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잊혀진 어머니의 돌 (2022)

잊혀진 어머니의 돌 - 22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 함백 개미촌 마을

좀좀이 2022. 12. 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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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네?"

 

마을에 하천이 흐르고 있었어요. 비가 내려서 유량이 더욱 많아졌어요. 매우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어요. 하천을 따라서 가옥이 자리잡고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한때 열풍이 불었던 벽화 그리기 사업이 여기까지 진행되었어요. 가옥들 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어요. 벽화는 주변 풍경과 매우 잘 어울리는 벽화였어요. 조금 전에 갔던 함백광업소 마을 벽화보다는 보다 전원적이고 밝은 벽화였어요.

 

 

 

 

 

 

 

'함백광업소 마을보다 여기가 훨씬 예쁜데?"

 

함백광업소 마을도 하천이 있었어요. 함백광업소 마을은 마을 뒷편으로 하천이 있었어요. 이 마을은 마을 사이로 하천이 흐르고 있었어요. 마을 중간에 하천이 흐르고, 하천을 따라 가옥들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하천의 위치가 풍경에 대한 감상을 매우 크게 바꿔놓았어요. 마을 가운데로 흐르고 있는 하천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면서 동시에 신기한 풍경을 만들고 있었어요.

 

"해 뜬다!"

 

하늘을 덮고 있던 회색 먹구름이 빠르게 걷혔어요. 먹구름이 걷히면서 드디어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땅 위로 뜨겁고 싯누런 햇볕이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전날부터 내렸던 지긋지긋한 비가 드디어 완전히 끝났어요. 물에 젖은 풍경이 뜨겁고 밝은 햇볕을 받으며 진한 색을 뽐내고 빛을 반사하며 반짝였어요. 이 동네에 쌓여 있던 먼지는 빗물에 다 쓸려내려갔어요. 거대한 물청소를 한 것처럼 매우 깔끔한 동네가 되었어요.

 

"아, 약올라!"

 

친구가 소리쳤어요.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었어요. 그러나 여행 막바지였어요. 이 동네를 구경하고 영월로 돌아가서 쏘카 자동차를 반납하고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야 했어요. 여행 말미가 가까워져서 드디어 해가 떴어요. 친구는 날씨 때문에 엄청나게 약올라하고 있었어요.

 

영월 도착해서야 하늘이 개지 않은 게 어디야.

 

저는 약오르지 않았어요. 반대로 지금이라도 날이 갠 것에 정말 감사했어요. 영월역 도착해서 날이 개었다면 저도 약올랐을 거에요. 하지만 정말 다행히 아직 함백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동안에 날이 개었어요.

 

'하늘이 좋은 사진 많이 건지라고 도와줬구나.'

 

비가 좍좍 퍼부어서 돌아다니기 좋지 않았어요. 어둡고 비 좍좍 퍼붓는 날씨 속에서 여행다니고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더니 사진도 매우 울적한 분위기로 나왔어요. 여행 다니는 동안 비가 내린 건 좋은 일이 아니었어요. 그러나 이번만큼은 비가 와서 매우 좋은 점도 있었어요. 동네의 이야기와 분위기가 사진에 그대로 담겼어요. 무겁고 우중충한 빛이 사진을 지배하고 있었어요.

 

강원도 삼척시 도계, 정선군 사북, 예미, 함백 모두 석탄산업이 잘 나갈 때에는 크게 번영했지만 석탄산업의 몰락과 함께 같이 몰락한 지역이에요. 과거의 번영과 영화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에요. 쇠락한 마을의 침체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지역이에요. 이와 같은 동네의 지금 이야기에 어울리는 색은 밝고 화려한 색이 아니라 무겁고 우중충한 색이었어요. 지역 거주민들은 밝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밝지 않고 어두운 빛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우중충하고 무거운 분위기와 색채가 이 지역 사진에 더 어울렸어요.

 

 

한때 마을 번화가였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걸었어요.

 

 

"이거 진짜 오래된 오락실이다."

 

건물 유리창에 남아 있는 글자는 '컴퓨터게임'이었어요. 이 표현은 정말 오래된 표현이에요.

 

컴퓨터게임을 아십니까?

 

'컴퓨터게임'이라는 말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말은 '그때 그시절', '그때를 아십니까' 같은 곳에서 등장할 표현이에요. 저런 곳에서 사용한 '컴퓨터게임'은 키보드 다닥다닥 두드려가며 하는 게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에요. 오락실 게임기를 갖다 놓은 곳이 '컴퓨터게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어요. PC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락실의 다른 표현이 '컴퓨터게임'이었어요.

 

기존 오락실에서 '컴퓨터게임'이라는 표현을 널리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에 진짜 컴퓨터를 여러 대 설치하고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같은 진짜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곳은 '컴퓨테게임장'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PC방'이라고 표현하게 되었어요. '컴퓨터게임방'이라고 하면 기존에 있던 오락실도 '컴퓨터게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혼돈이 발생했고, 이미지도 기존 오락실 같아서 특별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PC방의 부흥과 오락실의 쇠퇴로 시설, 가게명에서 '컴퓨터게임'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한 차례 더 변했어요. PC방의 부흥과 더불어 인터넷 전용선 보급과 함께 에뮬레이터가 확 퍼지면서 오락실 게임을 집에서 PC로 즐길 수 있게 되자 오락실은 급격히 몰락했어요. 오락실이 PC방에 밀리며 급격히 몰락하자 오락실에서 살아남은 게임은 슬롯머신 게임 뿐이었어요. 이때부터 '컴퓨터게임장'이라는 단어는 해산물 이야기라든가 황금으로 만든 성 같은 것만 득시글한 성인 오락실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전락했어요.

 

 

 

 

 

 

 

동네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어?"

 

매우 아름다운 동네였어요. 매우 낡고 사람들이 많이 떠나간 동네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마을 중 손꼽히게 아름다운 지역이었어요.

 

 

 

 

 

 

 

 

 

 

 

날이 개고 해가 뜨면서 날이 슬슬 다시 더워지기 시작했어요. 친구는 아주 신났어요. 이런 동네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곳이었어요. 시골 마을 돌아다니자고 노래를 불러대던 친구였는데 친구가 좋아할 만한 동네였어요. 풍경도 아름답고 마을 규모도 작지 않았어요.

 

'이런 곳이 왜 안 알려졌지?'

 

이 정도면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널리 알려질 만도 한데 전혀 못 들어본 곳이었어요.

 

 

 

 

 

 

 

 

 

마을을 따라 걷다 보니 함백우체국으로 왔어요.

 

 

마을 옆을 따라 흐르는 하천을 따라 걸어가며 동네 풍경을 감상했어요.

 

 

 

 

 

 

철로에서 철로 보수 작업을 하는 분들이 철로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어요.

 

 

'여기 겨울에 오면 어떤 풍경일까?'

 

겨울에 오면 어떤 풍경일지 궁금했어요. 나무에 잎이 다 떨어져서 나뭇가지가 앙상하게 드러나고 새하얀 눈이 쌓이면 그 풍경도 매우 아름다울 것 같았어요.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 함백 개미촌 마을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동네를 걸으며 드는 생각은 아름답다는 생각과 이런 동네가 안 알려졌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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