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에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스타벅스에서 2024년 8월 2일에 스타벅스 코리아 25주년 Part.2 음료로 출시된 신메뉴 음료에요.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중이었어요.
"스타벅스 가격 올라?"
스타벅스에서 음료 가격을 조정했다는 기사가 있었어요. 어떤 내용인지 봤어요. 스타벅스에서는 2024년 8월 2일부터 음료 중 그란데 사이즈는 300원, 벤티 사이즈는 600원 인상한다고 나와 있었어요. 한편 톨 사이즈는 가격 동결이고, 숏 사이즈는 오히려 300원 인하될 거라고 나와 있었어요. 그래서 기사 제목이 '스타벅스 가격 인상'이 아니라 '스타벅스 가격 조정'이었어요.
스타벅스가 포지션이 애매해서 가격도 이렇게 조정한 거 아닐까?
우리나라 카페에서 스타벅스는 일종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어요. 맛에서도 기준이고, 가격 정책에서도 기준이에요. 스타벅스는 많이 대중화되었어요. 이제 스타벅스 간다고 돈낭비니 과소비니 비하하는 건 시대를 전혀 못 쫓아가고 있다는 증거에요. 업데이트가 시급해요. 이건 무슨 윈도우XP 쓰던 시절 이야기에요. 지금은 스타벅스가 대중화되었고, 스타벅스를 넘어서 카페 자체가 대중화되었어요.
스타벅스는 많이 대중화되었지만, 사람들이 제일 선호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이기도 해요. 그래서 가볍게 선물 줄 때 제일 무난한 것이 스타벅스 기프티콘이에요. 여러 이벤트에서 상품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주곤 하구요. 한국 커피 문화 및 카페 문화에서 스타벅스는 맛과 가격에서 일종의 기준점 역할을 해요.
이는 다른 각도에서 보면 우리나라 카페 문화에서 스타벅스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말이기도 해요. 고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저급으로 보기에는 너무 우수해요. 정확히는 '평범한데 좋음' 정도 될 거에요. 무난하면서 좋으니까 스타벅스를 가지만, 한편으로는 그 이상으로 보기에도 어렵고 그 이하로 보기에도 어려워요. 그래서 가격을 전부 올리지 못하고 그란데 사이즈와 벤티 사이즈만 인상한 것 아닌가 싶었어요.
스타벅스 가격 조정 뉴스를 본 후, 인스타그램으로 들어가봤어요. 스타벅스에서 신메뉴를 출시한다는 게시물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네 종류 출시하네?"
스타벅스에서 2024년 8월 2일에 출시하는 신메뉴 음료는 자몽 망고 코코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 헤이즐넛 오트 아이스 쉐이큰 에스프레소, 제주 팔삭 자몽 허니 블렌디드였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진짜 안 끌리게 생겼네."
자몽 망고 코코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 헤이즐넛 오트 아이스 쉐이큰 에스프레소, 제주 팔삭 자몽 허니 블렌디드 중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유독 안 마시고 싶게 생겼어요. 광고 사진을 보니 색깔부터 참 별로였어요. 식용 색소가 듬뿍 들어간 색이었어요. 식용 색소에 대해 악감정이 전혀 없지만, 광고 사진 속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색이 너무 인위적이었어요. 예쁘다는 수준을 넘어서 거부감 들게 진했어요.
각 음료의 소개문을 봤어요. 먼저 자몽 망고 코코 프라푸치노. 더제주송당파크R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었던 음료래요. 코코넛 베이스에 망고와 자몽이 섞인 음료라고 나와 있었어요. 이거 맛있을 거 같았어요.
그 다음은 헤이즐넛 오트 아이스 쉐이큰 에스프레소. 블론드 에스프레소에 헤이즐넛과 오트가 들어간 커피였어요. 스타벅스가 커피로는 장난 안쳐요. 커피만큼은 진심이고, 커피만큼은 제대로 잘 만들어요. 이건 매우 고소하고 향긋할 거였어요. 이것도 맛있을 거에요.
그 다음은 제주 팔삭 자몽 허니 블렌디드. 제주에서 나는 감귤류 과일인 팔삭과 자몽이 섞인 음료였어요. 개인적으로 시트러스 계열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것도 매우 맛있을 것 같았어요. 달콤 쌉싸름하다고 하니 여름에 마시면 제격일 거에요.
이번에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 망고, 용과 등이 들어갔대요.
용과?
지금 장난해?
그거 맛대가리 하나 없고 식감으로 먹는 거잖아!
그걸 갈아넣으면 뭘 어쩌란 거야?
설명 보자마자 역시나 기피 대상 확정. 망고는 괜찮았어요. 망고 좋아요. 그런데 그 다음에 나온 과일이 문제. 용과는 딱히 맛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맛있다, 맛없다의 문제가 아니라 '맛이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에요. 용과는 맛과 향이 약해도 너무 약해요.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워낙 약하다 보니 맛과 향으로 먹기 보다는 아작아작 씹히는 씨앗의 식감으로 먹어요.
용과를 덩어리로 먹는다면 식감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하지만 이건 용과를 넣고 갈았을 거에요. 갈아버린 용과가 무슨 의미가 있어요.
"이건 진짜 아냐."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 중 무엇을 마실지 고민했어요. 어려웠어요.
"친구한테 골라달라고 해야지."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걸었어요. 친구에게 이번 스타벅스 신메뉴 중 무엇을 마시면 좋겠는지 골라달라고 했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
"야!"
친구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마셔보라고 했어요. 제가 제일 안 끌리고 아예 후보에도 안 넣은 걸 권유했어요. 친구가 제게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마셔보라고 한 이유는...
제일 안 끌리게 생겨서.
친구가 봐도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정말 안 끌리게 생겼어요. 그래서 제게 마시고 글 쓸 거라면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마셔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고른 거였어요.
그래,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로 가자.
친구가 골라준 걸로 마시기로 했어요. 어차피 저 스스로 결정하지 못 했어요. 친구의 선택을 믿어보기로 했어요. 친구도 맛있을 거 같아서 고른 게 아니라 제가 마시고 글 쓸 거라면 제일 인기없게 생긴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마시고 글 써서 틈새시장을 공략해보라고 골라준 거지만요.
스타벅스로 갔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주문했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이렇게 생겼어요.
이것이 미국 감성인가
이렇게 진한 색일 필요 없잖아!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정말로 진한 분홍색 음료였어요. 여기에 아주 선명하게 파란 줄이 있었어요. 한국 감성이라고 보기에는 색이 참 진했어요. 아주 적응 안 된다고 한다면 과장이었지만, 진하기는 참 진했어요. 분홍색은 그래도 어느 정도 괜찮은데 시퍼런 줄은 참 적응 어려웠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색깔 조합을 음식에 거의 안 사용해요.
사실 파란색 줄만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참 이상한 모습은 아니었을 거에요. 이런 것까지 그대로 살릴 것은 없잖아요. 파란색 색소에 특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적당히 붉은색이나 초콜렛 색, 초록색 등 사람들에게 식품에서 익숙한 색깔 참 많은데요. 하필 사람들에게 제일 익숙하지 않은 시퍼런 색이었어요. 그게 분홍색 음료 속에 들어 있으니 대비가 너무 뚜렷했어요.
"이건 모습만 보면 벚꽃 시즌 음료인데?"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외관만 보면 영락없는 벚꽃 시즌 음료였어요. 프라푸치노는 원래 휘핑 크림이 올라가요. 그래서 주문할 때 휘핑 크림이 올라간 원래 형태로 달라고 했어요. 휘핑 크림 위에도 분홍색 가루가 뿌려져 있었어요. 이런 음료는 주로 봄 - 벚꽃 시즌 맞이 음료로 잘 나와요. 지금처럼 장마 막 끝난 한여름에는 그렇게까지 흔히 보이는 모습은 아니에요.
'뭔가 계절 안 맞는 거 같아.'
아무리 봐도 어색했어요. 벌써 벚꽃을 그리워하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에 대해 '미국 출시 당시의 비주얼을 구현한 상상 속 동물 유니콘의 모습을 담아낸 음료! 망고, 용과 등의 열대과일과 상큼한 블루 소스가 조화로운 프라푸치노'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 영문명은 Starbucks Unicorn Frappuccino 에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 열량은 Tall 사이즈 기준으로 255kcal이에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 가격은 Tall 사이즈 6700원, Grande 사이즈 7500원, Venti 사이즈 8300원이에요.
'용과 따위가 맛이 있을 리가 없잖아. 망고맛이겠지.'
용과에 대한 기대는 0%. 음료를 마시기 전에는 이 음료 맛이 망고맛 음료에 용과 씨앗이나 몇 개 섞여 있을 줄 알았어요. 망고와 용과 조합이라서 기대되는 것이 없었어요. 그렇게 별 기대 없이 망고맛일 거라 예상하며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먼저 음료를 섞지 않고 마셨어요.
이런 게 용과맛이었구나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한 모금 마시고 깜짝 놀랐어요. 이건 완전히 제 예상에서 100% 벗어난 맛이었어요. 예상에서 100% 벗어난 맛이었기 때문에 충격도 2배 이상이었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한 모금 마셨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맛은 신맛이었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신맛이 약간 강한 음료였어요. 상큼한 블루 소스가 들어갔다고 하지만, 블루 소스는 컵 벽에 발라져 있었어요. 분홍색 액체에 블루 소스가 섞이면 색 자체가 이상하게 변했을 거에요. 음료는 음료였고, 블루 소스는 블루 소스였어요. 분홍색 음료만 마셨는데도 신맛이 꽤 느껴졌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차가운 음료이다 보니 신맛이 더욱 공격적으로 느껴졌어요. 신맛이 꽤 있는 음료라서 차가운 느낌도 신맛처럼 느껴졌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맛이 묘했어요. 초록빛이 1/4~1/5쯤 차지하는 딸기맛과 묘하게 비슷했어요. 풋풋한 맛 가득한 딸기맛과 꽤 비슷한데, 그렇다고 똑같은 것은 또 아니었어요. 이게 일반적인 식품에서는 잘 느끼기 어려운 인공적인 과일맛이었어요. 인공적인 딸기맛과 풋풋한 맛 가득한 딸기맛을 반씩 섞어놓은 것 같은 맛이었어요. 그래서 맛이 희안했어요. 인공적인 음료를 마시는 것 같기도 하고, 생과일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는 것 같기도 했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의 맛에서 용과가 어떤 맛인지 짐작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용과 먹으면서 이게 무슨 맛인지 전혀 몰랐어요. 그저 씨앗 으직으직 씹어먹는 과일 정도로만 알았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마시며 용과의 맛을 배웠어요.
용과야, 내가 잘못했어
내 망고 돌려줘!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를 마시며 한 가지 또 깜짝 놀란 점은 망고 맛과 향이 거의 안 느껴진다는 점이었어요. 망고는 맛과 향이 상당히 강한 과일이에요. 자기 목소리가 상당히 강한 열대과일이에요. 그래서 망고는 디저트 세계의 무법자 초콜렛과도 대항할 수 있는 과일이에요. 망고는 조금만 섞여도 맛과 향이 확 느껴져요. 용과와 망고가 섞였다는 소개문을 보고 망고맛일 거라 지레짐작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에서는 망고맛이 거의 안 느껴졌어요. 못 느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망고맛 비슷한 맛이 섞여 있기는 했지만, 인공 딸기향과 풋풋한 딸기향이 절반씩 섞인 듯한 맛이 거의 전부였어요. 망고맛은 아무리 이 두 가지 딸기향 비슷한 향을 헤집고 돌아다녀봐도 안 보였어요. 너무 완벽히 잘 섞였거나, 너무 안 들어갔거나 둘 중 하나일 거에요. 어느 쪽이 정답인지 모르겠어요. 망고 향과 맛이 느껴질 만도 한데 참 잘 안 느껴졌어요.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에 올린 휘핑 크림을 음료에 잘 섞었서 마셔봤어요. 그러자 공격적이었던 신맛이 조금 줄어들었어요. 맛이 살짝 더 부드러워졌지만, 그 이상으로 달라진 것은 없었어요.
이것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맛인가
스타벅스 유니콘 프라푸치노는 맛이 괜찮기는 했지만, 약간 문화 차이가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간접적으로 약하게 서양인의 취향을 느껴보고 싶다면 마셔보는 것을 추천해요. 호불호가 크게 갈릴 맛은 아니지만 약간의 감상 차이는 있을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