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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동 천상병 시인 카페 귀천

좀좀이 2023. 8. 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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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을 돌아다니는 중이었어요. 서울 인사동은 진짜 많이 간 곳이라 신기할 것이 전혀 없는 곳이었어요. 제가 서울 인사동을 많이 간 이유는 제가 주로 다니는 길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주로 동대문에서 광화문까지를 잘 돌아다녀요. 동대문에서 광화문 사이에 인사동 입구가 있어요. 탑골공원과 낙원상가가 있는 곳에 종로쪽 인사동 입구가 위치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종로에서 돌아다니며 놀 때 인사동은 별 생각 없이 한 번 들렸다 가는 곳에 가까워요. 가는 김에 있으니까 한 번 걸어보는 곳이에요.

 

인사동은 인사동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원래 인사동의 특징은 애저녁에 거의 다 사라졌어요. 예전에는 고미술품 및 표구 관련된 가게가 많았다고 하지만 이런 건 이미 2000년대 초반에 거의 다 사라졌어요. 2000년대 초반부터 인사동은 이미 매우 유명한 관광지라 관광지화가 많이 진행된 곳이었어요. 그때부터 인사동이 원래 모습이 사라진다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구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인사동이 원래 매력이 사라져간다고 하고 있었고, 인사동은 갈 수록 더욱 관광지화되었기 때문에 아주 오래 전 원래 인사동이 주목받던 시절의 인사동 특징은 얼마 남아 있지 않아요.

 

한국의 관광산업 현실을 볼 수 있는 곳

 

제가 인사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국의 관광산업 현실을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관광산업에는 여러 분야가 있어요. 이 중에서 한국 관광기념품 분야를 볼 수 있는 곳이 인사동이에요. 인사동에서 판매하는 관광기념품은 상업적 이유와 트렌드에 따라 계속 바뀌거든요. 한때는 정체 모를 중국과 동남아시아 관광기념품 갖다놓고 팔아대어서 국적불명의 인사동이라는 소리도 들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도 관광기념품이 많이 발전해서 우리나라 특색이 있는 관광기념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인사동 거리를 별 생각없이 걷고 있었어요. 이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인사동 자체를 보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라 종로에서 놀며 걷다가 보니 인사동까지 왔어요. 인사동을 무시하고 지나가도 되었지만 딱히 시간에 쫓기거나 타이트한 계획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인사동 입구 온 김에 인사동 거리를 걷고 있었어요. 전에 인사동에 왔던 적으로부터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 눈길을 끄는 건 없었어요.

 

"카페나 갈까?"

 

인사동 카페는 의외로 가본 적이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인사동에서 카페를 가본 적이 없었어요. 완전히 없지는 않아요. 인사동 스타벅스가 관광 명물이었던 시절에 인사동 스타벅스 가본 적이 있어요. 안에 들어가서 뭘 사서 마시지는 않았지만요. 인사동은 많이 갔지만 인사동 카페를 가본 적은 없었어요. 인사동에서 카페를 가고 싶어지면 인사동에 있는 카페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사동에서 벗어나서 주변 지역 카페를 갔어요.

 

"인사동 카페 한 번 찾아봐야겠다."

 

인사동 카페를 한 번도 안 가본 것이 떠오르자 인사동 카페를 찾아서 가보기로 했어요. 목적 없이 신기할 거 없는 인사동 거리를 걷다가 잘 되었어요. 골목을 드나들며 카페를 찾아보았어요.

 

"귀천?"

 

 

'귀천'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카페는 운치 있어 보였어요.

 

"여기 가야겠다."

 

귀천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메뉴판은 전통찻집 메뉴판처럼 생겼어요. 실제로 전통차를 주로 파는 카페였어요. 커피는 간단히 '커피' 하나 있었어요.

 

 

 

저는 수정과를 주문했어요. 음료를 주문한 후 자리에 앉아서 카페 내부를 둘러봤어요.

 

 

카페 바닥은 나무 바닥이었어요. 테이블도 나무 테이블이었어요. 전체적으로 나무의 색깔에 맞춘 공간이었어요.

 

 

전통적인 운치가 있어보여서 들어온 카페였는데 알고 보니 여기가 시 '귀천'으로 유명한 천상병 시인과 관련있는 찻집이었어요.

 

천상병 시인의 아내분이신 문순옥씨께서 1985년에 지인으로부터 차입한 300만원으로 천상병 시인의 대표작인 귀천에서 이름을 가져와 전통찻집 귀천을 개업했어요. 이후 천상병 시인의 처조카인 목영선씨께서 2002년에 인사동에 귀천 2호점을 개업하셨어요. 귀천 1호점은 문순옥씨께서 돌아가시며 폐업했고, 현재는 인사동에 있는 귀천 2호점만 남아 있어요.

 

귀천 2호점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귀천 카페 내부에는 천상병 시인의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수정과가 나왔어요. 수정과는 매우 곱게 생겼어요. 맛도 매우 고왔어요.

 

 

인사동 전통찻집 귀천은 천상병 시인과 직접적으로 연관있는 찻집이에요.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은 워낙 유명하고 수능 준비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한 번은 읽어본 전국민적인 시에요. 천상병 시인과 직접 연관있는 카페이니 시 귀천을 좋아한다면 들려볼 만한 찻집이었어요.

 

그러나 그와 별개로 인사동에서 느낌 있는 좋은 카페를 찾는다면 귀천은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인사동을 대표하는 한국 전통적인 느낌과 매우 잘 어울리는 카페였어요. 고풍스러운 느낌이 있으면서 전혀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느낌이 있는 카페였어요. 이와 더불어 인사동에 숨어 있는 특별한 곳 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인사동 중심가에서는 귀천 카페가 안 보이고 골목으로 들어가야 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인사동에서 의미있고 특별하면서 고풍스러운 느낌도 있고 숨겨진 느낌도 있는 장소를 찾는다면 전통찻집 카페 귀천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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