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옥계시장에 갔을 때는 일요일이었어요. 그래서 문을 열고 장사하는 가게가 거의 없었어요.
"저 빵집 사람 은근히 많이 가네?"
옥계시장에 가게 이름이 '수제만두찐빵'이라는 빵집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가서 빵을 구입해서 가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일요일이라 옥계시장 및 그 일대에 문을 열고 영업하는 곳이 거의 없어서 갈 곳이 몇 곳 없어서 사람들이 계속 오는 거라 여겼어요.
그러기에는 너무 계속 온다.
수제만두찐빵으로 사람들이 한 번에 우루루 오지는 않았지만 하나 둘 계속 와서 빵과 만두를 사가고 있었어요.이 일대에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었어요. 옥계해변은 너무 한산했고, 옥계시장도 옥계해변 못지 않게 한산했어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와서 빵과 만두를 사가고 있었지만, 동네 주민들도 와서 빵과 만두를 사가고 있었어요. 아무리 옥계시장에서 장사중인 가게가 몇 없었다 해도 사람들이 너무 자주 오고 있었어요.
"저기 얼마나 맛있어서 저러지?"
사람들이 계속 오는 게 신기해서 쳐다보며 저도 빵을 사서 먹으려고 하다가 이제 막 옥계 도착해서 옥계를 하나도안 돌아다녔기 때문에 먼저 옥계 구경하고나서 그때도 사람들이 계속 오면 가서 먹기로 했어요.
옥계를 돌아다니다 편의점으로 갔어요. 옥계에는 지은지 얼마 안 되는 신축 건물들이 여러 채 있었어요. 옥계시장은 일요일이라 매우 한산했고 옥계해수욕장도 한산했지만 이 지역이 원래 연중 내내 사람이 없는 한산한 지역인지 이날만 날씨가 우중충한 일요일이라 그런지 궁금했어요.
"여기 시장, 사람들 많이 오나요?"
"예, 여기로 사람들 꽤 와요."
"예?"
편의점 직원분께 옥계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냐고 여쭈어보자 그렇다고 대답하셨어요.
"옥계해수욕장이 닫으면 그쪽에는 갈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다들 여기로 와요."
"아, 그렇군요!"
편의점 직원분 말씀을 듣고 납득이 갔어요. 옥계해수욕장은 백사장이 크기는 했지만 주변에 있는 거라고는 한라시멘트 강릉 공장이었어요. 해수욕장 놀러갔다가 해수욕장 닫을 시각에 한라시멘트 공장 갈 수는 없잖아요. 꼭 해수욕장이 문 닫은 시각이 아니더라도 해수욕장에서 놀고 나서 뭐 먹으려면 옥계시장으로 와야 했어요. 그래서 옥계시장도 관광객들이 꽤오는 곳이었어요.
옥계해변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날에는 옥계시장도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것까지는 알았어요. 옥계를 걸어서 돌아다니며 구경한 후 다시 차를 주차해놓은 곳으로 왔어요.
"저기는 사람들 계속 오네?"
아까야 사람들이 점심 대신 먹을 거 사가느라 왔다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옥계시장에서 밥 먹을 곳이라고는 식당 2곳에서 밥을 먹거나 수제만두찐빵에서 빵과 만두를 사먹는 거 외에 선택지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점심 먹을 시간이 한참 지나갔어요. 오후 2시 반이었어요. 이 시각이면 사람들이 밥 먹은 후라 식당, 빵집 모두 대체로 한산해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계속 하나 둘 와서 빵과 만두를 사가고 있었어요.
"저기 진짜 맛집인가?"
가게 이름이 수제만두찐빵. '수제만두찐빵'이 정식 가게명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어요. '수제만두찐빵'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가게가 전국에 한둘이겠어요. 수제만두, 수제찐빵 파는 가게라면 다 가게 앞에 '수제만두', '수제찐빵' 써놔요.
"한 번 뭐 있나 봐볼까?"
사람들이 계속 오는 빵집. 점심시간 한참 지났는데도 계속 오는 빵집. 동네 자체에 사람들이 안 보이는데 어디선가 나타나서 빵을 사가는 사람들. 신기했어요.
수제만두찐빵으로 갔어요. 사장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셨어요.
"너 뭐 먹을래? 내가 사줄께."
친구에게 마음에 드는 빵을 고르라고 했어요. 친구는 괜찮다고 했어요. 친구는 지금 빵은 별로라고 했어요. 대신 만두를 먹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제가 만두 사줄테니 만두 먹고 싶은 거 고르라고 했어요. 저는 만두보다 빵을 먹고 싶었기 때문에 빵을 바라봤어요.
"마늘빵 하나 맛보세요."
사장님 할머니께서 마늘빵 한 조각을 제게 건네주며 먹어보라고 하셨어요. 마늘빵 한 조각을 받아서 먹었어요.
'여기 은둔고수다!'
마늘빵 한 조각을 먹는 순간 느낌이 확 왔어요. 맛이 매우 고급스러웠어요. 여기는 마늘빵 맛집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옥계 갈 거면 가는 김에 또는 돌아올 때 꼭 들려서 마늘빵 사먹으라고 추천해도 될 가게였어요. 여기는 무협지에서나 나올 법한 은둔고수의 빵집이었어요. 매우 맛있었어요.
'이거 다 하나씩 사먹고 싶은데...'
친구를 쳐다봤어요. 친구는 만두를 골랐어요. 앞에 있는 빵을 모두 하나씩 사서 저 혼자 먹는 것은 부담스러웠어요. 양이 많은 빵들도 있었어요. 적당히 간식으로 먹으려고 왔는데 앞에 있는 빵을 종류별로 하나씩 다 먹으면 그게 이른 저녁이 되게 생겼어요.
사라다빵과 수제 햄버거, 마늘빵을 골랐어요. 이 정도라면 간식으로 먹을 만 했어요. 제가 먹을 사라다빵과 수제 햄버거, 마늘빵, 친구가 먹을 만두를 계산했어요.
사장님 할아버지께서 찹쌀 도넛을 다 튀기셨어요. 이번에는 제게 종이컵에 찹쌀 도넛 하나 넣어서 맛보라고 건네주셨어요.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친구 자동차로 왔어요. 친구 자동차에서 제가 먹을 빵 사진부터 찍었어요.
친구 차에서 먹기에는 자리가 협소했어요. 그리고 먹다가 차 안에 흘리면 상당한 결례였어요.
"저기에서 먹고 가자."
친구에게 수제만두찐빵 맞은편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먹자고 했어요. 버스 정류장 의자 근처에는 커다란 종량제 쓰레기봉지가 있었어요. 다 먹고 종량제 쓰레기 봉지에 버리고 옥계를 떠나면 맛있게 간식 잘 먹고 깔끔히 정리 잘 하고 떠나는 셈이었어요. 친구도 좋다고 했어요. 친구와 같이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먹기 시작했어요.
사라다빵은 맛있었어요. 수제만두찐빵은 빵이 매우 맛있었어요. 구운 빵은 못 먹어봤어요. 저는 도넛 같은 튀긴 빵만 먹어봤어요. 도넛 등 튀긴 빵은 정말 맛있었어요. 부드럽고 쫄깃했어요. 도넛인데 별로 안 느끼했어요. 빵이이렇게 맛있으니 사라다빵이 맛 없을 수 없었어요. 고소하고 맛있는 튀긴 빵에 싱싱한 야채가 듬뿍 들어가서 건강하고 맛있는 맛이었어요. 야채들이 고소함의 바다로 피서 간 맛이었어요.
강원도 강릉시 옥계시장 수제만두찐빵의 수제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어요.
"여기 진짜 수제 햄버거 맛집이네!"
강원도 강릉시 옥계시장 수제만두찐빵의 수제 햄버거는 개성이 넘쳤어요. 먼저 빵은 사라다빵과 마찬가지로 기름에 튀긴 빵이었어요. 일반적인 햄버거 빵과 달랐어요.
수제 햄버거 패티도 일반적인 햄버거와는 달랐어요. 수제만두찐빵의 햄버거 패티는 떡갈비 같았어요. 떡갈비을 옆으로 펑퍼짐하게 눌러서 구우면 수제만두찐빵의 햄버거 속 패티가 될 거 같았어요. 만약 떡갈비 버거가 등장하고 패티를 진짜 떡갈비로 만든다면 이 패티와 비슷할 거였어요. 고기경단, 떡갈비 같은 패티로 고소하고 부드러웠어요.
속에 들어간 야채 모두 매우 싱싱했어요. 수제만두찐빵의 햄버거에 들어간 속재료 중 화룡정점은 바로 사과였어요. 사과가 자연스러운 단맛을 만들었어요. 사과는 단맛만 더하는 게 아니라 식감에서도 사각거리는 식감을 더해주었고, 사과향도 더해졌어요. 사과가 고소함의 바다에서 튜브 타고 놀고 있었어요.
기름에 튀긴 빵과 떡갈비 같은 패티, 사과가 독특하고 매우 좋은 조합을 이루었어요. 이색적이면서 친숙하고 너무 맛있었어요.
사람들이 옥계시장 와서 계속 수제만두찐빵에서 빵을 사가는 이유가 있었어요. 빵을 진짜 맛있게 잘 만드는 가게였어요. 사장님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매우 친절하셨구요. 또 가고 싶은 빵집이었어요. 나중에 옥계 가게 된다면 여기는 무조건 다시 또 갈 거에요. 가서 빵을 잔뜩 사와서 실컷 먹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