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24시간 카페는 서울 수유역 강북구청사거리 24시간 카페인 던킨 24H 강북구청사거리점이에요.
"드디어 해방이다!"
2021년 11월 1일은 해방절이에요. 지긋지긋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심야시간 카페, 식당 영업제한이 전면 철폐된 날이에요. 사람들이 드디어 심야시간을 되찾았어요. 그동안 정부의 시진핑 공산당 중국몽 인권탄압 감시정책 따라하기 사회적 거리두기 심야시간 영업제한이 1차적으로 풀렸어요. 카페, 식당은 이제 다시 심야시간에도 마음껏 영업할 수 있게 되었어요. 모두가 환호했어요.
수도권 심야시간은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폐허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는 소녀 사진이 떠올랐어요. 백주대낮 풍경은 폐점한 가게가 늘어난 정도에요. 그렇지만 심야시간은 사회 전체가 붕괴해버렸어요. 완전히 초토화되어서 남아 있는 것이 없었어요. 풀 한 포기 안 남아 있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배달 오토바이나 가끔 돌아다니는 죽은 시간이 지속된 것이 무려 11개월이었어요. 서울, 경기도, 인천은 정확히 11월 24일부로 심야시간 실내 영업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졌어요. 11개월 동안 심야시간은 완전히 핵폭탄 맞아 아무 것도 안 남은 땅이 되어버렸어요. 하늘도 깜깜하고 건물도 깜깜했어요. 오직 가로등 불빛만이 보일 뿐이었어요.
아직도 살아남아 있는 풀 한 포기를 찾아서.
심야시간에 살아남은 곳이라고는 배달 서비스를 하는 곳 중 몇 곳 뿐이었어요. 2020년 11월 24일 이후 밤새도록 서울을 돌아다닌 건 10월 25일 새벽 뿐이었어요. 그렇지만 굳이 서울을 심야시간 내내 돌아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어요. 종종 심야시간에 의정부로 버스 타고 돌아오면서 심야시간 풍경을 봤어요. 10시가 넘으면 길거리는 TV에서 나오는 시한부 환자 숨이 끊어지는 것처럼 불이 탁탁탁 꺼지면서 죽음의 세계로 바뀌었어요. 그렇게 불이 꺼진 거리는 고요했어요. 아무 것도 안 남아 있었어요. 가끔 배달도 같이 하는 롯데리아, 맥도날드 24시간 매장이나 몇 곳 불 켜져 있을 뿐이었어요. 아니면 언젠가는 다시 24시간 영업할 거라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듯 매장 불만 켜놓은 곳이 몇 곳 있었을 뿐이었어요.
이제 심야시간에 카페, 식당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2021년 11월 1일 해방절에 서울을 심야시간에 돌아다니지 않을 수 없었어요. 1945년 8월 15일 광복절에 거리로 뛰쳐나와 기쁜 마음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어르신들의 심정으로 저도 길거리에 나가서 밤새 서울을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해방절이니까요. 전국민이 최대한 밖에 열심히 나와서 놀며 저항해 정부의 엉터리 방역 탄압에서 벗어난 날이니까요.
'24시간 카페 남아 있는 곳이 어디 있을 건가?'
과거에는 서울 도처에 24시간 카페가 여기저기 있었어요. 심야버스가 운행되면서 몇 곳 줄어들었다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기괴한 사이비 유사 경제이론 덕분에 청년층 실업률이 폭증하면서 여러 곳 증가했어요. 그러다 작년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심야시간에도 운영하는 24시간 카페가 완전히 싹 다 멸종해버렸어요.
서울에 남아 있을 것 같은 24시간 카페를 찾아봤어요. 과거 서울에 있는 24시간 카페 위치는 강남권 외에는 대충 거의 다 알고 있었어요. 24시간 카페를 찾아 심야시간에 헤메었던 시간이 얼마인데요. 아직도 24시간 카페 간판을 달고 있는 카페도 몇 곳 있어요. 비록 24시간 영업은 안 하더라도요. 그런 곳을 떠올려서 일단 강북권에서 카페 몇 곳을 전화해봤어요. 아직 24시간 영업하는 곳은 없었어요.
'아, 수유에 던킨 있었지?'
그때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어요. 얼마 전이었어요. 서울에서 106번 버스 막차 타고 의정부로 귀가하던 중이었어요. 시꺼멓게 죽어버린 서울 심야시간 풍경을 보고 있었어요.
"던킨? 24시간? 저거 진짜야?"
버스가 수유역을 지나갈 때였어요. 던킨 매장에 24H 간판이 붙어 있었어요. 불도 켜져 있었어요. 수유역이었기 때문에 106번 버스 막차에서 내려도 의정부 돌아갈 방법이 있었어요. 수유역에서 36번 버스 타고 돌아가면 되었어요. 아니면 서울 심야버스 타고 도봉산역까지 가든가요. 그 다음에 많이 걸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에요. 마음 같아서는 내려서 직접 가보고 싶었어요.
던킨 24시간 매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신기했어요. 던킨이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2020년 전까지 던킨은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이 없었어요. 만약 있었다면 제가 그걸 안 갈 리가 없었어요. 맨날 24시간 카페 가려고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 커피, 탐앤탐스만 주구장창 가는 중이었는데 던킨이라니 아주 신기해서라도 한 번 갔을 거에요. 게다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라서 기존에 있던 24시간 카페조차 24시간 영업을 안 하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그렇게 수도권에서 24시간 영업하는 카페는 전멸해버렸어요. 그러니 2배가 아니라 2의 2제곱인 4배로 신기했어요.
그렇지만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어요. 저 곳이 진짜 24시간 영업하는 곳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사회 분위기상 24시간 영업을 할 거 같지 않았어요. 할 수 있기는 해요. 배달 전문으로 한다면요. 그러나 그렇게 배달 전문이라면 굳이 106번 막차에서 내려서 다른 버스 타고 집에서 아주 먼 곳에서 내려서 집에 한 시간 넘게 걸어갈 거 각오하면서까지 당장 가보고 싶지 않았어요.
24시간 카페 세계가 쑥대밭 초토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멸종당한 서울. 거기에서 당장 2021년 11월 1일 해방절을 기념해 갈 만한 24시간 카페를 찾아낸다는 건 심마니가 산 속에서 산삼 찾는 급이었어요.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전에 봤던 수유역 강북구청사거리에 있는 던킨 24시간 매장이었어요.
던킨 24H 강북구청사거리점에 전화해봤어요. 24시간 영업한다고 했어요. 실내 취식도 가능하다고 했어요.
"여기다!"
단 한 번도 안 가봤던 던킨 24시간 매장. 여기에 완전 멸종당하다시피 한 24시간 카페 중 몇 안 되는 남아 있는 곳. 매장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어요. 여기는 무조건 1순위로 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여기를 어떻게 심야시간에 갈까?'
예전에는 108번 버스가 자정 너머까지 있어서 이런 고민 안 해도 되었어요. 그렇지만 2021년 여름에 108번 버스가 조용히 폐선당해버렸어요. 수유역까지 가는 방법이라면 선택지가 꽤 있었어요. 지하철 막차를 타고 창동역에서 내린 후 수유역까지 걸어가는 방법도 있었고, 정 안 되면 36번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었어요. 도봉산역 가는 버스만 있다면 수유역까지는 문제 없이 갈 수 있었어요.
"버스 타고 가야지."
그래도 역시 해방절 심야시간 서울을 즐기러 갈 거라면 버스로 가야 했어요. 서울 수유역까지 버스로 가려면 106번 버스를 타야 했어요. 지난번에 심야시간에 서울 갈 때 106번 막차를 놓쳤어요. 의정부역에서 106번 버스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늦어도 11시에는 의정부역 흥선지하차도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야 안전했어요. 106번 버스 막차는 종점에서 11시 5분에 출발한다고 해요. 그런데 106번 버스 종점인 대원여객차고지는 가능역 조금 넘어서 있었어요. 그래서 이 버스가 순식간에 의정부역까지 와요. 전에 놓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11시 즈음에는 무조건 의정부역 흥선지하차도입구 버스 정류장에 가 있기로 했어요.
2021년 11월 1일 23시 3분, 의정부역 흥선지하차도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4분 후 106번 버스가 도착할 예정이었어요. 이 버스 다음 차가 106번 하행선 막차였어요.
조금 기다리자 106번 버스가 왔어요.
2021년 11월 1일 23시 6분, 서울 가는 106번 버스를 탔어요.
이 시각에 서울로 가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이 시각에 서울 가는 버스에 사람이 여러 명 타고 있었어요. 대리기사, 동대문 야시장으로 일 보러 가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정 너머 서울로 갔어요.
'드디어 24시간 카페 간다!'
흥분되었어요. 24시간 카페였어요.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려왔는지 몰라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봤어요. 아직 완전히 심야시간 세계가 복구되려면 까마득히 많이 멀었어요. 과거에는 24시간까지는 아니더라도 밤 늦게까지 영업하던 식당, 카페들이 여러 곳 있었어요. 이런 밤 늦게까지 운영하던 식당, 카페들은 아직 심야시간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어요. 술집이 몇 곳 열려 있었어요. 문이 열려 있는 술집 안에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11개월만에 찾아온 해방과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어요.
버스는 어둠 속을 빠르게 달렸어요. 창밖 풍경은 여전히 깜깜했어요. 가끔 불이 켜져 있는 식당이 보였어요. 배달로 심야시간을 버티다가 매장 영업을 재개한 식당들이었을 거에요.
2021년 11월 1일 23시 46분, 106번 버스가 수유역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어요.
수유역에서 미아역 방향이 아니라 북쪽 방향 - 수유역 1번 출구쪽으로 걸어갔어요.
"한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전화해서 24시간 영업하냐고 물어봤을 때 24시간 영업한다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던킨 24H 강북구청사거리점은 24시간 매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왔어요. 그래도 던킨이 24시간 매장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그리고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어요.
서울 강북구 번동 수유(강북구청)역 강북구청사거리 24시간 카페인 던킨 24H 강북구청사거리점 안에 들어갔어요.
서울 강북구 번동 수유(강북구청)역 강북구청사거리 24시간 카페인 던킨 24H 강북구청사거리점 주소는 서울특별시 강북구 도봉로 358 1층 102호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강북구 번동 418-1이에요.
"여기 엄청 좋은데?"
던킨 매장은 조그마한 매장만 봐왔어요. 보통 매장이 작은 편이었어요. 던킨은 예전에는 도넛 전문점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도넛 전문'이라는 색채를 어떻게든 지우고 카페로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해요. 던킨도너츠에서 던킨으로 이름이 바뀐 게 아무 이유 없는 것이 아니에요. 미국 던킨 본사에서부터 도넛 전문점이 아니라 도넛을 파는 카페로 이미지 변신을 위해 계속 노력중이에요.
한국 던킨 매장도 카페로 되어 있기는 하나 매장이 매우 작아요. 던킨 자체가 카페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장 영업 위주의 카페가 아니라 테이크아웃 카페로의 변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던킨의 테이크아웃 카페로의 전환 방침은 한국, 미국 양국 모두 해당해요. 그리고 이 전략이 2020년에 아주 크게 성공했어요. 스타벅스는 매장 영업 중심 카페라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빌빌거릴 때 던킨은 배달 중심으로의 전환을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 탈 없이 부드럽게 사회 분위기에 맞추어 배달을 강화했어요.
그래서 24시간 영업하는 던킨 매장이라고 해도 매장 자체에는 별 기대 안 했어요.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매장이 상당히 좋았어요. 매장은 널찍하고 깨끗했어요. 편안하고 쾌적하고 포근한 카페였어요. 천장도 높고 공간도 좁지 않아서 눈이 시원했어요. 여기에 문서 작업 같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었고, 콘센트도 여기저기 많이 있었어요.
서울 수유역 강북구청역 근처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던킨 강북구청사거리점은 단순히 던킨의 24시간 매장이 아니라 밤에 책 보고 글 쓰러 가기 위한 24시간 카페로도 매우 좋은 카페였어요. 위치도 수유역 유흥가와는 묘하게 거리가 방향이 달라서 조용한 편이었어요.
단, 일요일 오후 10시에서 11시 사이부터 월요일 아침 7시까지는 잠시 문을 닫는다고 해요.
서울 수유역 근처에서 책 보고 글 쓰고 작업할 목적으로 카페를 찾는다면 던킨 강북구청사거리점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