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3학년때 사는 곳 주변에 작은 헌책방이 있어서 종종 헌책방으로 책을 사러 가곤 했어요.
어느 날, 상태가 매우 좋고 별로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 책이 들어와 있었어요. 그 책이 바로 '춤추는 죽음'. 책장을 후루룩 넘겨보니 괜찮은 책 같아서 바로 구입했어요.
이 책은 예술 속에서 '죽음'이라는 소재가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죽음이란 동서고금 막론하고 공포의 대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여러 모습으로 보려고 하는 노력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이 책은 확실히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가장 좋은 점이라면 그림을 보며 천천히 설명해주는 식의 책이라서 읽고 받아들이기 편하다는 점이지요.
유럽 여행을 가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게 되면 처음에는 진지하게 보다가 나중에는 중요한 그림이든 뛰어난 작품이든 대충 보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도 그럴만한 것이 우리가 서구화된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실제 서양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는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을 알기 이전에 그것들에 몰두하게 하는 유년기의 추억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단적인 예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의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는 단순히 인종적 차이 뿐만이 아니라 관람에 걸리는 시간에서도 차이가 나요.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유럽 여행 가기 전에 읽으면 좋은 책이에요.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즐겁고 재미있게 서양의 미술관 및 박물관을 감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랄까요.
ISBN : 9788984072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