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강원도 태백시 24시간 식당은 태백시 황지동에 위치한 부래실비식당이에요. 태백시 황지동에는 태백역, 태백버스터미널, 황지연못, 황지자유시장이 있어요. 부래실비식당은 황지자유시장에 있어요. 태백역, 태백버스터미널, 황지연못, 황지자유시장 전부 거리가 멀지 않아요. 그리고 결정적이로 이 주변에 24시간 식당은 부래실비식당 하나 뿐이에요.
2022년 10월 6일 새벽 4시 55분,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티타임커피에서 나왔어요.
"와, 빨리 가야겠다!"
제가 태백시에 간 이유는 태백시 여행 목적도 있었지만 운탄고도1330 8코스인 도계역~신기역 구간을 걷기 위해서이기도 했어요. 삼척시 도계읍은 올해 여름에 한 번 가봤어요. 그래서 그 동네가 어떻게 생긴 곳인지 잘 알고 있었어요. 도계읍에서는 아침에 밥 먹을 곳이 없어요. 아침에 운탄고도1330 8코스를 걷기 위해서는 반드시 밥을 먹고 출발해야 했어요.
운탄고도1330 8코스는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정보에 의하면 거리가 17.73km였고, 소요시간은 5시간 38분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17.73을 대충 5.5로 나누면 3.22가 나와요. 한 시간에 대충 3.3km 쯤 걸으면 되요. 이렇게 보면 코스 자체는 어렵지 않은 코스에요. 보통 한 시간에 4km 걷는다고 하지만 초행길은 어지간해서 4km 못 걸어요. 길 찾느라 원래 걷던 속도보다 늦게 걷게 되기 때문이에요. 거기에 경치도 감상하며 걸으면 더 느려지고, 신호 걸리거나 길 건너가야 한다면 더 느려져요.
카카오맵에서 운탄고도1330 8코스인 도계역부터 신기역까지 구간을 출발지를 도계역으로 설정하고 도착지를 신기역으로 설정해서 도보 이동 길찾기를 해보면 16.2km에 4시간 5분 소요된다고 나와요. 운탄고도1330 코스 상세 지도는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 않아요. 역 같은 곳에 비치되어 있는 지도에도 약도로 나와 있구요. 그러나 왜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에서는 17.73km로 나오고 카카오맵에서는 16.2km로 나오는지 대충 유추 가능해요. 카카오맵에 나온 경로는 고사리역, 하고사리역을 지나가지 않기 때문이에요.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17.73km이든 카카오맵 도보 최단거리 16.2km이든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었어요.
밥 안 먹으면 못 걷는다.
도계역부터 신기역까지 제대로 된 식당은 고사하고 가게도 없었어요. 도계 읍내에는 편의점이 몇 곳 있어요. 편의점에서 간단히 도시락 먹거나 삼각김밥, 빵 등으로 요기만 하고 갈 수도 있어요. 출발은 이렇게 해도 되기는 해요. 문제는 신기역 주변에도 제대로 된 식당이 없었어요. 지도에서 신기역 주변 식당을 검색해보면 신기역에서 약 1.5km 떨어져 있는 곳에 식당이 있어요. 평소에 1.5km 정도면 걸어가기 귀찮은 수준이지만 이건 이야기가 달랐어요. 16.2km든 17.73km 든 먼저 걸은 후에 또 1.5km 정도 추가로 걸어야 하니까요. 여기에 밥 먹으러 간 것으로 끝이 아니라 밥 먹고 신기터미널이든 신기역이든 돌아가야 했어요. 운탄고도1330 9길은 거리가 25.15km라 8길과 한 번에 묶어서 걸어갈 거리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상 점심은 포기해야 했어요. 신기역까지 걸은 후 기차 타고 동해시로 넘어갈 계획이었어요. 동해시로 넘어가면 4시쯤 될 거였어요. 이때면 점심 먹을 시간이 아니라 저녁 먹을 준비 해야 할 시간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침을 반드시 먹어야 했어요.
설상가상으로 전날 태백시에서 4번 버스 타고 한 바퀴 뱅 돌며 태백시 여행하다가 늦어버리는 바람에 저녁으로 밥을 먹은 게 아니라 5000원에 찐빵 6개 사서 먹은 게 다였어요. 그러니 반드시 아침밥은 먹어야만 했어요. 도계 도착해서 아침밥 찾는 것은 엄청나게 어리석은 판단이었어요. 도계읍을 전에 가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반드시 태백시 황지동 24시간 식당 가서 아침밥 먹고 출발해야 했어요. 도계 가서 아침 먹으려고 한다면 정말 운 좋아야 편의점 도시락 하나 까먹는 것일 게 뻔했으니까요.
시간이 없다.
태백버스터미널에서 도계터미널까지 가는 버스 첫 차 시각은 새벽 5시 50분이었어요. 이 버스를 타야 했어요. 양보나 타협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어요. 신기역에서 동해시 가는 기차는 하루에 다섯 대 있었어요. 첫 열차는 12시 01분이었고, 두 번째 열차는 15시 12분이었어요. 15시 12분에 신기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1682 열차를 놓치면 그 다음 열차는 무려 2시간 뒤인 17시 10분에 있는 동해산타열차였어요. 무궁화호를 타고 가면 2,600원이지만, 동해산타열차를 타면 5,900원이었어요.
순수하게 도계역에서 신기역까지만 걷는다면 12시 01분 차도 노릴 수 있겠지만, 저는 이날 전에 친구랑 갔을 때 못 봤던 도계읍 남쪽에 위치한 흥전리를 보고 다시 올라가며 걸을 생각이었어요. 게다가 이 코스를 다 걸은 후 동해시 가서 바로 쉬는 게 아니라 동해시 일정이 또 있었어요. 흥전리 일정과 동해시 일정까지 고려하면 무조건 5시 50분 첫 차를 타야 했어요. 한 시간 늦장부린 것이 동해시 일정을 통째로 망쳐버릴 수 있었어요.
카페에서 나왔어요. 빠르게 걸었어요.
'태백에 있는 24시간 식당 찾아놔서 다행이야.'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24시간 식당은 부래실비식당이었어요. 부래실비식당은 황지자유시장 가에에 위치한 식당이었어요. 태백농협하나로마트 황지점 및 태백농협 황지지점 맞은편에 있었어요.
황지로를 따라서 걸어갔어요. 황지공원 입구를 지나 황지자유시장이 보이자 왼쪽으로 꺾었어요. 신새벽이었기 때문에 불이 켜진 곳만 찾으면 되었어요. 모든 건물이 불이 꺼져 있었기 때문에 밝게 빛나는 곳을 찾기만 하면 되었어요.
"왔다!"
2022년 10월 6일 새벽 5시 5분, 부래실비식당에 도착했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빨리 먹고 태백버스터미널로 가야 했어요. 메뉴를 쭉 봤어요. 식사류로는 육회비빔밥, 설렁탕, 선지해장국, 김치찌게가 있었어요.
"사장님, 육회비빔밥 하나 주세요!"
전에 친구와 태백시 왔을 때 관광객들이 태백시 와서 쇠고기를 먹고 간다는 말을 들었어요. 쇠고기를 먹고 싶었지만 친구는 치료받는 것이 있어서 구운 고기도 못 먹고 생고기도 못 먹었어요. 태백시를 보면 도처가 한우 실비식당인데 친구 때문에 못 먹었어요. 그래도 태백 왔으니 쇠고기 먹어보자고 먹은 게 소머리국밥이었어요.
지금은 혼자이기 때문에 저 먹고 싶은 걸로 고르면 되었어요. 게다가 국은 뜨거워요. 빨리 먹을 수 없어요. 하지만 비빔밥은 제 까짓게 뜨거워봐야 얼마나 뜨겁겠어요. 더욱이 육회비빔밥인데 공깃밥이나 뜨겁겠죠. 비빔밥은 나오는 것도 빠르고 먹는 것도 빨라요. 게다가 전에 왔을 때 먹고 싶었지만 친구 때문에 못 먹어본 음식이었어요. 구운 쇠고기는 비싸서 망설여진다고 해도 육회 먹어보는 셈치고 육회비빔밥은 먹어볼 수 있었지만 친구 때문에 그때는 못 먹었거든요.
식당을 둘러봤어요. 한쪽에서는 새벽인데 사람들이 쇠고기를 구워먹고 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육회비빔밥이 나왔어요.
육회비빔밥은 육회와 밥이 따로 나왔어요.
"와, 고기 싱싱한 거 봐라."
육회 고기가 매우 싱싱했어요. 싱싱한 고기를 갓 잘라서 만든 것 같았어요. 선명한 붉은색에 얼어있는 흔적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였어요.
새벽에 냉동 고기가 아니라 제대로 된 생고기로 만든 육회가 나왔다는 것 자체에 크게 놀랐어요. 24시간 식당이라고 하면 질이 조금 떨어지든가 미리 만들어놓은 것을 판다는 선입견을 갖기 십상이에요. 그러나 부래실비식당 육회비빔밥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밥공기를 넣었어요. 고추장은 취향에 따라 알아서 넣으라고 따로 주었어요.
시간은 없지만 궁금한 것은 궁금한 거다
'고추장 넣지 말고 비벼서 먹어볼까?'
고기 싱싱한 것을 봤고 고추장이 따로 나온 것을 보자 갑자기 고추장 넣지 않고 밥만 넣어서 비벼먹어보고 싶어졌어요. 그러면 어떤 맛이 날 지 궁금했어요. 고추장을 넣지 않고 밥을 잘 비볐어요. 한 입 떠먹어봤어요.
"간만 조금 맞추면 이것도 별미겠는데?"
고추장을 넣지 않고 밥만 넣고 비벼서 먹었더니 짠맛이 부족한 거 빼고는 매우 맛있었어요. 육회 씹는 맛이 부드럽고 좋았어요. 맛도 자극적이지 않지만 짠맛 빼고는 균형이 잘 맞았어요. 짠맛을 보강해줄 것만 있으면 되었어요. 그러나 딱히 짠맛을 보강해줄 만한 것이 안 보였어요. 순수한 짠맛인 소금만 조금 쳐서 먹으면 매우 맛있을 것 같았지만 소금이 안 보였어요. 고추장 안 넣고 비빈 육회비빔밥 맛은 매우 예민하고 섬세했어요. 그래서 간장보다 오직 짠맛만 조금 더해주기 위해 소금만 조금 치면 더 맛있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소금이 없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인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먹는 방법으로 먹기로 했어요.
고추장을 넣었어요. 고추장도 아주 조금만 집어넣었어요. 육회비빔밥에 고추장을 1.5티스푼 막 넣었을 때였어요.
된장찌개가 나왔어요. 된장찌개는 짭짤했어요. 만약 조금 더 빨리 나왔다면 육회비빔밥에 고추장을 넣지 않고 먹으며 짠맛을 된장찌개 퍼먹으면서 보충했을 거에요. 된장찌개가 매우 늦게 나온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제가 엄청나게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걸 순식간에 해치웠을 뿐이었어요.
육회 자체가 매우 맛있었지만 맛이 강하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고추장도 조금만 넣었어요. 시간이 없어서 반찬을 골고루 다 먹지 못하고 배추김치만 먹었어요.
여기 배추김치는 호불호 좀 갈리겠다.
배추김치는 매우 아삭했어요. 배추 본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었어요. 아삭거렸어요. 양념에서 젓갈맛과 향이 전혀 안 느껴졌어요. 짠맛도 싱겁다고 할 정도로 약했어요. 배추김치보다 배추버무리에 훨씬 가까운 맛이었어요. 먹어보면 이게 원래 옛날 이 지역 배추김치였지 않았을까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맛이었어요. 옛날에 산간지역은 소금, 젓갈이 매우 귀했기 때문에 김치를 담글 때 젓갈은 아예 안 넣거나 극소량만 넣었고, 소금도 최대한 아껴서 넣었다고 해요. 아주 오래 전 옛날 김치맛이 이렇지 않았을까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는 이런 맛을 매우 좋아해요. 하지만 자극적인 맛과 젓갈 맛이 가득한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슨 김치가 이렇게 싱겁냐고 싫어할 수도 있을 거에요.
부래실비식당은 태백시 황지동 황지자유시장에 있는 24시간 식당이에요. 육회비빔밥이 참 맛있었어요.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황지자유시장에 있는 부래실비식당은 야심한 밤부터 이른 새벽까지 태백역, 태백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밥 먹을 곳을 찾을 때 매우 유용한 식당이에요. 단순히 태백시 관광에서 그치지 않아요. 만약 운탄고도1330 8길을 아침부터 걸을 건데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고 출발하고 싶다면 도계읍에서는 답이 없어요. 태백시 황지자유시장 24시간 식당인 부래실비식당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태백버스터미널에서 도계버스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8길을 걸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