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주말을 보내며 디씨인사이드 들어가서 글을 쭉 보던 중이었어요. 여러 갤러리 돌아다니며 글을 쭉 보다가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에 들어갔어요.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게시물 중 삼겹살과 관련된 글이 있었어요. 황교익씨가 알쓸신잡에서 한국의 양돈산업이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일본에서 수출하고 남은 찌꺼기인 내장, 껍데기, 삼겹살을 한국이 먹어서 한국인들이 싸구려 삼겹살을 좋아한다고 주장하자 김태경씨가 발끈해서 이에 반박하는 책을 집필했다는 글이었어요.

 

댓글을 보다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삼겹살이 싸구려 고기였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네?"

 

삼겹살이 싸구려 고기였다는 사실은 맞아요. 그런데 이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었어요. 물론 '황교익'이라는 이름 보자마자 저 사람이 보나마나 '삼겹살은 싸구려 고기였음. 그러므로 삼겹살 좋아하는 한국인은 싸구려 입맛'이라는 뉘앙스로 말했을 거라 떠올리고 발끈한 사람도 꽤 있을 거에요. 삼겹살이 저렴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본 수출이 잘 안 되었던 점 맞아요. 한국 농수축산물 산업 발전에서 일본 수출이 차지하는 부분도 상당히 크고 수출이 잘 안 되면 가격이 크게 휘청거리곤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일본 수출하고 남은 찌꺼기를 먹다 보니 입맛이 거기에 길들여져서 삼겹살을 지금도 좋아한다고 한다면 그건 완벽히 틀렸어요. 왜냐하면 한국인들은 원래 갈비에 열광했거든요. 갈비에 환장한 민족이었어요. 이게 삼겹살에 환장한 민족으로 바뀐 건 불과 20년도 안 되요.

 

한국인들이 열광하는 고기가 갈비, 불고기에서 삼겹살로 바뀐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어요. IMF 문제도 있고, 광우병 논란으로 인한 미국소 수입 금지 및 한우 고급화로 인한 정신나간 소고기 가격 폭등 이유도 있고, 이로 인한 제대로 된 갈비 멸종 사태 문제도 있어요. 2000년대에 들어서면 가짜 갈비 문제가 심각했고 먹거리에서 주요 이슈였어요. 단지 지금처럼 SNS, 블로그, 유튜브가 발달했던 시대가 아니라 당시 모습을 제대로 알기 어려울 뿐이지 심심하면 접착갈비, 가짜갈비 문제가 터져나왔어요. 반면 2000년대 들어서 삼겹살은 고기 다루는 방법 및 굽는 방법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어요. 그러면서 한국인들 선호가 갈비에서 삼겹살로 급격히 이동했어요.

 

가격이 저렴한 걸 좋아한다고 입맛도 형편없다고 하는 것은 틀렸어요. 그런 건 없어요. 하지만 삼겹살이 과거에 싸구려 고기였다는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삼겹살은 2000년대초와 지금 구워먹는 방법을 비교해보면 이것조차도 많이 달라졌어요. 불판 형태와 다루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구요.

 

한국인들이 원래 엄청나게 열광하고 사랑했던 고기가 갈비였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렸다는 사실이 매우 재미있었어요.

 

한국 음식 문화 역사를 보다 보면 한국 음식은 1980년대부터 급격히 발전하고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생활수준이 크게 개선되면서 외식문화도 본격적으로 발달하고 다양한 음식들과 식재료가 등장하고 보편화되기 시작했어요. 외식화, 서구화, 퓨전화 등이 급격히 일어났어요. 여기에 IMF로 한 차례 한국 전사회가 크게 뒤집히는 사건이 있었고, 2000년대 들어서부터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어요. 2010년대 들어서면 저가항공도 많이 늘어나서 해외여행이 보편화되었어요. 여기에 201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린 식당도 급격히 증가했어요. 이렇게 한국 음식 문화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격동의 시대를 보내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주 특이하거나 신기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꽤 있어요. 가장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라면 양고기가 있어요. 2010년초만 해도 당장 서울만 해도 양고기 판매하는 가게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 이전으로 가면 정말 별로 없었구요. 양고기 못 먹는 한국인이 수두룩했구요. 하지만 지금은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한 게 양꼬치 전문점이에요. 양고기 좋아하는 한국인들도 매우 많아졌어요. 지금 양꼬치 가게 많고 양고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많으니까 10년 전에도 그랬다? 천만의 말씀이에요.

 

한국 음식 문화 역사를 이야기하는 건 솔직히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음식 기원으로 들어가면 이건 그냥 답이 없구요. 김치에 물 붓고 끓여 만든 김칫국을 어느 지역 누가 최초로 만들었는지 뭔 수로 알아내겠어요. 김치에 물 붓고 끓여서 김칫국 만드는 방법을 누구한테 배우지 않고 자발적으로 김칫국 만들어 먹은 사람이 한둘이겠어요. 조리방법의 기원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답도 없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아요.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서 구워먹는 방식에 대해 누가 원조냐고 따진다면 그건 당연히 원시인 호모 에렉투스죠. 호모 에렉투스가 설마 고기를 맨손으로 쥐고 고기를 불에 구워먹었겠어요. 무슨 자기 손을 구워서 뜯어먹는 호러 영화도 아니구요. 당연히 원시인이라도 고기를 불에 구워먹을 거면 자기 손 안 데이게 꼬챙이에 꿰어 먹었겠죠. 이런 식으로 기초적인 조리방법으로 들어가면 원시인까지 거슬러올라가버려요.

 

그래서 저도 음식 문화에서 역사를 이야기하는 건 매우 꺼리는 편이에요. 대중화, 보편화, 상품화, 상업화된 시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없던 것이 전래되어 퍼지기 시작한 것이라면 조사하고 자료 찾아보면 대충 파악할 수 있지만 음식 - 특히 조리법의 기원에 대해서는 이게 자연발생적인 건지 진짜 유입된 건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 투성이에요.

 

한편 한국 음식 문화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빠르게 잊혀져버리는 경우도 찾아보면 좀 찾아볼 수 있어요.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갈비 같은 거요. 한때는 모두가 갈비만 뜯어먹으려고 해서 난리였는데 이제는 전부 삼겹살에 열광해서 한국인들이 갈비에 환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잊혀져가고 있어요.

 

잊혀진 한국 음식을 찾아서.

 

제게 있어서 잊혀진 한국 음식 중 제일 많이 떠오르는 것은 한국식 재래시장 햄버거에요.

 

한국에 햄버거가 처음 전래된 것은 한국전쟁때였어요. 이때 한국에 파병되어 주둔중인 미군이 미국식 햄버거를 먹은 것이 시초에요. 이런 건 그래도 유래를 찾기 매우 쉬워요. 한국의 미국 음식 기원 음식은 대체로 한국전쟁과 주한미군이에요. 한국인들이 햄버거를 처음 만들어서 팔기 시작한 것은 아마 한국전쟁 이후의 일일 거에요. 전쟁중에 미군에게 햄버거를 만들어서 팔았다기보다는 전쟁후에 팔았다고 보는 것이 보다 더 자연스러워요.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빵이 있어야 하는데 빵을 만들려면 밀가루가 필요해요. 그리고 햄버거 레시피도 나름 배워야했을 거에요. 그 이전에는 한국에 아예 존재하지 않던 음식이었으니까요. 또한 햄버거 패티 공급 문제도 있었을 거에요. 무슨 한국에 고기가 남아돌아서 원래 한국에 존재하지 않았던 별종 음식 햄버거를 전쟁통에 만들어서 미군에게 팔고 있었겠어요.

 

이런 1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주한미군기지 및 주한미군기지가 있었던 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경기도 평택, 경기도 동두천, 강원도 춘천 등에는 아직도 이런 1세대 햄버거를 판매하는 식당이 있어요. 대표적인 식당으로는 경기도 평택 송탄 미쓰리 햄버거, 경기도 동두천 오륙하우스, 강원도 춘천시 춘천역 진아하우스가 있어요. 이런 1세대 햄버거의 특징은 계란후라이가 들어간다는 점이에요. 옛날 기준으로 보면 무려 진귀한 고깃덩어리 패티에 귀한 달걀도 들어간 초고급 음식이에요.

 

이후 1979년에 롯데리아가 개점하면서 한국에도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1980년대에는 여러 토종 브랜드 햄버거 가게가 있었어요. 이후 버거킹은 1984년에 운영 개시했고, 맥도날드는 1988년에 운영 개시했어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가 등장한 것은 1980년대 아닐까 추측하고 있어요. 한국 최초의 소세지는 1968년에 분홍색 진주햄 어육소세지에요. 이후 1980년대 들어서 국민 생활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진짜 육류로 만든 소세지가 여럿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이 당시도 마찬가지로 순수한 돼지고기 소시지가 아니라 닭고기를 섞은 소세지였어요. 소세지는 미군 부대 주둔 지역에서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소세지가 유통되기도 했고 어육소세지도 존재했기 때문에 1980년대 이전부터 먹는 사람들이 당연히 있었어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육류로 만든 소세지를 대량 생산하고 대중화된 건 1980년대부터에요.

 

1979년에 롯데리아가 개점하고 한국의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여럿 등장한데다 1980년대부터 여러 육가공품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으로 미루어봤을 때 2세대 한국식 햄버거가 등장하고 널리 퍼진 것도 1980년대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어요. 만약 그 이전부터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 있었다면 과거 길거리 토스트도 마가린에 구운 식빵 토스트에 양상추 넣고 케찹, 설탕 뿌려서 파는 매우 간단한 형태가 아니라 여기에 햄쪼가리라도 하나 넣어주는 형태 정도가 보편적이었을 거에요. 길거리 샌드위치에서 계란까지 넣어주는 것은 과거에도 간간이 볼 수 있었지만 햄 넣어주는 일은 보기 어려웠어요.

 

서양 음식 중 한국 음식으로 정착한 것들을 보면 초기 형태는 고기, 햄을 삶은 계란 또는 계란 프라이로 대체한 형태도 발견되요. 그런데 이것은 이상한 현상이 아니에요. 꼭 서양 음식 중 한국 음식으로 정착한 것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요리에서도 고기를 대체하는 용도로 계란을 잘 사용하거든요. 맛은 엄청나게 다르지만 영양학적으로 보면 단백질 재료를 고기에서 계란으로 바꾼 셈이고 계란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 재료 중 고기 대신 계란으로 대체하는 일이 종종 있어요. 보다 넓게 식단으로 보면 이런 현상은 엄청 흔해요. 고기 반찬 대신 계란으로 대체하는 경우요.

 

그래서 1980년대부터 2세대 한국식 햄버거가 등장한 것 아닐까 추측해요. 빵집에서 햄버거를 못 만들 것 없고, 햄버거가 인기 좋으니 만들어서 팔지 말아야할 이유도 없었어요. 실제로 1990년대만 해도 일반 빵집에서 햄버거도 팔고 피자도 팔았어요. 이중 빵집 피자는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아요. 빵집 피자는 1회용 알루미늄 접시에 얇게 도우를 깔고 위에 이것저것 토핑 올리고 케찹과 치즈 올려서 구운 형태였어요. 그런데 이건 이제 진짜 안 보여요. 햄버거, 피자가 인기 좋자 빵집들도 비슷하게 만들어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2세대 한국식 햄버거의 등장이었을 거에요.

 

1990년대만 해도 빵집에서 햄버거 파는 것은 흔히 볼 수 있었어요. 1990년대초만 해도 햄버거는 지금처럼 저렴한 한 끼 포지션은 아니었어요. 햄버거는 다른 음식과 가격을 비교했을 때 오히려 할인행사 많이 하는 요즘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저렴해졌어요.

 

 

저는 청량리 명가인빵에서 진짜 2세대 한국식 햄버거라 부를 수 있는 옛날 빵집 햄버거를 발견해서 사먹었어요. 가격은 2500원이었어요. 햄버거 가격도 거의 옛날 가격이었어요.

 

 

포장부터 아주 옛날 햄버거스러워요. 아주 투박한 디자인. 흰 종이에 도장으로 쾅 찍은 것 같은 디자인이에요. 빵집 햄버거는 저렇게 흰 종이에 포장된 경우도 있었고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경우도 있었어요.

 

 

햄버거 번은 단팥빵 비슷한 빵이에요. 빵집에서 만드는 햄버거 번이니 당연히 다른 빵과 비슷한 빵일 수 밖에 없어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의 가장 큰 특징은 오이 피클 대신 생오이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에요. 빵집에서 만든 햄버거는 오이 피클 대신 오이를 넣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오이 피클과 오이가 만들어내는 맛 차이는 아주 천지차이에요. 어떻게 보면 생오이 한 조각 들어가 있는 것이 진정한 2세대 한국식 햄버거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도 기본은 빵이기 때문에 먹다 보면 목이 메일 수 있어요. 이때 생오이 조각을 씹으면 오이즙이 갈증을 진정시켜줘요. 여기에 싱싱하고 풋풋한 오이향이 더해져서 맛이 깔끔해져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에 오이 피클 대신 생오이가 들어간 이유는 오이 피클이 생소할 뿐더러 2세대 햄버거가 등장할 때 그렇게 대중화된 식재료가 아니었기 때문에 비슷한 생오이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고 있어요. 간단히 말해서 구하기 어려운 오이 피클 비슷한 재료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생오이를 집어넣었다고 보는 게 맞을 거에요. 빵집 햄버거는 빵에 패티 넣고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햄버거를 만든 게 특징이거든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의 기본 속재료 구성은 고기 패티, 생오이, 양배추 샐러드에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에 들어가는 양배추 샐러드는 케찹과 마요네즈를 섞어 만든 케요네즈 소스에 버무린 양배추에요. 여기에서 다시 생당근이 추가되는 경우가 있고 양배추만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있어요. 케요네즈 소스가 들어간 이유는 당연히 케찹, 마요네즈는 구하기 쉬운 식재료이기 때문이에요. 햄버거 전용 소스나 다른 샐러드 드레싱이 아니라 구하기 쉬운 소스를 이용했어요. 케찹과 마요네즈에 버무린 양배추 샐러드는 경양식에서 흔히 나오던 샐러드였어요.

 

양배추 샐러드에 채친 생당근이 들어간 이유는 단맛을 더하기 위해서일 거에요. 어쩌면 학부모들이 아이들 편식을 하도 떠들어대서 빵집에서 아이들 싫어하는 야채인 당근도 포함시켰을 수도 있구요. 채썬 생당근 포함 유무에 따라 맛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아요. 야채 씹을 때 보다 오독거리는 느낌이 약간 있고 미세하게 조금 더 야채 단맛이 있는 정도인데 이건 케찹과 마요네즈 섞어 만든 케요네즈 소스 양이 많은 거 걸리면 티도 안 나요. 그보다 이 당근이 무서운 이유는 간혹 생오이 조각만한 생당근 덩어리가 들어가 있는 때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것 걸리면 정말 지뢰 밟은 기분이에요. 잘 먹다가 갑자기 뚝 씹히면서 느껴지는 생당근 특유의 맛이 폭발하면 나비가 날아다니고 꽃이 춤추는 아름다운 꽃밭에서 통나무가 여기저기 쾅쾅 쓰러지는 재난 상황으로 급변해요. 다행히 이 햄버거에는 그런 커다란 생당근 조각은 안 들어가 있었어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맛이 케찹과 마요네즈 섞은 소스 맛과 양배추, 고기 패티, 생오이 조각의 조합이에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들에 비해 담백하고 싱싱한 풀맛이 더 강해요. 케찹맛이 자극적이고 빵과 양배추가 만들어내는 은은한 단맛이 있어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맛, 재료 구성 모두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비해서는 샌드위치에 가깝고, 일반적인 샌드위치에 비해서는 햄버거에 가까워요.

 

 

2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왜 사라졌을까?

 

2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이제 정말 찾아보기 어려워요. 빵집 햄버거 자체를 찾기 어려울 뿐더러 있다 해도 생오이 대신 오이 피클을 넣고 최대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많이 노력한 티가 나요.

 

제 생각에 2세대 한국식 햄버거가 사라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에요.

 

첫 번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의 지위는 한국에 도입된 1980년대부터 꾸준히 아래로 내려왔어요. 초기에는 햄버거도 고급음식이었어요. 그러나 점점 대중화되었고, 다른 식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지는 효과가 나날이 강해졌어요. 롯데리아, 맥도날드에서 할인 행사를 많이 하면서 햄버거 가격은 저렴해지는 효과가 크게 발생했어요. 반면 빵집 햄버거 - 2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재료값 인상으로 오히려 가격이 더 올라버렸어요. 그래서 2세대 한국식 햄버거를 사먹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어요. 게다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가 널리 퍼지고 대중화되면서 이쪽 햄버거가 햄버거 맛 기준으로 확실히 자리잡자 2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뭔가 '짝퉁'같다는 이미지까지 박혀서 나날이 사람들의 선택을 못 받게 되었어요. 가격에서도 딱히 구매할 만한 동기가 없고 맛도 완전히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밀린다고 한국인들이 인식해버리니 팔릴 리가 없었어요.

 

두 번째, 2세대 한국식 햄버거는 다른 형태로 바뀌었어요. 지금도 2세대 한국식 햄버거와 비슷한 빵을 찾을 수 있어요. 샌드위치 중 모닝롤로 만든 조그만 샌드위치가 2세대 한국식 햄버거와 맛이 상당히 비슷해요. 그리고 시장 빵집 가보면 기름에 튀긴 도넛에 소세지 같은 것 넣고 위에 양배추채 올린 후 케찹, 마요네즈를 듬뿍 뿌린 빵이 있어요. 이런 것들이 2세대 한국식 햄버거가 변화한 형태에요. 이는 빵집 피자도 비슷해요. 빵집 피자는 2세대 한국식 햄버거와 달리 이제는 아예 찾아볼 수 없지만 대신 형태가 변해서 소세지 피자빵이 되었어요.

 

여기에 다른 이유를 하나 더 찾자면 제과점도 대형 프랜차이즈 -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이 널리 퍼지면서 동네 빵집이 많이 사라졌어요.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비해 맛 경쟁에서 밀리면서 동네 빵집 자체가 많이 사라졌고, 그나마 남아 있는 빵집들은 샌드위치에도 밀리고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에도 밀리는 빵집 햄버거를 안 만들기 시작했어요.

 

한국 햄버거, 샌드위치 역사에서 한국식 재래시장 햄버거는 잊혀진 한국 음식이에요. 한국인들이 갈비에 열광했던 과거를 잊어버리면 싸구려 고기 삼겹살 먹다 거기에 익숙해져버렸다는 해괴한 결론 또는 삼겹살은 싸구려 고기가 아니고 원래 모든 한국인들이 좋아하던 고기였다는 역사 왜곡이 도출되어버리는 것처럼 빵집 햄버거도 한국 햄버거 역사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한국 햄버거, 샌드위치 역사에서 설명되지 않고 해괴한 결론으로 이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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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끔 이런 시장 햄버거가 땡깁니다.

    2021.09.19 20: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이거 어릴때 시장통에서 먹던 햄버거 같네요 ~ 추억의 맛 ^^ 하트꾹

    2021.09.19 21: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샐러드빵 느낌의 햄버거! 가끔은 요런 햄버거가 그리워요ㅠ 찾을땐 없더라구요

    2021.09.19 21: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반가운비쥬얼~
    중학교때매점서 사먹던 그 햄버거 생각나요

    2021.09.20 0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와 옛날에 많이 먹었던ㅋㅋ이게 또 맛있죠ㅋㅋ

    2021.09.20 12: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