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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즈스탄 국어 교과서에 코카콜라가 언급되다니

좀좀이 2013. 6. 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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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현충일. 너무 더워서 하루 종일 낮잠만 잤어요.


밤이 깊어서야 일어나 드는 생각은 '또 해야할 것 아무 것도 안 했네'. 낮잠을 안 자려고 노력하는데 집에만 있으면 계속 낮잠을 자게 되요. 낮잠 안 자려고 일부러 학원에 일찍 나가 자습을 하고 있는데, 요즘은 학원에서도 낮에 꾸벅꾸벅 졸기 일쑤.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라 오늘은 학원을 오전 일찍 나가야 한다는 것. 학교들이 재량휴일을 해서 수업을 오전에 하기로 했어요. 게다가 그냥 계속 자려고 하니 하루 종일 한 것 없이 잠만 잤다는 생각에 잠이 더 이상 오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공부 시작.


오늘 읽은 내용은 키르기즈스탄의 전통 음료인 크므즈였어요.



사진 출처 : http://kmb3.kloop.kg/


저는 크므즈를 마셔본 적이 전혀 없어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마셔보려고 했다면 마실 수 있는 기회가 매일 항상 있었어요. 시장에 가면 파니까요. 하지만 절대 마시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설사가 무서워.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먹는 것 중 가장 조심하고 신경써야 하는 것은 바로 유제품. 유제품 잘못 먹으면 무제한 설사를 해댈 수도 있어요. '나는 한국에서 우유 잘 소화시켰으니 별 일 없을 거야'라고 방심했다가는 바로 설사병 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나 다른 곳을 여행할 때 이런 저런 음식들을 맛보는 것을 즐겼지만 유제품만은 절대 입에 대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유제품을 파는 곳에서는 우유 상한 냄새가 진동을 했고, 그 냄새를 이기고 매우 높은 확률로 설사병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먹어볼 생각은 아예 하지를 않았어요.


일단 마셔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약간 시큼한 맛이 있다고 해요. 이게 가축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거라 약간의 알코올 기운도 있다고 하구요.


어쨌든 대충 아는 거라서 교과서 지문 번역을 해 보는데 큰 어려움까지는 없었어요. 더욱이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이다보니 너무 어려운 말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구요.


그러다 눈길을 끈 한 지문.


Демек, кыргыз кымызы - дүйнөгө белгилүү "Кока-кола", "Фанта" жана "Пепси-кола"дан алда канча баалуу суусундук.


해석하면 '결론적으로 키르기즈 크므즈는 세계에 널리 알려진 '코카콜라', '환타'와 '펩시콜라'보다 훨씬 더 소중한 음료입니다'였어요.


전통 음식, 전통 음료가 매우 좋고 뛰어나다고 자랑하는 지문은 놀라울 게 없어요. 그런 것이라면 멀리 갈 것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애들 보는 교과서에 '코카콜라', '환타', '펩시콜라'라고 직접 언급한 것은 꽤 흥미로웠어요.


도대체 애들이 콜라, 환타를 얼마나 마셔대기에 저렇게 교과서에 대놓고 적어놓은 것이지?


p.s. 막상 이렇게 글을 적고 나니 왜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밍기적거리다 키르기즈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안 갔을까 후회가 되네요. 교과서 지문들 보면 키르기즈스탄도 꽤 재미있는 나라일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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