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언론사 기사가 연일 쏟아져나오고 있었어요. 세계적으로 증시 상황이 안 좋고 금리인상기라서 기준금리가 많이 상승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예적금과 채권 투자로 급격히 쏠리고 있어요. 2006년 집계 이래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 금액이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어요. 더 놀라운 것은 1년 전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이 이번이 처음이고, 불과 8개월 채 안 되어서 10조원을 돌파했어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한 발단은 한전채였다고 해요. 한국전력 채권은 매우 안전한 채권에 속하는데 한전채가 상당히 좋은 수익률로 발행되어서 시중에 풀렸어요. 그때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몰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한전채 다음으로 몰리고 있는 채권은 여전채 - 여신전문금융회사 채권이에요. 여전사는 수신 업무는 없고 돈을 빌려서 돈을 빌려주는 여신 업무만 하는 회사에요. 카드사, 캐피탈사가 여전사에 속해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되면서 여전사 여전채 금리도 같이 크게 올라갔어요.
2022년 8월 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이때 여전채 3년물 AA등급 금리는 4.28%를 기록했어요. 여전채는 갈 수록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 폭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2022년 8월 2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4.514%를 기록했어요.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초 2.420%로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6월 17일에는 4.517%를 기록했어요. 6월 17일 이후 다시 조금 하락했지만 8월 들어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요. 여전채 A+ 3년물 금리는 8월 24일 기준 5.076%로 5%대를 돌파했고, 여전채 A- 3년물 금리는 6.082%를 기록했어요.
이렇게 여전사 여전채 금리가 기준금리와 차이를 크게 벌려가며 큰 폭으로 상승하자 여전채는 다른 채권들에 비해 수익률이 꽤 좋아졌어요. 이 때문에 요즘은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채 투자를 크게 하고 있다고 해요.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특징은 트레이딩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린 매수보다는 예금 상품 가입하듯 매수해서 만기 보유 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에요. 예금 이율보다 채권 수익률이 더 좋기 때문에 채권 잔존기간이 길지 않은 단기채 정도라면 예금 상품 가입하는 셈치고 투자할 만 해요. 단기적으로 계좌에 파란불 떠서 감정적으로 안 유쾌할 수는 있지만 만기 상환 받고 털면 손해보지는 않거든요. 평가차손 뜨는 거 무시하고 만기까지 기다리면 예금보다 수익이 더 좋아요.
한편 한국 증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증시 상황이 매우 안 좋다 보니 증권사의 매매 수수료 수익이 급감했어요. 이는 실적 감소로 이어졌어요. 요즘은 주식투자한다는 말이 엄청나게 줄어들었어요. 한때는 주식 유튜브가 엄청나게 인기 좋았지만 요즘은 신규 구독자수가 횡보만 해도 선방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그만큼 주식 투자에서 사람들 관심이 아주 멀어지고 있어요.
채권 수익률이 크게 상승하자 증권사들이 채권 판매에 눈을 돌리고 있어요. 삼성증권은 월이자지급식 채권을 선보였고, 이게 크게 흥행했어요.
"한국투자증권은 월이자지급식 장외채권 판매 안 하나?"
미래에셋증권에서 판매 개시한 월이자지급식 장외채권 메리츠캐피탈217-1 채권에 투자한 후였어요. 한국투자증권이 가만히 손 놓고 보고만 있을 거 같지 않았어요. 한국투자증권은 원래 장외채권 상품을 잘 파는 증권사에요. 각 증권사들 장외채권 상품을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제일 수익률 좋은 것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한국투자증권 것이 가장 좋고, 키움증권 것도 꽤 좋아요.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증권에서 월이자지급식 채권으로 장사 잘 하고 있는 거 보고 가만히 있을 거 같지 않았어요.
8월 25일이었어요. 집에서 뉴스를 쭉 보던 중이었어요.
"한국투자증권도 판매하네?"
뉴스 기사 중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라인업을 강화했다는 기사가 있었어요. 기사 내용을 보니 역시 월이표채권 판매 개시했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한국투자증권이 가만히 손 놓고 있을 리 없었어요.
기사 내용 중 일부는 아래와 같았어요.
- 한국투자증권은 월지급식과 우량장기채 등 채권 라인업을 강화해 개인 투자자의 투자기회를 확대해 나간다고 25일 밝혔다. 전날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캐피탈(AA-, 한국기업평가 22.08.22)·엠캐피탈(A-, 한국기업평가 22.08.05)·오케이캐피탈(A-, 한국신용평가 22.08.09) 등 800억원 규모의 월지급식 채권 매각을 시작했다.
"이거 기사 너무 성의없는 거 아냐?"
정확히 어떤 채권인지 나와 있지 않았어요. 두루뭉실하게 롯데캐피탈, 엠캐피탈, 오케이캐피탈이라고만 나와 있었어요. 주식이라면 이렇게 해도 되요. 기껏해야 보통주와 우선주 정도니까요. 예를 들어서 기사에 '삼성전자'라고만 써도 엄청나게 애매해도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중에서 뭘 지칭하는 건지 보면 되요. 정 모르겠으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주가 살펴보고 기사 내용과 맞는 것 찾아보면 되요.
하지만 채권은 달라요. 채권은 한 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이 매우 다양해요. 이것들 다 다른 종목이에요. 예를 들어서 00회사 111 채권과 00회사 112 채권이 있다면 이건 다른 종목이라고 봐야 해요. 저렇게 한 회사 채권이 2종류 있다면 똑같이 한 회사가 발행한 채권에 모든 조건이 다 같다고 해도 다른 채권이에요. 한 회사가 채권을 오직 한 종류만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계속 채권을 발행하기 때문에 채권 종목을 언급하려면 정확히 어떤 채권인지 - 채권명에서 회사명 뒤에 있는 숫자까지 정확히 언급해야 해요.
더욱이 한국투자증권에서 오케이캐피탈, 엠캐피탈 채권을 오직 한 종류씩만 파는 것도 아니었어요. 여러 종류가 있었어요. 그러니 저 기사만 보면 무슨 채권인지 몰라요. 직접 한국투자증권 들어가서 일일이 다 찾아봐야 해요.
"왜 홍보 문자 안 오지?"
미래에셋증권은 월이자지급식 채권 판매 개시했다고 홍보 문자를 보내줬어요. 한국투자증권은 그런 거 없었어요. 홍보를 하나도 안 하고 있었어요. 홍보 문자도 없고 관련 기사도 거의 없었어요.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어플로 들어갔어요. 월이자지급식 채권을 찾아봤어요.
"월이자지급식에 1년 만기가 5.01%?"
엠캐피탈 323-1 채권이 월이자지급식 채권이었어요. 엠캐피탈 323-1 채권은 월이자지급식 채권인데 만기가 1년이고 개인세전수익률은 5.01%였어요. 미래에셋증권의 월이자지급식 채권인 메리츠캐피탈 217-1 채권은 만기는 똑같이 1년이지만 개인세전수익률이 4.13%였어요.
"이거 수익률 계산해봐야겠다."
한국투자증권 월이자지급식 채권 1년 만기 5.01% 여전채 엠캐피탈 323-1 월이표채권에 100만원을 투자하면 수익이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봤어요.
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았어요.
2022년 8월 25일에 수량으로 100만원어치 매수하면 100만900원이 필요했어요. 이러면 세전운용수익률은 5.03%, 세후운용수익률은 4.26%, 총투자수익률은 4.24%라고 나왔어요.
엠캐피탈 323-1 채권은 1개월 이표채이기 때문에 매달 이자가 지급된다고 나왔어요. 100만900원을 투자하면 매달 24일에 이자로 세후 3634원을 지급받는다고 나왔어요.
"이거 살 걸!"
이미 미래에셋증권 채권을 매수했어요. 바로 조금 전에 채권을 매수했는데 여기에 또 목돈 넣기는 매우 부담스러웠어요. 이건 어쩔 수 없이 보내줘야했어요.
다음날인 8월 26일이었어요. 전날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한 메리츠캐피탈217-1 채권이 얼마나 팔렸는지 구경하려고 미래에셋증권 어플에 들어갔어요.
"와, 다 팔렸네?"
장외채권 상품에서 메리츠캐피탈217-1 채권이 안 보였어요. 없었어요. 그새 다 팔린 모양이었어요. 올해 1월 전국을 뜨겁게 만들었던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서 유일하게 균등 물량이 1주 미만으로 나온 곳이 미래에셋증권이었어요.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증권사답게 월이자지급식 채권은 하루만에 완판된 것 같았어요.
"한국투자증권 것도 다 팔렸을 건가?"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어플에 들어갔어요. 한국투자증권 장외채권 상품 중 월이자지급식 채권 1년 만기 5.01% 여전채 엠캐피탈 323-1 월이표채권 매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해봤어요.
"뭐야? 여기는 엄청 남아 있네?"
이건 엠캐피탈 신용등급이 A-라서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았어요. 그보다는 홍보가 전혀 안 되어서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았어요.
"1매만 사볼까?"
여기에 또 목돈을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웠지만 딱 1000원어치 구매하는 거라면 하나도 안 부담스러웠어요. 1매 구입 가격은 전날보다 10매 기준으로 1원 올라서 1001원이 되었어요.
투자 수익을 계산해봤어요. 1001원어치 구입하면 매달 4원씩 이자가 지급될 거라고 나왔어요.
그래서 부담없이 1001원어치만 매수했어요. 한국투자증권 장외채권 상품 중 처음으로 등장한 1년 만기 월이자지급식 채권이었어요. 1매에 1001원이니 부담도 없고 아주 소액이지만 매달 이자가 들어올 예정이에요.
월이표채권은 매우 인기 좋고, 여기에 1년 만기면 정말 예금 상품 가입하듯 투자할 수 있어요.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 서비스를 월이표채권 상품과 연계해서 이용하라고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에요. 월이표채권 매수하고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를 자동 적립식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자를 재투자하라고 홍보하면 개인 입장에서는 부담이 훨씬 적고, 증권사는 사람들에게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게 할 수 있어요. 매달 지급되는 채권 이자를 다시 채권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구요.
앞으로도 계속 월이표채권이 많이 발행되고 판매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