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는 절대 여행 안 가겠다!
굳은 다짐. 무조건 지킬 거였어요. 1월에는 정말 여행 가기 싫었어요. 한겨울이라 추울 때에 우리나라 여행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어요. 남쪽으로 가면 따스하다고 하지만 남쪽도 무슨 동남아시아처럼 따뜻한 건 아니에요. 제가 살고 있는 의정부에 비해 덜 추운 거죠. 겨울 여행은 두 가지 때문에 썩 내켜하지 않아요. 첫 번째는 추워서 돌아다니기 고약해요. 산은 아예 제대로 장비 갖추지 않으면 아예 못 가고, 산지 지역은 너무 추워요. 바닷가는 산지보다는 덜 춥기는 하지만 대신에 해풍이 장난 아니게 추워요.
겨울 여행도 재미있다고 하지만, 저한테는 아니에요. 저는 국내여행이라면 겨울에 여행하는 것을 참 안 좋아해요. 겨울에는 웬만하면 여행하지 않아요. 지난 12월에 울진, 영덕, 포항 여행을 다녀온 것도 제 기준에서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요. 제가 보통은 국내여행은 늦어도 11월까지만 다니고, 12월, 1월은 국내여행을 다니지 않거든요. 울진, 영덕, 포항은 12월초에 별로 춥지 않았고, 남쪽 지역이라서 다녀온 거였어요.
그러면 유튜브 영상 올릴 건 있고?
아...뼈 때리네...
문제는 유튜브에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는데 유튜브에 올릴 영상이 얼마 안 남았어요. 지난 12월에 다녀온 울진, 영덕, 포항 여행 영상이 슬슬 밑바닥을 보이고 있었어요. 최대한 아껴서 올리려고 제주도 여행 영상까지는 하루에 8개씩 올렸는데 울진, 영덕, 포항 여행 영상은 하루에 4개씩 올리고 있어요. 어떻게든 매일 영상은 업로드하고, 한편으로는 1월에 절대 여행 안 가려구요.
머리를 굴리자.
뭐든 촬영해야만 한다.
1월에 여행은 절대 안 갈 거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가요. 그런데 여행을 안 가면 영상 촬영할 게 없어요. 영상 촬영해놓은 것은 슬슬 밑바닥이 보이고 있었어요. 여행을 간다면 빨라야 2월 중순이었어요. 올해는 설날이 매우 늦게 있어요. 2월 9일부터 12일까지가 설날이에요. 설날 연휴가 끝나야 여행 갈 만 해질 거였어요. 2월이면 남쪽은 그럭저럭 여행 다닐 만큼 기온이 올라오겠지만, 설날이 있어서 날이 애매했어요. 결국 빨리 가야 2월 12일 이후일 거고, 그러면 그때까지 어떻게든 뭐든 찍어서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버텨야 했어요.
이럴 줄 알고 내가 서울과 의정부를 아껴뒀지.
겨울에는 제가 살고 있는 의정부와 제가 잘 가는 의정부 옆 동네 서울을 파먹으며 버텨야죠. 찍을 거야 만들면 있으니까요.
'영상 찍으러 가야겠네.'
2024년 1월 16일이었어요. 슬슬 영상 촬영하러 밖을 돌아다녀야 할 때가 되었어요. 마침 밤에 별로 안 춥다고 했어요. 카페 가서 영상을 업로드해야 할 때도 되었어요. 일기예보를 보면 다음날이 더 따스할 거였어요. 그러나 하루 하루 뒤로 갈 수록 카페 가서 영상 업로드해야 할 날이 가까워지며 시간이 촉박해질 거였어요.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돌아다니는 것이 영상 촬영할 때 매우 좋아요. 그래서 1월 17일 새벽에 돌아다니며 영상을 촬영하기로 했어요.
'어디 촬영하지?'
이왕이면 잘 안 가는 곳으로 가기로 했어요. 의욕이 있을 때는 잘 안 가는 곳을 가고, 의욕이 없을 때는 잘 가는 곳을 가는 게 좋아요. 의욕도 적절히 배분해야 해요.
"아, 외대에 24시간 카페 있지?"
예전에 한국외국어대학교에 24시간 카페가 생긴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어요. 한때 그 동네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외대 근처는 시간이 완전히 멎은 곳이었어요. 가게만 바뀌고 나머지는 변하는 게 하나도 없는 곳이었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 주변은 시간이 멎은 정도가 아니라 딱히 뭐 없는 곳이었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 주변 상권은 형편없다고 해도 되는 곳이었어요. 한국외대 근처에서 유명한 식당은 딱 세 곳 있었어요. 비스마르크, 영화장, 닭터였어요. 영화장은 왜 유명한지 모르겠는 중국집이에요. 비스마르크는 가격이 비싸다고 '비싸마르크'라고 부르곤 했어요. 닭터는 방송에 몇 번 나왔던 식당으로, 뜨거운 철판에 올린 닭다리 스테이크를 파는 곳이었어요.
심지어 외대 주변에는 그 흔한 롯데리아조차 없었어요.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외대 학식이 매우 저렴하고 맛있고 가성비 좋아서 외대생들이 학교 주변에서 식사를 잘 안 사먹어서 인기가 없다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그게 진짜인지는 모르겠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은 아니고, 정확히 뭐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주 오래 전에 있었는데 망했어요. 그 후 맥도날드가 들어오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외대 상권은 그 흔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하나 없는 곳이었어요.
오죽하면 외대생들도 경희대 앞으로 놀러가곤 했어요. 경희대학교 앞 상권도 딱히 큰 상권이라고 할 만한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외대보다는 훨씬 더 나았거든요. 외대 앞이 조금 더 저렴했고, 경희대 앞이 이것저것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문동이 재개발되면서 외대 주변이 꽤 많이 바뀌었어요.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 있었어요. 제일 큰 변화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바로 옆에 있던 천장산 달동네가 재개발되면서 싹 다 철거되고 사라졌어요. 두 번째 큰 변화는 외대앞역에 있던 철길 건널목이 없어졌어요. 그 이전에 지하차도가 생겼구요. 그 외에 새 건물도 여럿 생겼어요. 제가 살 때만 해도 진짜 아무 것도 없는 전형적인 달동네였는데요.
경희대학교 앞에도 없는 24시간 카페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앞에 생겼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충격받았어요. 제 기억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생겨도 경희대학교 앞에 생겨야 했거든요. 경희대 상권이 외대 상권보다 더 크니까요. 그런데 경희대학교에는 없는 24시간 카페가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생겼어요. 이건 한국외국어대학교가 본관 건물을 새로 완공하며 외대역에서 경희대 평화의 전당을 안 보이게 가려버린 것보다 훨씬 큰 일이었어요. 게다가 그 카페가 탐앤탐스, 할리스가 아니라 무려 투썸플레이스였어요.
투썸이 외대에 24시간 매장을!
외대 앞에 24시간 카페가 생긴 것도 놀라웠는데, 그 카페가 무려 투썸플레이스라는 사실에 또 놀랐어요. 투썸플레이스는 24시간 카페 매장이 별로 없어요. 아니, 매우 귀해요. 게다가 투썸플레이스는 나름 고급 이미지를 추구하는 카페에요. 그래서 더욱 충격이었어요.
그렇다.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을 가자.
예전에 외대에 24시간 카페가 생겼다는 말에 놀랐던 것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앞역 24시간 카페인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을 가기로 했어요. 영상 촬영을 마치고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을 가서 할 거 하면서 쉬기로 했어요. 외대 투썸에서 바로 돌아올 수도 있고, 또 돌아다닐 수도 있었어요. 그건 가봐야 아는 일이었어요.
"0시 20분에 서울 가는 지하철이 있어?"
전철 1호선이 연천까지 연장되었어요. 의정부에서 서울 가는 지하철 막차가 0시 20분에 있는 광운대행 열차였어요. 서울 가기 다시 꽤 좋아졌어요. 막차가 광운대행이면 심야시간에 의정부에서 서울 가기 괜찮아요. 광운대행 전철을 타고 도봉산역에서 내려서 심야버스로 환승하면 되거든요.
그렇지만 이번에는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을 갈 거였기 때문에 도봉산역에서 내릴 것이 아니라 광운대역 종점으로 가야 했어요. 광운대역부터 영상을 촬영하면서 한국외국어대학교로 가면 되었어요.
매우 야심한 시각, 광운대역에 도착했어요. 광운대역에서부터 외대를 향해 걸으면서 영상을 하나 둘 찍어갔어요. 부지런히 촬영했어요. 최대한 많이 촬영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덧 새벽 4시가 넘었어요 . 드디어 외대에 도착했어요.
2024년 1월 17일 새벽 4시 7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앞역 24시간 카페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에 도착했어요.
"여기는 통유리 건물이네?"
밖에서 내부가 훤히 다 보이는 건물이었어요. 게다가 무려 4층이었어요. 매우 놀라웠어요. 이런 게 이 동네에 생길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어요.
외대 정문에서 매우 가까웠어요. 외대 정문에서 바로 앞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과장이 아니라 진짜 기어가도 되는 거리였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지하철역도 코앞인데 24시간 카페도 코 앞에 있었어요.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매장 1층 면적은 좁았어요. 1층에는 좌석이 하나도 없었어요. 1층에 좌석이 없어도 괜찮았어요. 2층부터 4층까지 좌석이 있으니까요.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은 매우 깔끔했어요. 조그만 공간을 최대한 아기자기하고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었어요.
'이것까지 외대 닮냐?'
속으로 웃었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서울에서 캠퍼스 면적이 가장 작은 대학교 중 하나에요. 대학교에 입학 안 한 고등학생들은 캠퍼스가 크고 화려한 걸 좋아하고, 재학생들은 캠퍼스가 작은 걸 좋아해요. 강의 때문에 이동하는 거 힘들고 귀찮으니까요. 재학생들에게 캠퍼스란 평지에 강의 이동하기 편한 게 최고에요. 그런데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는 면적이 좁아도 참 많이 좁아요.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 1층은 참 한국외대 캠퍼스스러웠어요. 사실 카페도 계산대와 주문기계, MD상품은 가까이에 있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 편하기는 해요.
제가 주문한 음료가 나올 때까지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 1층을 구경했어요.
"오, 엘리베이터 있다."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은 매장 안에 엘리베이터가 있었어요. 2층은 여성 화장실, 3층은 남성 화장실이 있었어요. 저는 3층으로 갔어요.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좋은데?"
각 층은 좌석이 꽤 많았어요. 게다가 좌석간 거리도 널찍하게 떨어져 있었어요. 1층은 좁았지만, 2층부터는 1층에 비해 공간이 훨씬 넓었어요.
'여기 확실히 얼마 안 되었구나.'
테이블과 의자가 상태가 매우 좋았어요.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이 정확히 언제 오픈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별로 오래되지 않은 것은 알고 있어요.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은 벽쪽에 있는 좌석이었어요.
"여기 시험철이면 줄 서서 입장 대기해야 하는 거 아냐?"
대학교 시험철이 되면 대학교 주변 카페는 카페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들로 바글바글해요. 투썸플레이스는 확실히 공부하고 노트북 컴퓨터 하기 좋은 카페였어요. 매장은 깨끗했고, 좌석간 거리가 매우 널찍했어요. 여럿이 와서 같이 공부하기 좋아보였어요. 좌석간 거리가 널찍해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지만 않는다면 서로 방해받을 일도 없었어요. 시험철이 되면 외대생들이 매우 많이 몰려올 거 같았어요. 회기역 주변에는 24시간 카페가 없으니 경희대생들도 기웃거릴 거구요.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은 그냥 와도 매우 좋은 카페였어요. 깔끔하고 좌석 넓고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어서 그냥 와서 공간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기에도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카페 내부를 촬영하면 사진도 예쁘게 잘 나오는 카페였어요. 매우 좋은 카페였어요. 단점이랄 것이 없었어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앞역 24시간 카페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에는 흡연실이 없었어요. 흡연을 하려면 밖에 나가야 하는 카페였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 및 외대앞역 주변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투썸플레이스 한국외대점이 있어요. 대학교 바로 앞에 있는 카페인 데다 이 동네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경희대학교가 붙어 있는 곳이라 시험철에는 아마 24시간 내내 사람이 많을 거에요. 하지만 시험철만 아니라면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며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카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