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8일, 미국 배당 가치 성장주 ETF VIG - 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ETF 의 2020년 4분기 배당금이 입금되었어요.
미국 배당 가치 성장주 ETF인 VIG - 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ETF 의 2020년 4분기 배당금 배당락일은 2020년 12월 21일이었어요. 미국 기준 배당금 지급일은 2020년 12월 24일이었어요. 12월 24일은 목요일이었고, 금요일에 크리스마스였어요. 그래서 키움증권에 VIG ETF 분배금은 12월 28일에 입금되었어요.
미국 배당 가치 성장주 ETF VIG - 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ETF 2020년 12월 분배금은 주당 세전 66센트였어요. 실수령액은 세후 56센트였어요. 외국납부세액은 10센트였어요.
VIG 2020년 4분기 배당금은 지난 2020년 3분기에 비해 세전으로는 10센트, 세후로는 8센트 증가했어요. 참고로 VIG 2020년 3분기 분배금은 세전 56센트, 세후 48센트였어요. 세금이 제해지기 전 분배금은 보면 주당 10센트 증가했는데 세금이 제해진 실수령액은 8센트 증가했다는 점이 특기사항이었어요.
2020년 3분기 배당일이 지나갔어요. 이제 VIG 배당금을 두 번 받았어요. 다음에 받으면 세 번째 받는 것이었어요. 9월 조정장에서 환율이 많이 하락하면서 환차손이 꽤 많이 발생했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렇게 환차손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VIG는 그 전에 상승한 것이 있고 배당금 받은 것도 있어서 버틸 만 하나는 것이었어요. 환차손은 매우 아팠어요. 이것은 그래도 6월 조정장 마무리될 때 매수했기에 망정이지, 9월에 매수했다면 이것도 환차손 때문에 꽤 큰 손실을 봤을 거에요.
VIG는 특징이 뭘까?
뱅가드 ETF 상품 중 하나인 VIG는 배당 가치 성장주로 구성된 ETF에요. 그런데 딱히 특별한 점은 아무리 눈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차트를 보면 S&P500 지수를 얼추 쫓아가고 있었어요. 애초에 VIG가 S&P500 지수 차트와 그럭저럭 비슷한 모양이었기 매수했기 때문에 이것은 새로운 특징이라고 전혀 부를 수 없었어요. 만약 S&P500 지수를 아예 못 쫓아갔다면 VIG를 매수하지도 않았을 거에요.
그렇다고 분배금이 엄청나게 눈에 띄는 것도 아니었어요. 2020년 3분기 배당금 입금일에 VIG 주가는 128.55달러였어요. 세후 배당금은 0.48달러였어요. 이 당시 월배당 ETF인 DGRW 주가는 48.84달러였어요. DGRW 9월 분배금은 세후 0.06센트였어요. VIG 주가가 DGRW 주가의 약 2.5배니까 VIG 1주면 DGRW 2.5주와 맞먹어요. DGRW는 월배당 ETF니까 DGRW 9월 분배금에 2.5를 곱하고 다시 3을 곱하면 VIG 1주 분배금과 비교해볼 수 있어요. 이렇게 계산해보면 DGRW 를 VIG만큼 매수했다면 3개월간 세후 0.45센트를 받았을 거에요. 이렇게 보면 VIG나 DGRW나 별다를 것이 없었어요. 만약 매달 적립식으로 미국 ETF를 모은다면 오히려 DGRW가 나을 수도 있었어요. 왜냐하면 DGRW는 월배당 ETF이기 때문에 매달 적립식으로 살 경우 매월 배당금을 붙여서 매수할 수 있고, 이러면 나중에 갈 수록 배당금 나오는 액수가 증가하거든요. 환율 변동을 고려하면 오히려 DGRW가 더 안전할 수도 있었어요.
'이건 진짜 뭐하는 ETF지?'
매수해서 갖고는 있는데 대체 정체가 뭔지 알 수 없었어요. DGRW도 지수를 그럭저럭 비슷하게 쫓아가고 있었어요. 종류별로 모아서 1주 매수하기는 했는데 그 이상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지수를 완벽히 잘 추종해서 단타 치기 좋은 것도 아니었어요. 어떻게 봐도 이것은 조금 많이 어정쩡한 ETF였어요.
VIG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나도 몰라요.
누군가 VIG의 특징에 대해 물어본다면 저도 대답할 것이 없었어요. 저도 몰라요. 이것도 지수 추종 패시브 ETF이기 때문에 들고 있기는 하는데 완벽히 지수를 똑같이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름처럼 배당에서 엄청난 장점이 보이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래도 지수 움직일 때 같이 움직이니까...'
가끔 아닐 때가 있었어요. 다른 지수 추종 패시브 ETF는 다 빨간불인데 VIG 혼자 파란불일 때가 있었어요. 다른 지수 추종 패시브 ETF가 다 하락중인데 VIG 혼자 상승중일 때도 있었구요. 아주 짧은 순간으로 보면 지수와 엇박자 나는 경우도 있었어요. 길게 보면 어떻게든 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요. 이러면 지수 보면서 단타 치기도 어려워요.
'이건 진짜 묵혀놓는 용도로 최고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것 뿐이었어요. 그냥 묵혀놓기 최고로 좋은 ETF. 지수와 완벽히 똑같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배당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어요. 이러니 신경을 아예 쓸 일이 없었어요. 누구에게 추천해줄 일도 없고, 제가 신경쓸 일도 없었어요. 망각해버리기 딱 좋은 ETF 그 자체였어요. 사실 장기 투자로 가려면 최대한 무관심해지는 것이 최고거든요. 개별종목은 이렇게 하면 큰일나겠지만 이것은 종합주가지수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잊어버리고 방치하는 것도 매우 훌륭한 전략 중 하나에요.
그렇다. 너는 나의 무관심을 받아라!
2020년 10월, 미국 종합주가지수는 크게 요동쳤어요. 10월 상반기에는 9월 조정장이 끝나고 지수가 힘차게 올라갔어요. 그러나 10월 하반기에는 전세계 증시가 미국 대선 테마주화되면서 지수가 크게 하락했어요. VIG도 마찬가지였어요. 지수 따라서 10월 상반기에는 잘 올라갔고, 10월 하반기에는 하락했어요.
11월 들어서 11월 3일에 미국 대선이 실시되자마자 지수가 상승했어요. VIG도 따라서 같이 움직였어요. 미국 대선 투표가 종료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화이자가 백신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어요. 결과는 성공이었고, 종합주가지수와 개별종목 모두 그때부터 위로 폭주하기 시작했어요. VIG도 이때 같이 크게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지수 따라서 흘러갔어요.
미국 VIG ETF 관련된 에피소드는 놀랍게도 단 하나도 없었어요. 종합주가지수 추종 패시브 ETF에 가깝기 때문에 미국 전체 증시 이야기 외에는 따로 이야기가 있을 리 없었어요. 게다가 이것은 6월 조정장 끝나자마자 매수한 것이라 매수한 지도 꽤 되었어요. 주가지수 조금 요동친다고 VIG가 파란불이 들어올 일은 없었어요. 그러기에는 충분히 많이 올랐거든요.
SCHB와 VIG 중 누가 나에게 무관심을 더 많이 받았을까?
누가 내게 더 많이 외면당했는가 경쟁이라도 펼쳐야 하나?
가뜩이나 신경쓸 일이 전혀 없는 지수 추종 ETF인데 그 중에서도 더욱 신경쓸 일이 없는 ETF들이었어요. SCHB는 그래도 미국 전체시장 추종 ETF이기 때문에 제가 VTI, ITOT, SPTM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신경 꽤 썼을 거에요. 하지만 VIG는 진짜 신경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었어요. 무슨 관심거리가 눈꼽만큼이라도 있어야 신경을 쓰죠.
"이거 존 보글이 엄청나게 좋아할만한 ETF 아니야?"
존 보글은 뱅가드 그룹 창시자이자 인덱스 펀드를 처음 출시한 분이에요. ETF의 할아버지라고 할 수 있어요. ETF란 인덱스 펀드 지분 보유권을 잘게 잘라서 증권으로 상장한 거라 보면 되요. 핵심은 '지분'이 아니라 '지분 보유권'이에요. 본체인 인덱스 펀드 규모가 축소되면 당연히 ETF 운용사도 주식을 시장에 던져야겠지만, 기본적으로 ETF는 '지분 보유권'이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본체인 인덱스 펀드 주식 덩어리를 시장에 던지는 것이 아니라 '지분 보유권'만 매매되요. 인덱스 펀드는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진짜 주식을 주식 시장에 내던져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ETF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ETF의 아버지는 인덱스 펀드, 인덱스 펀드를 처음 출시한 존 보글은 ETF의 할아버지라고 할 수 있어요.
존 보글은 주식 투자에 관해서 '도넛보다는 베이글을 먹어라'라는 명언을 남겼어요. 짜릿하고 달콤한 단기 투자보다 맛없지만 영양분이 풍부한 베이글을 먹는 것처럼 정석투자를 하라는 조언이었어요. 그리고 ETF에 대해서는 투자자가 잦은 매매을 하도록 유혹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어요. 만약 잦은 거래 유혹만 잘 이겨낸다면 ETF에 투자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했어요.
잦은 거래 유혹은 관심에서부터 생기지.
VIG는 관심이 안 생겨. 심지어 내가 들고 있는데도 잊어버릴 지경이야.
존 보글은 설마 이걸 노린 건가?
아예 관심 끊으라고?
당연히 이럴 리 없겠죠. 하지만 존 보글의 명언을 제대로 따를 수 있는 ETF들이었어요. 아예 신경 꺼버리니까 너무나 자연스럽게 장기 투자가 되어버렸어요. 포트폴리오 볼 때마다 보이는데도 무시하고 아예 잊고 있다가 배당금 입금 문자 오면 그제서야 무슨 일 있었나 살펴보게 되었어요. 이러니 더욱 할 말이 없어져 버렸어요. 가격도 어정쩡했어요. 차라리 70~80달러대라면 누군가가 제게 미국 지수 추종 패시브 ETF 추천해달라고 할 때 추천이라도 해주겠는데 이건 100달러가 넘었어요.
매수일 / 배당일 |
매수가격 / 종가가격 |
세후배당금 (세전) |
2020/06/17 |
117.99 (118.10) |
- |
2020/07/03 |
117.85 |
0.51 (0.60) |
2020/10/05 |
128.55 |
0.48 (0.56) |
2020/12/28 |
139.23 |
0.56 (0.66) |
만약 그래도 누군가가 VIG에 대해 장점을 하나 이야기해달라고 한다면?
예, 그 누구의 주목도 받을 수 없어요. 바로 당신에게조차요. 아주 편안하게 장기투자할 수 있습니다. 격변하는 매일 요동치는 주식 시장에서 자신이 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기억에서 사라져버리는 주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얼핏 보면 비난같지만 길게 끌고갈 거라면 이거보다 좋은 것도 별로 없을 거에요. 처음 3개월은 신경 좀 쓰일 수 있겠지만 그 후부터는 진짜 무관심해져요.
이런 면에서 보면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제일 밑바닥에 1주 깔아놓는 용도로 괜찮을 수도 있겠네요.