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리뷰/일본

일본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일본어 교과서

좀좀이 2013. 12. 2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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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본의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를 소개했었어요.

(http://zomzom.tistory.com/743)


1학년 1학기 교과서는 금방 읽었는데, 1학년 2학기 교과서는 차일피일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연말이 닥쳐서야 급히 읽었어요. 이 교과서는 연말 되어서 '올해 한 권이라도 더 읽었다고 하자!'라는 목표로 후다닥 읽은 것이지만,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글을 쓰지 않은 교과서들도 꽤 많답니다. 이것은 기회가 될 때마다 차근차근 정리해서 올리도록 할게요.


이번에 소개할 교과서는 일본의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인 こくご 一下 ともだち 랍니다. 아직 国語도, 友達도 한자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교과서 표지에 히라가나로 적혀 있어요. 1학년 2학기 교과서의 제목은 '친구'.


지문들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일단 표지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1학년 1학기 책의 표지는 코끼리였고, 이번 표지는 곰이지요.


예전 교과서에서 1학년 1학기에 있던 '자동차 비교' 지문이 이 책으로 넘어왔답니다. 그리고 몇몇 지문들이 바뀌었어요.


1학년 2학기 교과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가타가나가 나오기 시작해요.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トラック, クレーン, ワンワン, ライオン, カンガルー, ケーキ, テーブル, ナイフ, フォーク 등이 나와요. 50음도 전부 나오는 건 아니지만, 대략 절반 정도는 나오지요.


한자도 나오기는 하는데, 그렇게 비중이 높지는 않아요. 정말 어쩌다 한자가 나오는 정도랍니다. 그리고 그 한자들 모두 아주아주 기초적인 한자들이죠. 딱 한 글자 예외를 꼽으라면 糸 가 있어요. 전래동화에서 이 글자가 나와요. 이 교과서에서도 '전래동화만' 외국인이 보았을 때 난이도가 있는 단어들이 나온답니다. 물레 (糸車 いとぐるま), 토방 (土間 どま) 같은 단어들이지요. 그 외에도 몇 개 더 나오기는 하는데, 나머지는 히라가나로만 적혀 있어요.


지문의 길이는 1학년 1학기 지문에 비해 긴 편입니다. 그리고 그 지문 길이의 최고는 바로 'だって だっての おばあさん' 이라는 지문이지요.





이 지문이 사실상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지문인데, 그 길이가 매우 압도적으로 길답니다. 98쪽부터 115쪽까지에요. 물론 삽화도 있고, 글자도 크기 때문에 무턱대고 페이지 수만 가지고 길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그 이전 지문들에 비해서는 길이가 어마어마하게 길답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한자가 조금 나오고 가타가나가 조금 나온다고 해서 정말 초보가 볼 수준은 아니었어요. 일본도 일본어가 모국어인 화자가 거의 전부인 것을 고려하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일본 한자를 공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책으로 보기에는 너무 무리였어요. 이 책에 나오는 한자들을 공부해야 할 수준이라면, 이 책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문법 실력이 전혀 없다는 말이니까요. 우리나라의 현행 중학교용 일본어 교과서를 보면 출판사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을 볼 만큼의 문법은 절대 안 가르쳐요. 하지만 한자는 굳이 일본어 시간이 아니라도 한문 시간에도 배우며, 여기 나오는 한문 수준은 우리나라 현행 중학교용 일본어 교과서에서도 일부 다루지요.


간단히 요약하면, 우리나라에서 이 책을 볼 수준의 문법 실력이라면 아무리 한자를 몰라도 기초 한자 몇 자는 공부해서 알 수 밖에 없어요. 문법은 높고, 한문은 매우 낮은 것이죠.


결론적으로 한자 자체가 이해할 수 없고 공포의 대상인 서양인들에게라면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자가 뭔지는 아는 한국인들이 일본어 교재로 사용하기에는 이도 저도 아닌 매우 애매한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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