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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어요. 묵호 분위기를 봐서는 저녁을 빨리 먹어야 했어요.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저녁 7시, 8시에 밥 먹으려고 했다가는 식당이 다 문 닫아버려서 밥 먹을 곳 없게 생긴 분위기였어요.

 

동해시의 명물 김밥천국을 느껴보고 싶은가?

아니요. 그것만큼은 절대 거절합니다.

 

여유 부리다가는 식당 문 다 닫아서 저녁 늦게까지 하는 김밥천국에서 '이게 바로 동해의 별미야!'해야 하는 최악의 대참사 발생할 거였어요. 동해시까지 여행 와서 저녁에 김밥천국 가서 김밥 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물론 동해시에 있는 김밥천국 가서 김밥 먹어보는 것도 나름의 의의는 있어요. 김밥천국이라고 해서 모든 지역 모든 김밥천국 맛이 똑같지는 않아요. 지역에서 선호하는 맛이 있고 그게 김밥맛에도 약간 반영되요. 그러나 그렇게까지 전국 각 지역 김밥맛 비교하는 여행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동해시에서 일주일쯤 머문다면 해볼 만 하지만, 저와 친구는 당장 다음날 오후에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었어요.

 

이제 동해시에서 남은 식사는 총 3회. 진짜 잘 먹고 가면 3회고, 어쩌면 이 저녁이 마지막 만찬이 될 수도 있었어요. 다음날 아침 겸 점심으로 대충 때워버리면 이 저녁 식사가 진짜로 동해시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제대로 된 식사였어요. 그러니 저녁 식사만큼은 최대한 신경을 써야 했어요. 저녁 식사 메뉴도 중요했고, 식당도 중요했어요.

 

"아까 보니까 곰치 있더라."

"곰치?"

"동해가 곰치 유명하대."

 

아까 묵호시장을 돌아다니며 식당 메뉴를 쭉 봤어요. 곰치국이 있었어요. 곰치가 어떤 생선인지는 모르겠지만 동해안에서만 먹는 생선이라고 들어본 적 있었어요. 예전에 강원도 출신 친구가 강원도 동해안 생선으로 도루묵과 곰치 같은 것이 있다고 했어요. 이 때문에 '곰치'라는 생선이 동해안에서 먹는 생선이라는 사실 딱 하나만 알았어요. 곰치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맛이 나는지는 몰랐어요. 중요한 것은 동해안에 왔다면 곰치도 먹어봐야 했어요. 곰치를 먹는다면 맛 여부를 떠나서 동해안 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은 건 맞았어요.

 

"묵호시장 가자."

 

친구와 우선 식당이 몰려 있는 묵호시장 가서 식당을 자세히 둘러보기로 했어요.

 

 

묵호시장으로 갔어요. 식당 상인분들이 어서 오라고 불렀어요. 식당 메뉴를 봤어요. 곰치국이 있었어요.

 

"뭐? 시가?"

 

다른 메뉴들은 가격이 있는데 곰치국은 유난히 비쌌어요. 심지어 가격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싯가'라고 적혀 있는 곳도 있었어요.

 

'곰치가 뭐길래 곰치국 가격이 저렇게 비싸지?'

 

곰치국 가격이 싯가가 아닌 식당은 곰치국 가격이 3만원이 넘었어요. 아마 2인분 기준일 거에요. 그래도 가격이 엄청 비쌌어요. 대충 35,000원쯤 되었어요. 2인분에 35,000원이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게 비싼 국이에요. 고오급 국밥 갈비탕도 저거보다 싸요. 지금까지 본 국 중에서 가장 비싼 국이 곰치국이었어요. 이건 대체 맞는 가격인지 감이 안 왔어요. 이 가격이면 해물탕 2인분 시켜 먹는 게 더 나아보였어요. 아무리 동해안 별미가 곰치국이라고 하지만 35000원 4만원은 진짜 비쌌어요.

 

"야, 일단 나가자."

 

친구도 곰치국 4만원은 뭔가 아니라고 느꼈어요. 곰치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귀한 고급 어종인지 궁금했어요. 곰치가 아무리 진귀한 생선이라 해도 4만원은 아닌 거 같았어요.

 

친구와 묵호시장에서 나와서 길 건너 맞은편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로 갔어요.

 

 

'그러고 보면 동해가 지명이 참 비직관적이야?'

 

동해시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로 가며 동해시가 아직 속초만큼 안 알려진 이유에 대해 잠시 생각했어요. 동해시는 지명들이 사람 헷갈리게 만들어요. 당장 시 이름부터 '동해시'에요. 동해시 간다고 이야기하면 동해 놀러간다고 하면 이 말을 들은 사람 중 십중팔구는 어디 가냐고 물어보며 경포대, 속초 등 강원도 동해안 전역을 대상으로 그 중 어디 가냐고 되물어봐요.

 

동해시에 있는 시장도 마찬가지였어요. 묵호에 있는 커다란 시장 이름은 동쪽바다 중앙시장이에요. 묵호시장은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 맞은편 식당 있는 골목을 지칭하구요. 이름을 예쁘게 만든 건 좋지만 바로 와닿지는 않아요. 오히려 묵호 중앙시장이라고 하면 직관적으로 바로 어디인지 알 수 있을 건데 동쪽바다 중앙시장이라고 하면 알기 어려워요. 보통 묵호에 있는 시장이니 묵호시장이라고 할 텐데 그러면 엉뚱한 묵호항 맞은편 조그만 식당가가 묵호시장이구요.

 

친구와 가고 있는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도 마찬가지였어요. 네이버 지도에서 보면 동쪽바다 중앙시장 어시장은 전혀 다른 곳에 있고, 묵호시장 맞은편 어시장은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였어요. 묵호항에 있는 어시장이니까 보통은 여기 지명이 묵호 어시장 쯤으로 떠올릴 거에요. 그러나 묵호 어시장은 정식 명칭이 아니에요. 정식 명칭은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에요. 그리고 네이버 지도상 동쪽바다 중앙시장 어시장은 시멘트 포장된 허허벌판으로 나와요.

 

동해시 묵호 지역에 있는 '동쪽바다'라는 수식어가 참 예쁜 말이기는 하지만 '묵호'라는 말이 빠지니까 비직관적이었어요. 마치 여러 동에 걸쳐 있는 긴 도로인데 동 안 써주고 도로명 주소만 써주고 어디인지 감 잡으라고 하는 느낌이었어요. 이름이 조금 더 길어지더라도 앞에 묵호 하나 넣어주는 게 더 좋을 거에요. '동쪽바다'는 지역 브랜드처럼 앞에 쓰구요. 예를 들면 동쪽바다 중앙시장이 아니라 동쪽바다 묵호 중앙시장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하면 동해시가 '동쪽바다시'니까 지명도 순서대로 부르는 거라 이상할 것이 없어요. 그렇지 않아도 '동해시'라는 도시명 자체가 흔히 시 이름 말할 때 '시' 빼고 말해서 동해라고 하면 그게 동해안 전역인지 동해시를 가리키는 건지 헷갈리는데 세부 지명조차 없으면 맥락 모르고 들으면 그게 어디에 있는 건지 정말 감잡기 어려워요.

 

 

 

묵호항에는 어선이 정박해 있었어요.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는 매우 한산했어요. 거의 파장 분위기였어요.

 

 

 

"조금 앉아서 쉬었다가 가자."

 

친구가 앉아서 조금 쉬었다가 가자고 했어요. 너무 덥고 뜨거웠어요. 바닷가로 내려오자 더 습했어요.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에 앉아서 쉴 만한 공간은 없었어요. 그늘진 곳에 계단이 있었어요. 계단에 주저앉았어요.

 

"차 빼주세요!"

 

쩌렁쩌렁한 소리로 차 빼달라는 방송이 나왔어요.

 

"누가 차 이상하게 주차해놨나 보네."

"그러게."

 

잠시 후였어요. 조용한 묵호항 활어 판매센터에 주차해놓은 차 빼라는 방송이 또 울려퍼졌어요. 시간이 또 흘렀어요. 똑같은 차를 빼달라는 방송이 또 나왔어요.

 

"누군지는 몰라도 말 더럽게 안 듣네."

"그러니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차를 거지같이 주차해놓고 멀리 간 모양이었어요. 보통 방송 한 번 나오면 와서 차를 빼기 마련인데 방송 두 번 나올 때까지 차를 안 빼어서 방송이 세 번 나왔어요.

 

"우리 저녁 뭐 먹지?"

 

친구와 아주 중요한 논의를 시작했어요. 원래는 곰치국을 먹으려고 했지만 곰치국 가격이 너무 비쌌어요. 곰치가 그렇게 비싼 생선인 줄 몰랐어요. 식당에서 유독 곰치국만 가격을 정해놓지 않고 '싯가'라고 표시해놓은 것으로 보아 곰치가 귀한 생선이기는 한 모양이었어요. 그러나 둘이서 곰치국으로 4만원 쓰기에는 매우 망설여졌어요. 전날 먹은 장치찜이 떠오르자 더욱 망설여졌어요.

 

"여기 곰치국 말고 다른 유명한 거 없어?"

"글쎄..."

 

묵호는 맛있는 음식이 뭐가 있는지 찾아봤어요. 해산물과 대게, 홍게가 유명했어요. 친구가 건강 문제로 회를 못 먹어서 회를 제외하자 남는 게 거의 없었어요. 동해시 묵호에서 맛있고 특색 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결국 곰치국이었어요.

 

왜 하필 곰치국일까.

 

솔직히 곰치'국'이 아니라 곰치'탕'이었으면 두 명이서 35000~40000원이라도 심리적으로 저항이 덜 생겼을 거에요. 그런데 '탕'도 아니고 '국'을 한 사람당 2만원 내고 먹으려고 하니 심리적 저항이 만만치 않았어요.

 

지금이야 곰치가 귀하고 비싼 생선이라는 걸 아니까 그렇지만, 이 여행 다닐 때만 해도 곰치가 그렇게 비싸고 귀한 생선인 줄 몰랐어요. 그러니 고급 해물탕도 아니고 생선국 주제에 4만원이라고 하자 심리적 저항이 상당히 컸어요. 물론 4만원 불렀던 식당에서 나중에 35000원 부르기는 했지만요.

 

"여기 도치알탕 있대. 너 알탕 좋아해?"

"당연히 좋아하지!"

 

친구가 동해시는 도치알탕이 유명하다고 했어요. 제게 생선 알탕을 좋아하냐고 물어봤어요. 당연히 생선 알탕 좋아해요.

 

"도치알탕 파는 식당 찾아보자!"

 

도치알탕 파는 식당을 찾아봤어요. 후기 보니 가격도 꽤 착했어요. 도치알탕을 판매하는 식당은 문어 전문점이었어요. 바로 전화해봤어요.

 

"도치알탕은 겨울 계절음식이라 겨울에만 판매해요."

 

도치알탕은 겨울에만 파는 음식이라고 했어요. 나중에야 도치가 겨울 생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도치알탕은 한여름에는 못 보는 음식이었어요.

 

"일단 중앙시장 쪽으로 가자. 그쪽에 뭐라도 있겠지."

 

친구와 동해바다 중앙시장 쪽으로 가며 식당을 쭉 둘러보기로 했어요. 그 중 느낌 오는 식당이 있으면 들어가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어요. 6시가 코앞이라 더 머뭇거리고 망설일 시간이 없었어요. 발로 뛰며 저녁 식사를 성공시켜줄 식당을 찾아야 했어요.

 

 

 

 

"여기는 관광객 없나?"

"그러니까.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

 

파장 분위기인 어시장. 들어오는 배도 없고 들어오는 사람도 없었어요. 동해시도 관광으로 알려진 곳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게 신기했어요. 하도 사람이 없어서 시장 상인 아주머니께 여쭈어봤어요.

 

"여기 시장 몇 시에 열어요?"

"여기는 아침 8시에 열어요. 그때 배 들어와요."

"그러면 몇 시에 닫아요?"

"이제 슬슬 닫을 때 되었어요."

 

상인 아주머니께서는 활어 판매센터는 아침 8시쯤 열고 저녁 6~7시쯤에 문을 닫는다고 알려주셨어요.

 

 

동해시 묵호 활어센터를 뒤로 하고 동쪽바다 중앙시장 쪽으로 걷기 시작했어요.

 

 

"우리 이따 카페는 저기 가자."

 

친구와 밥을 먹은 후 카페는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작은 절벽 위에 있다는 카페에 가기로 했어요.

 

"여기는 뭐 식당이 안 보여?"

 

묵호시장 식당가를 제외하면 식당이 안 보였어요. 그나마 식당이 있으면 전부 문이 닫혀 있었어요. 곰치국을 고집할 상황이 아니었어요. 먼저 문을 열고 영업중인 식당을 찾아야 했어요.

 

"이러다 우리 저 윗쪽에 있는 24시간 해장국집 가는 거 아냐?"

 

매우 불안한 상상이 현실이 되어버릴 거 같았어요. 식당이 모두 문을 닫았어요. 곰치국이고 나발이고 문이 열려 있는 식당을 찾는 게 우선이었어요. 문이 열려 있는 식당이 여러 곳이어야 그 중에서 느낌이 오는 식당을 찾고, 이왕이면 곰치국을 먹죠. 문 열고 영업중인 식당이 안 보이는데 무슨 느낌이 오는 식당이고 곰치국이에요.

 

동쪽바다 중앙시장까지 다 왔어요. 동쪽바다 중앙시장 다 와서야 문 열고 장사하는 식당이 몇 곳 있었어요. 그 중 '원조도계식당'이라는 식당이 있었어요.

 

'도계? 도계면 삼척 산골 아닌가?'

 

도계는 몇 번 들어봤어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은 탄광촌이 있는 곳이에요.

 

"저기 왠지 맛집일 거 같지 않아?"

"어, 저기 좀 느낌 온다."

"저기 뭐 파나 좀 봐보고 가자."

"그러자."

 

 

식당 입구에 붙어 있는 판매하는 음식 리스트를 보니 곰치국이 있었어요.

 

"여기 곰치국 얼마인지 물어보자."

 

식당을 보고 왠지 맛집일 거 같다는 느낌이 왔어요. 황태해장국 전문점에 아침식사 되는 식당이라고 적혀 있었고 아래 메뉴에는 곰치국이 있었어요. 곰치국 가격이 얼마인지 확인부터 해보기로 했어요.

 

저 혼자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주인 할머니께서 앉아 계셨어요.

 

"여기 곰치국 파나요?"

"예. 팔아요."

"곰치국 얼마에요?"

"3만원이에요."

 

다시 식당 밖으로 나왔어요.

 

"여기 곰치국 3만원이래."

"곰치가 원래 비싼가?"

"그런 거 같아. 아까 그 시장에서는 4만원 불렀잖아. 여기서 먹자."

"그래. 여기 왠지 맛집일 거 같다."

 

친구와 원조도계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식당은 매우 작았어요. 신발 벗고 앉아서 먹는 좌식 테이블이 2개 있었어요.

 

"저희 곰치국 주세요."

"예."

 

식당 주인 할머니께 곰치국을 주문했어요. 할머니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식당 밖으로 급히 나가셨어요.

 

'뭐지?'

 

손님이 음식 주문했는데 주인이 식당에서 나가버렸다.

 

처음에는 아주 잠깐 밖에 나가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잠깐이 조금 길어졌어요. 할머니께서 왜 갑자기 밖으로 급히 나가셨는지 알 길이 없었어요. 그래도 할머니께 음식 주문은 제대로 했으니 기다리기로 했어요.

 

 

할머니께서 무언가 들어 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돌아오셨어요.

 

"이게 곰치에요?"

"예."

"이거 사진 찍어도 되나요?"

"찍어요. 그런데 아무 것도 없고 그냥 살이야."

 

검은 봉지를 열어봤어요. 붉은빛 도는 흐물흐물하고 커다란 생선 살덩어리가 들어 있었어요.

 

"할머니 곰치 사러 다녀오셨어요?"

"응. 이거 사러 시장 빨리 가서 사왔어요. 이제 시장 문 닫을 시간이거든."

 

할머니는 커다란 냄비에 곰치를 올려놓으셨어요. 냉장고를 열고 김치를 꺼내어서 김치를 썰어서 냄비에 넣었어요. 들어가는 재료가 매우 단순했어요.

 

 

식탁에 밑반찬이 깔렸어요. 밑반찬을 하나씩 먹어봤어요. 모두 소박하고 맛있었어요. 화려하지 않고 정직한 맛이었어요. 밥과 같이 먹으면 맛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평소보다 밥을 더 많이 먹게 만드는 맛이었어요.

 

드디어 곰치국이 나왔어요.

 

 

"이거 시원하다."

 

곰치국은 매우 시원했어요. 해장국으로 먹으면 아주 좋을 맛이었어요.

 

'별 거 안 들어갔는데 맛있네?'

 

할머니께서 곰치국을 요리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다 지켜봤어요. 비록 좌석에 앉아 있었지만 식당이 워낙 작아서 바로 옆에서 보는 것이나 다름없었어요. 양념이 다채롭게 들어간 것도 아니고 주재료는 김치와 곰치 뿐이었어요.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서 넣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맛있었어요. 이게 왜 맛있는지 표현하기 어려웠어요. 시원하다는 표현 외에 이 맛을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자극적이지 않고 들어간 것도 단순한데 계속 떠먹게 하는 마력이 있었어요. 매력이 아니라 마력이었어요. 곰치국에 홀린 것처럼 곰치국을 계속 떠먹게 되었어요.

 

곰치 맛 자체는 아구와 비슷했어요. 살점이 탱탱했어요. 안에 두부 같은 것이 들어가 있었어요. 두부 같이 생긴 것은 곰치의 간이라고 하셨어요.

 

할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곰치국과 밥을 먹는 중이었어요.

 

"망상해수욕장 갈 거죠?"

"예?"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이게 어떤 느낌이었냐 하면 남대문 시장에서 허름한 식당 들어가서 밥 먹으며 상인분과 잡담하고 있는데 상인분이 식사 끝나면 홍대 클럽 갈 거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쪽은 사람이 별로 없네요?"

"예전에는 묵호가 매우 잘 사는 동네였는데, 요즘은 중심가가 천곡으로 바뀌었어요. 프랜차이즈도 묵호에 지점 내려고 하면 안 주고 천곡에만 내준대요."

 

할머니께 묵호는 사람이 별로 없어보인다고 말씀드리자 할머니께서는 묵호가 예전에는 매우 잘 살았던 동네지만 지금은 쇠락한 동네가 되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상권이 천곡동으로 옮겨갔고, 새로운 가게, 프랜차이즈도 천곡동에 들어서고 있다고 하셨어요.

 

아주 만족스러운 저녁이었어요. 할머니께 할머니의 개인사부터 묵호 동네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입도 즐겁고 귀도 즐거운 훌륭한 저녁식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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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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