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라면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

좀좀이 2021. 7. 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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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라면은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이에요.

 

올해 봄이었어요. 라면을 사기 위해 이마트에 갔어요. 라면을 살 때 한 번에 최소 두 묶음 사기 때문에 고를 때 상당히 신경써서 골라요. 만약 잘못 고르면 다섯 끼를 괴로운 식사를 해야 해요. 신제품이라고 막 구입했다가 가끔 진짜 입에 안 맞는 라면이 있어서 다 먹어치우느라 크게 고생한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그렇게 몇 번 호되게 당한 후부터는 라면 고를 때 특히 신경 많이 쓰고 있어요.

 

이마트에서 라면을 쭉 둘러봤어요. 그렇게 크게 사고 싶은 라면이 없었어요. 신제품도 몇 종류 없었어요.

 

'신제품 이렇게 없나?'

 

진열되어 있는 라면들을 계속 잘 살펴봤어요. 신제품이 있었어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이었어요. 라면 치고 상당히 비싼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어요. 라면값 인상에는 여러 제약요인이 있어요. 결정적으로 정부에서 라면값은 항상 주시하고 신경써요. 이는 어떤 정권이든 마찬가지에요. 라면값 인상되었다고 하면 그 충격이 상당히 커요. 한국 사회에서는 물가 상승의 절정이 라면값 인상이에요. 그래서 라면값은 1000원을 기준으로 저렴한 제품군과 1000원을 넘는 고급 라인업으로 확실히 구분되어 있어요. 라면업계는 저가 제품은 그냥 놔두고 고급 라인업을 계속 출시하는 식으로 라면값 인상 효과를 내고 있어요. 그래서 가격이 비싼 것까지는 그러려니 했어요.

 

'이거 포장 왜 이렇게 작지?'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을 집어들었어요. 포장이 다른 라면에 비해 유독 작았어요.

 

'친환경이라고 이렇게 작게 만들었나?'

 

처음에는 계속 플라스틱 적게 쓰고 비닐 적게 쓰자는 친환경 운동이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도 그래서 포장이 작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포장이 심각하게 작았어요. 인스턴트 라면 고급 라인업은 한 묶음이 4개 들이인 경우가 종종 있어요. 4개 들이 한 묶음이라 해도 이건 크기가 유독 작았어요.

 

"3개? 이걸 누가 사먹어?"

 

갯수 확인하고 깜짝 놀랐어요. 4개 들이 한 묶음도 아니고 3개 들이 한 묶음이었어요. 이러면 라면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어요. 그래서 바로 내려놨어요. 구입하지 않았어요.

 

이후 저때 구입한 라면을 다 먹고 다시 이마트에 라면 사러 갔어요. 라면을 쭉 둘러봤어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다른 라면을 1개씩 묶어놨어요.

 

"이건 이제 한 번 사먹어볼 만 하겠네."

 

다른 라면 하나 묶어놔야 간신히 닭개장면 3개에 다른 라면 1개로 4개. 역시나 가격이 상당히 비싼 라면이었어요. 그래도 1개 묶어놓자 가격이 조금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었어요. 그래도 많이 팔렸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다른 라면 하나 붙여놓은 것이 간신히 4개니까요. 5개 들이 한 묶음에 하나 더 붙여주기도 하는데 이런 것과 비교하면 한 묶음당 라면이 무려 2개씩 차이났어요.

 

"이건 대체 왜 이렇게 비싸지?"

 

궁금하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했어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은 가격이 다른 라면에 비해 유독 비쌌어요. 게다가 다른 라면 한 봉지 묶어놓은 것이 고작 4개. 가격 비싼 것도 비싼 것이지만 갯수 적은 것도 문제였어요. 멀리서 버스 타고 와서 라면 사가는데 이러면 마트 가야 하는 날이 훨씬 더 가까워져요. 장바구니에 라면 묶음이 총 8개 들어가기 때문에 이왕이면 라면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사야 최대한 대형 마트에 다시 안 가요. 그런데 이건 3개 들이에 하나 묶여 있는 거라서 최소 이틀은 더 앞당겨질 거였어요.

 

'이거 지금 아니면 또 안 붙여주는 거 아냐?'

 

예전에는 마트에 가면 라면 홍보하는 아주머니들이 계셨어요. 라면 홍보하는 아주머니가 계시다면 말 잘 해서 묶음당 서비스 라면 붙여올 수도 있어요. 아주머니께서는 어차피 시식용으로 쓸 라면을 진짜 구입하겠다는 사람에게 주는 거니까 좋고 저는 라면 사는 김에 덤 받아와서 좋아요. 그런데 요즘은 라면 홍보하는 아주머니가 잘 보이지 않아요. 더욱이 이마트 갈 때마다 오뚜기 라면 홍보하는 아주머니는 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오뚜기 라면 홍보하시는 아주머니가 항상 계시다면 어떻게 말 잘 해서 다음에 왔을 때 하나 붙여서 가져갈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럴 거 같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이 라면을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할 기회는 지금이었어요. 다음에 또 덤으로 라면 하나 붙여서 판매할 거라는 보장이 없었어요.

 

"그냥 구입해야겠다."

 

라면 하나 더 붙여주지 않으면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은 가격이 비싸서 섣불리 손이 가지 않는 라면이었어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에 덤으로 하나 더 붙여놓은 것을 보고 이번에 한 번 사먹어보기로 했어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 봉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포장지가 특별히 아주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안 들어요. 배경이 검은색이라 살짝 뭔가 있어보이는 기분을 미세하게 만들어내는 것은 있었어요. 왼쪽에는 한자로 '라면비책'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오른쪽 아래에는 닭개장면 사진이 있었어요. 오른쪽 위에는 '큼지막한 닭고기와 진하고 얼큰한 닭개장 국물로 맛과 영양을 모두 담았다'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어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 조리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1. 물 300ml(2컵과 1/2컵)에 건더기 스프를 넣고 물을 끓인 후

 

2. 액체스프를 넣고 그리고 면을 넣은 후, 4분간 더 끓입니다.

 

3. 조리 후 닭개장면 비책 건더기를 넣고 잘 저어서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 액체스프는 식성에 따라 적당량 넣어주십시오.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 총 내용량은 170g이에요. 열량은 500kcal 이에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 원료는 다음과 같아요.

 

면:소맥분(밀:호주산, 미국산), 감자전분(외국산: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 팜유, 변성전분, 글루텐, 정제소금, 귀리식이섬유, 불활성건조효모, 구아검, 알긴산나트륨, 셀룰로스검, 야채풍미액, 난각분말, 조미마늘엑기스, 조미육수농축액, 유화유지, 면류첨가알칼리제(산도조절제), 녹차풍미유, 비타민B2

 

스프류 : 닭개장면비책건더기{닭가슴살(국산), 대파(국산), 토란대, 닭개장양념소스, 닭육수베이스}, 닭개장양념소스, 닭육수베이스, 정제수, 닭육수양념농축액, 닭육수분말, 양조간장, 마늘, 대파, 고춧가루, 감칠맛베이스, 볶음양념장분말, 포도당, 효모추출조미분말, 후추분말, 설탕, 참맛지미분말, 조미육수분말, 고추맛추출기름, 진한감칠맛분, 야채조미베이스, 향미증진제, 칠리추출물, 영양강화제, 칠리맛분말, 건청경채, 건부추, 계란후레이크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는 밀, 대두, 계란, 우유, 쇠고기, 닭고기, 조개류(굴, 홍합 포함)가 함유되어 있대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 스프는 위 사진처럼 세 종류 들어 있어요. 이 중 아래에 있는 검은색 큰 봉지가 다 끓인 후 넣는 스프에요. 검은색 큰 봉지에 들어 있는 스프는 국물과 닭고기 건더기, 대파 조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비싼 값 하는 건더기.

 

라면을 다 끓인 후 집어넣는 닭개장면 비책 건더기 스프 봉지 속에는 대파 조각과 닭고기 조각이 들어 있었어요. 닭고기 조각은 엄지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크기였어요. 아주 많이 들어 있지는 않았지만 적게 들어있다고 할 정도도 아니었어요. 이런 스프가 들어간 라면은 대체로 가격이 비싼 편이에요. 한 묶음에 세 개만 들어가 있는 것이 대충 납득이 가기는 했어요. 그래도 여전히 비싸게 느껴지기는 했지만요.

 

옛날 닭도리탕 맛이다.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은 맵지 않았어요. 고추장을 넣어서 끓인 국물 맛이었어요. 여기에 닭고기 향이 있었어요. 식당에서는 닭개장을 사먹어본 적이 없어서 식당에서 판매하는 닭개장 맛과 어느 정도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주 오래전 급식 시간에 먹었던 닭개장과는 맛이 달랐어요. 그건 기름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맛도 고추장 넣어서 끓인 국물 맛이 아니라 고춧가루만 넣고 끓인 국물 맛이었어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은 조미료로 라면 스프를 써서 만든 고추장 넣어서 끓인 국물 같았어요. 캠핑 가서 제대로 각잡고 요리하기는 하는데 짐 많이 가져가면 불편해서 모든 조미료를 라면스프로 통일해서 들고가 만든 캠핑 요리 같은 맛이었어요. 간이 적당히 잘 맞춰진 닭고기 국물 같은데 그 속에서 종종 라면 국물 특유의 조미료 맛이 파닥파닥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나는 왜 계속 단맛을 찾고 있지?

나의 혀는 단맛에 타락해버린 건가.

 

닭개장보다는 닭도리탕과 비슷한 맛이었어요. 그런데 먹는 도중에 계속 단맛을 찾았어요. 왜냐하면 닭도리탕과 맛이 비슷한데 닭도리탕은 단맛이 있어요. 반면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은 단맛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었어요. 안 달았어요. 단맛을 찾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단맛은 딱히 느껴지지 않았어요. 처음 끓여서 먹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단맛 찾아 삼만리였어요. 두 번째 끓여먹을 때에는 이 라면이 확실히 단맛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먹었기 때문에 단맛을 찾지는 않았지만 왠지 단맛을 추가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만약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에 설탕을 조금 넣어서 단맛을 살짝 가미한다면 완전히 닭도리탕 국물 맛일 거에요. 오뚜기 닭개장면 라면과 닭도리탕 국물과의 차이점은 닭개장면 라면에서는 단맛이 안 느껴졌고, 대신 라면 스프 특유의 조미료 맛이 느껴진다는 점이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닭도리탕이 그렇게 달지 않았어요. 식당 음식이 설탕 범벅이 되면서 모든 것이 다 달아졌고, 이제는 밖에서 뭘 먹어도 단맛을 아주 짜릿하게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닭도리탕과 이 라면 국물맛의 차이점이 단맛이라고 느꼈던 거였어요. 아주 예전 닭도리탕 맛과 비교한다면 꽤 비슷한 국물맛이었어요.

 

오뚜기 닭도리탕 라면은 단맛 빠지고 라면 스프 특유의 향이 추가된 닭도리탕 국물 맛이었어요. 맛있기는 했지만 할인행사나 덤으로 라면 붙여주지 않는 이상 섣불리 손이 가지는 않을 라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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