 문자는 비슷하지만, 하나만 안다고 무턱대고 다른 것까지 전부 완벽히 읽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답니다. 이는 소련의 민족 정책 및 대외 정책과 연관이 있어요. 먼저 대내적으로 소련은 범튀르크주의의 분쇄와 튀르크 민족의 분열을 획책하여 언어의 이질성을 크게 부각시키는 정책을 사용했어요. 스탈린 시절, 언어는 상층구조에 해당한다는 마르의 주장을 스탈린이 정면 반박하고, 언어가 각 민족의 민족성의 기본이 되는 요소라는 점을 인정했어요. 그로 인해 나타난 대표적 결과가 바로 '산골에 사는 사람들의 큽착 튀르크어'와 '스텝에 사는 사람들의 큽착 튀르크어'를 키르기스어와 카자흐어로 완벽히 갈라버린 것이지요. 두 언어는 정말로 많이 비슷하답니다. 튀르크 언어는 아니지만 타지크어, 몰도바어가 등장한 이유 역시 이와 매우 큰 관련이 있구요. 두 번째로, 소련은 대외적으로 제국주의 열강들에게 지배받고 착취당하는 피압박 민족들의 해방을 지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야했기 때문에 자국 내에 있는 수많은 민족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를 당당히 누리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비록 문자는 키릴 문자로 통합하지만, 변형된 키릴 문자들을 여럿 사용함으로써 매우 많은 언어들에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보장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책을 실시하게 된 것이죠.


키릴 문자들 사진 출처는 http://www.omniglot.com/입니다.


먼저 라틴 문자로 문자개혁한 국가들의 키릴 문자들입니다.


1. 아제르바이잔



2. 투르크메니스탄



3. 우즈베키스탄




현재까지도 키릴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국가들의 키릴 문자들입니다.


4. 카자흐스탄



5. 키르기스스탄




그리고 튀르크어에 속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키릴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타지키스탄의 키릴 문자입니다. 타지키스탄의 타지크어는 페르시아어에 속하며, 이란어와 매우 비슷하지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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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흠, 그렇군요. 다들 조금씩 다르네요. 전공자이긴 하지만 이런 거 보면 소련 나빠요 -_-

    2014.11.19 08: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소련이 만든 문제들이 오늘날까지 많이 내려오고 있지요. 나중에 문자 개혁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올리도록 할꼐요 ㅎㅎ

      2014.11.19 12:56 신고 [ ADDR : EDIT/ DEL ]
  2. 가끔 마주치면...
    헉...이게 무슨 글자야!!!
    하던 아이들이 상당수 모여있네요
    이런 사연이 있는 아이들이었다니...
    일회독으로는 이해 불가능이고
    짬짬히 공부하러 들리겠음다^^ㅎㅎ
    즐거운 수요일~~보내세요

    2014.11.19 13: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키릴 문자는 라틴 문자랑 비슷한 것들도 많아서 외우기 쉬운 편이에요. 물론 아닌 글자들도 있지만요. ^^;;

      2014.11.19 14:55 신고 [ ADDR : EDIT/ DEL ]
  3. 거의 같아 보이는데 조금씩 다르군요.
    제눈에는 그문자가 그문자 같습니다.ㅎㅎ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 잘 챙기세요.^^

    2014.11.19 14: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답니다. 그리고 저 글자로 글을 써놓으면 더욱 달라보이지요. 릴리밸리님께서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4.11.19 14:57 신고 [ ADDR : EDIT/ DEL ]
  4. 우와, 한참을 들여다 보았어요. 그게 그 글씨 같아보이고, 이쪽엔 전혀 문외한인지라 -
    좀좀이님의 박식한 지식에 다시한번 감탄하며 ^^

    이런게 있군요. - 제 눈엔 그게 그거처럼 보이네요 ㅋㅋ 하하핫,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요)

    또와서 다시 한번 쭈욱 봐야겠어요 ㅋ

    2014.11.19 17: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글자에 줄 그어진 것도 있고 꼬리 달린 것도 있어요 ㅎㅎ 저도 태국, 캄보디아, 인도 글자들은 보면 죄다 그게 그거 같아 보여요^^;;

      2014.11.19 18:31 신고 [ ADDR : EDIT/ DEL ]
  5.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광주랑 블로그에도 한번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4.11.19 17: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다른 분들 보다 낯설지 않아서 이상하네요 전.ㅋㅋㅋ

    왠지 사전에서 많이 본 문자들 같아.. 낯설지 않아...

    좀좀이님도 낯설지 않아.. 사전에서 뵌건가.. 허허

    2014.11.19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음...저도 김토익님이 낯설지가 않아요...사전에서 뵌건가요...? ㅋㅋㅋㅋㅋㅋ

      2014.11.20 15:20 신고 [ ADDR : EDIT/ DEL ]
    • 사전에 뵌걸지도..(사전 조크입니다..)

      이런 포스팅 쭈욱 보면서 중앙 아시아 돌려면 좀좀이님이랑 히티틀러님

      납치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2014.11.21 05:51 신고 [ ADDR : EDIT/ DEL ]
    • 중앙아시아를 돌게 된다면요 ㅋㅋㅋ

      2014.11.21 21:42 신고 [ ADDR : EDIT/ DEL ]
  7. 러시아 갔을 때 3자가 Z 발음이라고 해서 엄청 신기했던 기억나요.
    근데 문자 개혁을 하면 큰 혼란이 올 것 같은데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나봐요.

    2014.11.19 21: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어렸을 때 소련 우표 보고 ПОЧТА СССР 를 '노우타 씨씨씨피'라고 읽었었어요. З 를 3으로 이해했었구요 ㅎㅎ;; 어색하기는 해도 계속 쓰게 강권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지요^^;

      2014.11.20 16:10 신고 [ ADDR : EDIT/ DEL ]
  8. 그냥 언어를 하나로 통일하면 세계 어딜가든 통하니 좋을텐데...
    ㅎㅎ...

    2014.11.19 22: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세계 어느 곳에서나 똑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면 여행할 때 매우 편할 거에요 ㅎㅎㅎ

      2014.11.21 03:22 신고 [ ADDR : EDIT/ DEL ]
  9. 이런 나라의 말로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되려나요.

    어디에선가 조각작품으로 사랑이라는 말을 지닌 여러 나라의 말을 새겨 놓은 것을 본적이 있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2014.11.20 01: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말로 된 '사랑'이란 단어들을 보면 그 발음만 따라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느낌과는 거리가 먼 것들도 많더군요.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느 말이든 정말 느낌을 잘 실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2014.11.21 04:36 신고 [ ADDR : EDIT/ DEL ]
  10. 다른 언어를 익히다 보니..
    한글의 위대함을 항상 느낍니다..
    R, L의 구분, C, K, Q의 구분.. I, Y의 구분, F, P의 구분이 필요없고..
    자모합쳐서 10000개가 넘는 발음이 가능하죠..
    제 주변 친구들은 한글에 R, L의 구분이 없다는 말에 신기해합니다.

    사진을 보니 몽골 글자와도 비슷해보이네요^^

    2014.11.20 20: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나름 일장일단이 있지요. 가장 좋은 점은 1글자 1음절 조합이라 보다 직관적이라는 것이지요. 여러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라틴 문자, 키릴 문자의 변형처럼 한글도 변형을 가하기는 해야겠지만요. 발음기호를 한글 변형으로 나타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종종 들어요. 그런다면 한국인들이 다른 외국어를 확실히 쉽게 시작할 수 있겠지요. ㅎㅎ
      몽골 글자도 저 키릴 문자의 변형을 사용한답니다. 그래서 비슷하거나 같은 글자가 많아요 ^^

      2014.11.21 05:56 신고 [ ADDR : EDIT/ DEL ]
  11. 엄청난 자료네요. 키르기스스탄에 살면서 문자좀 배워볼까 그랬네요.^^;;

    2014.11.24 15: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해동공자님께서는 키릴 문자는 알고 계실테니 키르기스어의 키릴 문자는 아마 금방 익히실 수 있을 거에요. 몇몇 문자만 추가적으로 외우면 되거든요^^

      2014.11.25 01:1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