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우도 02 - 하우목동항, 하고수동 해수욕장

좀좀이 2014. 8. 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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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부속도서 가운데 유인도인 우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추자도에서 비양도는 그저 협재해수욕장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이고, 가파도는 그냥 유인도, 마라도는 그냥 남쪽 끝에 있는 섬 정도의 존재였어요. 추자도는 비양도, 마라도, 가파도보다는 존재감이 있는 섬이기는 했는데 제주도 인근에 있지를 않았구요.


그에 비해 우도는 제가 어렸을 적부터 관광지로 유명했어요. 당시 우도가 유명했던 이유는 섬에 산호 모래 해수욕장과 검은 모래 해수욕장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제주도에서 검은 모래 사장을 볼 수 있는 곳은 몇 곳 있어요. 삼양해수욕장 흑사장은 제주도민들이 모래찜질하러 가던 곳이었고, 송악산 아래에도 흑사장이 조금 있었지요. 흑사장은 제주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더욱 흥미를 끄는 곳이었어요. 이때는 아직 오름에 대한 관심이 클 때가 아니라서 우도에는 우도봉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어요. 당시 유명한 오름이라면 산굼부리, 성산일출봉, 산방산, 사라봉 정도였죠. 사라봉은 관광지는 아니었지만 영주십경 중 '사봉낙조'가 있어서 제주도민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오름이었어요.


초등학교때 사회 시간에 제주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운 적이 있었어요. 그때 우도는 추자도와 더불어 중학교까지 있는 섬이라는 것이 특징이었어요. 추자도야 소속만 제주도인 곳이니 제외하면 제주도의 섬들 가운데 본섬을 제외하고 중학교가 있는 유일한 섬이 바로 우도였어요. 그래서 이때 '우도는 큰 섬'이라고 배웠어요.


우도는 제주도에서 땅콩을 많이 재배하는 곳으로 유명해요. 이 역시 예전부터 유명했던 것으로, 우도 땅콩은 일반 땅콩보다 알이 조금 잘고, 길쭉한 타원형 모양이 아니라 세로 길이가 짧아서 보다 둥근 모양에 가까워요. 그래서 우도 땅콩은 그 모양새만 보아도 바로 알 수가 있어요.


게다가 우도는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섬. 이것도 매우 특이한 점이었어요. 이래서 우도 만큼은 예전부터 한 번쯤 가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여기는 가족들 모두 한 번에 같이 가자고 미루다가 계속 못 갔고, 결국 이번에 저와 부모님만 다녀오기로 했어요.


제가 탄 배는 하우목동항에 입항했어요. 월화수목요일 정시에 뜨는 배는 하우목동항으로, 금토일요일 정시에 뜨는 배는 천진항으로 들어가요.


하우목동항에서 내리자마자 버스가 눈에 들어왔어요.



"우도는 버스도 돌아다니는구나!"


이 버스는 관광객을 위해 다니는 버스가 아니라 진짜 우도 주민들을 위한 마을 버스였어요. 소속은 우도교통이었고, 버스 번호는 100번이었어요.



노선은 순환노선으로, 정차하는 곳은 위의 사진에 나와 있어요.


우도항 - 천진리 - 우도봉 입구 -동안경굴 - 조일리 - 하고수동 해수욕장 - 오봉리 - 서광리 - 산호사 해수욕장 - 우도항


하우목동항에는 소 석상이 있었어요. '우도'라는 이름 자체가 소 모양의 섬이라는 뜻이며, 물소가 머리를 내민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하우목동항 대합실은 이렇게 생겼어요.



성산항 대합실 및 하우목동항 대합실에서는 우도 관광 팜플랫을 구할 수 있는데, 이 팜플랫에 우도8경 설명 및 우도 지도가 있어요. 우도, 가파도 모두 이 팸플릿에 나와 있는 지도면 섬을 돌아다닐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이렇게 하우목동항 입구에 우도 지도가 걸려 있는데, 이 우도 지도는 반시계방향으로 90도 뒤집힌 모습이에요.


참고로 우도는 큰 섬이기 때문에 걸어서 섬을 다 돌려고 하면 시간이 꽤 걸려요. 특히 1박을 하지 않고 아침에 들어와서 저녁에 나가고 싶으신 분들 - 그 중에서도 올레길을 걷는 것이 목적인 분들은 길에 신경쓸 필요가 있어요. 가파도 같은 곳이야 어떻게든 전부 돌아다녀도 널널한 시간이지만 우도는 걸어다니면 그렇게 시간이 널널하지 않거든요. 더욱이 우도 올레길의 시작은 천진항에서 시작되는데 배는 하우목동항으로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처음 시작을 잘못하면 엉뚱한 곳으로 빠질 수 있어요. 우도 올레길을 걷고 싶으신 분께 드리는 팁이라면 처음에 항구에서 내려서 방향을 잘 모르겠다 싶으시면 무조건 해안선을 따라 걸으세요. 우도 올레길은 거의 다 해안선을 따라 걷게 되어 있고, 섬 중심부로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거든요.




우도 올레길 걷기를 시작하자마자 마주친 것은 해녀들이었어요.


조금 더 걸어가자 무언가 탈곡하는 듯한 풍경이 펼쳐졌어요.


"땅콩 수확하나?"



7월 셋째 주. 우도에서는 마늘 수확이 한창이었어요. 저 장면은 수확한 마늘을 정리하고 포장하는 모습이에요. 당연히 이 시기에 땅콩 수확이 이루어질 리가 없었지요.






올레길을 따라가는데 말이 보였어요. 제주도 조랑말은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이것은 중고교 시절 국사 시간때도 배우는 것. 한때 제주도의 조랑말은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있었었어요. 조랑말을 보호하고 수를 늘리기는 해야 하는데, 조랑말을 사육해서 사용할 곳이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때도 있었어요. 현대 들어와서 우리나라에서 운송수단으로써의 말의 수요는 실상 없어졌는데, 말고기는 타지역에서 흔히 먹는 고기가 아니었고, 승마용으로 키우자니 수입산 말에 비해 덩치가 작고 느려서 경쟁력이 떨어졌어요. 제주도에서 승마 관광이 발달되게 된 이유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도 있답니다.



"이야...우도는 진짜 큰 곳이구나!"



우도가 큰 섬이라는 것이야 배워서 알고 있었지만, 저도 우도가 얼마나 큰 섬인지는 잘 몰랐어요. 그저 어쩌다 성산쪽 가는 길에 보는 게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우도에 와서 보니 우도는 제 상상과 달리 정말로 크고 나름 발달된 섬이었어요.


"이거 다 땅콩밭이네."




그냥 밭에 무슨 작물이 심어져 있구나...하고 지나가려는데 어머니께서 이게 땅콩밭이라고 알려주셨어요.



멍멍이도 있었어요. 낯선 사람을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지나가도 데면데면했어요. 그냥 일상적인 풍경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어요.


그리고 또 다시 펼쳐진 땅콩밭.





땅콩을 보니 노란 꽃이 피어 있었어요. 하지만 사진에서는 전혀 땅콩에 꽃이 피었다는 것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요. 그 이유는 다른 식물들의 꽃이 식물의 위쪽이나 끝쪽에 피는 것과 달리 땅콩의 꽃은 줄기 아래쪽에서 피어요. 꽃이 떨어지면 뿌리 같은 것이 주욱 자라서 땅으로 파고들어가서 땅 속에서 땅콩이 열리지요.


저희 집 텃밭에 있는 땅콩 사진을 보여드릴께요.



사진 속 콩나물 대가리처럼 생긴 것이 땅콩 알이랍니다. 땅콩 뿌리에 땅콩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꽃이 떨어진 후 거기에서 뿌리 같은 게 주욱 내려와서 땅 속에 땅콩이 열리는 것이지요.


올레길은 마을로 이어졌어요.





마을길을 조금 걷나 싶더니 올레길은 다시 수풀과 밭 사이 길로 이어졌어요.






땅콩밭은 계속 나타났어요. 우도에서 땅콩을 재배해봐야 얼마나 재배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가서 보니 땅콩을 상당히 많이 재배하고 있었어요. 섬 거의 전체가 다 땅콩밭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밭 면적의 상당부분이 땅콩밭이었어요.




그리고 나타난 아름다운 풍경.




"여기는 진짜 괜찮은 곳이구나!"



이 풍경을 보자마자 이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핸드폰으로 찍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카카오톡과 라인을 통해 전송했어요. 아래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은 바로 위 풍경 사진이랍니다.



맞은편 보이는 하얀 백사장이 바로 하고수동 해수욕장.


길을 따라 하고수동 해수욕장으로 걸어가는데 방사탑이 나왔어요.




이렇게 길을 계속 따라가자 드디어 하고수동 해수욕장이 나왔어요.




하고수동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더워서 물에 뛰어들고 싶었어요. 비록 협재해수욕장에서 비양도를 찍은 것보다는 덜 예쁘지만 여기도 괜찮게 사진 잘 나오는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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