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전망 조망 명소 창신동 돌산마을 조망점 야경

좀좀이 2022. 4. 2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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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친구랑 갔던 곳으로 갈까?"

 

창신동 낙산 달동네의 끝은 낙산공원이에요. 낙산 꼭대기에 낙산공원이 있어요. 낙산공원으로 이화동, 숭인동, 창신동이 연결되어 있어요. 창신동, 숭인동, 이화동에서 낙산 비탈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낙산공원이 나와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달동네에서 낙산공원으로 올라가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동대문역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고, 이화동 달동네로 넘어가는 방법도 있고, 숭인동 달동네로 넘어가는 방법도 있어요.

 

그렇지만 낙산공원까지 올라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낙산공원은 여러 번 가본 곳이었어요. 굳이 낙산공원까지 가야 할 이유가 없었어요. 게다가 심야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이라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어요. 종로 달동네만 돌아볼 것이 아니라 더 멀리 홍대입구까지 쭉 걸어가볼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그렇게 많이 다녀보고 싶지도 않은 곳에서 계속 돌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어요.

 

창신동 달동네를 돌산마을 넘어서 낙산공원까지 가지는 않기로 했어요. 낙산공원으로 가서 이화동 달동네로 내려가면 길이 매우 쉽기는 하지만 급경사 비탈길을 올라갔다가 반대로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힘든 길이었어요. 이화동 달동네가 예쁘기는 하지만 굳이 심야시간에 일부러 다시 찾아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화동 달동네야 길도 쉽고 워낙 잘 알려진 곳이라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그때 친구랑 갔던 곳이 돌산마을 조망점 근처였는데..."

 

작년 연말이었어요. 연말 당일에 저는 의정부에 머무르고 있었어요. 그때 친구가 제게 뭐하고 있는지 물어봤어요. 제가 딱히 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하자 잠깐 얼굴이나 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를 만나러 갔어요. 친구가 저를 의정부 자취방까지 데려다준다고 하며 자기 차에 타라고 했어요. 친구 차에 탔어요.

 

"우리 잠깐 드라이브나 할까?"

 

2022년 1월 1일 0시까지 시간이 조금 많이 남아 있었어요. 날이 워낙 추워서 밖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심야시간 영업제한 때문에 카페에 들어가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밖에서 시간을 보내자니 추워서 할 짓이 아니었어요. 적당히 차를 세우고 친구 차에서 잡담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그렇게 재미있지 않을 거였어요. 그래서 친구와 의정부 가기 전에 서울에서 괜찮은 곳이 있으면 한 곳 드라이브 다녀오기로 했어요.

 

"창신동 가볼까?"

"창신동?"

"거기 달동네 있잖아. 그거 끝이 낙산공원이구."

"그럴까?"

 

친구가 좋다고 했어요. 친구가 창신동 달동네로 운전했어요.

 

그날 이 친구가 운전 정말 잘 하는 걸 몸으로 느꼈다.

 

"여기 길 뭐 이렇게 험악해?"

 

진짜 급경사였어요. 급경사에 급커브에 길도 좁았어요. 친구도 처음 와보는 길이었어요. 한겨울이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했어요. 30도가 넘는 경사진 골목길이었어요. 차 타고 올라가는데 몸이 뒤로 쏠렸어요. 그리고 차 타고 내려올 때 몸이 앞으로 쏠렸어요. 친구는 처음 와보는 길을 운전하는데 매우 잘 운전했어요. 원래 운전을 매우 잘 하는 친구였는데 처음 와보는 창신동 급경사 커브 골목길을 이렇게 부드럽게 잘 운전하다니 깜짝 놀랐어요.

 

이때 친구 차를 타고 창신동에서 내려오는 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서울 야경 전망을 조망하며 잡담을 나눴었어요. 그때 그 자리를 다시 찾아가고 싶었어요. 그때는 그곳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았어요. 차 타고 쭉 올라갔다가 쭉 내려오는 길에 서울 전망 보기 좋아보이는 곳이 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밖에 나와서 전망 구경했어요. 그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기억을 되짚어가며 찾아야 했어요.

 

"거기가 아마 돌산마을 조망점이었을 거야."

 

카카오맵으로 창신동 지도를 뒤져보니 그때 친구와 갔던 곳은 돌산마을 조망점 어디께였을 거였어요. 그래서 돌산마을 조망점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가기로 했어요.

 

 

맞은편 캄캄한 곳이 이화동 달동네에요. 이화동 달동네보다는 이화동 벽화마을로 훨씬 더 많이 알려진 곳이에요.

 

 

"여기에서 이화동 바라보는 건 처음이네."

 

친구와 왔던 곳은 여기가 아니었어요. 그리고 이화동 달동네에서 창신동쪽을 바라본 적은 많았지만 창신동 달동네를 걸어올라와서 이화동 달동네를 바라본 적은 없었어요.

 

 

"여기도 낮에 오면 나름대로 재미있겠는데?"

 

낮에 와서 보면 또 다를 것 같았어요.

 

 

사진이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서 여러 장 찍었어요. 아마 집에 가서 알씨로 후보정해서 살려야 할 거였어요.

 

 

멀리 남산타워가 보였어요. 번화한 종로, 을지로와 낙후된 창신동이 극단적으로 대비되었어요. 이렇게 보면 나름 인상적이었어요.

 

"아냐, 확실히 약해."

 

창신동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였어요.

 

나 자신한테는 아니야.

 

남들한테는 추천해줄 만한 장소였지만 저 자신에게는 아니었어요. 솔직히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곳인지 애매했어요. 바로 맞은편 이화동 때문이었어요. 이화동에서 창신동과 서울 번화가를 보는 것이 창신동에서 이화동과 서울 번화가를 보는 것보다 더 인상적이었어요. 보다 자극적인 대비를 볼 수 있는 곳이야 저는 이미 여러 곳 가봤구요. 창신동에서 서울 전망을 조망하는 것은 추천할 만하기는 했지만 이화동에서 보는 서울 전망보다는 별로였어요.

 

'그러니 이화동은 관광지 되고 여기는 안 되었지.'

 

충신동, 이화동 쪽이 창신동 쪽보다 훨씬 예뻤어요. 동네 자체도 예쁘고 인상적이었고, 그쪽에서 보는 서울 전망도 훨씬 좋았어요. 접근성 및 낙산공원까지 올라가는 길도 매우 편하구요. 창신동은 이래저래 매우 많이 떨어졌어요.

 

이러니까 도시재생이 실패했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작 창신동 도시재생사업. 처참하게 실패했어요. 마을이 좋아진 것도 없고 딱히 관광지화된 것도 없어요. 무슨 작은 박물관은 여기저기 있다고 하는데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걸 아는 사람들도 거의 없구요. 반면 이화동은 꽤 유명한 관광지에요. 서울 벽화마을의 대표 주자에요. 현지 주민들은 관광지화되어서 일상이 매우 피곤해지기는 했지만요.

 

사람들 중 이화동을 도새재생사업의 사례로 드는 것을 본 사람은 별로 없을 거에요. 창신동만 많이 들었을 거에요. 그런데 정작 나름 괜찮은 관광지가 되고 정비가 된 쪽은 이화동이고 창신동은 요란하기만 했지 아무 것도 없어요. 기본적인 것부터 너무 차이나요.

 

탁한 공기와 갑갑한 느낌만 가득한 풍경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창신동쪽에서 보는 서울 전망이 마음에 들 거에요. 그러나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균형과 조화까지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화동 쪽에서 보는 서울 전망이 마음에 들 거에요.

 

 

 

 

 

조금 돌아다니다가 돌산마을 조망점으로 갔어요. 돌산마을 조망점으로 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했어요.

 

 

계단을 따라 내려갔어요. 돌산마을 조망점이 나왔어요.

 

 

"에이, 이거 뿐이야?"

 

돌산마을 조망점에서는 낙산 채석장터에 생긴 돌산마을 달동네를 볼 수 있었어요. 그게 끝이었어요.

 

 

다시 위로 올라왔어요.

 

 

하늘에는 달이 떠 있었어요.

 

 

 

"이제 진짜 그때 친구와 왔던 곳으로 가야지."

 

돌산마을 조망점은 연말에 친구와 왔던 곳이 아니었어요. 연말에 친구와 왔던 곳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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