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

2014년 7월 2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02

좀좀이 2014. 8. 1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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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를 파는 가게를 지나갔어요.



이 가게를 지나 생선 파는 곳으로 갔어요.



저 꽃게들은 육지에서 온 꽃게들이에요. 어렸을 때에는 이른 아침 아주머니가 머리에 대야를 머리에 이고 '멜 삽서'라고 외치며 다니셨었어요. 물론 당연히 그때는 '대야'가 아니라 '다라'라고 불렀지요. '멜 삽서'라는 말은 '멸치 사세여'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꽃게를 그런 식으로 팔며 돌아다니는 분도 있었어요. 어렸을 때 아침의 시작은 된장국과 생선 굽는 냄새, 그리고 멜 삽서 소리와 함께였어요.



제주도 고등어는 구워먹으면 확실히 맛있어요. 말라 비틀어진 자반 고등어와는 달라요.





오른쪽 아래 있는 작은 물고기더미가 바로 자리돔들이에요.


시장을 대충 둘러보고 나니 딱 한 마디로 이 시장을 본 소감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역시 7월이다...


우리나라에서 7월은 어디를 여행해도 참 애매한 달. 자리돔이야 제주도에서 유독 많이 잡히는 물고기니 그렇다고 치지만, 그 외에 과일, 야채, 생선 모두 지극히 평범 그 자체였어요. 이는 7월의 특징. 8월 들어가면 시장에서 땡감도 팔아요. 갈옷을 만드려면 땡감이 필요하거든요. 제주 전통옷인 갈옷은 땡감을 으깨서 감물을 들인 옷이에요. 이렇게 땡감이라도 팔고 있으면 그것을 사진으로 찍을텐데, 그런 것조차 없었어요.



과일들도 매우 평범했어요.



옛날과자를 파는 가게.



확실히 시장 구경은 가을이 가장 재미있어요. 그리고 7월이 가장 재미없어요.



떡 파는 가게.



거리에서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어요.




혹시 말린 지네와 굼벵이 파나 하고 약재 파는 곳을 돌아다녀보았지만 둘 다 없었어요.



"어! 이거 파는 집이 있었네?"


이 떡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보고 정말 오랜만에 보는 떡이라 깜짝 놀란 것은 바로 제주 송편. 사진 정중앙에서 바로 오른편에 있는 둥글넙적한 떡이 바로 제주송편이에요. 제주도의 송편은 타지역과 달리 둥글넙적하게 빚어요. 아주 어렸을 때 다른 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제사음식을 나누어줄 때 먹어본 기억이 있어요. 다른 제사음식은 다 좋아했지만 저 제주 송편만큼은 싫어했어요. 어렸을 적 기억에 제주 송편은 딱딱하고 속에 노란 콩을 간 것이 들어있었어요. 맛은 정말로 담백했어요. 그래서 제주 송편은 어떻게든 안 먹으려고 했고, 대신 기름떡은 어떻게든 많이 먹으려고 했어요. 기름떡은 찹쌀가루를 반죽해 튀긴 후 설탕가루를 입힌 떡인데 고소하고 달았거든요. 별모양이라고 해서 '별떡'이라고도 부르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5각형 별모양은 아니고 약과와 비슷한 주변이 삐죽삐죽한 모양이에요.



과일 가게를 지나 오일장에서 유명한 튀김집과 호떡집으로 갔어요. 여기는 튀김집과 호떡집이 붙어 있는데, 둘 다 유명해요.




튀김집은 도넛과 각종 튀김, 떡볶이, 어묵 등의 분식을 파는데 한여름이어도 계속 손님들이 줄을 서서 사가고 있었어요. 반면 호떡집은 겨울에는 사람 엄청 밀리는데 뜨거운 여름이라 그런지 매우 한가했어요. 물론 저녁때가 되면 이 호떡집도 미어터질 거에요.




저는 튀김을 사고 호떡도 샀어요. 한여름이라도 호떡이 좋아요. 그런데 제가 사는 동네에는 호떡 파는 곳이 없어서 호떡을 먹기 힘들어요. 일설에 의하면 호떡 파는 가게 들어오면 주변 분식 상권이 엉망이 되어버린다고 해서 호떡 가게를 쉽게 볼 수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지 틀린지 모르겠에요. 어쨌든 붕어빵과 호떡은 식어도 맛있는 최고의 분식. 핫도그도 먹고 싶었지만 튀김과 도넛을 이것저것 많이 샀기 때문에 핫도그는 먹지 않았어요.



이것은 제주도 떡볶이에요. 제주도 떡볶이는 국물이 흥건해요. 일단 떡과 오뎅을 다 건져먹은 후, 남은 국물에 계란 노른자를 으깨서 비벼먹곤 했지요. 역시 어렸을 때 계속 분식에서 파는 것은 어묵이 아니라 오뎅이라고 해서 떡볶이 만큼은 오뎅이라고 글을 써야 마음에 드네요.



튀김집은 계속 튀김을 튀기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튀김이 부피가 크고 한 사람이 튀김 한 조각만 사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튀김은 금방금방 줄어들었어요. 여기도 다른 튀김가게들처럼 한 개 사는 것보다 여러 개 사는 것이 싸고, 많이 사면 덤도 줘요.



튀김집과 호떡집 맞은편에서는 카세트 테이프를 팔고 있었어요. 어렸을 때에는 저기서 파는 테이프들을 '짱제 테이프'라고 불렀어요. 1998년 10월 일본대중문화개방이 발표되기 전에는 일본 문화를 접하는 것은 비공식적 경로로 구해서 누리는 것이 전부였어요. 이때 저희들은 이 '짱제 테이프' 중 숨겨져 있는 x-japan 테이프를 듣는 게 일본 문화를 몰래 접할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제 기억에 당시에 2000원에 팔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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