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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묵호역 사거리 심야식당 맛집 보라분식

좀좀이 2023. 11. 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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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식당이라고 하면 영업시간이 낮 시간이에요. 거의 모든 식당이 주로 낮에 영업하고, 여기에 추가로 밤 늦게까지 영업하거나 밤새도록 영업해서 24시간 내내 영업해요. 심야시간에 영업을 하는 식당은 낮시간부터 시작해서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식당이거나 주로 술 장사가 목적인 술집이에요. 술집이 아닌 이상 심야시간에만 영업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문을 닫는 식당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에요.

 

동해시에는 심야시간에만 영업하는 식당이 있다?

 

강원도 동해시 묵호역 사거리에는 순수하게 심야시간에만 영업을 하는 식당이 있어요. 바로 보라분식이에요. 저녁까지는 항상 불이 꺼져 있고, 심야시간이 되면 불이 켜지고 장사를 하는 매우 신기한 식당이에요.

 

보라분식을 처음 봤을 때는 작년 여름이었어요. 작년 여름에 처음으로 동해시 여행을 갔어요. 묵호로 넘어와서 밤 늦게까지 묵호 지역을 돌아다니다 숙소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어요. 이 때는 묵호에서 호텔 여기어때 묵호점에서 머물렀어요. 다음날 다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묵호항 바닷가를 거닐며 놀다가 매우 야심한 시각에 묵호역 사거리로 왔어요.

 

"저기에서 야식 먹고 들어갈까?"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은 늦은 저녁이 되면 영업하는 식당이 거의 없어요. 한두 곳 정도 있어요. 그런데 보라분식은 불이 훤히 켜져 있었어요. 보라분식 리뷰를 봤어요. 리뷰가 꽤 괜찮았어요.

 

"되었다. 그냥 숙소 가자."

 

이때는 매우 더워서 입맛이 별로 없었어요. 저녁을 매우 많이 먹어서 그다지 배고프지도 않았던 데다 너무 덥다 보니 야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저 음료수나 시원하게 마시고 싶었어요. 그래서 보라분식에 불이 훤히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저기는 낮부터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이겠거니 하며 다음날 묵호역에서 KTX 타고 떠나기 전에 저기 영업중이면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어요. 김밥천국처럼 24시간 영업하는 분식집인 줄 알았어요.

 

다음날이었어요. 낮인데 보라분식은 불이 꺼져 있었어요. 오전이었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장사하고 오전에는 쉬는 거라고 여기고 그냥 넘어갔어요. 식당이 오전이 영업 안 하는 거야 흔한 일이니까요.

 

그 후 한 번도 보라분식이 불 켜고 장사하는 모습을 못 봤습니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동해시 여행을 여러 차례 갔어요. 동해시 여행 갈 때마다 묵호는 항상 들렸어요. 동해시에서 망상해변에서 남쪽으로 걸어서 내려오지 않는 한 묵호역 사거리는 거의 무조건 거쳐가요. 그 정도가 아니라 정동진역에서 누리로 열차 타고 묵호역에서 내린다고 해도 묵호역 사거리는 무조건 거치게 되어 있어요. 이 지역 길이 그렇게 되어 있어요. 버스를 타고 오든 택시를 타고 오든 뭘 하든 묵호역 사거리는 거의 무조건 지나가요. 천곡동 한섬해변에서 행복한섬길과 해파랑길 33코스 따라 묵호로 넘어오지 않는 한 묵호역 사거리는 피해갈 수 없는 곳이에요. 그래서 묵호역 사거리는 자주 지나갔어요. 단 한 번도 보라분식이 영업하는 모습을 못 봤어요.

 

그러다 한 번은 동해시로 여행 갔다가 늦은 시각에 묵호로 간 적이 있었어요. 늦은 시각에 동해시 도착해서 동해시 왔으니 묵호나 잠깐 구경하고 가야겠다고 묵호로 갔어요. 보라분식이 불이 켜져 있었어요.

 

"저기 문 아예 닫은 거 아니었어?"

 

네이버 지도에서 보라분식을 검색해봤어요. 네이버 지도 보라분식 홈에 있는 가게 소개문을 봤어요. 가게 소개문에는 심야시간에 영업한다고 나와 있었어요. 어머니께서 가게 문을 저녁에 여신다고 적혀 있었어요.

 

"아, 저기 심야시간만 장사하는 곳이야?"

 

진짜로 먹기 힘든 식당이오.

먹고 싶으면 심야시간에 묵호 가시오.

 

보라분식은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식당이었어요. 리뷰 보니 주로 밤낚시하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식당 같았어요.

 

이후 동해시 여행 갔을 때 동해시 사는 지인을 만난 적 있었어요. 동해시 사는 지인은 보라분식을 가리키면서 저기는 망한 거 아니냐고 했어요. 불이 켜져 있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못 봤다고 했어요. 그래서 지인에게 저기는 심야시간만 영업하는 곳이라고 알려줬어요. 물론 저도 가서 먹어보지는 못 했지만, 심야시간에 불 켜져 있는 모습은 몇 번 봤거든요.

 

2023년 10월 8일이었어요. 이날은 묵호에서 머무르면서 당일치기로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으로 여행을 갔어요. 도계역에서 동해역으로 오는 기차는 매우 야심한 시각까지 있어요. 이날은 기차 시간을 잘 맞추지 못해서 도계역에서 20시 36분에 출발하는 ITX-마음 열차를 타고 동해역으로 갔어요.

 

동해역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넘었어요.

 

"동해시 심야시간 여행이나 할까?"

 

숙소는 묵호에 있었어요. 동해역에서 묵호로 걸어가는 길은 잘 알고 있었어요. 생각 없이 해안선 따라서 걸어올라가면 되었어요. 길 따라서 쭉 걸어서 바로 묵호역으로 가는 방법이 있었고, 가다가 하평해변 즈음에서 행복한섬길로 들어가서 묵호항역으로 가는 방법이 있었어요. 일단 한섬해수욕장을 구경하고 좋은 길로 걸어가기로 했어요. 행복한섬길은 한밤중에 걸으려고 하면 가세해변 구간이 꽤 힘들거든요.

 

 

 

"아..."

 

밤 10시가 넘어서 한섬해변에 도착했어요. 밤 10시가 넘었으니 심야시간은 맞았어요. 그러나 전혀 심야시간 풍경 닮은 풍경이 아니었어요. 사람들은 계속 산책 나와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한섬해변을 아름답게 꾸민 조형물들은 불이 켜져서 반짝이고 있었어요.

 

"어쨌든 시각으로 보면 심야시간 맞잖아."

 

심야시간이라기 보다는 밤 풍경이었지만 시각으로 보면 심야시간 맞았어요. 그리고 이 시각이면 동해시는 시내버스가 끊겨요.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봐도 심야시간이 맞기는 했어요. 오히려 잘 되었어요. 모든 조형물의 불이 꺼진 한섬해변이라면 진짜 깜깜해서 아무 것도 찍히는 것이 없을 텐데 조형물에 불이 다 들어와 있어서 영상에 찍히는 것이 많았어요.

 

예쁜 한섬해변 심야시간 풍경을 영상으로 찍고 묵호항역으로 걸어갔어요.

 

 

2023년 10월 8일 밤 11시 23분, 묵호항역에 도착했어요. 묵호항역 역전 심야시간 풍경을 영상으로 찍었어요.

 

 

향로봉길 마을로 갔어요. 여기도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찍었어요. 영상을 다 찍자 발한삼거리 근처로 나왔어요. 굴다리를 통과해서 묵호역 사거리로 갔어요.

 

"보라분식 열었네?"

 

 

묵호역 사거리에 있는 심야시간에만 영업하는 식당인 보라분식이 불이 켜져 있었어요.

 

"저기서 저녁 먹어야겠다."

 

도계에서 점심으로 텃밭에 노는 닭에서 물닭갈비를 먹은 후 저녁을 여태 안 먹었어요. 동해시 심야시간 여행을 즐기려면 저녁을 먹어야 했어요. 아주 긴 밤이 될 테니까요. 게다가 보라분식은 심야시간에만 여는 신기한 식당이라 한 번은 가서 먹어보고 싶었어요. 마침 잘 되었어요.

 

횡단보도를 건넜어요. 보라분식으로 갔어요.

 

 

안에는 식사중인 사람들이 있었어요. 영업중이었어요. 보라분식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주 예전에는 수제 햄버거도 판매했었던 것 같았어요. 보라분식 입구를 보면 떡볶이, 순대, 돈까스와 더불어 '햄버거'도 있었어요. 그리고 가게 안에는 햄버거 사진도 걸려 있었어요.

 

"혹시 햄버거도 있나요?"

"햄버거는 없구요, 벽에 걸려 있는 메뉴판에 있는 것만 판매하고 있어요."

"예."

 

과거에는 햄버거도 판매했었던 것 같았지만 지금은 햄버거를 판매하지 않고 있었어요. 메뉴를 봤어요.

 

"돈까스 먹어야지."

 

수제 돈까스를 주문했어요.

 

음식을 주문하고 나서 식당 안을 둘러봤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돈까스가 나왔어요.

 

 

"여기는 찍먹파 돈까스다."

 

보라분식 돈까스는 소스가 따로 나왔어요. 찍먹파를 위한 돈까스였어요. 부먹파라면 소스를 돈까스 위에 쭉 부어서 먹으면 되었어요.

 

 

돈까스는 매우 잘 튀겨져 있었어요. 하얀 밥 위에 검은 깨가 장식으로 올라가 있었어요.

 

 

돈까스를 먹기 시작했어요.

 

고전적인 돈까스.

누가 먹어도 고전적인 돈까스.

 

돈까스는 두툼한 일본식 돈까스가 아니라 얇은 한국식 돈까스였어요. 돈까스 속 고기는 부드러웠어요. 돈까스가 잘 튀겨져 있어서 맛있었어요. 분식집 돈까스에서는 맛이 꽤 괜찮은 편이었어요. 돈까스 먹고 돈까스 맛잇게 잘 먹었다고 할 맛이었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고소해보이는 사진의 돈까스에서 상상되는 맛이 실제 돈까스 맛과 비슷할 거에요.

 

돈까스가 처음부터 네 조각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릇 위에 배치된 음식 간격이 한 장으로 나온 것보다 넓었어요. 여기에 소스도 따로 줬기 때문에 그릇 위에 있는 음식이 모두 돈까스 소스 범벅이 될 일이 없었어요. 돈까스를 옆으로 밀고 잘라먹으면 그릇 위의 모든 음식을 서로 섞이지 않고 깨끗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두 명이 오면 좋겠다.'

 

돈까스가 네 조각으로 나왔기 때문에 한 사람은 떡볶이나 면 같은 거 시키고 다른 사람은 돈까스 시킨 후 반씩 나눠 먹으면 좋을 거였어요. 저는 혼자 왔기 때문에 돈까스만 시켜서 먹었어요. 그래서 돈까스가 처음부터 네 조각으로 나온 이점을 완벽히 다 누리지는 못 했어요.

 

"여기 야식으로 먹기 좋네."

 

보라분식 돈까스는 야식으로 먹기 좋았어요. 심야시간에 맛있게 잘 먹었어요.

 

동해시 묵호로 여행 가서 보라분식이 불이 켜져 있고 영업한다면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아요. 여기는 진짜 심야시간에만 영업하고 저녁 시간 영업 개시 시간은 가게 사장님 사정에 따라 조금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에 불 켜져 있을 때 가서 동해시의 진짜 심야식당을 경험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에요. 여기는 낮에는 정말로 영업 안 하고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전국적으로도 영업시간이 매우 특이한 일반 식당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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