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세르비아 역사 - 두샨 바타고비치

좀좀이 2014. 5. 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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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초 발칸유럽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여행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때는 솔직히 '게스트하우스'가 뭔지도 몰랐지요. 매일 다른 나라에서 눈을 뜨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7박 35일 여행을 하게 된 이유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게스트하우스'라는 것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숙박을 하게 된다면 호텔에서 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돈이 엄청나게 깨질 것이라 생각한 것도 매우 컸어요.


그때만 해도 크로아티아를 제외하면 발칸유럽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았던 때. 물론 크로아티아도 지금에 비할 만큼 많이 가던 시절은 아니었지요.


그래도 그렇게 지도 하나 보며 돌아다닐 때, 나름 구경하는 것은 잘 구경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었어요.





두샨 바타고비치의 세르비아 역사.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누군가 제게 이 책은 '세르비아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책'이라는 말을 해 주었었어요. 읽을 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고 나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어요.


이 책이 무조건 재미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어요. 일단 우리와 큰 관련이 없던 지역의 역사이다보니 너무 다르다는 것 때문에 쉬운 내용조차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있어요. 더욱이 제가 다닐 때에는 '코소보 문제'로 세르비아를 접했지만, 요즘은 아마 '꽃보다 할배'로 크로아티아를 접하는 쪽이 훨씬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1990년대에 학교를 다녔다면, 한 번쯤 유고 내전에 대해 들어보았을 거에요. 그리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가게 된다면 총탄과 포탄 자국 투성이인 건물들을 보게 되구요. 인터넷에서 가끔 보스니아 사진을 보는데 아직도 여전하더라구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있던 나토 폭격 받은 건물은 다 수리해서 쓰는 것 같았는데요. 물론 제가 갔을 때만 해도 그냥 폭격 받아 파괴된 모습이었지요.


바쁜 현대인을 위한 한 가지 팁이라면, 처음부터 읽기 싫다면 '오스만 제국령' 부터, 만약 너무나 바쁜 현대인이라면 '유고슬라비아 건국' 부터 읽으세요. 이러면 이들이 왜 서로 그렇게 싸웠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이유로 서로를 다른 민족으로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답니다.


단지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보고 싶은 분들이 아니라 이 지역의 역사, 문화에 대해서도 잘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특히 사라예보를 가시는 분들이라면요. 단순히 '예전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다'와 '어떤 이유로 인해 이들이 치열한 전쟁을 펼쳤고, 결국 미국이 강제로 모두를 협박해 해결해버렸다'는 전혀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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