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폭염 진짜 장난 아니겠는데?"

 

연일 폭염 때문에 뉴스에서 난리가 났어요. 전력 비상이라고 뉴스가 나왔지만 이것은 간신히 끝났대요. 그리고 장마는 고작 약 2주일만에 끝나고 열돔현상으로 폭염이 찾아왔다고 계속 뉴스에 나오고 있었어요. 이번 더위가 2018년 폭염을 능가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었어요. 참고로 2018년 폭염은 수도권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았던 때였어요. 그때 세운 신기록을 다시 갱신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어요.

 

'그러고 보면 지난 겨울이 엄청 춥고 눈도 많이 왔어?'

 

겨울에 엄청 춥고 눈이 많이 내리면 그해 여름이 무지 뜨겁다는 말이 있어요. 이 속설은 상당히 잘 맞는 편이에요. 2018년 1월달도 눈이 많이 내리고 매우 추웠었어요. 2021년도 마찬가지였어요. 매우 춥고 눈이 자주 내렸어요. 툭하면 눈이 내리고 쌓였어요. 갑자기 눈이 내려서 교통 마비가 발생했다는 뉴스도 보도되었어요. 한파도 상당히 일찍 찾아왔구요. 베스킨라빈스31 2021년 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 먹으러 갔다가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매장에서 못 먹고 밖에 나와서 먹는데 아이스크림이 더 얼어붙어서 싱글 레귤러 컵 하나 먹는데 고생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요.

 

늦바람이 무섭다고 하지.

 

올해는 5월까지 쌀쌀했어요. 4월까지는 쌀쌀했고 5월 되어서 갑자기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았어요. 5월 석가탄신일 즈음에 경주 여행을 갔어요. 경주 여행 출발한 날 기온이 거의 30도였어요. 그런데 경주 여행 이튿날부터 비가 엄청 퍼붓기 시작했고 30도에 육박했던 기온은 15도까지 떨어졌어요. 기온이 반토막났고, 당연히 여기에 맞게 옷을 준비해오지 않았어요. 그거 때문에 조금 고생했어요. 그렇게 5월까지도 하나도 안 덥다가 6월 들어서 갑자기 기온이 폭주하기 시작했어요. 더위가 늦게 찾아왔고 늦바람이 무섭다고 무서운 더위를 뽐내려고 하고 있었어요.

 

"진짜 뜨겁긴 뜨겁다."

 

저는 추위를 매우 잘 타고 더위는 잘 안 타는 편이에요. 하지만 올해는 더위에 적응되고 말고 할 시간도 안 주고 갑자기 더워졌어요. 아무리 뜨거운 더위라 해도 서서히 올라가서 적응 기간이 조금 있으면 상대적으로 덜 더워요. 그렇지만 올해는 기온도 정신줄 놓고 널뛰고 있었어요. 2달 전만 해도 낮 기온이 20도 아래였던 때도 있었는데 갑자기 30도를 가볍게 넘어버렸어요.

 

이제 진짜 냉면의 계절이다.

 

자취방에서 라면 끓여먹을 엄두가 안 났어요. 에어컨을 최대한 강하게 틀고 끓여먹으면 방이 뜨거워지는 것을 조금 막을 수 있어요. 그러나 백주대낮에는 힘들어요. 밤이 되고 그나마 기온이 떨어진 후에나 한 번 생각해볼 일이었어요.

 

날이 너무 뜨겁자 냉면이 떠올랐어요. 여름은 비빔냉면의 계절. 비빔냉면 한 그릇 먹고 싶었어요.

 

"비빔냉면은 청량리 할머니 냉면이 맛있는데..."

 

매우 매우면서 맛있는 청량리 할머니 냉면을 한 그릇 먹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매우 망설여졌어요.

 

이 더위에 청량리?

청량리는 가봐야 할 것도 없는데?

 

의정부역에서 전철 타고 가서 청량리역으로 간 후 청량리역에서 또 청량리시장으로 들어가서 할머니 냉면 가면 이미 땀이 한 바가지. 매운 냉면 먹고 땀 한 바가지 또 쏟고 전철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 여기에서 또 땀이 한 바가지. 땀을 좍좍 흘리는 것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기껏 전철비 들여서 청량리 가봐야 거기 가서 할 것이 비빔냉면 먹고 돌아오는 것 외에는 없었어요. 청량리에서는 딱히 돌아다니며 구경할 것도 없었어요. 근처에서 그나마 가서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며 시간 보낼 만한 곳이라면 경희대, 외대 대학가인데 거기 가봐야 재미있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렇다고 종로로 가자니 그거도 딱히 재미있을 것은 없었어요.

 

"의정부도 냉면 맛집 있을 건데?"

 

의정부도 냉면 맛집이 몇 곳 있어요. 예전에 몇 곳 들은 곳이 있었어요. 인터넷을 검색해봤어요.

 

"아, 곰보냉면!"

 

의정부 제일시장 안에 있는 식당 중 곰보냉면이 있었어요. 곰보냉면은 여러 번 들어봤어요. 의정부에서 비빔냉면 맛있는 집으로 나름 유명한 식당이에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안 가봤어요. 곰보냉면은 의정부 제일시장 안에 있는 식당이고, 의정부 제일시장은 의정부역에서 가까워요.

 

'여기나 한 번 찾아봐?'

 

지금까지 곰보냉면을 안 가본 이유는 별 거 없었어요. 그냥 까먹고 있었어요. 의정부 제일시장은 가끔 지나쳐가는 곳이었어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 시장 안에 있는 곰보냉면을 갈 생각을 안 했어요.

 

"청량리 가기는 귀찮으니까 곰보냉면 가봐야겠다."

 

오직 비빔냉면 한 그릇 먹자고 청량리까지 가기는 귀찮았어요. 그래서 의정부 비빔냉면 맛집인 곰보냉면을 가기로 했어요.

 

의정부 비빔냉면 맛집 곰보식당을 가는 방법은 먼저 의정부역으로 가야 해요. 정확히는 의정부 제일시장에 있지만 의정부역 기준으로 찾는 것이 더 편해요. 의정부역에서 구시가지 - 동부광장으로 나가면 이성계 동상이 보여요. 여기에서 '로데오거리' 표지판이 있는 농협 옆 골목길로 쭉 내려가요. 그러면 공차가 나오고, 공차를 지나가면 의정부 제일시장 입구가 나와요. 이쪽 의정부 제일시장 입구는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차도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상점이 쭉 늘어서 있어요. 여기에서 오른쪽 상점가로 가면 금방 나와요.

 

 

"여기 카드 결제 되죠?"

"예, 되요."

 

곰보냉면 안으로 들어갔어요. 들어가자마자 카드 결제 되냐고 물어봤어요. 시장 안에 있는 식당 중에는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곰보냉면은 카드 결제도 된다고 했어요. QR체크를 하고 자리로 갔어요.

 

 

의정부 곰보냉면 메뉴 특징은 곱빼기는 2천원 추가된다는 점이었어요. 물냉면, 비빔냉면 모두 6천원이었어요. 저는 비빔냉면 곱빼기를 주문했어요.

 

 

실내에서 주방쪽을 봤어요. 주방은 깔끔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비빔냉면 곱빼기가 나왔어요. 비빔냉면 가격은 6천원이고 제가 주문한 비빔냉면 곱빼기는 8천원이에요.

 

 

사진 속 비빔냉면 색깔은 조명 때문에 노란빛이 많이 끼었어요. 그런데 실제 받아서 보면 저거랑 색이 얼추 비슷해요.

 

경기도 의정부 곰보냉면의 비빔냉면은 냉면 위에 양배추, 오이 채썬 것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어요. 여기에 계란 반쪽도 올라가 있었어요. 면발과 고명 위에는 하얀 얼음 가루가 올라가 있었어요.

 

의정부 곰보냉면의 면발은 전분이 들어간 탄력 강한 면발이었어요. 그래서 당연히 가위가 같이 나왔어요.

 

 

경기도 의정부 곰보냉면에서 한 가지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무를 얇게 썰어서 만든 무채가 밑반찬으로 따로 나온다는 점이었어요. 비빔냉면 주문하면 보통 고명으로 무도 같이 올라와 있어요. 그런데 곰보냉면은 무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밑반찬으로 제공되고 있었어요. 그래서 비빔냉면 먹으며 반찬으로 집어먹게 되어 있었어요.

 

반찬으로 제공된 무채는 다른 식당 비빔냉면에 올라가는 무채와 맛이 거의 똑같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반찬으로 제공된 무채는 취향에 따라 냉면에 추가로 고명으로 올려서 먹어도 되고 반찬으로 집어먹어도 되요. 저는 나중에야 이걸 알아서 냉면에 고명으로 올리고 섞지 않고 반찬으로 집어먹었어요.

 

 

가위로 냉면 면발을 열십자로 잘 자른 후 비볐어요. 의정부 곰보냉면 비빔냉면은 면도 양념에 거의 다 비벼져서 나왔어요. 그래서 양념이 위에 올라가 있어서 양념 양을 조절해 매운맛을 조절하는 다른 비빔냉면과 달라요. 의정부 곰보냉면의 비빔냉면은 양념 양을 조절해서 매운맛 조절은 못 해요. 대신 얼음을 더 달라고 해서 얼음을 추가하는 식으로 매운맛을 조절해야 해요.

 

 

"이거 양 좋은데?"

 

8천원이 아깝지 않은 양이었어요. 곱빼기에 걸맞는 양이었어요. 면을 가위로 잘 잘라서 펼치자 냉면 그릇에 면이 가득해졌어요. 양념을 잘 비빌 필요도 없었어요. 처음부터 양념에 비벼진 채로 나왔기 때문에 적당히 면을 풀고 고명을 조금 섞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인간적으로 맵다.

 

비빔냉면에서 가장 중요한 매운 맛 강도. 의정부 곰보냉면 비빔냉면은 매웠어요. 인간적으로 맵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매콤하다는 표현은 완전히 틀린 표현이고 맵다고 해야 맞는 수준의 매운맛이었어요. 그러니까 매운 거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매운맛이었어요. 하지만 너무 매워서 먹는 동안 매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매운맛까지는 아니었어요. 먹을 때는 따로 매운맛 진정시킬 필요 없이 그냥 계속 먹을 수 있지만 먹는 것을 중단하면 매운맛 불길이 혓바닥 위에서 확 타올랐어요.

 

서울의 서울식 매운 냉면으로 아주 유명한 청량리 할머니 냉면과 비교하면 청량리 할머니 냉면에 비해 훨씬 덜 매웠어요. 청량리 할머니 냉면 매운맛의 80%쯤 되는 것 같았어요. 청량리 할머니 냉면은 정말 맵거든요. 청량리 할머니 냉면은 매운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몇 입 먹고 바로 맵다고 하고 육수 찾아요. 반인륜적인 매운맛과 인간적인 매운맛의 경계에 걸쳐 있어요.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이라면 바로 반인륜적 매운맛이라고 욕할 정도의 매운맛이에요. 반면 의정부 곰보냉면 매운맛은 인간적으로 매운맛의 끝자락에 걸쳐 있었어요. 매운 것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이라면 아주 힘들어할 정도였어요.

 

맵고 달고 고소한 맛.

 

경기도 의정부 곰보냉면 양념맛은 맵고 달고 고소했어요. 참기름이 들어가서 고소했어요. 여기에 설탕도 들어가서 달콤했어요. 반면 새콤한 맛은 상당히 적었어요. 신맛은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조금 그런 정도였어요. 보다 시원한 맛 내려고 신맛이 아주 살짝 들어가기는 했지만 만약 누군가에게 신맛도 있다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신맛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들은 사람이 상상한 신맛 강도가 너무 높아서 완전히 틀려버릴 수 있었어요. 신맛은 차라리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맞아보일 정도로 매우 약하게 들어가 있었어요.

 

"이거 부담없고 맛있다."

 

경기도 의정부 비빔냉면 맛집 곰보냉면의 비빔냉면 맛은 맵고 달고 고소하지만 매운맛을 제외하면 맛이 아주 강하고 자극적이지는 않았어요. 매운맛만 제외하면 맛이 상당히 순한 편이었어요. 가볍게 술술 잘 넘어가는 맛이었어요. 매운맛 때문에 자극적이지, 매운맛 없었다면 엄청나게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먹는 동안 양념맛이 전혀 안 물렸어요. 그리고 매운맛도 너무 강하지 않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달고 고소한 맛을 매우 잘 느낄 수 있었어요. 양배추, 오이 맛도 잘 느껴졌어요.

 

경기도 의정부 비빔냉면 맛집 곰보냉면의 비빔냉면은 얼핏 보면 새콤한 맛 엄청 강해서 고추장 초무침처럼 생겼지만 실제 맛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신맛이 매우 약했어요. 고추장 맛도 엄청 강해보이는데 고추장 떡칠한 맛이 아니라 딱 기분좋게 먹을 정도의 양념맛이었어요. 보이는 것과 반대였어요.

 

경기도 의정부역 근처에서 비빔냉면 맛집 찾는다면 의정부 제일시장에 있는 곰보냉면이 있어요. 매운맛도 적당하고 매운맛을 제외한 나머지 맛이 순한 편이라 식사 대신 한 그릇 뚝딱 해치우기 좋았어요. 올해 여름은 여기 종종 갈 거에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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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격이 괜찮아보이네요. 요즘 냉면이 왠만하면 만원이 넘어가든데..

    2021.07.24 1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음, 곰본냉면 양도 그렇고 완전 맛집이네요~ 좀좀이 님이 냉면을 좋아하시네요. 아~~ 이 여름 정말 덥네요. ㅜㅜ

    2021.07.25 18: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정말 맛있어보이는데 가격까지 착하네요 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2021.07.26 08: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와~ 맛있어 보여요.
    어떤 냉면은 가격이 만원이 넘는데도 양이 적던데, 8천원 곱배기 양이 상당히 많이 나오네요.
    냉면 한그릇 먹고 싶었는데 눈으로 대신 만족하고 갑니다. ^^*

    2021.08.22 12: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