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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석촌호수 송리단길 타이완 음식 맛집 - 미엔아이

좀좀이 2021. 6. 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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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던 중이었어요.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자기가 간 맛집 사진을 쭉 보여줬어요. 친구가 보내준 사진을 쭉 넘겨보며 위치를 물어봤어요. 하나같이 제가 가기 아주 고약한 지역에 있는 곳들만 골라갔어요. 친구는 음식 사진을 매우 잘 찍어요. 그래서 처음 사진 볼 때는 유혹이 있었지만 어디에 있는 식당인지 물어보고 대답을 들을 때마다 관심이 완전히 없어져버렸어요. 진짜 의정부에서 대중교통으로 가기 고약한 지역만 절묘하게 골라다녔어요. 단순히 시간이 오래 걸려서 가기 힘든 곳이 아니라 의정부에서 가려면 전철 환승을 매우 많이 해야 한다든가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곳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중 하나가 서울 석촌호수 송리단길 근처에 있는 맛집이었어요. 의정부에서 송리단길 쪽은 대중교통으로 가기 매우 안 좋아요. 송리단길은 석촌호수 주변에 있어요. 석촌호수만 놓고 본다면 잠실역으로 가면 되기 때문에 별로 안 귀찮아요. 전철 2번 환승 정도야 인간적으로 참고 갈 만 해요. 의정부역에서 1호선 타고 도봉산역으로 가서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하고, 7호선 타고 건대입구역 가서 2호선으로 환승하면 되요. 여기까지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그렇지만 송리단길은 석촌호수에서 또 한참 걸어가야 해요. 걷기 싫다면 지하철 9호선 송파나루역으로 가면 되요.

 

9호선은 의정부에서 진짜 답 안 나온다.

 

의정부 살면서 참 이용하기 싫은 지하철 노선은 8호선, 9호선이에요. 여기는 의정부에서 접근성이 최악으로 떨어져요. 2번 환승까지는 인간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고통이에요. 그러나 3번 환승은 참을 수 없어요. 그런데 의정부에서 지하철 8호선, 9호선은 3번 환승해야 해요. 8호선은 아예 방법 없이 무조건 3번 환승이에요. 9호선은 최소환승으로 가면 1회만 환승하면 되요. 그게 노량진 환승이라서 문제일 뿐이에요.

 

'여기 한 번 가볼까?'

 

송리단길은 웬만하면 안 가는 곳이에요. 바로 위에서 말했듯 의정부에서 가기 엄청 귀찮은 곳이에요. 그렇지만 친구가 보내준 사진을 보자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창잉터우 蒼蠅頭 있다!

 

타이완 요리 중 '창잉터우' 蒼蠅頭 라는 음식이 있어요. 한국어로 번역하면 '파리 머리'라는 이름이에요. 음식 이름이 이런 이유는 아마 매우 잘게 다진 야채와 고기를 볶은 요리라 그럴 거에요.

 

타이완 여행 갔을 때 창잉터우를 매우 맛있게 먹었어요. 그래서 창잉터우를 먹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창잉터우를 팔고 있는 가게는 거의 없었어요. 있다고 듣기는 했지만 가격이 그다지 먹고 싶은 가격이 아니었어요. 나중에 타이완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반드시 먹고 싶은 음식이 창잉터우였어요. 추억이 있는 음식이라 꼭 한 번 또 먹고 싶었어요.

 

친구가 보여준 사진을 보니 창잉터우가 있었어요. 정확히 창잉터우를 단품 메뉴로 판매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볶음밥 위에 창잉터우를 얹어줬어요. 그 정도면 만족스러웠어요. 타이완 여행 갔을 때도 창잉터우를 밥 위에 올려서 덮밥처럼 만들어 먹었어요.

 

"저기 한 번 가봐야겠다."

 

날 잡아서 한 번 가보기로 했어요. 식당이 어디인지 찾아봤어요. 친구가 식당 이름은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사진을 잘 보니 식당 이름이 있었어요. '미엔아이'라는 식당이었어요.

 

어제였어요. 크게 마음먹고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 송리단길에 있는 타이완 음식 판매하는 식당인 미엔아이로 갔어요.

 

 

식당 입구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었어요.

 

 

미엔아이에서 특히 먹고 싶은 메뉴는 마약 차오판과 스위트터치 리치 비어였어요. 마약 차오판 사진에서 위에 올라가 있는 닭고기 지짐이 바로 창잉터우에요. 타이완 리치 맥주는 마셔본 적이 없어서 한 번 마셔보고 싶었어요.

 

 

제가 간 날부터 여름 한정 메뉴인 우육냉면이 출시되었어요. 우육냉면은 대만식 냉면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런치, 디너 30개 한정으로 판매한다고 적혀 있었어요.

 

 

"어? 차오판이랑 리치 비어 없네?"

 

제일 먹고 싶었던 차오판과 리치 비어가 없었어요. 차오판은 여름 한정 메뉴인 우육냉면이 판매 개시되면서 일시 판매 중단되었어요. 리치 비어는 수입에 차질이 발생해서 일시 판매 중단이라고 했어요. 정작 제일 먹고 싶은 메뉴가 다 없었어요.

 

"뭐 주문하지?"

 

메뉴를 쭉 봤어요. 친구와 같이 왔기 때문에 2인분을 주문해야 했어요. 고민할 필요 없었어요. 대만 우육미엔, 우육냉면, 미엔아이 꿔바, 타이완 장육을 주문했어요.

 

자리에 가서 앉았어요.

 

 

탁자에는 마라장과 마늘 튀김이 있었어요.

 

 

마늘 튀김은 우육면에 뿌려 먹는 용도였어요. 그러나 입이 심심해서 음식 나오기 전에 에피타이저 삼아서 숟가락에 조금 털어서 그냥 먹었어요. 약간 씁쓸한 맛이 있었어요. 마늘향이 마늘 튀김치고 상당히 강한 편이었어요.

 

조금 기다리자 음식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어요.

 

 

타이완 우육면은 위 사진과 같아요. 국물이 아주 진한 갈색이었어요. 국물을 한 모금 마셨어요.

 

"이거 진짜 타이완 맛이다."

 

타이완 갔을 때 느꼈던 타이완 음식 특유의 향이 느껴졌어요. 중국 음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향이었어요. 국물은 짭짤하고 고소했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국물 속에 면이 꽤 많이 들어 있었어요. 건더기로는 삶은 고기와 청경재 등이 들어 있었어요.

 

"란저우 라면이랑 비교하면 어때?"

"비교가 되나!"

 

친구가 제가 중국 여행 갔을 때 먹었던 란저우 라면과 비교했을 때 어떻냐고 물어봤어요. 당연히 타이완 우육면은 란저우 라면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되게 매우 맛있었어요.

 

참고로 란저우 라면은 중국 여행에서 잊어버리고 싶은 악몽 같은 존재에요. 그때 먹고 욕 엄청 했었어요. 한 그릇 먹고 창신동에서 파는 중국 인스턴트 라면과 똑같아서 엄청 실망했고, 다른 란저우 라면 맛집이라고 간 곳도 맛이 똑같았어요. 게다가 두 번째 간 곳은 란저우 라면이 양이 많아서 맛집이라는 곳이었어요. 진짜 실망한 음식으로 토하고 싶을 정도로 배를 꽉 채워서 정말 성질났었어요.

 

타이완 우육면은 당연히 그런 란저우 라면과 비교할 수 없이 맛있었어요.

 

 

타이완 냉면도 맛있었어요. 목이버섯, 고기, 오이, 땅콩 분태, 냉채와 더불어 수박이 올라가 있었어요. 이것 또한 국물에 비해 건더기와 면이 상당히 많았어요. 맛은 새콤하고 땅콩 분태 때문에 고소했어요. 매우 시원했어요. 단맛은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국물에서 단맛은 타이완 우육면에서 더 강하게 느껴졌어요. 새콤달콤보다는 새콤고소에 보다 가까운 맛이었어요.

 

 

"이거 독특한데?"

 

메뉴에는 '꿔바'라고 되어 있었어요. 중국 탕수육을 중국 식당에서는 꿔바로우라고 해요. 타이완 탕수육 위에 뿌려진 가루는 콩가루 같았어요.

 

 

튀김옷은 바삭했어요. 튀김 특유의 기름지고 고소한 향이 상당히 강했어요. 맛 자체는 그렇게 많이 느끼하지 않았지만 향이 기름졌어요. 매우 고소하고 부드러웠어요. 꽈배기 맛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건 호불호 엄청 타겠다.'

 

타이완 장육도 매우 맛있었어요. 이것이 가장 이국적이고 타이완 음식 특유의 맛과 향이 강한 음식이었어요. 그렇지만 이것은 호불호 꽤 탈 것 같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고수 때문이었어요. 고수향이 상당히 강했어요. 장육 위에 올라간 고수가 뿜어내는 고수향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진하게 느껴졌어요. 실제 장육과 고수를 같이 먹었을 때 느껴지는 고수향보다 가만히 장육 위에 올라가 있는 고수향이 훨씬 더 강했어요. 여기에 오이도 사람에 따라 못 먹는 사람은 엄청나게 싫어해요. 만약 고수와 오이를 둘 다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이건 솔직히 피하는 게 좋을 거에요.

 

장육을 고수, 오이와 같이 먹으면 오묘한 타이완 음식 맛이 제대로 느껴졌어요.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위한 특이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었어요. 비정성시 OST를 들으며 먹어야할 것 같은 맛이었어요.

 

서울 석촌호수 송리단길 타이완 음식 맛집 미엔아이 음식들은 예전 타이완 여행 갔을 때 먹었던 음식에서 느꼈던 특유의 향이 느껴졌어요. 타이완 여행의 추억을 살리기 위해 가면 좋을 식당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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