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리뷰/우즈베크어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좀좀이 2025. 2. 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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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살펴볼 교과서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에요.

 

이 교과서 지문과 해석들은 아래 링크를 들어가면 볼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지문 & 해석(바로가기)

 

"와, 교과서 리뷰 빨리 써야겠다!"

 

올해 설날 연휴 때였어요. 별 생각없이 제가 옛날에 쓴 글들을 쭉 보고 있었어요. 옛날에는 제가 대체 어떻게 살았는지 한 번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었어요. 이 블로그는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블로그에요. 그만큼 제 과거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어요. 10년 넘게 운영해왔기 때문에 오래된 글 중에는 저 조차도 '이런 글을 내가 썼었다구!'라고 깜짝 놀라게 만드는 글도 있어요.

 

블로그 카테고리별로 쭉 보고 있는데 국어 교과서 리뷰가 보였어요. 국어 교과서 리뷰는 아주 오래 전에 쓰다가 말았어요. 한때 외국의 국어책을 수집해서 읽어보는 것이 취미였거든요. 하지만 이 취미는 2020년부터 거의 안 했고, 2022년부터는 아예 외국어를 한 글자도 안 봤어요. 이때 이사하면서 책을 박스에 집어넣었는데 이사 후 이 박스를 여태까지 안 뜯었어요. 외국어 공부는 완전히 손을 놔버렸어요. 2022년 연초에 이사했으니 4년째 외국어 공부를 단 한 글자도 안 했어요. 외국어 자체를 안 봤어요.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으니 외국어는 엄청나게 많이 까먹었어요. 진심으로 기초 단어까지도 엄청나게 많이 잊어버렸어요. 단순히 공부를 안 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외국어들과 아예 상관없고 외국어를 접하지도 않고 외국어를 생각도 안 해보는 시간을 3년 넘게 가졌으니까요.

 

그러는 동안 교과서들은 당연히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갖고 있는 국어책 중에는 한 번 개정이 아니라 두 번 개정된 것까지도 있었어요.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 교과서는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있었던 2012년부터 2010년대 초중반까지 모았어요.

 

하필 이때가 대변혁의 직전이었다

 

2012년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기 직전이었어요. 제가 귀국한 2013년 이후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급변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있었던 2012년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제일 필요 없는 것이 지갑이었어요. 1000숨짜리 돈뭉치가 왔다갔다하고 암달러상을 통해 달러를 환전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런데 2013년에 5천숨권 지폐가 발행되더니 이후 고액권종이 꾸준히 새로 발행되면서 일상생활에서 돈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일이 사라졌어요. 여기에서 일상생활이란 가볍게 동네 슈퍼, 시장 가서 물건 사는 수준이에요. 제가 있었던 2012년에는 정말로 동네 슈퍼, 시장 갈 때 1000숨짜리 돈뭉치를 챙겨가야 했거든요. 환전할 때 500숨짜리 돈뭉치로 받으면 '돈이 무겁다'는 걸 느낄 수 있을 때였구요.

 

심지어 대통령도 제가 우즈베키스탄 있었을 때는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었는데 얼마 후 서거하고 현재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에요.

 

우즈베키스탄의 우즈베크어 교과서도 이 즈음에 바뀌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020년대가 되어서 또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아예 안 본 신판 우즈베크어 교고서들도 쌓여 있어요.

 

"리뷰 빨리 쓰고 빨리 다 읽어야겠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어요. 우즈베크어를 너무 많이 잊어버려서 조금만 더 가만히 있었다가는 아예 모르는 수준까지 초기화되기 직전이었고, 교과서는 엄청나게 바뀌었어요. 살짝 바뀐 수준이 아니라 대혁명 수준으로 바뀌었어요. 이게 같은 나라 교과서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크게 바뀌었어요.

 

이 글에서 다룰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표지는 아래 사진과 같아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표지를 보면 배경 테두리의 윗부분은 푸른 하늘색이고 아랫 부분은 초록색이에요. 이는 우즈베키스탄 국기 색상을 모티브삼았음을 쉽게 유추할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국기는 맨 위가 연푸른 하늘색, 가운데가 흰색, 맨 아래가 연두색이에요. 그리고 맨 윗쪽 왼편에 초승달과 12개의 별이 있어요. 달의 방향을 보면 그믐달이지만, 초승달이에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표지에 나와 있는 장소들은 타슈켄트의 주요 유명한 장소들이에요. 이 중 관광객들에게 가장 유명한 장소는 오른편 타슈켄트 방송탑 (텔레미노라)에요. 우즈베크어로는 Toshkent Teleminorasi 라고 해요. 위키피디아에는 '타슈켄트 타워'라고 등록되어 있구요. 이곳은 전망대가 있어서 타슈켄트를 조망하기 좋은 장소에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는 소프트 커버에요.

 

 

표지를 들추면 바로 다음 장이 나와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저자는 R. TOLIPOVA, I. TURSUNOVA, M. OCHILOVA- 이렇게 세 명이에요.

 

그 아래에는 Ta'lim rus va boshqa tillarda olib boriladigan umumta'lim maktablarining 7-sinfi uchun darslik 라고 적혀 있어요. 러시아어 및 다른 언어로 교육받는 학교를 위한 7학년 교과서라는 말이에요.

 

참고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러시아어로 교육받는 학교를 비롯해서 카라칼팍어, 카자흐어, 키르기스어, 투르크멘어, 타지크어로 교육받는 학교가 있어요. 교과서 또한 이들 언어로 제작된 교과서가 따로 있어요. O'zbek tili 교과서를 보면 러시아어 학교 교과서와 내용은 같아요.

 

즉, 우즈베키스탄에는 국어책이 두 종류 있어요. 하나는 우즈베크어로 교육받는 학교를 위한 우즈베크어 교과서가 있고, 다른 하나는 우즈베크어가 아닌 언어로 교육받는 학교를 위한 우즈베크어 교과서가 있어요.

 

이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출판사는 O'ZBEKITON 출판사에요.

 

이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의 출판년도는 2009년이에요. 제가 2012년에 우즈베키스탄에 있었을 때 7학년 학생들이 이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는 기본적으로 흑백 인쇄에요. 여기에 청색이 사용되었어요.

 

 

이렇게 본문이 시작되요.

 

본문이 다 끝나면 맨 뒤에 가서 문법표가 나와요.

 

 

문법표 다음에는 우즈베크어-러시아어 단어장이 나와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위와 같이 목차가 나와요. 구소련권 서적들은 목차가 책 맨 뒤에 있어요.

 

이제 제일 중요한 이 교과서 본문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문법들이에요. 문법들은 난이도와 직결되는 문제에요.

 

- sifatida 는 자격을 나타내며 '~로써'라는 의미다.

- keng miqyosda 는 '대규모적으로'라는 의미다.

- tassurot qoldirmoq 은 '~에게'를 항상 처격으로 나타낸다.

- qayd etmoq 은 문어체에서 같은 동사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므로 qayd etmoq 의 의미는 앞의 동사에 따라 달라진다.

- '동사어간+armikin+인칭접사 (men, sen..) (현재-미래시제)', '동사어간+gan+인칭접사+mikin' (과거)' 는 정확한 대답을 원하지 않고 질문하는 형태다.

- ~ga ko'zlari tushmoq 은 '우연히 보게 되다'라는 의미다.

- hech bo'lmasa 는 '정 안 되겠으면' 이라는 의미로, 구어체에서 많이 사용한다.

- ketga ketmoq 기본 의미는 '뒤로 가다'라는 뜻으로, '후퇴하다, 퇴보하다, 나빠지다'라는 의미다.

- nomim chiqmoq 은 '유명해지다'라는 뜻이다. 좋은 쪽, 나쁜 쪽 둘 다 가능하므로 문맥에 따라 어느 쪽인지 파악해야 한다.

- '동사과거동명사+dan buyon' 은 '~한 이래'라는 뜻이다.

- ko'z o'ngidan nari ketmay qolmoq 은 '눈 앞에 어른거리다'라는 말이다.

- tishini tishiga qo'yib chidamoq 은 '이를 악물고 겨우 참아내다'라는 의미다.

- '명사+simon'은 '~모양의' 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gan bo'lsa'는 과거 행위의 조건으로 '~했다면'이다. '동사어간+gan bormi, ...ar', '동사어간+gan edi, ...ar'와의 차이점은 '동사어간+gan bo'lsa'에는 과거에 그 일을 했을 확률이 있다는 의미로, 과거에 대한 가정 자체가 있었는지, 안 있었는지 불확실함을 나타낸다. 반면 '동사어간+gan bormi, ...ar', '동사어간+gan edi, ...ar'는 '과거에 하지 않은 일을 했었다면'이라는 과거 상황에 정반대되는 가정이다.

- o'zi 에는 '일반적으로, 규칙에 의하면' 이라는 뜻이 있다. 구어체에서 많이 사용한다.

- o'z o'rniga ega 는 '중요하다'는 뜻이다. 'ahammiyatga ega'와 같은 뜻이다.

- ravishda 는 '~상태로'라는 뜻이다. ahvolda 와 같은 의미다.

- 고어에서는 '-adigan' 형태가 '-adug'on' 이었다.

- qaysi biringiz 는 '너희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는 의미다. 원래는 'sizdan qaysi biringiz'이다.

- '동사 어간+ib qo'ya qolmoq'은 '대신에 ~를 하다'라는 의미다.

- '동사 어간+a qolmoq'은 첫 번째로 '~해도 된다', 두 번째로 '대신에 ~를 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주로 차선책을 나타낸다.

- '동사 현재미래동명사+ga botinmoq'은 '감히 ~하다'라는 의미다.

- 'shuni ham...mi?', 'shunday...ham...mi?'는 '그런 ...도 ...하니?'라는 의미다. 믿기 어렵거나, 자신의 생각보다 더 한 것이 존재해 놀랐음을 표시할 때 사용한다.

- shular jumlasidandir 는 '~의 사례들이다'라는 의미다. 문장 앞에 '예를 들면'으로 쓸 경우에는 'jumladan'을 사용한다. jumladan 과 같은 의미이다.

- qatag'on 은 1930년대 소련 스탈린 정부에서 대대적인 억압과 탄압, 숙청을 자행했던 시기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시기를 내용에 따라 다르게 부르므로, 번역할 때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 표현해야 한다.

- '동사 현재-미래동명사 ishlari olib borilmoq'은 '어떠한 일이 진행되다'라는 의미다.

- bahona 는 '~를 매개로, 통해서, 이용하여, 도움을 받아'라는 의미다. 명사 주격과 같이 사용한다.

- '동사 희구법 uchun'은 '동사 현재미래시제 동명사 uchun'과 같은 의미로 '~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다. 이것은 고어 및 문어체에서 사용된다. 또한, 이 용법에서 1인칭 단수는 '동사어간+ay', '동사어간+ayin'으로, 2인칭 단수는 '동사어간+gin'으로 사용한다.

- vositada 는 '수단으로, 도구로'라는 의미다.

- '동사 현재미래동명사 ham hech gap emas' 는 매우 쉽다는 의미다.

- '동사어간+ayozmoq'은 과거시제로, '동사어간+di'와 같은 뜻이다. 고어에서 주로 사용한다.

- '동사어간+ib yotmoq'은 상태 및 동작의 진행을 나타낸다.

- mabodo...동사 조건법 bormi 는 일반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상황 및 하지 않는 행동이지만, 아주 약간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일에 대한 가정을 나타낸다.

- 명사에 붙은 접사 -ona 는 '~의 풍습에 맞는'이라는 의미다.

- yig'lamoqdan beri bo'lmoq 은 '울듯 말듯하다'라는 표현이다.

- 같은 동사를 두번 반복해 '동사 조건법 동사' 형태로 사용하는 것의 의미는 '~하는 것이 당연하다, 자연스럽다, 문제가 아니다'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gan ko'yi'는 '~한 상태로'라는 뜻으로, '동사어간+ib'과 같은 의미다.

- Tappi tappidan uzoqqa tushmaydi. 는 '나쁜 부모로부터 나쁜 자식이 나온다'는 말이다.

- anavi 는 'ana bu', manavi 는 'mana bu' 의 축약형이다.

- '동사어간+arkan+인칭접사'는 '~하고 있을 때'라는 의미로 '동사어간+yotgan+인칭접사+da'와 같은 의미다.

- qirq 는 전래동화, 민담 등에서 '많은'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경우 반드시 '40'으로 해석하면 해석이 이상해질 수 있다.

- bundan chiqda 의 의미는 '결론적으로'라는 의미로, 'demak'과 같은 의미다.

- qopti 는 qolib ekan, qolibdi 라는 의미로, 타슈켄트 방언이다.

- jon bermoq 은 '죽다'라는 의미다. 단, jon bermoq 은 최근에 죽은 경우에만 사용한다.

- boshlamoq 은 대격과 같이 쓸 경우에는 '~를 시작하다', 여격과 같이 쓸 경우에는 '인도하다, 끌다, 앞장서다'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guncha'는 '~할 때까지', '동사어간+maguncha'는 '~한 후에'란 의미다. '동사어간+maguncha'는 동사 부정과 같이 써서 '~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라고 사용한다.

- bilan bir qatorda 는 '~와 함께'라는 의미다. '~bilan birga'와 동의어이다.

- anoyi emas 는 '현명하다, 영리하다' 라는 의미다. 좋은 쪽, 나쁜 쪽 모두 사용 가능하다.

- '동사어간+gan+인칭접사+da ham'은 '비록~함에도 불구하고'라는 의미가 있다. 이 경우에는 '동사어간+sa ham'과 같은 의미다.

- '동사어간+adigan bo'lmoq'은 상태, 행위가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명사에 붙는 접사 zot 는 '전 세계에 있는'이라는 의미로 '일반적인'이라는 뜻이다.

- '명사+dan ma'lum'은 '~를 의미하다'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gan+인칭접사+ga ancha bo'lmoq'은 '~한 지 꽤 되었다'라는 의미다.

- '현재-미래 동명사+ga qaramay'는 '~에도 불구하고'라는 의미다.

- '명사+ga atamoq'은 '~를 위해 바치다'라는 의미다. 상황에 따라 '기리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 o'ziga xos bo'lmoq 의 의미는 '다른 것들과 달리 독특하다, 특별하다'는 의미다.

- '명사+ga doir'는 '~에 관해서, ~에 대해서'라는 의미다.

- '동사어간+ur'는 현재미래시제로, 역사책이나 사극에서 많이 쓴다. 이 형태의 과거 시제는 '동사어간+ur edi' 형태다.

- '동사어간+gudek bo'lsa'는 '동사어간+sa'와 같은 의미다. 고어이다.

- '동사어간+gani sharafiga'의 의미는 '~를 축하하는 의미로', '~를 축하해서'라는 의미다.

- ustiga 는 어떤 일의 진행과 존재하고 있는 장소를 알린다.

- '동사 어간+gan+인칭접사 ma'qul'은 '~하는 것이 맞다, 좋다, 적합하다, 옳다'는 의미다.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문법들을 보면 문법이라기 보다는 숙어에 가까운 것들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독학으로 혼자서 보기에는 그렇게 만만한 편은 아니에요. 먼저 뜻을 알면 별 거 아닌데 혼자 알기 어려운 것들이 조금 있어요. ''동사 현재미래동명사 ham hech gap emas' 는 매우 쉽다는 의미' 같은 건 별 거 아니지만 모르고 보면 해석이 안 나와요. 'hech gap emas'를 직역하면 '아무 말 아니다'라는 뜻인데, 이렇게 직역해서 보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이런 관용어 같은 것이 조금 있어요.

 

그리고 역시나 고어에서 사용하는 문법들이 조금 나와요. 고어에서 사용하는 문법은 일반적인 학습 과정에서는 배울 일이 거의 없어요. 이쪽은 고전문학, 전래동화를 배운다면 배우겠지만, 그 외에는 접할 일이 사실상 없으니까요.

 

외국의 국어 교과서를 읽을 때 제일 무섭고 어렵고 난이도가 끔찍하게 높은 지문은 의외로 전래동화, 설화, 민담 같은 것이에요. 일반적으로 학술적이거나 전문분야의 지문, 뉴스 같은 것이 어려울 거라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실제 외국어를 공부해보면 이쪽은 오히려 상당히 쉬워요. 처음에 사용하는 양식과 표현을 익히는 것이 귀찮아서 그렇지, 양식과 표현을 알면 그 다음부터는 별 거 없어요.

 

일반인들 예상과 부합하는 어려운 지문이라면 시가 어려워요. 시는 시적 허용이 있다 보니 문법적으로 깔끔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축약 등으로 인해 뒷내용 유추가 어려운 점도 있고, 운율과 내용이 전혀 안 와닿는 부분도 있구요.

 

전래동화, 설화, 민담 등은 일반인들이 제일 어려울 거라 예상하지 않는 것들이에요. 특히 전래동화는 애들 보는 거라고 아주 만만하게 여기기도 해요. 그러나 실제로는 총체적으로 어려워요. 단어부터 문화적 차이라서 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 자연 환경적 차이로 우리나라와 한국어에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동식물 이름 같은 것도 아무렇지 않게 튀어나와요. 문법적으로 봐도 꽤 어려운 편에 속하는데, 전래동화 같은 것들은 현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고어적 표현이 아주 자연스럽고 아무렇지 않게 등장해요. 그런데 이걸 공부하며 보려고 하면 진짜 너무 높은 레벨의 문법에 속해요.

 

한국어와 한국 문화로 예를 들자면 '이리 오너라'같은 게 있어요.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문법 레벨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지 않는 꽤 높은 수준의 문법이에요. '이리 오너라' 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 언어 문화에서는 '하거라'체 자체를 거의 안 써요. '먹거라, 하거라' 같은 표현은 진짜 엄청나게 나이 많은 어르신들께서나 쓸 거 같은 말이에요.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한국인이라면 무슨 말인지야 알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당연히 알지만, 이 표현 몰라도 사는 데에 아무 지장 없어요. 외국어로써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사실 몰라도 되는 문법이기도 하구요.

 

또한 '사또가 주리를 틀라고 명하셨다' 같은 문장에서 '사또', '주리' 같은 건 아무리 사전에 뜻이 잘 나와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전혀 안 와닿는 수준을 넘어서 상상조차 어려운 단어들이에요. 우리야 '사또', '주리를 틀다' 같은 단어를 보면 어떤 이미지가 딱 떠오르지만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지문에서 특히 어려운 지문이라면 마지막 알포미쉬 설화와 쉬록 설화가 있어요. 전래동화보다 난이도가 더 높은 게 바로 설화, 민담이에요.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두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 지문에 전래동화, 민담, 설화가 별로 없어요. 거의 맨마지막 알포미쉬 설화, 쉬록 설화가 힘들어서 그렇지, 나머지는 무난한 편이에요. 두 번째는 5학년 교과서와 6학년 교과서는 난이도가 급격히 너무 높아졌어요. 아예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확 높아졌어요. 반면 7학년 교과서는 읽다가 문법 때문에 덜컥 걸리며 막히는 부분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감당이 되는 수준이에요. 원어민 도움 없이 보면 그 막힌다는 부분 해결이 상당히 어렵기는 하지만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5학년, 6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는 독학으로 본다면 어려운 수준을 넘어서 좌절 수준이지만,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는 6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난이도가 상승한 느낌이에요.

 

마지막으로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학교 7학년 우즈베크어 교과서를 다 보면 자기고 하고 싶은 말을 우즈베크어로 자유롭게 다 말할 수 있다고 보면 되요. 또한 우즈베크어로 된 사전을 찾아가면서 독학만으로 더 어려운 지문들을 보며 우즈베크어를 공부할 수 있는 단계에 다다른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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