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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민족의 관용어 '쓴쑥에는 고향의 향기가 있다' 의미

좀좀이 2013. 10. 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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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국어 교과서를 읽는데 재미있는 내용이 나왔어요. 그것은 바로 카자흐 민족의 관용어 중 하나인 '쓴쑥에는 고향의 향기가 있다' 의 유래였어요.


원문은 Жусанда туған жердің иісі бар 에요. жусан 은 사전을 찾아보니 '쓴쑥, 압생트' 라고 하더군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이렇게 생긴 식물이래요.



사진 출처 : http://innature.kz/articles.php?article_id=1493


이 말은 베이바르스 술탄과 관련이 있는 말이랍니다.



사진 출처 : http://news.nur.kz/265124.html


베이바르스 술탄은 이집트 맘룩 왕조 4대 술탄입니다. 참고로 맘룩 왕조는 아랍 역사에서 흑역사 취급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압바스 왕조가 몽골의 침입으로 무너진 후, 이집트로 도망간 아랍인들이 자신들의 튀르크인 노예들의 도움으로 몽골의 침입을 막기는 했는데, 이 튀르크인 노예들이 주인들을 치고 세운 왕조가 바로 맘룩 왕조랍니다. '맘룩' 자체가 아랍어로 '노예' 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예전 우리나라 책을 보면 '노예 왕조' 라고 나와 있는 책도 있었죠.


맘룩 왕조를 세운 튀르크인들은 여러 튀르크인들 중에서도 카자흐인들이랍니다. 카자흐인들이 노예사냥을 당해서 아랍쪽으로 많이 팔려왔지요. 베이바르스 술탄 역시 노예로 잡혀 아랍 세계로 팔려왔답니다.


베이바르스 술탄은 오늘날 볼가강과 우랄산맥 사이에 있는 다슈트 이 큽착 (Dasht-i-Kipchak) 에서 태어났고, 일설에 의하면 몽골인들에게 노예로 잡혀 시리아로 팔려갔다고 해요.


베이바르스 술탄은 1250년 맘룩 왕조의 사령관이 되어서 프랑스의 루이9세가 이끄는 제7차 십자군과 맞서싸웠고, 이후 십자군이 세운 국가 및 몽골군과 맞서 싸웠다고 해요. 그리고 1277년 7월 1일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 사망했지요. 그의 사망 원인은 독을 탄 크므스를 마신 것 때문이라고 해요.


베이바르스 술탄은 어렸을 때 노예로 끌려왔기 때문에 자신의 고향이 어땠는지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해요.


그가 술탄이 된 후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마침 쓴쑥이 그의 눈에 띄었어요. 그가 향기를 맡기 위해 쓴쑥을 뜯어서 냄새를 맡는 순간, 그가 노예로 잡히기 이전에 살던 그곳이 어렴풋하게나마 떠올랐고, 그곳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일어났다고 해요.


이로 인해 카자흐인 사이에 '쓴쑥에는 고향의 향기가 있다' 라는 관용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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