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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 아메리카노 커피

좀좀이 2021. 9. 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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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커피는 던킨 아메리카노 커피에요.

 

커피 앤 도넛, 던킨도너츠

 

한때 꽤 많이 들었던 광고 멘트에요. 커피와 도넛은 던킨도너츠. 던킨은 카페 이미지가 별로 없었어요. 당연히 도넛 전문점 이미지가 매우 강했어요. 아직도 그냥 던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던킨도너츠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에요.

 

그렇지만 던킨은 어떻게든 카페로 인식되고 싶어서 이름 자체를 던킨으로 바꿔버렸어요. 도넛 전문점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아예 이름에서 '도너츠'를 빼버렸어요. 그러나 여전히 던킨은 카페보다는 도넛 전문점이라는 인식이 압도적으로 강해요. 미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과점에서 빵만 파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음료도 같이 팔아요. 예전에는 커피 파는 제과점이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어지간한 제과점은 다 커피도 같이 판매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아무리 이름에서 도너츠 빼도 던킨은 카페 이미지보다는 여전히 도넛 전문점 이미지가 매우 강해요.

 

미국 컨텐츠를 보면 던킨은 경찰들이 도넛과 커피를 먹으러 가는 곳이에요. 실제 던킨이 이렇게 마케팅을 했다고 해요. 던킨이 경찰들에게 밤에 오면 도넛을 무료로 주고 경찰들에게 밤에 와서 공짜로 도넛 받아가라고 홍보했다고 해요. 그러자 경찰들이 밤에 순찰 돌다가 던킨에 들려서 도넛과 커피를 먹곤 했대요. 공짜로 주니까 잠깐 들려서 먹고 가는 거죠. 그러자 던킨은 경찰이 들리는 카페로 유명해져서 밤에도 안전한 가게라고 인식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던킨의 마케팅은 던킨 매장이 있는 지역에서 경찰들의 문화로 자리잡았고, 덕분에 미국 여러 컨텐츠에서 심야시간 모습 그릴 때 던킨에서 커피와 도넛 먹는 경찰 모습이 자주 등장하게 되면서 마케팅적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요. 제가 알기로는 이렇게 알고 있어요.

 

한국에서 던킨은 아직 스타벅스의 경쟁자가 아니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들 인식 속에서 애초에 분류가 달라요. 스타벅스는 커피 마시러 가는 카페이고 던킨은 도넛 먹으로 가는 빵집이니까요. 비교하려면 같은 분류에 속하는 것을 놓고 비교해야 하는데 사람들 인식 속에서 스타벅스와 던킨은 같은 분류에 속하지 않아요. 한국에서 던킨과 스타벅스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짜장면 맛집과 짬뽕 맛집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과 똑같아요. 짜장면 맛집에서 짬뽕은 구색맞추기 메뉴고, 짬뽕 맛집에서 짜장면은 구색맞추기 메뉴에요.

 

던킨은 자기들도 카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 소비자 사회 속에서 던킨은 여전히 도넛 전문점이에요. 이름에서 아무리 도넛을 빼도 바뀌는 것은 없어요. 이름에 도넛 뺀다고 바뀔 일이 아니거든요. 던킨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도넛 냄새 진동하고 도넛 좌르르 진열되어 있고 도넛이 나 잡아먹어봐라 유혹해요. 오감 모두 여기가 도넛 전문점이라고 인지해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에요. 던킨 관련 정보를 보면 던킨과 스타벅스를 비교하는 분석이 꽤 많아요. 미국에서 던킨은 도넛 전문점이기도 하지만 카페로도 인식되는 것 같아요. 실제 비즈니스 모델도 그렇게 가고 있다고 해요. 유독 VS 놀이를 좋아하는 미국인답게 기업 분석을 보면 기업 분석조차 VS놀이하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데 던킨은 스타벅스와 잘 엮여요.

 

한때 미국 배스킨라빈스 주식 DNKN 주식을 갖고 있어서 던킨 주주였을 때였어요. 미국 던킨은 던킨 도너츠와 배스킨라빈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에요. 한국에서는 SPC삼립 자회사 비알코리아가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해요.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하나의 세트 구성 같은 존재에요. 그래서 이 당시 배스킨라빈스 주식 1주를 너무 갖고 싶어서 미국 DNKN 주식을 갖고 있었어요.

 

지난 3월 중국 때문에 전세계가 뒤집히고 셧다운 사태가 일어났을 때였어요. 미국 스타벅스 주식 SBUX는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했지만 미국 던킨 주식 DNKN은 6월 배당금을 배당컷하고 그 돈으로 가맹점들을 지원했어요.

 

이때 정작 피해는 스타벅스가 던킨보다 더 크게 봤다고 해요. 던킨은 중국 전염병 테러 사태 이전에 이미 배달 서비스도 운영하고 점차 늘려가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래서 갑자기 비대면사회로 강제전환되자 배달이 증가해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대응이 가능했다고 해요. 반면 스타벅스는 배달 서비스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 있었어요. 이 때문에 꽤 타격을 입었다고 해요. 스타벅스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집중하고 있었고 던킨은 오프라인 매장 강화보다는 배달 서비스 강화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작년 갑작스러운 셧다운 사태로 인해 둘의 명암이 극명히 갈렸어요.

 

미국 DNKN 주식을 갖고 있었을 때 던킨 뉴스 보면 스타벅스와 비교하는 글이 꽤 많았어요. 한국이라면 던킨은 크리스피크림 도넛과 비교해야 맞고, 범위를 더 넓게 잡아도 파리바게뜨, 뚜레주르와 비교되어야 맞아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비교 대상이 스타벅스였어요. 심심하면 보이는 글이 '던킨 주식과 스타벅스 주식 중 무엇을 사야 하나요?' 같은 거였어요.

 

지금은 미국 DNKN 주식을 더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아요. 미국 DNKN 주식은 유상소각 상장폐지당했어요. 1주당 106.50달러에 강제매입당해서 사라졌어요. 당연히 매우 짭짤한 수익이에요. 애초에 유상소각 상장폐지할 때 던킨 주식이 역사상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주가인 106.50달러를 불러서 불만, 잡음 나오는 것을 완전히 다 막아버렸거든요. 이 때문에 던킨 주식을 끝까지 잘 들고 있었다면 손해본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던킨 커피 한 번 마셔봐?'

 

미국 DNKN 주식이 사라진 후였어요. 미국 DNKN 주식을 들고 있을 때 일부러 던킨 가서 도넛을 먹어본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저는 배스킨라빈스 주식 갖고 싶어서 DNKN 주식을 매수했지만 DNKN은 이름부터 던킨이고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로 구성된 회사였어요. 미국 DNKN 주식을 들고 있으면 제가 원하지 않아도 던킨도너츠에도 같이 투자해야 했어요. 그 때문에 몇 번 가봤어요. 그러나 갈 때마다 오직 도넛만 사서 먹었어요. 커피는 안 마셨어요. 던킨에서 커피 마시는 것은 별로 안 끌렸어요.

 

지금도 배스킨라빈스는 여전히 잘 가고 있어요. 배스킨라빈스와의 근성 대결은 안 끝났어요. 배스킨라빈스의 모든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보는 끝나지 않는 투쟁은 현재도 진행중이에요. 솔직히 모든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보는 건 저도 불가능해요. 뭔 히든 몬스터 같은 아이스크림이 끝도 없어요. 그래서 새로 나오는 몬스터 같은 신메뉴 아이스크림만 열심히 찾아먹고 히든 몬스터처럼 등장하는 것은 일부러 막 찾아가며 먹지는 않고 있어요.

 

던킨은 도넛을 몇 번 먹어보기는 했지만 커피는 안 마셔봤어요. 던킨에서는 어떻게든 도넛 전문점 이미지에서 탈피해 카페로 이미지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커피는 여태 안 마셔보고 있었어요. 이제 던킨 주식은 사라졌고 던킨과 저는 연결고리가 사라졌어요. 그러자 그제서야 던킨 커피를 마셔보고 싶어졌어요.

 

던킨으로 갔어요. 커피 종류가 몇 종류 있었어요.

 

"역시 커피는 아메리카노지."

 

던킨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했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좋은 커피 메뉴는 단연 아메리카노에요. 아메리카노는 국민 커피를 넘어서 이제는 거의 국민 숭늉이 되었어요. 그래서 카페에서 제일 신경써서 잘 만들어야 하는 메뉴에요. 커피 진짜 잘 아는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즐긴다고 하지만 굳이 에스프레소로 마셔보고 평가해야 할 이유는 없어요.

 

물도 잘 타야 한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 타서 묽게 만든 커피에요. 좋은 커피 원두를 골라서 커피를 잘 내리는 기술은 당연히 중요해요. 그런데 아메리카노는 여기에 물 타는 기술도 들어가요. 적정량의 물을 집어넣을 줄 알아야 맛있는 아메리카노를 만들 수 있어요. 아무리 훌륭한 에스프레소라고 해도 물 콸콸콸 들이부으면 맹물 맛으로 수렴해가요. 에스프레소 자체는 맛이 진하고 독하지만 물을 콸콸 부을 수록 아메리카노, 국민 커피차, 더 나아가 국민 숭늉으로 진화해가요. 물 타는 것도 기술이에요.

 

여기에 아메리카노는 추가되는 재료가 맹물 뿐이에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면 얼음까지 추가되구요. 그래서 맛과 향이 묽어지기만 할 뿐 달라지지는 않아요.

 

결론적으로 아메리카노 맛없으면 다른 것도 죄다 맛있을 수 없어요. 물도 똑바로 못 타는데 무슨 다른 재료를 더 많이 잘 섞는 복잡한 초미세정밀공정을 잘 하겠어요.

 

 

던킨 홈페이지에서는 아메리카노 커피에 대해 '깊은 카카오의 풍미와 풍부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는 던킨 아메리카노'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던킨 아메리카노 가격은 3500원이에요.

 

 

어우, 써!

 

정말 썼어요. 이런 아메리카노 참 오랜만이었어요. 물론 아메리카노를 사서 마실 때는 주로 스타벅스, 커피빈에서 사서 마시고 다른 곳에서는 아메리카노는 거의 안 주문해요. 그래서 여러 커피를 마셔보기는 했지만 아메리카노 경험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아요. 순수하게 커피 마시고 싶거나 목말라서 커피 마시고 싶어서 아메리카노 사서 마실 때는 십중팔구 스타벅스 아니면 커피빈으로 가거든요.

 

던킨 아메리카노 커피 맛은 쓴맛 뿐이었어요. 커피향도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쓴맛이 강한만큼 커피향이 강했다면 나름대로 괜찮게 마셨을 거에요. 하지만 쓴맛만 강하고 커피향은 매우 약해서 쓴물이었어요.

 

도덧하고 먹기는 좋네.

 

커피가 향이 거의 안 느껴지고 쓴맛만 가득 느껴졌지만 장점도 있었어요. 커피 자체만으로는 별로였지만 도넛을 커피에 찍어먹는다면 도넛 맛을 해치지 않고 커피의 쓴맛을 더해줘서 괜찮았어요. 도넛맛을 보다 어른의 맛으로 바꿔주는 재료로 이용하기에는 좋았어요. 독립적으로 마시기에는 쓴맛만 강하고 향이 약해서 별로였지만 다른 먹거리와 결합하는 부재료로 본다면 괜찮은 커피였어요. 딱 도넛에 맞춘 커피였어요.

 

던킨 커피에 대한 평을 보면 꽤 들쭉날쭉해요. 도넛은 아침마다 상품이 각 매장으로 배송되어서 판매되지만 커피는 매장에서 사람이 내려야 해요. 그래서 매장마다 편차가 큰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던킨 커피가 맛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쓴맛만 난다고 악평해요. 만약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던킨은 커피 그 자체의 문제보다는 커피 내리는 직원의 실력차로 인한 매장마다 들쭉날쭉한 맛이 문제일 거에요.

 

제가 마신 던킨 아메리카노 커피는 도넛 먹으면서 마셔야 괜찮게 느껴지는 커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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