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강원도 철원군 관광지 철원역사문화공원, 국가등록문화재 제22호 철원 노동당사

좀좀이 2023. 5. 2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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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제 어디로 가요?"

"소이산 모노레일 가자."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요즘 매우 핫한 철원 여행 코스는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이었어요.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 인기가 매우 좋다고 했어요. 소이산 모노레일도 타보고 싶었어요.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이 이번 여행의 핵심 목적지였어요.

 

철원 여행 계획 짤 때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 집어넣으면 여행 코스가 매우 쉽게 나와요. 한탄강 주상절리길 간 후 소이산 모노레일로 가는 길에 고석정이 있어요. 고석정에서 점심 먹고 고석정 구경하다가 소이산 모노레일 보러 가면 코스가 딱 맞아요. 이러면 철원 여행을 아주 만족스럽게 하고 돌아올 수 있어요. 여행 계획 너무 허술하고 대충 짠 거 같아도 정말로 이래요. 철원 여행 계획할 때 잘 모르겠다면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 2개 간다고 잡고 철원에서 점심 또는 점심과 저녁 먹는다고 계획하면 되요. 이러면 나머지는 알아서 되요.

 

이렇게 너무 대충 짠 거 같지만 이 코스가 알찬 철원군 여행 코스가 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먼저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 사이에 고석정이 있어요. 고석정은 철원군의 대표 국민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철원군 여행 경로의 중심지이고, 여기에 식당들이 몰려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한탄강 주상절리길 갔다가 소이산 모노레일 가려고 하면 고석정을 지나가게 되요.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편도 3.6km에요. 편도 1시간 반, 왕복 3시간짜리 코스에요. 걸음걸이와 인파에 따라 덜 걸릴 수도 있고, 딱 저 시간에 맞을 수도 있어요. 오전에 한탄강 주상절리길 구경하고 고석정 가서 점심 먹고 고석정 구경하다가 소이산 모노레일 타러 가면 되요. 소이산 모노레일 주변에는 철원역사문화공원이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유명하고도 유명한 철원 노동당사도 바로 거기에 있어요. 그래서 철원 여행 코스를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 보러 간다고 잡고 철원에서 밥 먹을 거라고 정하면 매우 알찬 철원 여행 코스가 나와요. 일부러 철원 노동당사를 가야할 곳으로 안 잡아도 되요. 소이산 모노레일 가면 철원 노동당사는 자연스럽게 따라서 보게 되요.

 

친한 동생과 소이산 모노레일 철원역으로 갔어요.

 

"막차 방금 출발했어요."

"앗!"

 

간발의 차이였어요. 막차까지 4분 늦었어요. 4분만 일찍 왔으면 소이산 모노레일을 막차로 타고 올라갈 수 있었어요. 한국전쟁이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에 북한의 침공으로 발발했어요. 저와 친한 동생은 막차까지 4분 늦어서 소이산 모노레일을 못 탔어요.

 

친한 동생에게 매우 미안했어요. 솔직히 제가 구철원우체국만 안 갔어도 소이산 모노레일 막차는 탈 수 있었어요. 소이산 모노레일 막차 시간을 안 알아본 것이 패착이었어요. 친한 동생은 고석정에서 산책로를 너무 많이 걸은 게 문제였다고 아쉬워했어요.

 

만약 철원 여행 가서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소이산 모노레일 갈 일정이라면 고석정 관람은 소이산 모노레일 막차 시간 알아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는 걸 배웠어요. 어차피 소이산 모노레일 타고 내려와서 돌아갈 때 고석정을 또 들려요. 고석정은 입장 시간 제한이 없어요. 그러니 고석정에서 보트를 탈 게 아니라면 점심을 고석정에서 먹고 바로 소이산 모노레일 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고석정 가서 고석정 구경도 하고 한탄강 한여울길도 걸으면서 한탄강을 구경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건 상황 보며 유동적으로 결정하는 게 좋을 거에요.

 

소이산 모노레일도 기대했는데 이건 놓쳐버렸어요. 나중에 철원 여행 또 오라는 계시인 모양이었어요. 친한 동생과 소이산 모노레일이 있는 철원역사문화공원을 구경하기로 했어요.

 

 

 

철원역사문화공원에는 옛날 철원역 역사를 복원해놓은 건물이 있었어요. 저 건물이 바로 소이산 모노레일 표를 구입하고 탑승하는 건물이에요.

 

철원역은 민통선 안에 위치해 있어요. 과거 한국전쟁 발발 전에는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 기차역이었다고 해요.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철원역에서 주요 철도가 분기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기차역이었고, 구철원 지역 역시 매우 번화하고 번창한 지역이었다고 해요. 현재 철원역은 한국전쟁 당시 흔적도 없이 파괴되어서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고 해도 될 폐허를 약간 정비하기는 했지만, 민통선 너머에 있어서 출입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데다 관광지로는 철원역보다 더 위에 있는 월정리역이 훨씬 더 유명해요.

 

 

철원역사문화공원은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번화했던 철원 읍내를 재현해놓은 공원이었어요.

 

"저기 인력거 끌고 간다!"

 

관광객 몇 명이 있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평일에 소이산 모노레일 막차가 올라간 후라 사람이 매우 적은 시각이었어요. 그래도 관광객이 여러 명 있었어요. 그 중에는 인력거를 끌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어요. 철원역사문화공원에서는 인력거 체험도 있었어요. 인력거 끌어주는 사람이 타는 체험이 아니라 직접 인력거 끌어보는 체험이었어요. 물론 일행이 있다면 한 명은 인력거에 타고 한 명은 끌어도 되요.

 

"저거 제가 타면 운수 나쁜 날 찍겠는데요?"

 

친한 동생 말에 빵 터졌어요. 친한 동생이 자기가 저 인력거에 타면 인력거 끌고 있는 관광객은 운수 좋은 날이 아니라 운수 나쁜 날 찍을 거라고 했어요.

 

 

 

철원역사공원에 설치된 건물들을 하나씩 들어가봤어요.

 

 

철원우편국 건물로 들어갔어요. 안에는 해설사분께서 계셨어요. 해설사분께 철원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철원 관광 안내도 받았어요. 매우 친절하셨고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해설사분께서는 여기도 주말에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하셨어요.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11시에 갔다고 하자 제일 관람하기 좋을 때 다녀왔다고 하시면서 주말에는 사람이 매우 많아서 사람 흐름에 따라다니며 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여기 많이 변했네요? 예전에 이렇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저와 친한 동생 모두 아주 오래 전에 철원에 와 본 경험이 있었어요. 제 기억 속 철원은 이렇지 않았어요. 철원 노동당사를 가기 위해서는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고, 철원 노동당사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정말로 철원 노동당사만 덜렁 있었어요. 해설사분께서는 이제 검문소 남은 지역이 몇 곳 안 남았다고 알려주셨어요.

 

해설사분께서는 처음 철원으로 시집 오셨을 때 너무 무서워서 밤에 화장실도 못 가셨다고 하셨어요. 대남방송 소리 울려퍼지고 군부대 포사격 소리 울려퍼지는 지역이었다고 하셨어요. 제 기억에도 철원에 왔을 때 기억나는 것은 지뢰조심 팻말이 도처에 붙어 있었던 것과 아무 것도 없었고 군인들만 보였고 검문소가 있었던 거였어요. 멀리 갈 것도 없이 노동당사까지 가는 길만 해도 최전방에 왔다는 게 확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그러나 지금 철원은 너무 변해 있었어요. 지금 철원은 얼핏 보면 평범한 서울 근교 시골에 멋진 관광지가 있는 관광 마을 같은 분위기였어요.

 

해설사분과 대화하다가 제 기억 속에 파주 최전방과 철원 최전방이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와 북한의 선전 마을 깃대 높이기 경쟁이 있었던 곳은 파주였고, 목함지뢰는 철원보다는 연천 및 강화 같은 경기도 최전방 쪽이었어요. 철원도 지뢰가 있기는 하고 2022년 8월에 수해복구 중 지뢰 사고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철원에서 폭발한 지뢰는 대전차지뢰였어요. 이런 식으로 기억이 많이 섞여 있었어요.

 

그래도 과거 철원에 왔을 때 노동당사 앞이 허허벌판이었던 것과 철의 삼각지대 철원 평화전망대 갔을 때 군인 해설사분께서 대전차방호장벽을 가리키며 북한에서 저걸 한반도의 베를린 장벽이라며 저거 해체 안 하면 남북대화 없다고 맹비난했다고 알려준 건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파주쪽 최전방 도라 전망대는 제가 안 갔거든요. 제2땅굴 견학갔다가 안전모 쓰고 가는데도 천장이 낮아서 천장에 머리 부딪히고 얼얼해했던 것도 기억해요.

 

해설사분께 남은 여행 일정 조언을 듣고 철원 이야기도 많이 들은 후 밖으로 나왔어요. 친한 동생도 지역 주민분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해서 해설사분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해설사분께서 오히려 저와 친한 동생이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듣는다고 놀라셨어요.

 

 

 

철원역사문화공원에는 철원공립보통학교를 복원해놓은 건물도 있었어요.

 

 

내부로 들어갔어요.

 

 

"와, 추억의 책상이네!"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학교에서 사용했던 나무 책상과 나무 의자가 있었어요. 저도 저런 책상과 의자를 사용했었어요. 저런 책상은 가운데에 선 긋고 넘어오지 말라고 하는 게 유구한 전통이에요.

 

관람을 마치고 나왔어요.

 

 

 

철원 노동당사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림막으로 막아놨어요. 저는 옛날에 철원에 왔을 때 저기 다 들어가서 돌아다녀봤어요.

 

철원 노동당사는 철원의 대표적인 유적이에요. 국가등록문화재 제22호 철원 노동당사는 1946년에 철원이 북한 치하였던 시절, 북한 노동당이 지역주민들의 강제 노력 동원과 모금에 의해 완공된 지상 3층 건물이에요.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옥상과 3층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2층 바닥이 사실상 천장이 되었어요.

 

해설사분께서는 철원 노동당사가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과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다 보니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파손 및 붕괴 위험이 있어서 보강공사가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철원 노동당사는 원래 철원의 대표 관광지는 아니었어요. 철원 노동당사가 유명해진 계기는 두 가지 때문이에요. 첫 번째는 서태지와 아이들 3집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가 철원 노동당사였어요. 두 번째는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부 철원편에 철원 노동당사가 나와요. 이 두 가지를 계기로 매우 유명해졌어요.

 

예전에 철원 노동당사에 들어가봤을 때 철원 노동당사는 별 거 아닌 폐건물 같지만 상당히 특이한 느낌이 있었어요. 그리고 파괴된 벽 너머로 사람이 나오게 해서 사진을 촬영하면 상당히 느낌있는 사진이 나왔어요.

 

철원 노동당사 앞이 이렇게 변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어요. 옛날에 갔을 때는 살벌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지역에 있는 을씨년스러운 폐건물이었는데 지금은 평화로운 지역에 있는 오래된 유적으로 느낌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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