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한국 요리책 - 일본 가정식 요리 -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 집밥

좀좀이 2021. 8. 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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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게 내가 찾던 일본 요리책이야!"

 

이 아이러니한 상황. 제가 찾던 일본 요리책이 한국에 있었어요. 그것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있었어요. 많이 황당했어요. 어째서 이런 책이 한국에서 출판되었는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이 책이 왜 그동안 대형 서점에서 안 보였는지 궁금했어요. 제가 찾던 구성의 일본 음식책이었어요.

 

일본 여행 갔을 때였어요. 일본 대형 서점인 키노쿠니야에 가서 일본의 일본 음식 요리책을 여행 기념품으로 사오려고 했어요. 하지만 구입해오지 못했어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었어요.

 

첫 번째는 마음에 드는 책은 너무 세분화되어 있었어요. 카레, 돈까스 이런 식으로 아주 세분화되어 있었어요. 이런 책은 매우 예쁘고 소장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요리별로 책을 사다가는 끝도 없었어요. 돈은 둘째치고 너무 무거워서 바로 다음 일정부터 크게 지장받을 거였어요. 게다가 이렇게 요리책을 요리별로 하나씩 구입하면 부피가 너무 컸어요. 나중에 한국 와서 보관할 때도 문제였어요.

 

두 번째는 제가 찾는 여러 요리 묶음책이 있기는 했어요. 그런데 사진이 너무 성의없었어요. 요리책을 구입하는 이유는 제가 요리를 직접 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심심할 때, 또는 여행 추억을 회상할 때 보기 위해서에요. 음식 사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예쁜 음식 사진은 다양한 상상을 떠올리게 해요. 여기에 예쁜 음식 사진을 많이 보면 사진 촬영 실력도 덩달아 좋아져요. 음식 사진 구도를 배울 수 있어요. 국가와 문화마다 선호하는 구도가 다 달라요. 여기에 특히 일본은 음식 사진을 매우 예쁘게 잘 찍기로 유명한 나라에요. 그런데 여러 요리 묶음책은 사진이 진짜 안 예뻤어요. 이게 일본에서 만든 책인지 의심갈 정도로 사진이 미웠어요.

 

그래서 일본 여행 갔을 때 일본의 일본 현지 음식 요리책은 구입해오지 못했어요. 사진도 예쁘고 다양한 요리가 들어가 있는 일본 현지 음식 요리책을 찾지 못했어요.

 

'일본은 워낙 세분화시키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런 요리책 없을 거야.'

 

한동안 일본 요리책은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올해 여름이었어요. 서울을 돌아다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어요. 책을 구입하러 들어간 것은 아니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에어컨 바람 쐬려고 들어갔어요. 너무 덥고 옷이 땀에 젖어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땀 좀 식히고 옷도 말리고 밖에 나가려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어갔어요. 집에 쌓여 있는 책이 워낙 끔찍하게 많아서 책을 더 구입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심심한데 요리책이나 볼까?'

 

일단 들어왔으니 멍하니 서있을 수는 없었어요. 책이나 뒤적거리고 조금 보다 나가기로 했어요. 소설 같은 것은 전혀 관심 없었어요. 학문책도 이때는 그렇게 딱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평소에는 전공 서적 코너를 잘 가지만 이날은 그렇게 머리 쓰며 보는 책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그저 더위 좀 피하려고 들어왔기 때문에 생각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을 보고 싶었어요. 이럴 때 좋은 책이 바로 요리책이었어요. 요리책 보면서 음식 사진도 감상하고 책 구성도 구경하면 매우 재미있어요. 음식 사진 보면서 상상의 나래도 펼쳐보고 사진 구도도 배우고 아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제가 요리할 일은 없겠지만 요리책 보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취미에요.

 

요리책 코너로 갔어요. 책을 하나씩 둘러봤어요. 일본 음식 서적들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만든 일본 음식 서적들은 어떻게 생겼을 건가?"

 

전에 대형 서점에서 일본 음식 서적을 봤을 때는 마음에 드는 책이 하나도 없었어요. 너무 분류가 세밀하게 나뉘어져 있거나 사진이 진짜 미웠어요. 사진이 괜찮으면 구성 자체가 참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는 책을 하나씩 뽑아서 보기 시작했어요.

 

"어? 이거 내가 찾는 스타일인데?"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 집밥'이라는 책이 있었어요. 제가 찾던 스타일의 책이었어요.

 

"이거 사야해!"

 

더위 식히러 들어왔다 사야할 책을 발견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어요. 그저 알라딘에서 더위나 식히다 나가자고 들어와서 요리책이나 조금 보다 나가려고 했는데 제가 찾던 스타일의 책이 있었어요. 딱 한 권 뿐이었어요. 이런 책은 보이자마자 구입해야 했어요. 대형 서점에 존재하지 않았어요. 알라딘은 중고서적이 온라인 주문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이건 바로 구입해야 했어요. 책을 집어들고 계산했어요.

 

한국 요리책 중 일본 가정식 요리책인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집밥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책 표지에는 일본식 돈카츠 사진이 있었어요. 표지에서 인상적인 점은 おいしい 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는 점이었어요.

 

표지 왼쪽 아래를 보면 '1800만 방문 최강 블로거'라는 문구가 있었어요.

 

책표지를 펼쳐서 저자를 봤어요.

 

 

한국 요리책 중 일본 가정식 요리책인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집밥 저자는 변혜옥이라는 분이었어요. 이력을 보니 블로거로 꽤 유명한 분인 모양이었어요. 저도 블로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블로그인지 궁금해서 주소를 봤어요.

 

뭐? 다음 블로그?

다음 블로그면 대체 언젯적 블로그야? 그거 지금도 하는 사람들 있나?

 

뭐? 싸이월드?

이거 접속은 돼? 암호화폐 클링 만들었다가 망하고 리오픈 하네 마네 하다가 얼마전부터 되기 시작했다는 말은 들었는데...

 

다음 블로그, 싸이월드 둘 다 브라키오사우르스급 화석 SNS였어요. 요즘 이거 하는 사람들 있는지 모르겠어요. 다음 블로그는 아직 살아있고 활동하는 유저들도 있어요. 중요한 건 다음 블로그로 인기 블로거 소리 듣던 시절이라면 엄청나게 오래 전 일이었어요.

 

바로 책 맨 뒤로 갔어요.

 

 

초판 1쇄 발행일이 2011년 7월 5일이었고 초판 9쇄 발행일이 2012년 10월 19일이었어요. 2011년 7월 5일이면 제가 좀좀이의 여행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전이었어요. 저 때면 블로그가 정점 찍고 하강하고 있을 때였어요. 1차 블로그 침체기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크게 확산되면서 간단한 SNS 용도로 블로그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대거 빠져나갔을 때에요. 그게 2010년대 초반인가 그랬어요.

 

제가 구입한 것은 초판 9쇄였어요.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인기가 엄청나게 좋았나봐요. 그러니 무려 9쇄까지 갔죠.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 집밥 정가는 13800원이었어요. ISBN은 978-89-93968-49-1이었어요.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 집밥 출판사는 조선앤북이에요.

 

 

 

 

목차는 위와 같아요. 이 책이 매우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다양한 음식 종류를 골고루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이런 책을 찾고 있었어요.

 

일본 음식이라고 하면 초밥도 있고 소바도 있고 오코노미야키도 있어요. 여기에 경양식에 해당하는 것도 있어요. 예를 들면 돈카츠, 나폴리탄 같은 거요. 일본 음식 서적에서 이렇게 골고루 넓은 영역의 음식을 다룬 책은 찾기 어려웠어요. 우리가 집에서 소세지도 볶아먹고 라면도 끓여먹는 것처럼 일본도 집에서 일본 전통 음식만 먹지 않아요. 오히려 경양식은 대부분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음식이에요.

 

일본 여행 갔을 때 초밥은 여름인데다 이건 진짜 조금 꺼려져서 안 먹고 왔어요. 그렇다고 라멘만 먹고 오지는 않았어요. 이것저것 많이 먹고 왔어요. 그 중에는 경양식도 있고 일본 와쇼쿠에 해당할 것처럼 생긴 것도 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일본 전통 가정식과 경양식이 같이 들어가 있은 요리책을 찾고 있었어요.

 

 

책 앞에는 일본 조미료 등 일본 요리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지식이 나와 있었어요.

 

 

책 본문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음식 이름이 일본어 이름이 병기되어 있고 읽는 법은 한글로 적혀 있다는 점이었어요. 몇 번 대형서점에 가서 한국에서 출판한 일본 요리 서적을 봤을 때 일본어 병기해주는 책은 찾지 못했어요. 일본어 이름과 읽는 법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일본 여행 갈 때 먹어보고 싶은 음식 이름 적어가서 일본 현지에서 찾아보면 되요. 그런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조리방법도 설명과 사진이 꽤 괜찮았어요.

 

한국 요리책 중 일본 가정식 요리책인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 집밥 책은 사진 한 장 한 장 상당히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썼어요. 전체적인 구성은 일본 요리책 구성을 따라간 형태였어요. 그런데 이건 딱히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 요리책의 기본 형식은 일본 요리책 형식을 이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책도 일본 음식을 다루는 요리책이니 일본 요리책 구성을 따르는 것이 보기 좋았어요.

 

이 책이 최종적으로 몇 부 인쇄되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구입한 것은 초판 9쇄였어요. 책을 보니 초판 9쇄까지 찍힐 정도로 많이 팔릴 만 했어요. 제가 서점 갔을 때 봤던 요즘 한국에서 출간된 일본 요리책보다 이게 훨씬 더 잘 만들어져 있었어요.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든 티가 확실히 보였어요.

 

사실 진짜 좋은 요리책인지 검증하는 방법은 요리책에 나와 있는 레시피대로 요리를 해보고 결과물이 얼마나 맛있는지 직접 먹어보는 거에요. 그런데 저는 요리 안 해요. 이 책을 구입한 것도 재미로 보기 위해서였어요. 이 책에 나와 있는 레시피가 얼마나 좋고 정확한지에 대해서는 저는 말할 수 없어요. 제가 이 책에 나와 있는 레시피대로 요리해보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성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 책이었어요. 그래서 심심할 때 페이지 훌훌 넘기며 음식 구경하는 용도로 보거나 나중에 일본 여행 갈 때 일본에서 먹고 싶은 음식 미리 고를 때 사용하면 좋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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