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강원도 삼척시 38번 국도 미고개, 삼척시추모공원, 한재고개, 동해시 토끼굴, 북평성황당 - 석탄의 길 3부 05

좀좀이 2023. 4. 2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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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교차로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앞에 보이는 오르막길은 미고개였어요. 강원도 삼척시 도경동에서 걸어서 강원도 동해시로 가려면 미고개를 넘어가서 삼척시추모공원으로 간 후, 삼척시추모공원에서 다시 한재고개를 넘어야 했어요. 한재고개를 넘어가면 동해시 단봉동이 나온다고 지도에 나와 있었어요. 이 길은 가본 적 없는 길이었어요. 삼척시에서 동해시로 걸어서 넘어가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어요.

 

 

미고개를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차도에는 대형 덤프트럭이 쌩쌩 달리고 있었어요.

 

 

"여기 따라가다 보면 기찻길 다시 만나겠지?"

 

38번 국도는 영동선 철도와 떨어져 있었어요. 38번 국도를 따라서 걷다가 동해역 즈음 가면 다시 철도와 만날 거였어요. 잠시 철도와 제각각 갈 길을 걷는 중이었어요.

 

 

2022년 11월 1일, 삼척시도 가을이 제대로 찾아왔어요.

 

 

2022년 11월 1일 오전 9시 47분, 삼척시 등봉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여기 경사 꽤 있네?"

 

멀리서 미고개를 봤을 때는 경사가 별로 없어 보였어요. 경사가 있기는 하지만 무난히 올라갈 수 있는 길처럼 보였어요. 올라가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경사가 꽤 있었어요. 괜히 고갯길이 아니었어요.

 

 

다리 아래에는 뭔지 모를 작물이 묶여서 건조중이었어요.

 

오르막길을 열심히 걸어올라갔어요.

 

'예전에는 이쪽에서는 동해-삼척 교류 별로 없었겠다.'

 

지금이야 38번 국도가 잘 놓여 있기 때문에 갈 만한 길이지만, 38번 국도가 없다면 산길을 올라가는 길이었어요. 경사가 낮지 않았어요.

 

 

2022년 11월 1일 오전 10시, 삼척시 추모공원에 도착했어요.

 

"여기 장례식장 아냐?"

 

풍경이 장례식장 같았어요. 추모공원이라고 해서 무슨 공원일 줄 알았는데 공원이 아니었어요. 장례식장 및 납골당 같은 곳처럼 보였어요.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봤을 때는 그랬어요.

 

장례식장이라고 하면 사람들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이에요. 특히 심령 같은 것 좋아하는 사람들은 귀신 많을 거 같다고 무서워하곤 해요. 그러나 저는 딱히 그런 거 없어요. 고향이 제주도거든요. 지금은 제주도에 무덤이 그렇게 흔하게 보이지 않지만 제가 제주도 살았을 때만 해도 무덤은 도처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어요. 제주도 전통 매장 문화는 길지라 여겨지는 곳에 매장한 후 땅주인에게 돈을 물어주는 문화였다고 해요. 그래서 밭 한가운데에도 무덤이 있고, 근처 공터에도 무덤이 있곤 했어요. 지금도 제주도에서 토지개발하려고 할 때마다 제일 골치아픈 문제 중 하나가 무연고 묘지 문제에요. 처음 육지 올라왔을 때 무덤이야 흔하게 보는 건데 육지 사람들은 무덤 보고 왜 저렇게 무서워하는지 이해되지 않았어요.

 

아무 느낌 없었어요. 감각적으로도 이상한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유없이 등골이 오싹해지거나 온몸의 털이 바짝 서는 일도 없었어요. 안 좋은 느낌은 전혀 안 느껴졌고, 그저 뙤약볕 때문에 11월인데도 더웠어요. 그늘이 별로 없었고, 차는 계속 지나다니고 있었어요.

 

'제주도보다 훨씬 별로야.'

 

제주도 귀신이 유독 타지역 귀신보다 힘이 강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제주도에서 돌아다닐 때는 가끔 이유없이 등골이 오싹해지거나 소름이 돋으며 털이 바짝 서는 일이 있곤 했어요. 하지만 육지 와서 돌아다닐 때는 그런 일을 한 번도 못 겪어봤어요. 무슨 귀신이 많은 곳이라느니 음기가 강한 곳이라고 하는 곳들 다 무덤덤했어요. 어쩌다 유튜브의 해괴한 알고리즘 때문에 육지 귀신, 심령 관련 유튜브 보면 별 것도 아닌데 무당들 헛소리하고 아무 것도 없는데 꺅꺅거리는 거 보고 시시해서 꺼버려요. 고작 그런 거 가지고 그러면 제주도 가면 하루만에 귀신들려서 정신병원 갇힐 거에요.

 

육지는 귀신이 무서운 게 아니라 멧돼지가 더 무서워요. 귀신은 고사하고 이유없이 소름돋거나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도 없는데 멧돼지는 진짜 현실 속 공포거든요. 제가 사는 의정부도 잊을 만 하면 멧돼지 출몰했다는 뉴스가 나오곤 해요. 멧돼지 난동 영상 보면 멧돼지는 진짜 무섭더라구요. 멧돼지는 말도 안 통하잖아요.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무서워야할 이유라면 그건 귀신 때문이 아니라 정말 재수없다면 멧돼지를 만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거였어요. 우리나라 도처에 멧돼지가 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바로 옆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덤프트럭을 매우 조심해야 했어요.

 

삼척추모공원을 지나 한재고개로 갔어요. 길이 계속 오르막이었어요.

 

 

옆에서 덤프트럭이 질주하며 달려갔어요.

 

"덤프! 덤프!"

 

신나서 소리질렀어요. 덤프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짜릿했어요. 도로 흰색 차선 바깥쪽 길 가에에 바짝 붙어서 걸어가고 있었지만 매우 조심해야 했어요. 밋밋한 고갯길이 아니라 안전에 계속 신경쓰며 걸어야하는 길이었어요. 운탄고도 8길 걸을 때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트럭이 지나가며 생기는 물안개를 뒤집어쓰며 뜨겁게 달궈진 쇳조각을 물에 집어넣으며 담금질할 때처럼 흥분했어요. 그때보다는 덜 했지만 여기도 덤프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짜릿하고 흥분되고 재미있었어요.

 

 

"이런 지뢰가 있나."

 

38번 국도를 따라 한재고개를 넘어가는 길. 길에는 방해물이 존재했어요. 바로 밤송이였어요. 여기저기 밤송이가 떨어져 있었어요. 길 가에 폭이 좁았기 때문에 밤송이 몇 개가 떨어져 있어도 큰 장애물이었어요.

 

 

길가까지 자라난 잡풀도 장애물이었어요. 밤송이야 가지째 떨어져 있지 않고 낱알로 떨어져 있으면 발로 차고 걸으면 되었어요. 그러나 이렇게 길가까지 자라난 잡풀은 피해가야 했어요. 흰색 차선 가에 공간은 한 사람 걸어갈 정도 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길가까지 잡풀이 자라나 있으면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잠시 흰색 차선 안쪽으로 넘어가서 빠르게 지나가야했어요.

 

 

강릉까지 56km, 동해까지 8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왔어요. 동해시까지 8km라면 아마 동해시청까지 8km일 거에요.

 

 

"동해시다!"

 

한재고개 꼭대기에 거의 다 올라왔어요. 추암계곡, 무릉계곡, 천곡동굴, 망상해수욕장까지 거리가 적혀 있는 안내표지판이 나왔어요. 동해시였어요.

 

 

2022년 11월 1일 10시 7분, 드디어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사자상이 나왔어요.

 

"삼척, 내일 봐!"

 

저 사자상을 지나가면 삼척시에서 벗어나 동해시였어요. '삼척, 안녕'이 아니라 '삼척, 내일 봐'라고 인사했어요. 다음날 일정은 동해시에서 삼척시로 걸어가는 일정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사자상 너머로 주유소가 있었어요. 주유소부터는 내리막길이었어요. 내리막길 끝자락에 아파트가 보였어요. 동해시 아파트였어요. 멀리 보이는 아파트가 제가 가야 할 곳이었어요. 저 아파트 근처 어디께에서 동해역으로 가야 했어요. 지금 걷는 길에서는 아파트 자체가 이정표였어요.

 

 

 

동해시를 걷기 시작했어요.

 

 

드디어 인도가 나왔어요. 인도로 들어가서 걷기 시작했어요.

 

 

아직은 도시 풍경까지는 아니었어요. 발전된 시골 풍경이었어요.

 

 

과수원에는 감이 바닥에 떨어져 굴러다니고 있었어요.

 

 

"저기가 추암-북평 쪽이네."

 

강원도 동해시 구호동에는 한국동서발전에서 운영중인 동해화력발전소가 있어요. 구글 지도에서는 한국동서발전 동해바이오발전본부라고 검색되요. 동해화력발전소는 동해역과 추암 촛대바위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요. 보다 더 자세히 지역을 좁혀서 이야기하자면 동해역에서 남쪽으로 가면 전천이라는 하천이 있고, 전천을 건너가면 북평오일장이 열리는 지역이 있어요. 북평5일장에서 추암해변 가는 길에 동해화력발전소가 있어요.

 

동해화력발전소 굴뚝은 매우 높아서 동해시 남부 지역에서는 동해화력발전소 굴뚝이 매우 잘 보여요. 동해화력발전소 있는 곳이 북평-추암쪽이니까 동해화력발전소 굴뚝을 보면 대략적인 위치와 방향을 감 잡을 수 있어요. 마치 제주도에서 한라산과 바다를 놓고 현재 위치와 방향 가늠할 수 있는 것처럼요. 천곡동쯤 가면 동해화력발전소 굴뚝이 안 보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지만, 동해시 남부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동해화력발전소와 태백산맥을 놓고 보면 가야할 방향을 대충 가늠할 수 있어요.

 

2022년 11월 1일 10시 20분, 벽오마을 노인회관 앞에 도착했어요.

 

 

"이 동네 조금 둘러볼까?"

 

벽오마을을 조금 둘어봤어요.

 

 

 

 

 

한적한 농촌 풍경이었어요. 아직은 삼척시 내륙지역과 차이나는 풍경이 보이지 않았어요.

 

또 길을 걸었어요. 앞에 편의점이 나왔어요. 세븐일레븐 동해단봉점이었어요. 세븐일레븐 동해단봉점은 현재 동해시 최남단 편의점이에요. 지도로 보면 동해시 내륙 최남단 편의점은 세븐일레븐 동해단봉점이고, 동해시 해안가 최남단 편의점은 추암해변 송정24시편의점이에요. 위도상 세븐일레븐 동해단봉점이 송정24시편의점보다 조금 더 남쪽에 있어요.

 

"잠깐 쉬었다 가자."

 

세븐일레븐 동해단봉점으로 들어갔어요. 콜라 500ml 한 통을 사서 나왔어요. 테이블로 가서 의자에 앉았어요.

 

"덥네."

 

땀이 났어요. 11월 1일인데도 더웠어요. 콜라를 마시며 땀을 식혔어요. 신발도 잠시 벗었어요. 발이 조금 아팠어요. 신발 문제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어요. 석탄의 길 내내 해방될 수 없는 신발 문제였어요. 발 볼에 비해 볼이 좁은 신발을 신으니 많이 걸으면 발이 엄청나게 아팠어요. 문제는 요즘 신발이 모두 발 볼이 심하게 좁게 나오는 칼발 형태 신발이라 제 발 모양에 맞는 신발을 사려고 해도 살 수 없었어요. 신발을 안 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려고 해도 발 모양에 맞는 신발을 못 찾아서 계속 해결 못 하고 있는 문제였어요. 걸은 거리와 길 자체만 보면 힘들거나 발이 아플 길이 아니었지만 신발이 제 발 볼보다 조금 좁았기 때문에 이 정도 밖에 안 걸었는데도 발이 아팠어요.

 

"역시 우리나라 여행은 가을이야."

 

가을이라 좋은 점은 날파리 같은 벌레가 안 날아다녔어요. 매우 쾌적했어요. 여름이었다면 삼척시에서 미고개, 한재고개 넘으면서 땀이 엄청나게 많이 났을 거에요. 경치도 여름보다 더 아름다워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지도에 나타난 경로를 보니 큰길에서 벗어나 마을길로 들어가라고 나와 있었어요. 마을길로 들어갔어요.

 

"물 흐르나?"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냇가에 물이 흐르고 있었어요.

 

 

LPG판매저장소가 있었어요. 건물 모양이 조금 특이하게 생겼어요. 건물 앞에 대청마루 같은 튀어나온 바닥이 있었어요.

 

 

"저건 동해시 새로운 랜드마크인가?"

 

멀리 매우 높은 고층 건물이 건설중이었어요. 동해시에서 높은 건물이 건설중이라는 뉴스는 못 봤어요. 저 정도 높이라면 동해시 랜드마크라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아파트나 다른 건물보다 훨씬 높았어요. 멀리서도 매우 잘 보였어요. 저 건물이 무엇인지 매우 궁금했어요. 저 건설중인 매우 높은 건물과 동해화력발전소 굴뚝을 이용하면 현재 위치와 방향을 매우 잘 파악할 수 있을 거였어요. 동해시 남부 해안가 쪽은 동해화력발전소 굴뚝, 동해시 남부 내륙지역은 저 높은 건물을 기준 삼아서 높은 두 건물과 현재 위치를 이용하면 삼각형이 그려지니까요.

 

"왜 아무 설명이 없지?"

 

뉴스를 검색해봤어요. 동해시에서 높은 건물을 건설중이라는 뉴스가 안 보였어요. 저 정도로 높은 건물을 건설중이라면 뉴스가 하나쯤 있을 법 한데 안 보였어요. 무슨 건물인지 더 궁금해졌어요. 그러나 인터넷에 나와 있는 정보는 없었어요.

 

 

 

대파를 기르는 밭이 나왔어요.

 

'통리5일장에서 봤던 파가 동해시 거 아니었나?'

 

태백시와 운탄고도 8길 여행할 때였어요. 태백시 통리5일장에 갔었어요. 그때 동해시에서 넘어온 작물이 있었어요. 아마 파였을 거에요.

 

"토끼굴이다."

 

 

지도상에 토끼굴이라고 나와 있는 굴다리가 나왔어요. 이 굴다리 이름이 왜 토끼굴인지 모르겠어요. 동해시는 토끼가 멧돼지보다도 훨씬 커서 토끼굴은 아닐 거구요. 토끼굴 위에는 철로가 지나가고 있었어요.

 

'굴다리 아래 굴을 토끼굴이라고 하나?'

 

아무리 한국어 모국어 화자라고 해도 모든 한국어를 다 알지는 못해요. 굴다리의 굴을 토끼굴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번 여행에서 경로 찾으면서 처음 알았어요. 카카오맵에서 토끼굴을 검색해보면 철도 아래 통로를 토끼굴이라고 부르는 곳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어요.

 

'설마 별주부전에서 거북이 별주부 타고 토끼 토생원이 살던 굴은 아니겠지?'

 

별주부전을 보면 토끼 토생원이 거북이 별주부 타고 동해 용궁으로 여행가요. 말이 여행이지 유괴된 거지만요. 동해시 앞바다는 동해 바다니까 별주부전 토끼가 살던 집이 여기라고 해도 말은 되었어요. 이렇게 된다면 별주부전은 조선시대 이야기가 아니라 최소 일제강점기 시절 이야기가 되니 역사왜곡이겠지만요. 동해시에서 동해 바다를 관광지로 내세우고 있는데 여기에 토끼 조형물과 거북이 조형물 세워도 재미있을 거 같았어요.

 

토끼굴을 지나갔어요.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서 지나가지 않고 멀쩡한 인간답게 뚜벅뚜벅 걸어서 지나갔어요.

 

 

"저건 뭐지?"

 

 

유적 같은 것이 있었어요. 조그만 사당 같은 건물로 다가갔어요.

 

 

조그만 사당 같은 건물은 북평성황당이었어요. 안내문은 다음과 같았어요.

 

북평성황당

소재지 :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248번지

 

북평(北坪)은 삼척 북쪽의 넓은 들판이라 해, 뒷뜰, 뒷드르 등으로 불려졌다. 1796년 (정조20년)부터 들의 복판인 나안리(월동)에 장(3,8장)이 섰는데, 1910년 대홍후 때 물줄기가 장터를 휩쓸고 가버렸다. 그 후 남쪽 마을인 북평에 장이 섰는데 1932년 신(新)장터를 개발하는 바람에 구(舊)장터가 되었다. 전천(前川)옆에는 성황당과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와 수목이 울창한 숲이 있었다. 성황당에는 산신과 호랑이가 그려진 화상과 성황지신(城隍地神)의 위패가 있었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마을 주민이 정성껏 장만한 주과표혜(酒果脯醯)와 백설기를 제당에 차리고 마을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제의(祭儀)를 지냈다. 단오날에는 아녀자들이 숲에서 그네를 타고, 아이들은 널뛰기, 윷놀이를 하고, 장정들은 씨름을 하고, 성황당 앞에서는 신명나는 별신굿이 벌어졌다. 이런 의식은 1970년대 초까지 성황당과 북평교(北坪橋) 밑에서 이어져 왔으나 서서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후 성황당 앞에 푸주간이 생기고, 큰 느티나무가 태풍으로 부러지고, 성황당은 정월초하루 제의로 명백을 유지해왔으나 퇴색해지고 말았다. 30여년이 지난 1999년 동해시에서 북평동 전 지역을 아우르는 대표 성황당으로 보수, 단장을 새롭게 하였다. 그 후 북평 성황당은 정월 초하루와 단오날에 '마을의 안녕, 주민의 화합과 결속, 풍년, 무병장수' 등을 기원하는 공동체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야트막한 담장 너머로 북평성황당을 바라봤어요. 문이 닫혀 있어서 내부를 볼 수는 없었어요.

 

"동해역 거의 다 온 거 같은데?"

 

여기가 북평동이면 동해역도 멀지 않았어요. 조금만 더 가면 금방일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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