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2021. 11. 1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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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증시에서 매우 뜨거운 테마는 메타버스에요. 어떤 기업이든 메타버스를 언급하기만 하면 주가가 껑충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메타버스는 4차산업혁명의 미래처럼 여겨지고 있어요.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에요. 한국 정도는 아니지만 페이스북도 최근에 메타버스를 하겠다고 기업 이름을 '메타'로 개명했어요. 덕분에 미국 기술주 대장주 FAANG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은 이제 MANGA가 되었어요. 망가...만화가 되어버렸어요. 페이스북의 개명으로 약자가 아주 웃기게 변했어요. 하지만 해외는 한국만큼 메타버스 테마에 열광하는 정도는 아니에요. 메타버스 언급만 했다고 주가가 마구 펌핑되고 날아가지는 않아요. 그래도 메타버스 열풍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한국이 이상하게 광기에요.

 

그런데 메타버스를 보면 매우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어요.

 

그 누구도 메타버스가 뭔지 모른다.

 

이렇게 뜨거운 테마라면 사람들이 뭔지는 알아야 할 건데 메타버스에 대해 제대로 뭔지 설명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나마 요즘 한국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해 리니지 현질 사례 - 즉 리니지에서 사람들이 아이템 거래하는 현상을 예시로 들고 있어요.

 

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리니지는 과거부터 유저들끼리 돈으로 아이템을 사고 파는 일이 일상이었어요. 이러자 게임을 즐기려고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게임으로 아이템을 모아서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 게임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이런 사람들을 비하하는 용어가 '쌀먹충'이에요. 그리고 모든 아이템이 현금으로 거래 가능하자 리니지 게임 속 모든 것이 유저들 사이에서 일종의 현금성 자산이 되었어요. 누군가한테 한 대 맞아서 HP가 깎이면 HP를 채우기 위해 물약을 소비해야 하는데 이 물약이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상품이니 HP가 깎인다는 것은 현실 세계에서 현금성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음을 의미해요. 이렇게 현실과 가상세계가 '아이템 현금 거래'를 통해 동조화되었어요. 이와 같은 '쌀먹충 경제'를 메타버스라고 설명하곤 해요.

 

메타버스에 대해 장황한 말을 늘어놓는 거야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한결같이 대답을 어려워하는 것이 있어요.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은 대체 뭐가 다른가?

메타버스는 대체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하는 사람이 아직 없어요. 먼저 첫 번째 질문인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의 차이점'에 대해 대답을 확실히 해야 두 번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데 당장 첫 번째 질문부터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면 전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려요. 어려운 용어, 복잡한 문장으로 장황하게 이야기하다가도 '그러면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은 뭐가 다르죠?'라고 물어보면 어버버 벙어리 삼룡이가 되요. 그나마 이걸 조금이나마 설명하는 것이 리니지 쌀먹충 경제에요.

 

메타버스에 대해 현재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 공학적 상상을 뛰어넘은 공학적 망상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하지만 메타버스는 사회적 필요와 요구가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구현되어가고 있는 사회적 산물이에요. 그리고 이는 이미 존재하고 널리 쓰이는 기술들만으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함을 의미해요.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널리 퍼진 건 얼마 안 되지만 '초기 메타버스'라 할 만한 것들은 이미 그 전에 있었다는 거에요. 이미 초기적인 메타버스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4차산업혁명의 미래 중 한 모습일 거라고 사람들이 주목할 수 있는 거에요. 만약 현재 기술적 토대, 초기 메타버스라 부를 만한 것이 부재하다면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모두 비웃으며 관심갖지 않았을 거에요. 마치 과거 SF만화에 나오는 2020년에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상용화되어 있을 거라는 소리처렴요.

 

메타버스가 뭔지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어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동조화'에요. 하지만 어떠한 배경에서 등장하게 되었고, 왜 팔요하며, 어떤 식으로 동조화되는지에 대해 알려면 보다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해요.

 

1. 등장 배경

 

1.1. 기술적 배경

 

 

1.1.1. SNS

 

2010년대는 SNS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SNS는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자기 자신의 현실 속 모습과 완전히 일치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기 자신의 현실 속 모습과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이 될 수도 있어요.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허세 인스타그램, (나쁜 목적으로) 광고 목적 자기 자랑 인스타그램 등이 대표적인 현실 속 모습과 정반대되는 SNS라 할 수 있어요. SNS는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자신과 SNS 세계 속 자신의 거리를 좁힐 수도 늘릴 수도 있어요.

 

SNS는 기본적으로 본인 공개 여부에 따라 사용자와 SNS상의 자신의 거리가 달라져요. 만약 본인 공개를 하지 않고 SNS를 하다가 자신의 SNS가 공격받는다면 꼬리자르기식으로 SNS 계정을 폐쇄해버리면 그만이에요. 하지만 본인 공개하고 SNS하다가 자신의 SNS가 공격받으면 심각할 경우 사회적 매장까지 당할 수 있어요.

 

여기에 자신의 현실을 얼마나 그대로 SNS에 반영시키는지에 따라 또 달라져요. SNS는 사용하기에 따라 완벽한 진실된 자신부터 완벽히 거짓인 자신까지 다 가능해요.

 

 

1.1.2. MMORPG

 

MMORPG는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이에요.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리니지가 있어요. 그 외에 여러 유명한 MMORPG 게임이 있지만, 모든 세대를 아울러 가장 유명한 MMORPG는 단연 리니지에요.

 

MMORPG의 특징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서 즐기는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 인간 대 인간, 집단 대 집단의 관계가 형성되요. 그래서 MMORPG는 가상세계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 사회 비슷한 모습을 보여줘요. 현실 사회 속 제도와 게임사가 정한 운영지침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두 세계 속 인간관계, 사회관계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나 두 세계 모두 기본적으로 사회 돌아가는 논리는 똑같이 돌아가요.

 

물론 MMORPG속 세계와 현실 세계가 완전히 동조화한다고 볼 수는 없어요. 현실세계에서는 모든 게 실전이고 새로 시작하는 기회 따위란 없지만 게임은 마음에 안 들면 캐릭터 지우고 다시 키울 수도 있어요. 게임에서 자기 캐릭터를 지우는 것은 게임 세계 속에서는 자살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자살이라 여기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에요. 게임과 현실에 완벽히 벽을 세워놓고 즐기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이러한 두 세계를 인식하는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차이점이 상당히 커요.

 

하지만 게임을 진지하게 하고 있을 때만큼은 게임 속 사회 구조 및 사회 관계가 상당히 중요해요. 어느 정도 진지하게 몰입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요.

 

 

1.2. 사회문화적 배경 - 미국 사회의 PC주의 문화대혁명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에는 매우 큰 사건이 무려 3차례나 있었어요. 첫 번째는 2001년 9.11테러, 두 번째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세 번째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잘 알려진 2007~2010년대 대침체에요.

 

이라크 전쟁 이후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의 위상이 급격히 악화되었음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 이전까지 미국인들에게 미국이란 '자유를 수호하는 슈퍼맨' 같은 이미지였어요. 세계적으로 여러 인권말살 공산주의 독재정부가 붕괴되었고,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열렸어요. 하지만 이러한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한 '자유를 수호하는 슈퍼멘' 같은 이미지는 이라크 전쟁 이후 금이 가기 시작했어요.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는 결국 거짓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어요. 그런데 사실 이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를 완전히 막장 상태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몰아낸 것까지는 이라크인들에게 열렬히 환영받았어요. 문제는 이후 이라크 상황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연일 커다란 실책을 남발하면서 이라크 상황을 아주 막장까지 몰아넣었어요. 이때부터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엄청나게 높아졌어요. 그리고 이라크 사태가 막장으로 치닫고 이라크 사태가 막장으로 치닫게 된 주요 원인이 미국의 잘못된 이라크 정책이라는 게 밝혀지자 미국인들이 하나 둘 충격을 받기 시작했어요. 이때부터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미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와 세계가 보는 미국의 이미지 사이의 엄청난 괴리에 충격받고 있다는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미국인들의 미국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가 조금씩 크게 흔들려가던 와중에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했어요. 한국에서는 솔직히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별 일 아니었어요. 이 시기 주가 많이 떨어졌죠. 하지만 그건 주식 투자하던 사람들 이야기구요. 지금처럼 천만명이 주식투자하는 시대가 아니었어요. 환율 폭등하기는 했어요. 그러나 일반인이 달러 환전을 해봐야 뭐 얼마나 하겠어요. 기업들은 어려웠다고 하지만 그게 진짜 IMF나 지금처럼 모두에게 직접 타격이 오고 어디를 가나 눈으로 확인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 당시 취준생들한테는 많이 와닿았지만 취준생은 대학교 졸업반들 이야기구요. 그래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한국 일반인들에게 그렇게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어요. '코스피가 800선까지 폭락했다더라, 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았다더라'라고 몇몇 통계만 보고 이야기할 뿐이죠. 오히려 한국인들에게 끔찍한 기억은 IMF에요. 리먼브라더스 사태는 주식쟁이들이나 이야기하지 일반인들은 별로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만큼 한국 일반인들에게는 그렇게 체감될 일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달랐어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미국 전 사회가 발칵 뒤집혔어요. 대출로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 중 대출금을 갚지 못해 거리로 나앉는 사람들이 속출했어요. 주가가 폭락하자 매우 많은 미국인들이 퇴직 연금이 위험해졌어요. 미국 401 (k)는 미국의 퇴직 연금으로, 한국의 국민 연금과 비슷한 형태의 저축이에요. 401(k) 퇴직연금은 매달 일정량의 퇴직금을 회사가 적립해주되, 관리 책임은 종업원에게 있는 연금 방식이에요. 401K는 개인의 은퇴계좌로 고용주가 아닌 제3의 투자회사가 관리하고 개인이 선택할수 있는 다수의 뮤추얼펀드나 인덱스 펀드를 제공해요. 401K의 특징은 개인이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많은 미국인들이 401K 연금에 주식과 연관된 상품을 담아놨기 때문에 주가 폭락은 기껏 적립한 연금이 날아가는 대재앙이었어요.

 

이처럼 엄청난 사태가 발생했는데 정작 이런 사태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투자은행 CEO와 임원들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서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주제에 보너스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까지 알려졌어요. 전 세계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특히 신자유주의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었어요.

 

이는 Occupy Wall Street - 한국어로는 '월가를 점거하라' 운동으로 번역되는 운동으로 이어졌고, 벤 버냉키 미국 제14대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 완화 QE 정책에 반발해 비트코인이 등장했어요.

 

보통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QE만 언급해요. 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어요. 벤 버냉키의 양적완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이 전세계로 디플레이션을 공급했기 때문에 그렇게 달러를 뿌려대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휴지조각이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어요. 자산 가치는 폭주했지만 의외로 일반인들에게는 디플레이션 같은 상황이 펼쳐졌던 이유는 바로 중국에서 저렴한 물건을 대거 수입하는 - 디플레이션을 수입해왔기 때문이에요.

 

사회학 및 국제정치학 등에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의 미국 사회 변화는 끊임없이 주목받았어요. 이 중 하나가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에서 일어난 PC주의 광풍 - 말이 좋아 PC주의 광풍이지 PC주의 문화대혁명이라고 해도 될 현상이었어요. 이 또한 2008~2009년 미국 경제 위기로 인한 미국인들의 반발로 발생했다고 할 수 있어요. 그 이전부터 이런 사상이 있기는 했지만 미국 전역을 휩쓴 광풍이 된 이유는 2008~2009년 미국 경제 위기로 인해 미국인들의 분노가 머리 끝까지 솟구쳤고, 그렇지 않아도 기존 미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계속 공격받고 부서져가던 와중에 이런 일이 터지자 기존 지배사상에 대한 배신감에 PC주의 광풍이 거세게 몰아쳤다고 봐야 해요.

 

PC주의 - 정치적 올바름의 핵심은 극단적 문화상대주의, 사피어 - 워프 가설 가설과 언어상대성과 언어결정론, 그리고 의지 만능주의에요. 그간 미국을 지배하고 지탱해왔던 청교도 이념에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다문화주의, 생태주의, 여성주의를 내세웠어요. 또한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사피어-워프 가설과 언어상대성과 언어결정론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어휘 순화 운동을 강력히 펼쳤어요. 여기에 과학적으로 완전히 다르고 심지어 불가능한 것조차 이성과 의지로 모두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 여기는 의지 만능주의가 강하게 주장했어요.

 

과학적 사실조차 부정해버리려 들고 모든 걸 인간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여기에 반대하면 SNS를 이용해 사회적 매장을 시켜버려대었어요. 말이 좋아 PC주의 광풍이지, 실제 돌아간 꼴은 완전히 문화대혁명이었어요. 문제는 과학적 사실조차 부정해버리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데 반대하면 SNS 조리돌림으로 사회적 매장을 시켜버리니 억지로라도 받아들이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는 점이에요. 이러자 많은 미국인들이 내면과 외면의 괴리가 지나치게 커졌어요.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방증이 바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었어요.

 

 

1.3. 심리적 배경 - 본질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괴리

 

사람은 외적인 모습과 내적인 모습에 차이가 존재해요.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그대로 전부 표현하는 사람은 없어요. 생각하고 상상하는 자신의 내면과 직접 외적으로 표현하는 자신의 외면 사이에는 당연히 괴리가 존재해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과연 '나'라는 인간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자신이 판단하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육체에 대해서 '자기 자신'이라고 판단해요. 하지만 사회적 맥락 속에서의 '나' 또한 존재해요. 쉽게 말해서 '타인이 보고 판단하는 나의 모습'이 존재해요.

 

사람들은 보통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판단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진짜 자신의 모습이라고 여기고 '타인이 보고 판단하는 나의 모습'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의 일부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아요. 오히려 '타인이 보고 판단하는 나의 모습'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고 크게 거부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요.

 

그렇지만 여기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어요. '타인이 보고 판단하는 나의 모습'이란 '내'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 자신'이 타인에게 끼친 행동의 결과이며, 이는 다시 타인이 '나'를 판단하는 근거로 작용해서 다시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행동으로 돌아와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사회 속에서 자신의 모습은 자기 스스로 판단할 수 없어요. 타인이 자신을 대하는 행동을 거울 삼아서 알 수 있어요. '타인이 보고 판단하는 나의 모습' 또한 자기 자신을 구성하는 자기 자신의 한 모습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매우 어려울 것 같지만 중학교 사회 시간에 기본적인 내용은 배워요. 중학교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로 배우는 내용이 이와 관련있어요. 사회적 지위를 배울 때는 '나'를 중심으로 설명하지만,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사회적 상호작용 속의 '나'에 대해 위와 같은 답을 얻을 수 있어요.

 

'내가 나 자신에 대해 판단하는 나의 모습'인 본질적 자아와 '타인이 나에 대해 판단하는 나의 모습'인 사회적 자아 간에 괴리가 커지면 커질 수록 정신이 상당히 불안정해져요. 본질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간의 괴리가 커지면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에 맞추자니 자기 자신의 마음에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힘들고, 반대로 자기 자신의 마음에 맞추자니 이번에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커다란 문제가 발생해요.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보니 현실적인 이유로 대체로 자기 자신을 '형식적으로'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에 맞추면서 자기 자신이 판단하는 자신의 모습대로 행동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찾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요.

 

바로 여기에서 메타버스의 필요가 제기되요. '내가 나 자신에 대해 판단하는 나의 모습'대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바로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라 할 수 있어요.

 

자기 자신 하나만 놓고 봐도 내면과 외면의 괴리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는데 여기에 더 나아가 자기가 판단하는 자기 모습인 본질적 자아와 사회가 판단하는 자기 모습인 사회적 자아의 괴리도 미칠 듯이 커져만 가고 있어요. 이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예 사회와 담을 쌓거나 아니면 자기 내면과 일치하는 또 다른 자아가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져요. 그게 바로 메타버스에요.

 

 

2.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 이해

 

메타버스는 그래서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대안현실, 또는 제2현실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직관적이고 보다 나은 표현이에요. 그리고 메타버스에 대해서 이렇게 번역해야 나중에 가상현실과 어떻게 다르고 메타버스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해 설계할 때도 훨씬 덜 혼란스럽고 편해요.

 

보다 더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현재 오프라인 속 현실세계와 온라인 속 가상세계 두 가지 세계가 존재해요. 이 둘은 단절되어 있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요. 대부분이 온라인 속 가상세계를 이용할 때 스스로 현실 속 자신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어놔요. 그러니 게임에서 쓸 데 없이 떨어져 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 게시판 및 댓글에 익명성 믿고 온갖 헛소리 개소리 마음껏 지껄이죠. 이렇게 많은 이용자들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다르다고 선을 긋고 가상세계 - 즉 온라인 세계를 이용한다면 둘은 별개의 세계에요. 서로 상호영향 끼치지 않아요. 부루마블에서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봤자 부루마블 게임 끝나면 그 돈은 모두 무의미한 종이조각이 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동조화되어 상호영향을 끼치게 된다면 이게 바로 메타버스에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동조화되어서 현실세계에서 나 자신에게 발생한 어떤 사건이 가상세계 속 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고, 가상세계 속 나 자신에게 발생한 어떤 사건이 현실세계 속 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게 메타버스에요. 이는 반드시 같은 사건으로 발생할 필요는 없어요. 게임상에서 HP가 깎인 것이 현실세계에서는 나의 돈이 줄어드는 식으로 두 세계에서 다른 양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처럼 한쪽에서 발생한 사건이 다른 쪽에서 다른 쪽으로 똑같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끼치는 것이 메타버스에요.

 

메타버스의 등장 배경은 위와 같이 SNS, MMORPG, 미국 사회의 PC주의 광풍, 본질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괴리가 있어요. 메타버스 등장 배경을 알면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어요. 아직 용어 및 개념 정립도 제대로 안 되어 있고 초기 메타버스라고 부를 만한 것들만 모아서 대충 이럴 거라고 추측만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등장 배경을 쭉 보면 아직 두루뭉실한 개념이지만 사회적 요구가 있는 '메타버스'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대충 그림을 그려볼 수 있어요.

 

또한 한국인이 유독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이유도 쉽게 알 수 있어요. 한국 사회는 좌파 우파 가리지 않고 전체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회에요.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과 집단논리에 대한 개인의 순응을 상당히 많이 강조하는 사회에요. 그러다 보니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내면과 외면, 본질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괴리가 상당히 큰 편이에요. 이는 인터넷 상에서 자기 자신을 숨기려는 성향으로 나타나요. 서양권의 SNS와 한국인들의 SNS를 비교해보면 한국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아주 철저히 자기 자신을 숨기고 왜곡하려고 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요.

 

여기에 한국인들은 리니지 - 정확히는 정액제에 레벨업 노가다로 악명 높던 리니지 및 기타 MMORPG를 통해 게임 내 재화의 현금화에 아주 익숙해요. 즐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돈 버는 일종의 노동으로 게임을 즐기는 '쌀먹충'들도 꽤 있어요. 이러니 메타버스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리니지 쌀먹충!'이라고 하면 대충 뭔지 쉽게 떠올려요. 게임과 현실이 '아이템 현금 거래'라는 방법을 통해 동조화되는 현상이라고 메타버스의 한 가지 유형에 대해 바로 감을 잡아요.

 

게임 내 아이템의 오프라인상에서의 현금 거래는 메타버스의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메타버스를 의미하지는 않지만요. 메타버스는 현실과 대안현실의 동조화이고, 이 동조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있어요. 한때 엄청난 열풍이 불었던 포켓몬고는 게임 속 필드를 현실 세계 지도를 이용함으로써 게임과 현실 세계가 동조화되었어요. 현실 세계의 길거리 차, 신호등, 행인 같은 것이 게임 진행에서 장애물로 작용했어요.

 

메타버스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 - 매트릭스를 떠올리고 더 나아가 통 속의 뇌까지 비약적으로 상상하기도 하지만 이건 너무 나간 상상이에요. VR, NFT 같은 것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동조화되어서 상호영향을 끼치게 되어 가상세계가 대안현실(제2현실)로 바뀌는 것이라고 알면 될 거에요.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메타버스가 발전할지 궁금하다면 메타버스 등장 배경을 보면서 사람들이 어떤 모습의 대안현실을 요구할지 고민해보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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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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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스팅 잘 봤습니다
    메타버스는 제가 생각했을땐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에서 나왔던것같은 느낌인것같아요
    구독하고 갑니다~~

    2021.11.15 01: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가상세계가 현실세계보다 우선시될 수는 없다는 게 참 중요해요. 어쨌든 본체가 살아있어야 가상세계고 뭐고 존재하니까요 ㅎㅎ

      2021.11.16 17:49 신고 [ ADDR : EDIT/ DEL ]
  2. 매타버스을 조금 이해하고 갑니다 ~

    2021.11.15 14: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