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5일. 원래는 저녁에 셋이 만나 같이 놀기로 약속이 있었어요. 그러나 한 명이 갑자기 회사에 일이 있어서 만날 수 없다고 약속에서 빠졌고, 다른 한 명과는 이미 지난 주말에 만나서 놀았기 때문에 또 만나서 놀기는 조금 지루했어요. 그래서 다른 한 명이 모임에 나올 수 있을 때 만나기로 하고 약속을 취소했어요.
'이것이 8월 마지막 연휴인데...'
금요일에는 애초에 일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8월 15일 금요일 광복절은 제게 큰 의미가 없었어요. 그래도 목요일에는 일하러 나가야 하고, 더욱이 이제 학교들이 모두 개학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목요일에는 밤에 퇴근할 것이었어요.
'대만 여행기나 후딱 끝내버리자.'
목요일날 점심때 퇴근하고 방에 돌아오니 잠이 밀려왔어요. 그래서 대낮부터 드러누워서 잠을 잤어요. 정신을 차린 것은 광복절 오전이었어요. 가볍게 세수를 하고 계획했던대로 여행기를 써나가기 시작했어요. 모처럼 글이 잘 써졌어요. 아무래도 강렬한 기억을 가진 부분을 쓰는 것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글 쓰기 수월했어요. 집중해서 여행기를 쓰고 있는데 메시지가 날아왔어요.
"아, 놀러가고 싶다."
"놀러갔다 와."
"너는 뭐하냐?"
"나는 여행기 쓰고 있어."
"의정부 놀러갈까?"
"별로."
그다지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가 의정부로 놀러가도 되냐고 물어보자 놀러오지 말라고 했어요. 마침 여행기가 잘 써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속도로 써 나간다면 자정 즈음에는 다 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부대찌개 하나 먹고 적당히 이야기 조금 하다 방으로 돌아오기도 귀찮았구요. 일단 나가면 빨랫감이 생기거든요. 부대찌개가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구요.
"나는 조금 이따 경로 정하고 나가볼까 생각하고 있어. 태극기 꽂고 2박3일 걸어볼까 생각중."
"무슨 말이야?"
"2박3일 무지무지 걸어보려구. 밤에 지치면 근처 숙소에서 자구."
어! 여행간다구?
"여행갈 거면 빨리 말하든가. 버스표나 알아봐라. 가려면 먼 데로 가야지."
친구가 돌아다닌다고 하기에 적당히 서울 어딘가, 또는 서울 근교 정도 잠깐 다녀올 거라 생각했어요. 이때만 해도 전혀 흥미가 없었어요. 서울은 마땅히 가보고 싶은 곳이 없었어요. 웬만한 곳은 한 번 씩은 가 보았기 때문에 광화문 일대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서울로 꼭 나가고 싶지 않았어요. 여행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서울에서 마땅히 가고 싶은 곳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어요. 중량천은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걸어보았고, 청계천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걸어보았고, 한강도 서울 안에 있는 구간은 자전거를 빌려서 다 가 보았어요. 어지간한 곳은 다 돌아다녀보았고, 의정부에서 서울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요. 그러다보니 하루 다녀오고 싶은 곳이 아예 없었고, 덕분에 잡생각 없이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버스표 알아보라고 말하자 친구는 같이 먼 곳으로 여행가자고 했어요.
"땅끝마을 가자. 목포 넘어서 있는 곳."
"거기는 별로."
땅끝마을은 가보지는 않았지만 전혀 흥미가 없었어요. '땅끝'이라는 것에 전혀 의미부여가 되지 않았거든요. 그때부터 서로 어디를 갈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둘의 의견은 완벽히 수평선을 달렸어요. 저는 합천 해인사를 가보고 싶었는데 친구는 절이 싫다고 했어요. 친구가 충청도쪽을 가보자고 했는데 충청도쪽은 제가 이래저래 다녀오고 계속 갈 일이 간간이 있어서 여행까지 충청도로 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제가 전주와 군산을 다녀오자고 하자 친구가 다녀왔다고 싫다고 했어요. 합천 해인사 다음으로 가보고 싶었던 동해, 삼척을 가자고 하자 친구가 자기는 강원도는 별로라고 했어요. 친구는 전라남도를 가고 싶어했지만 전라남도는 그냥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둘 다 차가 없기 때문에 일단 볼 것이 한 곳에 몰려있어야 여행갈 만 한데 제가 알기로 전라도 쪽은 그렇지는 않았거든요. 그쪽에서 볼 것이 무엇이 있는지도 전혀 몰랐구요.
제가 가자는 곳은 전부 친구가 싫다고 했고, 친구가 가자는 곳은 전부 제가 가기 싫었어요. 여러 지역이 양쪽에서 나왔지만 둘 다 가고 싶어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어요. 제가 남해군이 참 아름답다고 말하자 친구는 남해군을 갔다가 통영을 가자고 했어요.
"남해는 나 가봤어."
"언제 갔는데?"
"2008년 초에."
"그러면 한참 전이네."
친구는 남해군 갔다가 땅끝마을 가자고 했어요.
"너 땅끝마을은 어디 붙어있는 줄이나 알아?"
"남해군 맨 아래쪽이잖아."
"무슨 남해군 맨 아래쪽이야. 땅끝마을은 전라도 남서쪽 제일 끝쪽 해남군에 있구만."
친구가 남해군과 땅끝마을을 가자고 하자 한 마디 했어요.
"너 통영 왜 가려고 하는데?"
"내 고향이 통영이잖아. 오랜만에 고향 구경 좀 하게."
어디를 갈지 전혀 타협이 되지 않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어요. 경남쪽이 가면 재미있기는 한데, 조만간 제 친구가 경남으로 올라올 것이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시간 되면 그 친구도 보고 당일치기로 주변 지역 하나쯤 보고 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경남쪽이 그렇게 크게 끌리지 않았어요. 기껏 여행을 가는데 이럴 때 아니면 가기 어려운 곳을 가보고 싶었거든요. 통영이라면 가본 적이 없고 아름답다고 하니 끌리기는 했지만, 친구가 경남에 올라와서 방을 잡으면 그 친구네 집에 나중에 한 번 놀러가서 놀러간 김에 통영을 다녀올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친구 고향이 통영이라니 마음이 조금 흔들렸어요. 한때 원주민이었던 친구와 같이 통영을 가면 친구가 자기 옛날 이야기라도 해주겠지? 그러면 최소한의 재미는 보장된다는 거네?
"그래, 그냥 남해 가자."
"남해? 알았어. 내가 예매할테니까 이따 돈 줘."
친구가 예매하는 동안 남해군 버스편을 찾아보았어요.
"야, 남해에서 통영가는 버스 없다!"
"남해에서 통영이 얼마나 가까운데 버스가 없어?"
"진짜 없대니까!"
남해군에서 버스로 바로 갈 수 있는 도시는 몇 곳 안 되었어요. 친구가 부산은 질린다고 싫다고 했기 때문에 서울을 제외하고 남는 도시는 순천, 진주, 창원 정도였어요. 이 중 창원은 제가 만난 창원 사람들 및 경남 사람들 모두 커다란 계획도시이지 볼 것이 있는 도시는 아니라고 했고, 진주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친구가 거기 있어서 1년에 두 번씩은 꼭 놀러갔었던 곳이었어요. 두 도시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순천 뿐이었어요.
"우리 남해랑 순천 가야 하나?"
"그건 나중에 생각하게."
친구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남해군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고 했어요.
"야, 늦지 말아라."
"응."
일단 남해군에 가기로 하고 여행기 마저 쓰던 편을 마치고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느긋하게 씻고 짐을 꾸려서 5시 50분에 집에서 나왔어요.
"야, 너 어디야?"
"이제 의정부역에 가는데?"
"너 늦는 거 아니야?"
"안 늦어. 지금 역에 가서 전철 타면 충분해."
왜 오늘따라 두줄서기를 그렇게 잘 지키는 거니?
일단 계획대로 의정부역에 도착했어요. 문제는 의정부역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하필이면 맨 앞부터 두줄서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 평소에는 한줄서기 잘 하다가 시간 딱 맞추어서 가니까 사람들이 두줄서기를 하고 있었어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았어요. 개찰구를 통과하고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맨 앞부터 딱 서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어요. 앞에는 전철이 서 있었어요.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딱 한 명이 설 수 있는 좁은 에스컬레이터라 비켜달라고 할 수도 없었어요.
결국 코앞에서 전철을 놓쳐버렸어요. 다음 인천행 1호선은 양주 대기중. 예상 도착시간 6시 12분.
"야, 너 어디야?"
"의정부역."
"전철 탔어?"
"아니, 눈 앞에서 놓쳤어."
"어이그...내가 일찍 나오라고 했잖아!"
"전철 곧 올 거니까 그거 타고 가면 안 늦어. 딱 맞추어서 도착할 거야."
오예, 우리의 1호선은 절대 우리들을 실망시키지 않아!
지하철은 6시 15분이 되어서야 도착했어요.
"너 어디야?"
"이제 지하철 탔어."
"야, 그러면 버스 시간 늦잖아!"
예상 도착시간은 7시 28분. 남부터미널에 그 시각에 도착한다면 절대 남해군행 버스를 탈 수 없었어요.
"야, 표 취소시켜."
"취소시키면 수수료 20% 물어야해!"
"그래도 100% 날리는 것보다는 낫잖아!"
친구와 어찌할지 옥신각신하다가 일단 친구에게 통영행으로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어요.
"통영행으로 바꿀 수 있고, 버스 출발 전에만 오늘 표로 바꾸면 수수료 안 문대. 야, 너 지금 어디야?"
"이제 망월사."
"그러면 빨리 7호선 환승해서 5-1에서 타. 이제 곧 7호선 들어오거든? 그거 꼭 타고 반드시 5-1에서 타라. 그게 3-7호선 최단 환승이야. 고속터미널에서 죽어라 달려서 전철 환승하면 7시 22분에 도착할 수 있어."
친구 말대로 지하철이 도봉산역에 도착하자 후다닥 뛰어가서 7호선 5-1에 섰어요. 친구 말대로 바로 전철이 도착했어요.
"야, 너 탔어?"
"응, 탔어."
"거기가 환승시간 10분인데 너 5분에 끊어야해. 그러면 7시 22분에 여기 도착할 수 있어!"
"알았어. 너는 만약 내가 늦을 것 같으면 바로 표 통영 것으로 바꿔!"
7호선 지하철 좌석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았어요. 도봉산역에서 고속터미널역까지는 상당히 많은 역을 지나가야했어요. 지금은 뛰어갈 수도 없고 그저 전철이 1분이라도 빨리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하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었어요.
수락산, 마들, 노원, 중계, 하계, 공릉, 태릉입구, 먹골, 중화, 상봉, 면목, 사가정, 용마산, 중곡, 군자, 어린이대공원, 건대입구, 뚝섬유원지, 청담, 강남구청, 학동, 논현, 반포, 고속터미널...
7호선 노선도의 묘미는 바로 고속터미널을 기준으로 오른쪽 구간. 길이만 보면 얼마 안 걸릴 것 같지만 역이 다다다다 들어가 있어요. 지금은 온수에서 인천쪽으로 선이 더 늘어나며 대충 균형이 맞는 모습이지만, 예전 온수 종점일 때에는 이런 현상이 특히 심했어요. 그래서 7호선 노선 잘 모르는 사람은 대충 길이만 보고 상봉, 태릉입구에서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금방 오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역을 지나며 시간 꽤 걸리는 구간. 그리고 지금 그 구간을 타고 내려가고 있었어요. 역은 많이 지나가고 있는데 노선도에서 진도는 나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상황. 혹시 이해가 잘 되지 않으시는 분들은 지하철 노선도에서 7호선을 찾으신 후, 6-7호선 환승역인 태릉입구에서부터 2-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까지의 길이와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에서부터 2-7호선 환승역인 대림까지의 길이를 비교해보세요. 둘이 똑같이 정거장 10개랍니다.
그래도 7호선은 정상적으로 잘 가고 있었어요. 수호지 양산박 같은 1호선과 달리 모세의 기적, 3자 대면도 일어나지 않았고, 연착하지도 않았어요. 도봉산역에서 우르르 탑승한 승객수에서 갑자기 폭증하거나 하지도 않고 쾌적한 상태로 달려가고 있었어요. 남쪽으로 내려갈 수록 지하철 안에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어요. 슬슬 고속터미널 역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고속터미널역 사람 무지 많은데...'
사람이 항상 바글거리는 고속터미널역. 게다가 7호선은 역들이 거의 다 깊은 땅굴이라서 환승도 오래 걸려요. 고속터미널역도 제가 기억하기로는 7호선이 땅속 깊이 들어가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든 환승을 5분 내에 끊어야 했어요.
관건은 에스컬레이터 주파다
모든 일의 성패는 에스컬레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주파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어요. 7호선 고속터미널역도 보나마나 땅굴일테니 분명히 긴 에스컬레이터가 있을 것이었어요. 여기서 사람들이 두줄서기를 해버리면 나머지 구간에서 전력질주한다 해도 소용이 없어요. 지하철 내부에서는 전력질주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두줄서기에 막혀버리면 거기서 입은 피해를 만회할 방법이 없었어요.
점점 고속터미널역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처음 7호선을 탈 때에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어요. 하지만 고속터미널 역이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긴장되기 시작했어요. 친구가 알려준 계획은 불가능해 보였어요. 그러나 이것조차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었어요. 아직 포기하기에는 일렀어요.
"야, 너 어디야?"
"이제 고속터미널 들어간다."
"꼭 뛰어라!"
"알았어. 전화 끊어!"
이어폰을 가방에 집어넣고 양손에 핸드폰과 지갑을 들었어요. 주머니에 핸드폰과 지갑이 들어 있으면 달리는 데에 거추장스러워. 예상 환승시간 10분이라고 어플에 나오는데, 이것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환승시간만 최대한 줄이면 버스에 무난히 탈 수 있어!
드디어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했어요.
뛰자!
다행히 지하철 문 앞에 타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가운데는 비어 있었어요.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튕겨져 나가듯 지하철에서 벗어났어요. 다른 객차, 다른 문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나오기 시작했어요. 친구 말대로 5-1에서 내리자 바로 환승하는 통로가 있었어요. 가장 먼저 내렸기 때문에 7호선에서 내린 사람들 때문에 앞이 막히지는 않았어요. 7호선에서 내린 사람들이 제 앞에 없었기 때문에 제 앞은 계속 한산했어요. 에스컬레이터도 후다닥 뛰어올라갔고, 눈 깜짝할 사이에 3호선 교대 방향 플래홈에 도착했어요.
이렇게 환승이 빨랐나?
3호선 플랫폼에 도착했는데 제 생각보다도 매우 빨리 도착해서 계속 맞게 왔나 확인했어요.
"너 환승 했어?"
"지금 3호선에서 전철 기다리고 있다."
"오...잘했어!"
"남부터미널역에 아까 네가 왔을 때 사람들 많았어?"
"아니, 별로 없었어. 5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있어."
"알았어. 우리 버스 몇 번 게이트야? 너는 가서 버스 잡고 있어. 내가 금방 거기로 갈 테니까."
곧 친구 말대로 3호선 열차가 도착했어요. 3호선 열차를 타고 남부터미널역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요.
"아이고...다리 풀리네..."
갑자기 계단을 계속 뛰어서 오르락 내리락 했더니 다리가 풀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마지막 출구에서는 그냥 걸어서 올라갔어요. 계단을 다 올라가서 건물을 들어가자마자 친구가 보였어요.
"이야...너도 대단한 놈이야!"
친구도 이게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냅다 달려서 환승해서 친구가 말한대로 딱 25분에 남부터미널 건물 안으로 들어왔어요. 남부터미널 건물에 들어오자마자 친구와 버스에 올라탔어요.
버스는 어둠 속을 달렸어요. 길이 생각과 달리 막히지 않았어요. 버스가 휴게소에 도착하자 둘이 내렸어요.
"뭐 먹을래?"
제가 늦게 출발해서 친구가 엄청 발을 동동 굴렀을테니 먹을 것을 사주기로 했어요. 제가 출출하기도 했구요. 친구와 핫바 하나씩 먹고, 친구는 호두과자를, 저는 어포를 구입해서 버스에 탔어요.
"우리 잠은 어디에서 자지?"
"찜질방 없을 건가?"
남해군에 도착하면 자정. 제 기억에 남해군은 교통이 편리한 곳은 아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 다 돌아보려면 꼭두새벽부터 정신없이 돌아다녀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숙소에서 머무를 시간은 길게 잡아야 6시간. 6시간만 있다 나올 것인데 모텔에 들어가서 자기에는 돈이 조금 아까웠어요. 어차피 2박3일로 떠난 여행이니까 오늘은 찜질방에서 사우나도 즐기고 대충 눈만 붙이고 다음날 제대로 숙소 잡아서 푹 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버스는 진교를 들려서 남해군에 도착했어요. 버스에서 내리니 11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