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추천 여행지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순담 매표소 방향, 드르니 매표소 방향)

"형, 금요일에 시간 되세요?"

"금요일? 사간 되는데? 왜?"

"저랑 등산 가지 않으시겠어요?"

 

매우 바빠서 자주 보기 어려운 친한 동생이 모처럼 제게 만나서 같이 등산가지 않겠냐고 했어요.

 

"등산? 등산은 조금 무리인데..."

 

5월 어린이날 연휴 즈음에 너무 무리해서 연속으로 며칠 동안 돌아다녔더니 다리에 무리가 크게 왔어요. 여행을 마치고 의정부 돌아와서 계속 조심하고 푹 쉬어서 다리가 거의 다 회복되기는 했어요. 그러나 이렇게 한 번 크게 무리해서 걸으면 일주일 정도는 휴식을 취해주는 게 좋아요. 건강해지려고 걷는 거지, 건강 해치려고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니까요. 등산은 며칠 정도 더 쉬어야 될 거 같았어요.

 

친한 동생이 제게 같이 가지 않겠냐는 산을 봤어요.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있는 산이었어요.

 

"여기는 무리인데...금요일에 같이 여행 갈까?"

 

친한 동생이 자기가 운전해서 갈 테니 같이 가자고 한 거였어요. 순간 머리 속에 번뜩 떠오른 곳이 있었어요.

 

철원!

철원에 가자!

 

의정부 살면서 정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 가보던 곳. 바로 철원이었어요.

 

의양동포연+철

 

경기도 동북부 지역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말이에요. 의양동포연은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이에요. 그런데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뒤에 '철'이 따로 또 붙어요. 이 '철'은 바로 강원도 철원군을 의미해요.

 

강원도 철원군은 행정구역상 강원도에 속해요. 그렇지만 의정부와 교류가 상당히 많은 지역이에요. 철원군이 나름 의정부 생활권이기도 하고, 의정부 사람들 중 철원에 있는 군부대로 군대를 갔다온 사람들이 꽤 있어요. 과거 의정부에 306보충대가 있었을 때 306보충대에서 육군 3사단, 6사단 등이 있는 강원도 철원으로도 잘 배치되었다고 해요.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 가보면 철원 가는 버스가 여럿 있어요. 노선도 참 상세히 잘 되어 있어요. 동송, 갈말 등등 여러 곳으로 가요. 문제는 철원까지 가는 거야 의정부에서 시외버스 타고 가면 되지만 철원 내부에서 시내버스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철원이 요즘 여행지로 핫하다던데?

 

강원도 철원군이 요즘 뜨고 있는 관광지로 유명해요. 그래서 원래 철원은 의정부 살면서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요즘 각광받는 여행지라고 해서 더욱 가고 싶어졌어요.

 

특히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그렇게 인기가 좋대요. 이건 뉴스기사로도 몇 차례 보도되었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철원이 안보관광지에서 체험관광지로 변신하고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러 몰려가는 지역이 되고 있다고 했어요.

 

'한탄강 물윗길은 안 되겠지?'

 

철원군의 자랑 한탄강 걷기 여행 코스로 인기 좋은 코스로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한탄강 물윗길이 있어요. 이 중 한탄강 물윗길은 안전 및 여름 한탄강 레프팅 시즌 운영으로 인해 겨울에만 갈 수 있어요. 그래도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사시사철 갈 수 있어요. 게다가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잔도길이었어요. 낭떠러지에 길을 만들어놓은 도보 관광 코스라고 홍보하고 있었어요.

 

"철원 가자. 거기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그렇게 좋대!"

"형, 못 걷는다면서요."

"그건 평지잖아. 평지 걷는 건 돼."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총 길이가 3.6km였어요. 환형 코스가 아니기 때문에 종점까지 갔다가 주차한 곳까지 돌아오려면 다음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했어요.

 

1. 주말 및 공휴일에는 양 매표소 사이에 무료 셔틀버스 운행

2. 종점에서 택시를 타고 돌아간다

3. 왕복으로 걷는다 (7.2km)

 

1번은 금요일에 가니까 완전히 선택불가였어요. 2번과 3번 중 하나를 택해야 했어요. 시간도 널널한데 3번으로 해도 되었어요. 7.2km라면 걸을만한 거리였어요. 설마 잔도길을 무한지옥계단으로 만들어놨겠어요. 만약 무한지옥계단으로 만들어놨다면 그때 2번 택시 타고 돌아가는 선택지로 바꿔도 되었어요. 거리상으로는 왕복 7.2km라면 왕복으로 다녀오는 것도 괜찮았어요.

 

친한 동생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보고 큰 흥미를 느꼈어요. 같이 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5월 12일 금요일에 같이 가기로 했어요.

 

2023년 5월 12일이 되었어요. 친한 동생과 만나서 친한 동생 차를 타고 철원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어요.

 

"형, 처음에 어디로 가요?"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매표소."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매표소가 주상절리길 양쪽 끝에 있어요. 하나는 순담 매표소이고, 다른 하나는 드르니 매표소였어요. 왕복으로 갔다 오기로 했기 때문에 아무 매표소로 가도 상관없었어요. 그래서 대충 찍어서 순담 매표소로 가자고 했어요.

 

2023년 5월 12일 오전 11시 35분, 강원도 철원군이 자랑하는 관광지인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매표소에 도착했어요.

 

"뭐 이렇게 사람 많아?"

 

제가 간 날은 금요일이었어요. 평일이었어요. 게다가 시간도 오전 11시 35분이라 점심시간 근처였어요. 그런데 주상절리길 입구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친한 동생이 잠시 화장실에 간 동안 저는 매표소로 갔어요. 친한 동생과 제 표를 구입했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입장료는 성인 1만원이에요. 이 중 5천원은 철원 사랑 상품권으로 돌려줘요. 철원사랑상품권은 철원군 내 식당, 카페,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어요. 순담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가게에서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어요. 저는 제 것과 친한 동생 표를 같이 샀기 때문에 철원사랑상품권 5천원권 2장을 받았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표 2장을 계산하자 직원분께서 물을 챙겨가라고 말씀하셨어요.

 

입구에 사람이 하도 많아서 직원분께 여쭈어봤어요.

 

"여기 사람 오늘 엄청 많네요?"

"오늘은 적은 거에요!"

"예?"

"다른 때는 훨씬 더 많아요. 지금이 적은 거에요."

 

깜짝 놀랐어요. 순담매표소 주상절리길 입구는 들어가는 사람, 나오는 사람 다 줄서서 가고 있는데 이게 사람 적게 온 거라고 했어요. 다른 때는 사람 무지 많이 온다고 했어요.

 

"여기 왕복으로는 얼마나 걸려요?"

"3시간 걸려요."

 

직원분께서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왕복으로 걸으면 3시간 소요된다고 알려주셨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중 하나에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철원권역 명소로는 샘통(용출수), 소이산 철원용암대지, 직탕폭포, 고석정, 삼부연폭포, 송대소 등이 있어요.

 

친한 동생과 다시 만나서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매표소 방향 입구로 갔어요.

 

 

 

철원 캐릭터인 철궁이가 환영하고 있었어요. 친한 동생이 화장실 다녀오는 동안 들어가는 사람들은 안으로 다 들어갔고, 나오는 사람들은 다 나왔어요. 그래서 사람 한 명 보이는 타이밍에 입구 사진을 촬영했어요. 처음 도착했을 때 찍었으면 사람들 바글바글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겠지만 그건 일부러 안 찍었어요. 나중에 블로그에 글 써서 올릴 때 사람 얼굴 다 모자이크 처리하면 남는 게 없게 생겨서요.

 

 

"우와!"

 

순담매표소를 통과해서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멋진 풍경이 나왔어요.

 

 

절벽을 따라 저와 친한 동생이 걸어야하는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보였어요. 굽이굽이 멀리 이어지고 있었어요.

 

"야, 이거 완전 재미있어!"

 

 

괜히 사람들이 몰려오는 게 아니었어요. 이 길, 시작부터 엄청 재미있었어요. 바닥을 보자 여기에서 떨어지면 바로 깨꼬닥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바로 드는 풍경이 보였어요. 절벽에 길이 매달려 있는 잔도라서 바닥을 보면 살짝 스릴있었어요.

 

그렇지만 고소공포증 있다고 무서워서 벌벌 떨며 갈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바닥의 철망 같은 바닥 구멍은 매우 촘촘했어요. 바닥을 뚫어져라 보지 않으면 평지 걷듯 걸어갈 수 있는 길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매운 라면이 아니라 일반적인 라면 - 삼양라면의 매운맛 정도 되는 딱 재미있을 수준의 긴장감을 주는 철망이었어요.

 

순담매표소에서 조금 걸어가니까 다리가 나왔어요.

 

"이거 너무 솔직하잖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걸으면서 고소공포증 때문에 무서워서 혼났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을 넘어서 거짓말 수준의 과장이에요. 그렇지만 다리는 진짜 재미있었어요. 다리가 튼튼하기는 하지만 진짜로 살살 흔들렸어요.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다리가 조금씩 흔들리는 걸 두 눈으로 볼 수 있었어요. 별로 안 흔들리기는 했지만 흔들리는 걸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두 다리로 느낄 수 있었어요.

 

전국에 흔들다리라고 만들어놓은 것들 보면 흔들리는 느낌 거의 안 들거나 아예 안 드는데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 있는 다리는 모두 다 흔들리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어요. 그러니 진짜 재미있었어요. 안전하기는 하지만 살살 긴장감 주는 맛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위에서 모두 선생님 말씀 잘 듣는 착한 어린이 모드가 되었어요. 바닥으로 낭떠러지가 보이고 다리는 살살 흔들리니까 탐방로에서 벗어나거나 탐방로에서 달릴 생각 자체를 못 하고 있었어요.

 

 

 

순담매표소 방향에서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육지의 계곡 풍경이 나왔어요. 얼마 안 걸은 거 같은데 벌써 꽤 많이 왔어요. 사람들 다 제쳐가며 빠르게 걸어간 게 아니라 흐름에 맞춰가며 볼 거 다 잘 감상하면서 걸었는데도 이렇게 왔어요.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있네?'

 

점심 시간이라 이 시각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야 정상일 텐데 이 시각에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지금이 이 정도이니 다른 시각에는 진짜 많았을 거였어요.

 

그리고 이 흔들다리도 매우 재미있었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 있는 다리가 전부 다 재미있어요. 사람을 착한 어린이로 돌아가게 만드는 다리들이에요.

 

 

"폭포다!"

 

드디어 주상절리 풍경이 시작되었어요. 주상절리에 폭포가 줄줄 쏟아지고 있었어요.

 

 

"물빛이 좀 누런데?"

 

 

폭포 물줄기를 잘 보면 물빛이 맑지 않고 좀 누랬어요.

 

'여기 어제 비 많이 왔나?'

 

강물도 흙이 많이 섞여서 시들시들한 풀색이었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도 누런빛을 띄고 있었어요. 이런 풍경이라면 대체로 비가 엄청 퍼부은 다음날 풍경이에요.

 

'뭐지? 땅은 잘 말랐는데...'

 

희안했어요. 비가 엄청 퍼부은 다음날 풍경이라고 보기에는 땅이 너무 보송보송하게 잘 말라 있었어요. 땅만 마르고 물만 쏟아질 리 없었어요. 상류 어딘가에서 폭우 쏟아져서 흙탕물이 넘어왔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정도 폭우가 상류에서 내려서 여기까지 왔다면 여기도 비가 어느 정도 내려서 흙에 물기가 조금 남아 있어야 했어요.

 

 

주상절리 곳곳에서 작은 폭포가 졸졸졸 떨어지고 있었어요.

 

'이 정도면 완전 폭우 내렸다는 건데...'

 

아무리 봐도 이상했어요. 풍경만 보면 분명히 폭우 엄청 퍼부은 다음날 풍경인데 흙을 보면 폭우는 고사하고 가랑비도 안 내려서 흙이 보송보송하게 잘 말라 있었어요.

 

 

"오, 멋지다!"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쭉 이어져 있었어요.

 

 

바닥에 잠시 쭈그려앉아서 아래를 바라봤어요. 역시 떨어지면 아야 하는 수준으로 안 끝날 높이였어요.

 

 

"여기는 스케일이 다른데?"

 

강원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서 보는 주상절리는 제주도에서 본 주상절리와 완전히 달랐어요. 스케일에서 차원이 달랐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주상절리는 끝이 안 보이는 병풍처럼 걸어도 걸어도 계속 이어지며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어요.

 

 

 

"제주도랑 돌 똑같네?"

 

강원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주상절리 풍경과 제주도 주상절리 풍경은 완전히 달랐어요. 둘 다 주상절리이기는 하지만 이걸 같은 주상절리라 묶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서로 반대되는 느낌의 풍경이었어요. 그러나 한탄강 주상절리길에서 보이는 돌을 보면 제주도 돌과 똑같이 생긴 돌이 여기저기 있었어요. 구멍 푹푹 파인 현무암도 쉽게 볼 수 있었어요.

 

 

주상절리 절벽 풍경에서 다시 육지의 절벽 풍경이 나왔어요.

 

 

"저거 완전 철푸덕 바위네."

 

 

한탄강 가운데에 바위 2개가 있었어요. 보자마자 바로 철푸덕 엎어진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친한 동생한테 철푸덕 바위라고 말했어요. 저 바위는 철푸덕 바위가 아니에요. 쌍 자라 바위에요. 자라 바위인데 자라 바위가 2개 있다고 쌍 자라 바위라고 한대요.

 

쌍 자라 바위를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에 해설사분께서 계셨어요.

 

"여기 비 엄청 퍼부었나요? 폭포가 엄청 많네요?"

"아, 그거 비 때문이 아니에요. 저 맞은편 윗편에 논이 있는데, 그 논에서 흘러나오는 물이에요. 특히 지금은 못자리에서 흘러나오는 물들이 저렇게 아래로 떨어져서 물이 탁해요."

 

제가 폭포라고 봤던 것들은 모두 잔도 맞은편 경기도 연천 땅에 있는 논에서 흘러나와 절벽 타고 쏟아지는 물이었어요. 철원 한탄강은 봄부터 장마철까지 연천 땅 논에서 흘러들어오는 물 때문에 강물에 흙이 많이 섞여서 색이 탁하다고 알려주셨어요. 물이 오염되거나 더러운 건 아닌데 흙이 많이 섞여 있어서 색이 탁하고, 장마철에 비가 크게 내려서 물에 떠다니는 흙이 한 번 싹 쓸려가야 물이 맑아진다고 알려주셨어요.

 

"물 떨어지는 것도 멋져요."

 

맑은 물이 흐르는 한탄강도 아름답겠지만, 논에서 흘러온 물이 여러 폭포를 만들고 있는 풍경도 아름다웠어요. 해설사분께서는 비올 때 와서 보면 진짜 장관이지만 그때는 걷기 불편해서 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셨어요.

 

 

또 다시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이어졌어요.

 

 

 

2023년 5월 12일 오후 1시 5분, 드르니 매표소에 도착했어요. 드르니 매표소 입구를 통과하면 바로 앞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는 조망 지점이 있었어요.

 

드르니 매표소까지 왔으니 이번에는 드르니 매표소에서 순담 매표소로 걸어갈 차례였어요. 출구를 통과하지 않고 바로 뒤돌아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드르니 매표소에서 얼마 안 가서 바로 멋진 풍경이 나왔어요.

 

 

 

역시 감상할 거 잘 감상하면서 걸었어요. 드르니 매표소에서 출발해서 순담 매표소로 나오자 2시였어요.

 

제가 순담 매표소 출구를 통과할 때 오후반 관람객들이 슬슬 몰려오고 있었어요.

 

 

이렇게 강원도 철원군 추천 여행지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순담매표소 출발, 드르니매표소 출발 둘 다 걸어봤어요.

 

순담매표소 출발과 드르니매표소 출발 비교

 

1. 주차

 

순담매표소보다 드르니매표소 주차장이 훨씬 넓어요. 드르니매표소 출구를 넘어서 주차장을 전부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딱 봐도 드르니매표소가 주차장이 훨씬 넓게 생겼어요. 실제로 드르니매표소 주차장이 순담매표소보다 주차장이 훨씬 더 넓다고 해요.

 

2. 편도 코스 난이도

 

강원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길은 코스 난이도 따지는 게 그다지 유의미한 길은 아니에요. 편도로 간다면 3.6km인데 거의 대부분이 평평한 길을 걸어요. 계단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체력과 무릎 건강이 아주 안 좋지만 않다면 무리가 될 수준까지는 아니에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것보다는 드르니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난이도가 더 낮아요.

 

3. 왕복 코스 난이도

 

왕복 코스 난이도라면 7.2km를 걷는 길이에요. 드르니매표소로 시작하면 시작해서 거의 바로 아래로 쭉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요. 이 계단을 순담매표소 찍고 돌아와서 다시 올라가려고 하면 힘이 좀 들 거에요. 왕복 코스로 다녀올 거라면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아요.

 

4. 재미

 

재미는 확실히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아요.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면 상당히 멋지지만 앞으로 펼쳐질 풍경에 비하면 밋밋한 풍경이 나오는 초반부에 낭떠러지가 보이는 바닥과 살살 흔들리는 다리 때문에 엄청 재미있게 걸어요. 이후 이 재미에 적응되면 그때부터 진짜 비경이자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끝없이 이어지는 주상절리 절벽 풍경이 시작되요. 이렇게 한없이 멋진 풍경이 드르니매표소 거의 다 갈 때까지 이어지고, 드르니매표소 다 와서 보는 풍경도 아름다움의 고점에서 살짝 꺾인 정도에요. 그래서 철원을 더 여행하고 싶다는 기대감을 한껏 품게 만들고 끝까지 재미 지수를 최고치로 유지하며 길이 끝나요.

 

반면 드르니매표소에서 출발하면 시작부터 상당한 풍경을 보게 되지만, 주상절리 병풍 풍경이 끝나고 순담매표소가 가까워질 때면 풍경이 앞서 본 풍경보다는 밋밋해져요. 이 밋밋한 맛을 가려줄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잔도 자체가 주는 재미는 이미 적응되어버렸기 때문에 밋밋한 맛이 가려지지 않아요. 그래서 드르니매표소에서 출발해서 순담매표소로 끝내면 여행의 클라이막스에서 내려오는 느낌이 살짝 있어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코스가 더 좋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면 갈 수록 흥분하면서 흥분의 절정에서 길이 끝나고, 드르니매표소에서 출발하면 순식간에 최고로 재미있는 순간까지 쫙 올라갔다가 서서히 흥분이 가라앉는 느낌으로 길이 마무리되요.

 

전체적으로 보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오전에 가서 철원 여행을 시작할 거라면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게 좋고, 오후에 가서 철원 여행을 마무리할 거라면 드르니 매표소가 좋아 보였어요.

 

 

강원도 철원군 여행지인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왜 유명하고 사람들 엄청 몰려오는지 걸어보니 깨달았어요. 여기 진짜 최고였어요. 무지 재미있었어요. 또 갈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꼭 갈 거에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괜히 강원도 철원군 강력 추천 여행지가 아니었어요. 양쪽 출구로 나가는 사람들 모두 너무 만족스러워하고 즐거워하며 밝은 표정인 이유가 있었어요.

 

이거 디자인하고 설계한 사람은 인간의 심리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 기본으로 깔고

어렸을 적 회전목마 처음 탔을 때 그 재미, 그 흥분의 맛 더!

 

모든 게 완벽했어요.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게 잘 만들어놨어요. 입장료 5천원이 하나도 안 아까웠어요. 오히려 5천원에 1시간 반 동안 이렇게 재미있게 놀면 가성비 엄청 좋게 잘 논 거에요. 게다가 걸어서 건강도 챙겼구요. 힘들지는 않은데 운동까지 되었어요.

 

풍경은 매우 빼어나게 아름다웠어요. 제주도 주상절리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어요. 제주도 주상절리 풍경과 육지 계곡 절벽 풍경을 적절히 섞어놓은 듯한 하이브리드 풍경이었어요. 그래서 제주도 출신이고 제주도에서 주상절리 여러 번 본 제가 봐도 풍경이 아름답고 신기했어요.

 

게다가 풍경이 스케일이 있었어요. 한 번 길이 굽어나갈 때마다 새로운 아름다운 풍경이 등장했어요. 풍경에 질릴 틈이 없었어요. 주상절리 절벽 풍경이 매우 길게 이어져 있어서 장관이었고, 중간 중간에 육지 계곡 절벽 풍경도 섞여 있어서 한 풍경에 물리지 않았어요. 이런 아름답고 질리지 않는 풍경이 무려 1시간 반 걷는 내내 이어졌어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어렵지는 않은 코스였어요. 3.6km 길이의 길에 쉴 만한 공간이 꽤 여러 곳 있었어요. 계단이 있기는 하나 그렇게 사람 엄청 힘들게 만드는 계단은 아니었어요. 너무 연로하지만 않다면 체력적 무리 없이 즐겁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었어요. 이런 길에 철망 바닥 아래로 보이는 낭떠러지를 보며 공중에 붕 떠서 걷고 있다는 걸 확실히 볼 수 있게 했고, 다리는 살살 흔들려서 가벼운 긴장감을 주었어요.

 

이러니 사람들이 잔도길 위에서 전부 선생님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었어요. 위험하지는 않지만 뛰지 말고 탐방로에서 절대 벗어나지 말라는 안내를 너무 잘 듣게 만드는 정도의 긴장감을 주는 길이었어요. 잔도길 자체가 딱 어렸을 적 처음 회전목마 탔을 때 그 재미와 그 흥분 정도의 맛을 주는 길이었어요.

 

여기에 길이도 매우 이상적이었어요. 편도 3.6km라서 편도로 걸을 경우 한 시간 반 정도 걸렸어요. 드르니매표소에서 순담매표소로 돌아올 때는 한 시간 반 채 안 걸렸지만, 이때는 이미 본 풍경을 다시 보는 거라 풍경을 앞서 순담매표소에서 드르니매표소로 걸어오며 보는 것보다는 덜 유심히 본 것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걷는 사람이 거의 없는 점심시간때라 쭉쭉 걸어갈 수 있었어요. 편도 3.6km에 한 시간 반 소요 코스이니 평지 한 시간 걸을 체력만 된다면 누구나 무리 없이 걸으며 볼 수 있는 길이에요. 게다가 중간에 쉴 곳도 여러 곳 있어서 한 번에 쉬지 않고 3.6km 걸어야하는 길도 아니고 여러 번 걸쳐서 쉬다 갈 수 있구요. 그러니 코스 길이에 비해 훨씬 덜 힘들면서 딱 좋은 길이었어요.

 

이런 도보 여행 길은 너무 짧으면 본 게 없는 거 같고, 너무 길면 힘들어서 마지막에 툴툴거리게 되요. 그런데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편도 한 시간 반 코스라 시간적으로도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소요되었어요. 영화 한 편이 괜히 90분대인 게 아닌 것처럼요. 그리고 적당히 힘을 빼서 운동한 기분도 들게 만들어줬어요. 연로하신 분이라면 힘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힘들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육체적으로도 뭔가 운동한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육체적으로도 즐거웠어요.

 

괜히 양쪽 출구에서 나가는 사람들 표정이 다 해맑은 게 아니었어요. 한 시간 반 동안 아름다운 풍경이 이끄는 대로 보며 즐겁게 걷다가 다 끝나서 적당히 운동했다는 기분까지 드니 얼마나 좋아요. 정신적으로도 대만족하고 육체적으로도 대만족해서 모두가 웃으며 나가고 있었어요. 3.6km 걸어서 힘들다고 하는 어르신들도 계시기는 했지만, 그분들도 모두 밝은 표정으로 힘들다고 하고 계셨어요.

 

나중에 철원 다른 곳 다니며 철원 주민분들과 대화하며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11시 반에 갔다왔다고 하자 제일 좋은 시각에 잘 다녀왔다고 하셨어요. 11시 반 즈음이 사람들이 점심 먹으러 가는 시간이라 구경하기 제일 좋은 시간이고, 주말 같은 때는 사람 미어터져서 사람들 흐름에 맞춰서 다녀야한다고 하셨어요. 게다가 11시 반 즈음에 가면 관람을 마치고 나서 보통 고석정으로 가서 점심을 먹게 되는데, 이때면 사람들도 식사 마치고 빠진 때라 밥 먹기도 좋아요. 고석정에 식당이 많고 대체로 이쪽으로 식사를 하러 가는데 고석정도 음식 맛있는 식당은 점심 시간에는 대기 꽤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강원도 철원군 대표 여행지인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괜히 뉴스에까지 나온 게 아니었어요. 정말 재미있고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여기는 그냥 추천 여행지가 아니라 초강력 추천 여행지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