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

좀좀이 2021. 1. 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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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길림양행 아몬드 시리즈는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에요.


'명동은 완전히 망했구나.'


서울 명동을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서울 명동은 2020년에 완전히 망했어요. 애초에 서울 명동은 고유의 색채를 잃은지 엄청나게 오래되었어요. 패션의 중심지를 놓고 동대문 상권과 남대문 상권이 경쟁을 벌이다 동대문 상권이 완전히 승리하면서 명동은 쇠락하기 시작했어요. 이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은 바로 오늘날 현재 서울 동대문 야시장과 남대문 야시장이에요. 2000년대 중반만 해도 두 야시장 모두 규모가 상당히 큰 야시장이었어요. 오히려 남대문 야시장이 동대문 야시장보다 규모가 더 컸어요. 그 당시에는 심야시간에 남대문 시장을 가면 숭례문 근처에 버스가 장벽을 이루고 시장에 사람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이것은 모두 완전히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어요. 이제 패션 때문에 야시장을 간다면 동대문 야시장을 가지 남대문 야시장을 가지는 않아요. 남대문 야시장은 지금도 열리고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엄청나게 작아요.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청량리 도매시장 야시장 중 청량리 수산시장 야시장 하나 정도 될까 말까에요.


패션을 놓고 남대문 상권과 동대문 상권에서 벌인 승부에서 동대문 상권이 압승하면서 명동은 점점 이도 저도 아닌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종로 상권이 복합적 이유로 몰락해가기 시작했어요. 종로상권 몰락의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에요. 과거에는 종각 근처에 학원들이 꽤 있었어요. 이 학원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학생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었어요. 두 번째는 과거 서울시장 시절 종로 일대 재개발이 완전히 막히면서 서울 상권 중심지가 빠르게 강남역 및 그 주변으로 이동했고, 강북권 전역, 더 나아가 경기도 북부 전체가 쇠락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명동은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한 곳이 되었어요. 유명하니까 가기는 하는데 특색이랄 것이 하나도 없는 그런 곳이었어요. 명동 상권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했어요. 부작용은 엄청나게 심해졌어요. 한국인들은 명동을 더욱 안 가게 되었고, 심지어 명동에 있는 가게들이 한국인을 차별하는 일까지 만연했어요.


그러다 중국인 관광객이 뜸해지고 외국인 관광객 자체가 2020년 들어서 유입되지 않자 명동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어요. 이것은 단순히 임대료 문제가 아니에요. 임대료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사람들이 왜 명동을 가야하는지 전혀 이유를 못 찾고 있어요. 그나마 명동성당 있으니 명동성당 구경하러 가는 거고, 남산 가는 길목에 있으니 남산 가다 들리는 곳 정도에요. 명동성당조차 없었다면 명동 유동인구가 지금의 다시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수도 있어요.


한때 서울 명동에는 길림양행 팝업스토어가 있었어요. 거기 가면 길림양행 가공 아몬드 모든 종류를 시식해볼 수 있었어요. 길림양행에서 만든 굿즈 및 MD제품들도 여러 가지 있었어요. 길림양행 팝업스토어는 명동 갈 이유 중 하나였어요. 거기는 한 번 가서 구경해볼만한 곳이었거든요.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가공 아몬드 종류가 있다는 것에 놀라고, 그 아몬드들을 다 시식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단점이라면 가볍게 사서 나올 수 있는 소형 포장은 없었어요.


다 지나간 일이 되었어요. 명동 길림양행 팝업스토어는 사라졌어요. 명동 거리에서 길림양행 가공아몬드를 떨이로 판매하고 있었어요.


'길림양행 아몬드 이렇게 사라지는 건가?'


아쉬웠어요. 길림양행 아몬드 시리즈를 꽤 좋아했거든요. 가공 아몬드 종류를 그렇게 다양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배스킨라빈스와 프링글스 이후 모처럼 재미있게 꾸준히 종류별로 먹어볼 것이 생겼다고 좋아했는데 사라졌어요. 물론 길림양행 가공 아몬드가 대부분 최소 210g짜리 중형 포장부터 시작하는 것은 불만이었지만요.


그 후 얼마 후였어요. 홈플러스에 갔어요. 카트를 밀면서 마트 안을 구경하던 중이었어요. 길림양행 아몬드가 많이 쌓여 있었어요. 예전에는 명동에서나 판매하는 아몬드였는데 드디어 대형마트에서도 많이 팔기 시작했어요. 명동에서 타격입은 대신 대형마트에서 활로를 찾았어요. 그만큼 이제 한국인들에게 매우 많이 알려진 가공아몬드가 되었어요. 길림양행이 잘 나가자 온갖 모방품 가공 아몬드도 범람하고 있었어요.


"어? 신제품 나왔네?"


홈플러스에서 길림양행 아몬드 어떤 것을 파나 보던 중이었어요. 제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길림양행 가공 아몬드 신제품이 보였어요. 바로 막 출시된 신제품은 아닐 거였어요. 대형마트를 워낙 드문드문 가다보니 나온지 한참 되었는데 제가 몰랐던 것일 거였어요. 중요한 것은 언제 나왔는지가 아니었어요. 제가 모르는 신제품이 나왔다는 사실이었어요. 그것도 대형마트에서 진열해놓고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청양마요 아몬드? 이건 맛 어떨 건가?"


이름만 봐도 매콤한 맛과 마요네즈맛의 조합일 거였어요. 맛이 궁금해졌어요. 바로 하나 집어들어서 카트에 넣었어요. 한 봉지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이후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는 한동안 제 방에서 방치되어 있었어요. 그렇게 '숙성' 같은 '방치'를 하다가 이제서야 뜯어먹었어요.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 봉지 앞면은 아래 사진과 같아요.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


그림 배경을 보면 서울 밤 포장마차에요. 아몬드들이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하면서 안주로 고추를 먹고 있어요. 머리에는 마요네스와 고추를 올리고 있어요. 이거 모습은 터번처럼 생겼어요.


청양마요 아몬드


봉지 하단을 보면 아몬드 72.706%, 청양마요씨즈닝-지엘 4.956%, 청양고추 0.312% 들어가 있대요.


제가 구입한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는 210g 짜리에요.


길림양행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 봉지 뒷면은 위와 같아요.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 영문명은 CHEONGYANG MAYO ALMOND에요.


길림양행 아몬드


봉지 뒷면 사진을 보면 머리에 마요네즈와 청양고추조각을 터번처럼 뒤집어쓴 아몬드가 마요네즈가 담긴 양념그릇에 욕조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누워 있어요.


길림양행 청양마요아몬드 원재료


길림양행 청양마요아몬드는 식품유형 중 땅콩 또는 견과류 가공품에 해당해요. 제조회사는 (주)길림양행 회사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해 있어요.


길림양행 청양마요아몬드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아몬드(미국산), 설탕, 물엿, 청양마요맛씨즈닝-지엘[가공소금(미국산), 양조간장분말{양조간장(밀:미국산, 탈지대두:인도산)}, 청양고추씨즈닝(청양고추/국산), 화이트에이취브이피(마요네즈분말/국산)], 사양벌꿀(국산), 식물성유지1, 식물성유지2, 고춧가루(청양고추/국산), 유화제, 허브추출물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는 대두, 밀, 계란, 우유가 함유되어 있어요.


길림양행 가공아몬드 - 청양마요 아몬드


먼저 냄새를 맡아봤어요.


'이 오묘한 냄새는 뭐지?'


순간 제 후각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어요. 봉지를 뜯고 냄새를 처음 맡았을 때 맡은 냄새는 커피 땅콩과 비슷한 냄새였어요. 이것이 커피 땅콩과 관련 있을 부분은 전혀 없었어요. 이름을 보면 청양고추와 마요네즈의 조합이에요. 게다가 재료를 봐도 커피 땅콩과 관련있게 생긴 부분이 단 하나도 없었어요. 아몬드와 땅콩 둘 다 견과류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거 말고 원재료를 봐도 길림양행 청양마요아몬드가 커피땅콩과 비슷한 향이 느껴질 이유는 하나도 없었어요.


다시 냄새를 맡아봤어요.


"이거 방앗간 고춧가루 냄새잖아!"


고춧가루 빻아주는 방앗간 앞을 지나갈 때 맡을 수 있는 마른 고춧가루 냄새가 확 났어요. 처음에 왜 커피 땅콩 비슷한 향이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어요.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 냄새를 두 번째 맡았을 때는 방앗간 앞 마른 고춧가루 냄새가 엄청나게 느껴졌어요. 냄새를 다시 맡아봤어요. 냄새는 바뀌지 않았어요. 잘 마른 고춧가루 냄새가 계속 느껴졌어요.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를 한 알 꺼내서 먹었어요.


'이거 매운데?'


잘잘하게 매콤했어요. 신라면 스프를 그대로 먹는 것보다 조금 순한 정도로 매웠어요. 불닭아몬드보다 아주 살짝 순한 맛이었어요. 그러나 말린 고춧가루향 때문에 매운맛이 더욱 확실히 느껴졌어요.


계속 먹었어요. 매운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처음에 먹었을 때 느꼈던 매운맛 수준에서 더 강해질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더 약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없었어요. 매운맛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일관된 강도를 유지했어요. 한 봉지를 쉬지 않고 다 먹는데 첫알부터 마지막 한알까지 매운맛 강도는 똑같았어요. 매운맛 강도가 하나도 안 변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이거 청양마요맛 아몬드 맞아?


왜 간장맛이 나지?


이거 이름 잘못 붙인 거 아니야?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 맛과 아주 비슷한 밥반찬 맛이 있었어요. 바로...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맛!


이름은 청양마요 아몬드맛인데 실제 맛은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맛이었어요. 간장향이 꽤 느껴졌어요. 짭짤한 맛도 살짝 있었어요. 간장향과 마른 고춧가루향이 섞이자 영락없는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맛이 되었어요. 단맛도 있었지만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를 먹어보면 고추에 단맛도 조금 있어요. 이것은 어떻게 봐도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맛이었어요. 아무리 먹으며 다른 맛을 떠올리려고 해도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맛과 너무 비슷해서 다른 맛을 떠올릴 수 없었어요.


게다가 더 희안한 것은 마요네즈 맛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었어요. 간장맛과 마른 고춧가루향만 가득 느껴질 뿐이었어요. 심지어 다 먹고 나오는 트림에서 느껴지는 향조차 마른 고춧가루향, 또는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향이었어요. 마요네즈는 완전히 행방불명이었어요. 이는 재료에서도 나타나요. 재료를 보면 양조간장분말과 화이트에이취브이피가 들어가 있어요. 화이트에이취브이피가 마요네즈 분말로 만든 거라는데 이것은 시즈닝 색깔을 위해 들어간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마요네즈 맛은 하나도 못 느꼈어요.


길림양행 청양마요 아몬드는 쇠고기 장조림 속 고추맛이었어요. 마요네즈맛을 기대하고 먹는다면 마요네즈맛을 찾기 매우 어려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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