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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양양전통시장 양양군청 영동지역 전통음식 장칼국수 맛집 양양장칼국수

좀좀이 2023. 6. 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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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 여행의 첫 일정을 마치고 두 번째 일정인 양양전통시장 5일장 구경도 대충 마쳤어요. 동서울터미널에서 속초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아침 6시 5분 첫 차를 타고 속초로 넘어왔기 때문에 아직 아침 11시 채 되지 않았어요. 동서울터미널에서 첫 차를 타고 속초로 일찍 넘어오니 양양5일장 구경해도 정오까지 한 시간 넘게 남아 있어서 일정이 매우 여유로웠어요.

 

"점심부터 먹고 움직일까?"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았어요. 5일장 구경의 꽃은 이것저것 간식거리 사먹는 재미인데 점심을 아직 안 먹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간식을 사먹기 조금 그랬어요. 간식부터 사먹으면 절묘하게 시장 구경 마치자 마자 점심시간이 될 거였어요. 양양에서의 일정이 더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다른 일정 보고 다시 양양전통시장으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을 먹는 방법이 있기는 했어요.

 

그러나 그건 영 안 내켰어요. 속초 기준으로 양양전통시장까지는 속초 시내버스 9번이 다니기 때문에 버스가 많고 이동하기 좋아요. 그렇지만 양양군에서의 다음 일정은 9번 버스가 가지 않는 곳으로 한참 가야 했어요. 조금이라도 삐끗해서 버스 시간과 안 맞으면 9번 버스 종점 근처까지 다시 걸어나와야 해서 시간을 엄청 허비해야 할 거였어요. 아침도 굶었고 점심도 굶고 그렇게 길 위에서 시간 허비하는 건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어요. 간식의 힘으로 많은 거리를 걷고 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지쳐서 입맛이 뚝 떨어질 거였어요. 이러면 저녁 일정까지 계속 체력 문제로 차질을 빚을 거였어요. 특히 이날은 폭염에 가까운 더위가 온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날이라 체력 문제에 더욱 신경써야 했어요. 가는 중에 가게는 고사하고 쉴 만한 곳이 있을 지나 의문인 길을 가야 하니까 잘 먹고 움직이는 것이 좋았어요.

 

"점심 뭐 먹지?"

 

양양에 오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걸 알아보지는 않았어요. 그저 양양전통시장에 5일장이 열리고, 양양전통시장 근처에 있는 우체국에 관광우편날짜도장이 있다는 것 정도 알아봤어요. 먹을 것까지 아주 상세히 다 계획을 짜서 오지 않았어요. 아니, 그러지 못했어요. 속초 여행을 워낙 급박하게 결정했기 때문에 동서울터미널 근처 24시간 카페와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양전통시장까지 가는 방법 알아보기도 바빴어요.

 

"여기 장칼국수 맛집 있겠지?"

 

지금까지 강원도 영동 지역을 그렇게 다녀봤지만 장칼국수는 못 먹어봤습니다.

 

한 번은 먹어봤을 법 하지만 못 먹어봤습니다.

 

"장칼국수 맛집 찾아봐야겠다."

 

강원도 영동 지역은 작년 여름부터 여러 차례 여행갔어요. 비록 동해, 삼척만 여러 번 가기는 했지만요. 강원도 영동지역 대표 전통음식 중 하나는 장칼국수에요. 동해, 삼척을 그렇게 여러 번 갔으니 장칼국수를 한 번은 먹어봤을 법도 했지만 여태까지 한 번도 못 먹어봤어요.

 

장칼국수가 강원도 영동지역 대표 전통음식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인연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장칼국수 먹을 기회가 없었어요. 양양도 영동 지역이기 때문에 장칼국수가 이 지역 대표 전통음식이었어요. 동해, 삼척에서는 못 먹어봤지만 이번에 양양 온 김에 장칼국수를 반드시 먹어보기로 결심했어요.

 

양양전통시장 근처에 있는 장칼국수 식당을 찾아봤어요. 여러 곳 있었어요. 하나 같이 평이 전부 좋았어요.

 

"아무 데나 가도 되나?"

 

적당히 괜찮아보이는 곳으로 찾아가면 될 거 같았어요. 제가 있는 위치에서 가까운 곳이 어디인지 봤어요. 양양장칼국수가 가장 가까웠어요.

 

"장칼국수 먹고 가야지."

 

양양장칼국수로 가서 점심을 먹고 다음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양양장칼국수로 갔어요.

 

 

 

양양장칼국수는 문이 열려 있었어요.

 

 

"오후 3시 영업 종료?"

 

양양장칼국수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였어요. 점심시간에만 잠깐 장사하는 식당이었어요. 정기휴일은 매주 화요일이었어요.

 

왠지 믿음이 간다.

 

동해, 삼척 여행다닐 때 동네 맛집 보면 점심 시간에만 잠깐 장사하고 영업을 종료하는 식당이 여러 곳 있었어요. 양양장칼국수도 영업 시간이 고작 4시간 정도에 불과했어요. 점심시간만 영업한다고 하니 뭔가 진짜 맛집 같았어요.

 

양양장칼국수 안으로 들어갔어요.

 

"안녕하세요. 지금 식사 되나요?"

"예, 되요."

"장칼국수 하나 주세요."

 

장칼국수를 하나 주문했어요. 자리로 가서 앉았어요.

 

 

식당 내부를 둘러봤어요. 식당 내부는 매우 깨끗했어요.

 

 

양양장칼국수는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 같았어요.

 

 

양양장칼국수에서는 장칼국수, 옹심이칼국수, 수육만 판매하고 있었어요. 메뉴가 매우 간단했어요. 장칼국수 가격은 8,000원이었어요. 옹심이칼국수 가격은 9,000원, 수육 가격은 20,000원이었어요.

 

"잠깐만, 곱빼기도 가격 똑같아?"

 

양양장칼국수 메뉴판 아래에 작게 적혀 있는 글을 봤어요. 일반 사이즈와 곱빼기 가격이 같다고 나와 있었어요.

 

"사장님, 저 곱빼기로 주세요!"

"예."

 

사장님께 급히 제가 주문한 장칼국수를 일반이 아니라 곱빼기로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사장님께서 알겠다고 하셨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장칼국수 곱빼기와 반찬이 나왔어요.

 

 

반찬은 겉절이와 깍두기가 전부였어요.

 

 

장칼국수 국물은 라면 국물과 비슷한 색이었어요.

 

 

장칼국수 위에는 김이 뿌려져 있었어요. 건더기로는 감자, 애호박, 버섯 등이 보였어요.

 

장칼국수를 잘 섞었어요.

 

 

양양장칼국수의 장칼국수 국물부터 맛봤어요.

 

"여기 진짜 잘 왔다!"

 

국물을 몇 숟갈 떠먹어보고 맛있는 집 잘 찾아왔다는 말이 입에서 작게 튀어나왔어요. 양양장칼국수의 장칼국수는 국물맛이 아주 가볍게 얼큰했어요. 뜨거워서 혀가 얼얼한 건지 매워서 얼얼한 건지 잘 구분이 안 되는 가벼운 매운 맛이 있었어요. 막 얼큰하거나 맵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톡톡 쏘는 것 같은 자극이 혀를 계속 가볍게 자극해줬어요. 매운맛의 강도와 느낌은 뚜껑을 따서 두 모금 마신500mL 패트병 속 콜라의 탄산 강도와 비슷했어요.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해도 탄산음료를 마실 수 있다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어요.

 

양양장칼국수의 장칼국수에는 다양한 건더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었어요. 채식하는 사람들이 매우 좋아할 음식이었어요. 물론 국물까지 전부 100% 야채로 맛을 낸 것은 아니라 진짜 야채만 먹겠다는 사람들은 못 먹겠지만, 야채를 많이 먹고 싶다는 사람들은 매우 좋아하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어요. 건더기에는 육류가 하나도 안 보였어요.

 

국물맛은 멸치 육수를 사용한 것 같았어요. 멸치 육수에 많이 들어가 있는 버섯에서 우러나온 맛이 섞여 있는 맛이었어요. 여기에 위에 뿌려져 있는 김 맛이 국물에 섞였어요. 텁텁하지 않고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국물이었어요. 국물을 삼킬 때 목이 자극되는 느낌은 별로 못 받았기 때문에 칼칼하다고 하기는 어려웠고, 국물이 혀에 닿으면 잘잘한 탄산이 들어간 것처럼 가볍게 혀가 얼얼했기 때문에 가볍게 얼큰한 국물이었어요.

 

"겉절이 맛있어!"

 

양양장칼국수는 김치도 맛있었어요. 깍두기와 겉절이 중 겉절이가 매우 맛있었어요. 겉절이는 젓갈을 조금만 사용한 맛이었어요. 연한 젓갈향과 달콤하고 매콤한 맛이었어요. 겉절이 맛은 맛이 지저분하거나 너무 독하지 않았어요. 부드럽고 순하면서 화려한 맛이었어요. 그리고 맛이 깨끗한 편이었어요. 이 정도라면 외국인에게 코리안 스파이시 샐러드라고 먹여도 무리없을 맛이었어요.

 

칼국수 면발은 매우 부드러웠어요. 젓가락으로 집어서 후루룩 빨아들이면 부드러운 면발의 촉감이 입술과 혀로 전해졌어요. 따스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면을 입에 넣을 때 매우 기분좋게 했고, 가볍게 씹히며 목구멍으로 쑥 넘어가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주었어요. 마치 이것은 원래 내 목구멍 속으로 넘어가도록 정해져 있었고, 면발도 내 목구멍 속으로 넘어가는 걸 원하는 것처럼 기분좋게 넘어갔어요.

 

칼국수집에서는 김치맛이 상당히 중요해요. 칼국수가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김치맛이 너무 안 맞으면 식사 전체가 엉망이 되요. 특히 과한 젓갈, 너무 강한 맛 김치는 최악이에요. 이런 김치 한 번 먹으면 그 다음부터는 칼국수를 먹는 건지 김치국물에 밀가루 면발 섞어 먹는 건지 분간이 안 되거든요. 그런데 양양장칼국수는 김치맛이 매우 좋았어요. 장칼국수에 단맛과 매운맛, 아삭한 야채 씹는 맛을 더해주고 있었어요.

 

 

양양장칼국수의 장칼국수 곱빼기는 양이 상당히 많았어요. 한참 먹고 배에서 아주 잘 먹었다고 포만감이 느껴졌는데 그게 절반 먹은 거였어요.

 

양양장칼국수는 장칼국수도 깔끔하고 맛있었고, 겉절이도 장칼국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맛있었어요. 매우 배부르고 맛있게 잘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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